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선릉(宣陵)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조선 제9대 왕 성종과 그의 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다.
바로 옆에는 성종의 아들 중종의 무덤인 정릉이 있으며, 둘을 합쳐 선정릉(宣靖陵)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수인분당선의 선릉역 이름도 당연히 여기서 따왔다.
지금이야 테헤란로와 강남 빌딩숲 한복판에 왕릉이 떡하니 박혀 있는 기묘한 광경이지만, 조선시대부터 강남이 이랬던 것은 아니다. 왕릉이 먼저 있었고 강남이 나중에 주변을 포위한 것이다.
역사
1494년 성종이 사망하자 이곳에 능을 조성하였다.
성종은 세조의 손자이자 연산군의 아버지로, 조선의 통치 체제를 정비하고 《경국대전》을 완성한 왕이다.
이후 1530년 성종의 두 번째 왕비인 정현왕후가 사망하면서 같은 선릉 영역에 묻혔다. 다만 왕과 왕비의 봉분을 하나로 합친 것은 아니고 서로 떨어진 두 개의 봉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현왕후는 중종의 어머니이기도 하므로 옆의 정릉까지 합치면 부모와 아들이 근처에 같이 묻혀 있는 셈이다.
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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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왜군에 의해 선릉과 정릉이 훼손되는 일을 당했다.
1593년 한양에 들어온 조선 측이 선릉과 정릉이 파헤쳐지고 불탄 사실을 확인하였다.
문제는 선릉에서 불에 탄 시신까지 발견되었다는 것인데, 이미 훼손이 심해서 이 시신이 정말 성종인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왕릉을 털어먹은 것도 모자라 시신까지 건드린 셈이라 조선 조정 입장에서는 당연히 뒷목 잡을 일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두 능은 다시 정비되었다.
선정릉
선릉과 바로 옆 정릉을 묶어서 서울 선릉과 정릉, 줄여서 선정릉이라고 한다.
정릉에는 중종이 묻혀 있다.
중종은 원래 경기도 고양의 희릉 인근에 묻혔으나 문정왕후가 지금의 위치로 능을 옮겼다. 문정왕후는 자신도 나중에 중종과 함께 묻힐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이곳의 지대가 낮아 물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문정왕후 본인은 태릉에 묻혔다.
결과적으로 중종 혼자 강남에 남았다.
선릉과 정릉을 포함한 조선왕릉은 2009년 다른 조선왕릉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강남 개발
원래 선릉 주변은 서울 외곽의 농촌 지역이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이후 강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주변에 도로와 주택, 업무시설이 미친 듯이 들어섰고 왕릉만 거대한 녹지로 남게 되었다.
현재는 북쪽으로 봉은사와 코엑스, 남쪽과 서쪽으로 테헤란로 업무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덕분에 서울 한복판, 그것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에 엄청난 크기의 숲이 보존되어 있다.
조선 왕릉이라 개발할 수도 없으니 현대 서울의 관점에서 보면 왕이 죽어서 수백 년 뒤 강남 노른자위 땅을 영구적으로 선점한 셈이다.
교통
가장 가까운 역은 서울 지하철 2호선·수인분당선 선릉역과 서울 지하철 9호선·수인분당선 선정릉역이다.
이름 때문에 선릉역 바로 앞에 입구가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출입구는 선정릉역 쪽에서도 접근하기 편하다.
강남 한복판이라 접근성 하나는 조선왕릉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기타
- 봉은사와 상당히 가깝다. 봉은사는 한때 성종의 선릉을 관리하는 능침사찰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서울 도심에 남아 있는 커다란 녹지라 왕릉 내부로 들어가면 주변의 빌딩숲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 선릉역 때문에 정작 왕릉 자체보다 지하철역 이름으로 '선릉'을 먼저 접한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