일본 고전문학의 한 갈래. 모노가타리(物語).
하필이면 니시오 이신의 양판소 라노베에 가려져서 디시위키에서는 문서 조차 생성되지 않았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얌.
심지어 네이버에 모노가타리를 치면 나오는 결과물이라곤 죄다 "모노가타리 시리즈 어떠케 되여? 뭐부터 봐야 되연? 음... 니세모노가타리?"
아녀 군대모노가타리를 보는게 좋을듯. 빨리 커서 군대나 갔다 와라.
모노가타리는 일본의 미학과 정서를 그대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이 내용은 일본의 이에모토(家元), 조나이카이(町内会)처럼 한마디로 딱 잘라 설명하기는 애매하다. 애초에 미학이라는걸 일일이 설명하려면 일본의 풀뿌리 정신이 되는 부분부터 조사해야 하는데 그럼 안 읽을거잖아?
나라도 안 읽을듯.
간단히 서술하면 아까도 말했듯 일본 고전문학의 한 장르이다.
조금 정확하게 말하면 현대 문학에서 말하는 하나의 좁은 장르라기보다는 일본 고전의 서사문학에서 상당히 넓게 사용되는 문학 형태에 가깝다. 내용과 성격에 따라 쓰쿠리모노가타리(作り物語), 우타모노가타리(歌物語), 역사 모노가타리, 군키모노가타리(軍記物語), 기코모노가타리(擬古物語) 등으로 다시 갈라진다. 일반적으로 그냥 '모노가타리'라고 하면 겐지 모노가타리 같은 쓰쿠리모노가타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1]
특히 헤이안 시대에는 궁중 여성들이, 가나 문자를 통해 어마무시한 문학의 풍요로움을 가져오기도 했다.
한자가 공적인 남성 문자의 성격을 강하게 띠던 당시 일본에서 가나 문자는 여성들의 일기와 편지, 와카, 이야기 문학에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덕분에 무라사키 시키부, 세이 쇼나곤 같은 궁중 여성 작가들이 등장했고 일본 고전문학에서 존나 중요한 작품들이 이 시기에 몰려나왔다.
물론 모노가타리를 전부 여자들이 썼다는 뜻은 아니다. 최초의 모노가타리로 꼽히는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부터 작자 미상이고 남성 지식인이 쓴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중요한 건 헤이안 귀족사회와 가나 문학의 발달이 모노가타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는 것.[2]
가장 유명한 것은 쇼시 중궁의 뇨보, 무라사키시키부(970?~1019?)의 겐지 모노가타리 되시겠다.
정확히는 이치조 천황의 중궁 후지와라노 쇼시를 모신 여방(女房)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11세기 초에 성립한 것으로 보며 1008년에는 이미 작품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장편 모노가타리의 최고봉으로 취급되며 후대 일본 문학에 끼친 영향이 존나 크다.[3]
최초의 모노가타리는 다케토리 모노가타리이다.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가구야 히메가 나오는데 가구야 히메가 누구냐면, 대나무에서 튀어나오는 아주 작은 소녀이며 매우 커엽다고 한다.
정확히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모노가타리 문학으로 취급된다. 9세기 말~10세기 초 무렵 성립한 것으로 보며 《겐지 모노가타리》 안에서도 《다케토리 모노가타리》를 "모노가타리가 생겨난 최초의 조상" 비슷하게 표현한다. 천 년 전 사람들도 이미 이 작품을 옛날 작품으로 보고 있었던 셈이다.[4]
여기까지 읽어도 가구야 히메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그냥 일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걍 랜덤 문서 눌러서 딴 데로 가는게 나을거 같은데.
종류
모노가타리는 모든 내용이 동일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전기적 성향이 짙은, 가구야 히메 이야기인 다케토리 모노가타리가 있는가 하면 장편소설인 겐지 모노가타리(요약하면 떡->현자타임->아들들이 떡->현자타임), 시대상을 반영하여 군대끼리 서로 맞부딪쳐 싸우는 내용의 군키 모노가타리, 와카를 중심으로 재생산된 우타 모노가타리(이세, 야마토, 헤이추 등)처럼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쓰쿠리모노가타리
作り物語. 대충 창작 이야기라는 뜻.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우쓰호 모노가타리》, 《오치쿠보 모노가타리》 등을 거쳐 《겐지 모노가타리》에서 절정에 이른 계통이다.
처음에는 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전설적 요소가 강했지만 점차 실제 귀족사회와 인간관계, 심리묘사의 비중이 커졌다. 《겐지 모노가타리》에 가면 황족과 귀족들이 연애하고 정치하고 떡치고 현자타임 오는 걸 수십 권씩 따라가게 된다.
우타모노가타리
歌物語. 와카와 그 와카가 만들어진 사연을 엮어 이야기 형태로 만든 것.
대표적인 작품이 《이세 모노가타리》, 《야마토 모노가타리》, 《헤이추 모노가타리》다. 단순히 이야기 중간에 노래가 들어간다고 우타모노가타리가 되는 것은 아니고 와카 자체가 이야기 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세기를 중심으로 발달했고 이 형식은 이후 《겐지 모노가타리》 같은 장편에도 존나 큰 영향을 미쳤다.[5]
군키모노가타리
軍記物語. 이름 그대로 전쟁 이야기.
다만 이건 헤이안 전성기의 궁중 모노가타리보다 뒤인 중세에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무사 세력이 커지고 겐페이 전쟁 같은 대규모 내전이 벌어지면서 전쟁과 무사의 흥망을 다루는 작품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헤이케 모노가타리》, 《호겐 모노가타리》, 《헤이지 모노가타리》 등이 있다.
그러니까 일본 고전문학의 변화가 존나 직관적으로 보인다. 헤이안 때는 귀족들이 궁궐에서 와카 쓰고 연애질하는 게 문학의 주요 떡밥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무사들이 칼 들고 나라를 뒤집기 시작하니까 문학에서도 사람이 말에서 떨어지고 목이 날아간다.
역사 모노가타리
실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그냥 연대기처럼 사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한 계통이다.
《오카가미》, 《에이가 모노가타리》 등이 대표작이다.
이런 작품을 보면 모노가타리가 단순한 소설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허구부터 역사, 와카, 전쟁까지 존나 넓게 퍼져 있다.
진짜 니세모노가타리
패러디물인 니세모노가타리도 고전문학에 실제로 존재한다. 거기에는 피닉스니 꿀벌이니 하는건 안 나온다.
정확히는 《仁勢物語》라고 쓰고 니세모노가타리(にせものがたり)라고 읽는다. 니시오 이신의 《偽物語》와는 한자가 다르다.
에도 시대 초기인 17세기에 나온 《이세 모노가타리》 패러디 작품으로, 원작에 나오는 헤이안 귀족사회를 당시 서민사회로 바꾸고 원문의 표현과 와카를 비틀어 개그를 친다. 즉 니시오 이신이 태어나기 수백 년 전부터 일본인들은 이미 제목에 니세모노가타리 드립을 치고 있었다.[6]
고전문학 판본에도 수록될 정도로 실제 존재하는 작품이고 국립국회도서관에도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
근데 여기서 《가짜이야기》를 검색하면 높은 확률로 칫솔 들고 여동생 이빨 닦아주는 애니만 튀어나온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얌.
공부한다면
일문학과 학생이라면 일본 고전문학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니 만일 일문학과 지원할 생각이 있는 중고등학생이라면 미리 모노가타리에 대한 관심을 키워두는게 좋을것이다.
특히 《다케토리 모노가타리》 → 《이세 모노가타리》 같은 우타모노가타리 → 《우쓰호 모노가타리》·《오치쿠보 모노가타리》 → 《겐지 모노가타리》 정도의 흐름을 알고 있으면 헤이안 시대 모노가타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대충 감이 온다. 실제 일본문학사에서도 《다케토리 모노가타리》에서 시작한 전기적 계통과 《이세 모노가타리》 같은 우타모노가타리 계통이 발전하면서 《겐지 모노가타리》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7]
참고로 모노가타리는 세상 모든 문학이 그렇듯, 문학이 나온 그 시기에 벌어진 시대의 흐름을 알아두어야만 한다. 그러니 일본의 역사도 함께 공부해둬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 주장의 근거로는 군키 모노가타리를 들 수 있다.
헤이안 귀족문화와 섭관정치가 어떤 사회였는지 모르면서 《겐지 모노가타리》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고, 헤이안 말기부터 가마쿠라 시대까지 무사계급의 성장과 겐페이 전쟁을 모르면 《헤이케 모노가타리》도 그냥 사무라이끼리 싸우다가 뒤지는 책이 된다.
문학이 시대를 반영한다는 매우 당연한 이야기인데 고전문학에서는 그 시대 자체가 현대인이랑 너무 멀어서 역사 공부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근데 난 일문학과가 아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