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宇宙航空廳, 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 KASA)은 대한민국의 우주·항공 정책과 연구개발, 산업진흥, 우주안전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2024년 5월 27일 공식 출범했으며, 본청은 경상남도 사천시 사남면 해안산업로 537에 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우주항공 정책과 사업을 좀 더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 만든 기관이다. 특히 발사체·위성·우주탐사·항공기술·우주산업·국제협력까지 한 조직에서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목적이 크다. 쉽게 말하면 “누리호도 쏘고, 위성도 만들고, 달도 가고, 민간 우주기업도 키우고, 항공기술도 챙겨야 하는데 이걸 부처마다 찢어놓지 말고 전담기관 하나 만들자” 해서 나온 조직이다.
미국의 NASA를 자주 비교 대상으로 들기 때문에 한국판 NASA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조직의 성격과 권한은 NASA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 NASA가 거대한 연구·개발기관의 성격을 강하게 가진다면 우주항공청은 정부정책과 예산·산업육성·연구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행정기관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정부조직 가운데 처음으로 우주항공을 이름에 대놓고 박은 전담기관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은 상당히 크다.
설립 배경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은 오랫동안 여러 기관에 나뉘어 진행됐다. 발사체와 인공위성 연구는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담당했고, 항공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각각 제조와 운항·안전 분야를 나눠 맡았다. 국방우주는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담당했고, 위성정보 활용 역시 부처별로 따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구조가 평상시에는 어느 정도 굴러갔지만 국가 규모의 우주개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면 문제가 생겼다.
예를 들어 발사체 하나를 개발한다고 해도 연구개발 예산은 과기정통부, 산업육성은 산업부, 발사장과 관련 인프라는 또 다른 기관, 국방 활용은 국방부, 위성영상은 국토·환경·농림 등 여러 부처가 각각 관여한다.
그러다 보니 정책을 하나 정하는 데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고, 그 회의를 조율하기 위한 또 다른 회의를 해야 하는 전형적인 정부조직 문제가 생기기 쉬웠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세계 우주산업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전담기관 필요성이 더 크게 제기됐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기업이 발사체와 위성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미국·중국·유럽·인도·일본 등이 달 탐사와 우주산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대한민국도 기존처럼 연구기관 몇 곳에 프로젝트 하나씩 맡기는 방식으로는 경쟁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2022년 이후 정부는 우주항공청 설립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했고, 2024년 1월 26일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법 시행일인 같은 해 5월 27일 우주항공청이 공식 출범했다.
기관 설립 목적은 법에 아예 적혀 있다. 우주항공기술을 개발해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우주항공산업을 진흥하며, 우주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연구만 하는 기관도 아니고 산업진흥만 하는 기관도 아니며, 우주항공과 관련해서 정부가 해야 할 거의 모든 걸 들고 있는 기관에 가깝다.
왜 사천에 있나
우주항공청 본청이 서울이나 세종이 아니라 경상남도 사천시에 있다는 점도 상당히 유명하다.
사천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핵심지역 가운데 하나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즉 KAI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이 있고, T-50 골든이글, FA-50 파이팅 이글, 수리온, KF-21 보라매 같은 국산 항공기가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주변에는 수많은 항공부품업체와 협력기업도 몰려 있다.
정부와 경상남도는 이런 산업기반을 활용해 사천·진주 일대를 대한민국의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추진했고, 우주항공청 본청도 사천에 두기로 했다.
이 결정은 정치적으로도 꽤 큰 논쟁거리였다.
우주정책과 연구개발 관련 정부부처와 출연연구기관 상당수는 세종·대전·서울에 몰려 있는데, 우주항공청만 사천에 두면 업무협의와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는 비판이 있었다. 반대로 경남에서는 실제 항공산업 현장과 가까운 곳에 전담기관이 있어야 산업과 정책이 제대로 연결된다는 주장을 폈다.
결국 사천으로 확정됐다.
덕분에 우주항공청 직원 입장에서는 우주정책을 논의하다가 서울 회의 → 세종 회의 → 대전 연구기관 → 다시 사천 복귀라는 상당히 현실적인 지구 여행을 할 가능성이 생겼다.
2026년 현재 우주항공청 주소는 경상남도 사천시 사남면 해안산업로 537이다.
조직
우주항공청은 일반적인 정부부처와 조금 다른 조직운영방식을 도입했다.
우주항공 분야는 전문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기존 공무원 조직처럼 행정고시 출신만 돌려막는 구조로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민간 전문가와 연구자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적극 채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에 특례가 마련됐다.
설립 초기부터
- 발사체
- 인공위성
- 우주탐사
- 항공기술
- 우주산업
- 국제협력
- 우주안전
등 전문분야 인력을 민간에서 직접 영입하려 했다.
기관장은 우주항공청장이다.
초대 청장은 항공우주공학자인 윤영빈 서울대학교 교수가 맡았으며 2024년 개청부터 2026년 초까지 기관을 이끌었다.
2026년 2월 4일에는 과학기술 행정관료 출신의 오태석이 제2대 우주항공청장으로 취임했다. 오태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초대 청장이 연구자 출신이었다면 2대 청장은 과학기술정책과 예산을 오래 다룬 행정가라는 차이가 있다.
기관이 막 생겼을 때는 “일단 우주를 아는 사람이 조직을 잡자” 였다면, 조직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뒤에는 “이제 예산과 산업정책까지 존나 굴려야 한다”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고 볼 수도 있다.
NASA와의 차이
우주항공청이 출범할 때 언론에서는 거의 습관적으로 한국판 NAS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어느 정도는 맞지만 상당히 다른 기관이다.
미국 NASA는 자체적으로 수많은 연구센터와 시험시설,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수만 명 규모의 인력을 가진 거대한 연구개발기관이다. 로켓과 탐사선, 우주망원경, 유인우주비행 프로그램을 직접 수행하면서 동시에 민간기업과 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우주항공청은 자체 연구소를 엄청나게 크게 운영하는 기관이라기보다 국가 우주항공정책과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배분하며, 산하·관련 연구기관 및 민간기업과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이 중심이다.
실제 발사체 연구와 위성개발 등 기술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민간기업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즉 NASA를 정책 + 연구소 + 프로젝트 수행이 한 조직 안에 크게 들어있는 형태라고 본다면 우주항공청은 정책 + 예산 + 사업관리 + 산업육성 비중이 더 높다.
그래서 그냥 NASA 한국지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우주개발의 책임주체가 훨씬 명확해졌다는 점에서는 NASA와 비슷한 상징성을 노린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누리호
우주항공청이 출범하자마자 맡은 가장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가 누리호였다.
누리호는 대한민국이 독자 개발한 3단 액체연료 우주발사체로, 2022년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이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됐다.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누리호 사업의 정책·관리 책임도 우주청으로 넘어왔다.
중요한 변화는 누리호가 단순한 국가 연구개발 로켓에서 민간이 제작하고 운영하는 상업 발사체로 넘어가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체계종합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하면서 제작과 운용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년 기준 누리호 5차 발사는 2026년 10월 7일 예정이며,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의 위성을 탑재할 계획이다.
정부가 직접 로켓 하나 만들어서 “됐다! 우리도 쐈다!”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민간기업이 계속 만들어서 돈 받고 쏘게 하자” 로 넘어가는 단계인 셈이다.
민간 우주산업
우주항공청이 가장 강조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민간 중심 우주경제다.
과거 대한민국 우주개발은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정부가 돈을 대고 연구기관이 개발하면 기업들은 부품을 납품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세계시장은 이미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로켓랩 같은 민간기업이 발사서비스와 위성사업을 직접 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우주항공청도 정부가 모든 걸 직접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는 초기 수요와 기술개발 위험을 지원하고, 실제 사업은 민간기업이 성장하도록 한다는 정책을 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우나스텔라 등 민간 발사체기업이 등장했고, 위성제작과 위성영상 서비스 분야에서도 여러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2026년에는 나로우주센터의 민간발사장을 2027년 하반기부터 개방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기존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와 누리호 같은 국가발사체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민간기업도 발사장을 사용해 상업발사를 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결국 목표는 정부가 로켓을 만들어주는 나라에서 로켓 만드는 회사가 여러 개 있는 나라로 넘어가는 것이다.
나로우주센터와 제2우주센터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우주발사시설은 전라남도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다.
나로호와 누리호 모두 이곳에서 발사됐다.
우주항공청은 민간 발사수요와 재사용발사체 개발까지 고려하면 기존 나로우주센터만으로는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제2우주센터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계획 기준 제2우주센터는 2028년부터 2034년까지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발사시설뿐 아니라 재사용발사체 착륙시설 등도 포함할 예정이다.
2026년 8월 공모 결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두 곳이 유치계획서를 제출했고, 같은 해 10월 최종 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위치도 안 정했는데 사업 이름부터 제2우주센터다.
대한민국 우주개발도 이제 “로켓 하나 어디서 쏘지?” 단계에서 “발사장이 하나로 충분하냐?” 를 고민하는 단계까지 온 셈이다.
달 탐사
우주항공청의 장기 목표에는 달 탐사도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은 2022년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에 성공했고, 이후 달 착륙선과 심우주 탐사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다누리는 달 궤도를 돌며 달 표면을 관측하고 향후 착륙 후보지를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우주항공청은 후속사업으로 독자적인 달 착륙과 심우주 탐사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과의 국제협력도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아르테미스 약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주항공청은 NASA 등 해외기관과 달 탐사·과학연구·우주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6년 4월 오태석 청장은 미국 스페이스 심포지엄에서 NASA 청장과 만나 아르테미스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아직 한국인이 달에 걸어다니는 단계는 아니지만 “남이 쏜 탐사선 데이터 구경하는 나라” 에서 “우리 탐사선을 직접 보내는 나라” 로는 이미 넘어왔다.
인공위성
인공위성 분야 역시 우주항공청의 핵심업무다.
대한민국은 이미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시리즈, 정지궤도 천리안 위성, 차세대중형위성 등 다양한 위성을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초소형위성을 여러 대 동시에 운영하는 군집위성 체계도 확대되고 있다.
예전에는 위성 하나 만드는 데 수천억 원과 수년이 필요했지만 소형위성과 전자부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러 위성을 비교적 저렴하게 만들어 네트워크처럼 운용하는 방식이 빠르게 성장했다.
우주항공청은 위성 자체를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위성정보 활용시장도 키우려 하고 있다.
농업·산림·재난·국토관리·기상·해양·국방 등에서 위성영상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성의 가치가 “우리가 위성을 만들었습니다”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성 데이터로 누가 돈을 벌고 서비스를 만드느냐” 로 넘어가고 있다.
우주위험 대응
우주항공청 업무에는 우주산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쓰레기, 인공위성 충돌, 소행성 접근 같은 우주위험 대응도 담당한다. 지구궤도에는 이미 수많은 인공위성과 발사체 잔해가 돌아다니고 있으며, 위성 수가 늘어날수록 충돌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작은 우주파편이라도 궤도상에서는 초속 수 km로 움직이기 때문에 위성과 충돌하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우주물체 추적과 충돌예측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누리호 발사일을 정할 때도 기상조건뿐 아니라 우주환경과 다른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사람들이 우주청이라고 하면 “로켓 쏘는 사람들” 부터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하늘에서 뭐 떨어지나, 위성끼리 박나 감시하는 사람들” 역할도 한다.
항공 분야
기관 이름이 우주청이 아니라 우주항공청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우주개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항공기술과 항공산업 정책도 맡는다. 대한민국은 군용기 분야에서는 KAI를 중심으로 T-50·FA-50·수리온·KF-21 같은 자체 항공기 개발 경험을 쌓았지만 민간항공기 시장에서는 아직 보잉·에어버스 같은 글로벌 완성기 제조업체와 큰 격차가 있다. 국내기업들은 주로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의 날개·동체·부품 등을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 구조에서 한 단계 올라가 차세대 민항기 국제공동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민항기 국제공동개발 민관합동추진단이 출범했고, KAI·대한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항공기업이 참여했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보잉이 설계한 부품 만들어서 납품합니다”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비행기 개발할 때 처음부터 우리도 같이 들어갑시다” 를 노리는 것이다.
예산
우주항공청은 출범 직후부터 예산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관련 예산은 약 7,598억 원, 2025년에는 약 9,649억 원이었으며, 2026년에는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 1조 1,201억 원이 확정됐다.
2026년 예산은 크게
- 우주수송 역량 강화 및 신기술 확보
- 위성기반 통신·항법·관측
- 달·심우주 탐사
- 미래 항공기술
- 민간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 전문인력과 국제협력
등에 투입된다.
그리고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서는 우주항공청 예산이 1조 6,491억 원으로 편성됐다.
2026년보다 약 5,29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가 제시한 2027년 중점투자 분야는
- 우주 접근성 확대를 위한 우주 고속도로
- 달 탐사를 통한 우주경제영토 확대
- 첨단위성산업
- 미래항공산업
- 민간 우주항공생태계
등이다. 출범 3년 만에 예산이 1조 원 중반까지 올라가는 셈이라 정부가 우주항공 분야를 장기적인 전략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꽤 명확하다.
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
우주항공청 출범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소관체계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두 기관 모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었지만 우주항공청법에 따라 우주청과 더욱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개편됐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인공위성·항공기술 등 실질적인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천문연구원은 천문학과 우주과학, 우주환경 연구 등을 수행한다.
그래서 역할을 대충 나누면
우주항공청 = 어디로 갈지 결정
항우연·천문연 = 실제 기술과 연구 수행
에 가깝다.
물론 실제 사업에서는 대학과 기업, 다른 연구기관까지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훨씬 복잡하다.
사천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들어오면서 경남의 우주항공산업 육성도 훨씬 빨라졌다.
사천에는 KAI와 수많은 항공부품기업이 있고, 인근 진주에는 경상국립대학교를 비롯한 연구·교육기관과 항공산업 기반이 있다.
기존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 역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경남우주항공 국가산업단지라는 방향으로 성격이 확장되고 있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 항공기 제작
- 위성
- 우주부품
- 연구개발
- 교육
- 스타트업
- 시험·인증
기능을 한 지역에 집적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기관 하나 이전했다고 실리콘밸리가 자동으로 생기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관련기업을 끌어올 구심점은 만들어진 셈이다.
사천 입장에서는 KAI 있음 → 우주항공청까지 옴 → 이제 진짜 우주항공도시라고 우길 근거가 생김 정도가 됐다.
논란과 과제
우주항공청이 생겼다고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모든 문제가 갑자기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과제는 전문인력 확보다.
우주항공 분야는 발사체·위성·항공기·천문·재료·전자·소프트웨어·법률·국제협력까지 전문성이 매우 다양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부 임기제공무원 신분과 사천 근무가 얼마나 매력적인 조건인지가 계속 문제로 제기돼 왔다.
특히 수도권이나 대전에 이미 연구기반과 가족생활권을 가진 전문가가 사천으로 이동하려면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또 기존 부처와의 업무분담도 쉽지 않다. 항공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항공운항과 안전은 국토교통부, 군사우주는 국방부, 우주산업과 연구개발은 우주항공청처럼 여전히 여러 기관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담기관이 생겼다고 “오늘부터 우주 관련 일은 전부 우리 겁니다” 하고 끝낼 수는 없다. 부처 사이에서 실제 권한과 예산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중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돈이다. 우주개발은 원래 존나 비싸다. 발사체 하나 개발하면 수조 원이 들어가고, 달 착륙선도 수천억~조 단위 사업이 될 수 있으며, 위성·발사장·추적망까지 동시에 확충하면 예산이 빠르게 늘어난다. 그래서 장기적인 국가전략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목표가 흔들리면 돈만 쓰고 기술을 제대로 축적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우주항공청이 만들어진 진짜 이유도 이런 장기정책을 좀 덜 흔들리게 만들기 위해서다.
2026년
2026년은 우주항공청이 출범한 지 3년째 되는 해로, 기관 자체를 만드는 단계에서 실제 산업과 사업을 확대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2월에는 제2대 청장으로 오태석이 취임했고, 정부예산도 처음 1조 원을 넘어섰다. 누리호 5차 발사가 10월로 예정돼 있으며, 민간 발사장 개방 준비, 제2우주센터 부지선정, 달 탐사와 위성사업, 민항기 국제공동개발 정책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정책 방향이 예전보다 국가 연구개발에서 민간 우주산업 쪽으로 확실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 연구소가 로켓과 위성을 직접 하나씩 만드는 것만으로는 세계 우주시장에서 산업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7년 예산안에서도 정부가 민간기업의 발사서비스와 위성산업, 미래항공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우주항공청이 성공했는지는 기관 건물이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2030년대에 한국에서 로켓·위성·항공기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팔아먹는 회사가 얼마나 생겼느냐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담
- 공식 영문명은 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이고 약자는 KASA다.
- 2024년 5월 27일 출범했다.
- 본청은 경상남도 사천시 사남면 해안산업로 537에 있다.
- 초대 청장은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출신 윤영빈이었다.
- 제2대 청장은 2026년 2월 취임한 오태석이다.
- 오태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을 지냈다.
- 이름 때문에 NASA와 자주 비교되지만 조직구조와 실제 역할은 상당히 다르다.
- 우주항공청은 정부 행정기관이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실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연구기관이라는 차이가 있다.
- 한국천문연구원 역시 우주항공청 체계와 연결되어 있다.
- 경남 사천에 본청을 두는 문제는 기관 설립 당시부터 꽤 큰 논쟁거리였다.
- 사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가 있기 때문에 국내 항공산업과의 연계성은 매우 높다.
- 2026년 확정예산은 1조 1,201억 원이다.
- 2027년 정부예산안은 1조 6,491억 원으로 편성됐다.
- 누리호 5차 발사는 2026년 10월 7일로 예정되어 있다.
- 누리호 5차에는 총 15기의 위성이 탑재될 예정이다.
- 나로우주센터의 민간 발사장은 2027년 하반기 개방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제2우주센터는 2028~2034년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 2026년 9월 현재 제2우주센터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10월 최종선정 예정이다.
- 대한민국은 이미 달 궤도선 다누리를 운용한 경험이 있고, 이후 달 착륙과 심우주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 우주청이 하는 일 중에는 소행성과 우주쓰레기 등 우주위험 대응도 있다.
- 기관 이름에 항공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우주만 하는 곳은 아니다. 민항기 공동개발, 미래항공기술, 항공산업 육성도 맡는다.
-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사천·진주 일대를 우주항공산업 중심지로 만들려는 경남의 움직임이 더욱 강해졌다.
- 기관 하나 만들었다고 갑자기 한국판 스페이스X가 생기지는 않는다. 결국 민간기업이 성장하고 실제 발사·위성·항공기 시장에서 돈을 벌어야 의미가 있다.
- 대한민국 우주개발이 예전에는 “우리도 로켓 한번 쏴보자.”에 가까웠다면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에는 “이제 이걸 산업으로 만들어서 계속 쏘고 팔아보자.” 쪽으로 방향이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