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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건조물방화죄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기차·전차·자동차·선박·항공기·광갱에 불을 질러 소훼한 경우 성립하는 방화죄다. 대한민국 형법 제164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빈 건물에 불을 지르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살거나 실제 사람이 있는 곳에 불을 지르면 재산만 타는 게 아니라 사람 목숨까지 한꺼번에 날아갈 가능성이 존나 높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단순한 재산범죄라기보다는 다수인의 생명·신체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공위험죄의 성격이 강하다.[1]

형법 제164조 제1항에 따라 사람의 주거에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에 불을 놓아 소훼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단순히 불장난 좀 했다가 벌금 내고 끝나는 급의 범죄가 아니다.

법조문

형법 제16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64조(현주건조물 등 방화)
①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광갱을 소훼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쉽게 말하면 집이나 사람이 있는 건물·교통수단 등에 불을 질렀을 때 적용되는 죄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반드시 누가 죽거나 다쳐야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이 살거나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 불을 질러 독립적으로 연소하기 시작하면 이미 기본적인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할 수 있다.

보호법익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이렇게 세게 처벌되는 이유는 특정 건물 소유자의 재산만 보호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현주건조물방화죄의 제1차적인 보호법익을 공공의 안전으로 보고 있으며, 개인의 재산권은 그다음으로 보호되는 법익으로 본다.[1]

집 한 채가 타는 것에서 끝날 거라는 보장이 없고, 공동주택이나 도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과 연기, 유독가스가 다른 세대와 주변 건물로 순식간에 번질 수 있다.

그래서 피해자가 "내 집이니까 내가 불 지른 건데?"라고 주장해도 상황에 따라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할 수 있다.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보다 그 장소가 사람이 사는 곳인지,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와 공공의 위험성이 훨씬 중요하다.

'현주'와 '현존'

죄명 때문에 법 처음 보는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헷갈린다.

현주

현주는 사람이 현재 주거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족이 실제로 생활하는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라면 현주건조물에 해당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방화 당시 반드시 집 안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평소 주거로 사용하는 건물이라면 그 순간 가족 전원이 외출 중이더라도 현주건조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람 없을 때 집에 불 질렀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빠져나가기 어렵다.

현존

현존은 그 장소가 주거가 아니더라도 방화 당시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사무실, 식당, 학교, 공장, 창고 같은 장소라도 사람이 안에 있는 상태에서 불을 질렀다면 현존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할 수 있다.

즉 주택은 아니지만 사람이 실제로 들어가 있으므로 높은 인명피해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사람이 평소 사는 건물은 현주, 주거는 아니지만 그 순간 사람이 있는 건물은 현존이라고 이해하면 비교적 쉽다.

객체

형법에서는 단순히 건물만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제164조에 명시된 대상은 다음과 같다.

  • 건조물
  • 기차
  • 전차
  • 자동차
  • 선박
  • 항공기
  • 광갱

따라서 사람이 타고 있는 자동차나 버스, 열차, 선박 등에 고의로 불을 질러 소훼하는 경우에도 현주건조물 등 방화죄가 문제될 수 있다.

여기서 '건조물'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출입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토지에 정착된 구조물을 의미하며 주택, 상가, 사무실,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성립 요건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불을 놓는 행위와 소훼 결과가 있어야 한다.

고의

방화죄이므로 당연히 고의가 필요하다.

건물을 태우려는 적극적인 목적까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행위로 건물이 불에 탈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실수로 담배꽁초를 떨어뜨렸다거나 전기장판을 잘못 사용해 불이 난 경우처럼 고의가 없다면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아니라 실화죄나 중실화 등의 문제가 된다.

방화

불을 놓는 방법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라이터나 성냥으로 직접 불을 붙일 수도 있고, 휘발유 같은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점화하거나 다른 물건에 불을 붙여 건물로 옮겨붙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결국 화력을 이용해 대상 건조물 등을 소훼하는 것이다.

언제 기수가 되는가

방화죄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불을 붙였다고 무조건 바로 기수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건물 전체가 다 타야 기수가 되는 것도 아니다.

판례는 건물에 불이 붙은 뒤 독립적으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 방화죄가 기수에 이른다고 본다. 대법원은 현주건조물에 대한 점화가 독립연소의 정도에 이르면 범죄가 완성된다고 판시해왔다.[1]

또 다른 판례에서도 방화죄의 소훼는 화력에 의해 목적물 일부가 손괴되면 충분하며, 건물 전체가 파괴되거나 본래 기능을 완전히 잃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봤다.[2]

따라서 벽이나 천장 일부에 불이 옮겨붙어 스스로 계속 연소하기 시작했다면 소방관이 바로 출동해서 건물 대부분을 살려냈더라도 이미 기수로 인정될 수 있다.

미수범

현주건조물방화죄는 미수범도 처벌한다.

형법 제174조는 제164조 제1항 등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3]

예를 들어 사람이 사는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는데 건물 자체로 불길이 옮겨붙기 전에 바로 꺼진 경우라면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가 문제될 수 있다.

방화는 한번 성공하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존나 크게 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도 실제 건물이 다 타버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처벌하는 구조로 만들지 않았다.

예비·음모

더 나아가 실제 불을 붙이기 전 단계인 예비·음모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 제175조에 따라 현주건조물방화죄 등을 범할 목적으로 예비하거나 음모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실행에 착수하기 전에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4]

단순히 머릿속으로 "불 질러버리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범행을 준비하거나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실제 방화를 위해 휘발유와 점화도구를 준비하고 구체적인 범행 계획까지 세웠다면 예비죄가 문제될 여지가 있다.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현주건조물방화로 사람이 다치면 형법 제164조 제2항에 따라 현주건조물방화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화재로 직접 화상을 입은 경우뿐 아니라 연기를 마셔 부상을 입거나 대피 과정에서 다친 경우처럼 방화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형 방화 사건에서 피해자가 여러 명 발생하면 법정형도 당연히 훨씬 무거워진다.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방화로 사람이 사망하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된다.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대한민국 형법에서도 최상위권으로 무거운 범죄다.

단순 방화 의도만 있었는데 예상보다 화재가 커져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은 형법 제164조 제2항의 방화치사상죄가 과실로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방화범이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고의가 있었던 경우도 포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1]

다만 별도의 살인행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살인죄와의 관계가 따로 문제된다.

살인죄와의 관계

사람이 있는 집에 일부러 불을 질러 사람을 죽였다면 당연히 살인죄 문제도 생긴다.

이 부분은 사건의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은 1983년 판결에서 방화 후 불타는 집에서 탈출하려는 피해자들을 문 앞에서 막아 실제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방화행위와 탈출을 막아 살해한 행위는 별개의 행위라고 봤다. 따라서 현주건조물방화와 살인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1]

그냥 집에 불을 지른 것과 불에서 도망쳐 나오는 사람을 다시 밀어 넣는 행동은 법적으로도 같은 행동으로 퉁쳐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자기 집에 불을 지른 경우

일반인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다.

"내 건물인데 내가 태우면 무슨 죄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현주건조물방화죄에서는 건물 소유권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자신이 소유한 집이라도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장소라면 현주건조물이 될 수 있다.

특히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은 자기 집에 불을 질러도 불길이나 연기가 다른 세대로 번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공공의 안전을 해칠 위험이 매우 크다.

보험금을 노리고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경우에는 방화죄 외에 보험사기 등 다른 범죄까지 같이 성립할 수 있다.

공동주택 방화

현주건조물방화죄가 현실에서 특히 무서운 경우가 아파트, 빌라, 고시원 같은 공동주택이다.

한 세대에서 불이 나도 연기와 유독가스는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 통로를 통해 빠르게 퍼질 수 있다.

방화범이 특정 한 사람에게 화가 나서 그 사람 집에 불을 붙였다고 하더라도 건물 전체 거주자 수십 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래서 층간소음이나 연인 간 다툼, 가족 갈등 때문에 아파트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에서도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일반건조물방화죄와의 차이

일반건조물방화죄는 형법 제166조에서 규정한다.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지 않고 당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 건조물 등을 태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면 현주건조물방화죄는 사람이 살거나 실제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명피해 가능성이 훨씬 높고 법정형도 훨씬 무겁다.

예를 들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창고에 불을 질렀다면 일반건조물방화죄가 문제될 수 있지만, 사람이 자고 있는 주택에 불을 질렀다면 현주건조물방화죄가 된다.

다만 건물이 비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일반건조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여행을 떠나 잠시 아무도 없는 집처럼 여전히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장소라면 현주건조물로 볼 수 있다.

일반물건방화죄와의 차이

건물조차 아닌 일반 물건을 태운 경우에는 형법 제167조의 일반물건방화죄가 문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길가에 세워둔 물건이나 쓰레기 등에 불을 붙였는데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만 쓰레기에 불을 붙인 것이 건물로 옮겨붙어 독립적으로 타기 시작했다면 단순 일반물건방화에서 끝나지 않고 건조물방화죄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불이라는 게 범인이 정해놓은 선까지만 얌전히 타주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방화죄는 결과에 따라 죄책이 급격하게 무거워질 수 있다.

방화와 실화의 차이

현주건조물방화죄는 고의범이다.

고의로 불을 낸 것이 아니라 부주의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실화죄가 문제된다.

예를 들어 음식물을 조리하다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번졌거나, 담배꽁초를 제대로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만 "불이 날 수도 있는 건 알았지만 상관없다"는 식으로 위험을 인식하고도 행동했다면 단순 과실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방화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태울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고의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형량

현주건조물방화죄의 기본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다.

벌금형 자체가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유죄가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징역형 영역에서 판단하게 된다.

사람이 다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사람이 사망하면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간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방화범죄 양형기준에서도 현주·현존 건조물 방화는 일반건조물 방화보다 높은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5]

범행 동기와 계획성, 인명피해,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 자수 여부 등이 실제 양형에 영향을 미친다.

판례

독립연소설

방화죄의 기수 시점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대법원 판례는 불이 건물에 옮겨붙어 다른 불씨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계속 탈 수 있는 상태가 되면 기수에 이른다고 본다.[1]

따라서 불이 붙은 직후 소방시설로 금방 꺼졌더라도 건물 자체가 이미 독립연소 상태에 도달했다면 기수로 인정될 수 있다.

일부만 타도 소훼

건물 전체가 전소되어야만 방화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화력으로 건물 일부가 손괴됐다면 소훼가 인정될 수 있으며, 건물 전체의 본질적 기능이 완전히 상실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2]

방화치사상

대법원은 사람이 있는 건물에 불을 질러 사람이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제164조 제2항의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고의가 있는 경우 역시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1]

대표적인 발생 유형

현주건조물방화 사건은 범행 동기가 상당히 다양하다.

  • 가족이나 연인과 다툰 뒤 집에 불을 지르는 경우
  • 이웃 간 갈등이나 층간소음 문제로 방화하는 경우
  • 술에 취해 홧김에 불을 지르는 경우
  • 특정인을 살해하기 위해 건물에 불을 지르는 경우
  • 보험금을 노리고 주거지나 사업장에 불을 지르는 경우
  • 정신질환이나 극심한 불안정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방화하는 경우
  • 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화재를 내는 경우

특히 술에 취했다거나 화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고의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요 사건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대형 방화사건 가운데 현주건조물방화죄 또는 방화치사상죄가 적용된 사례가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2019년 발생한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에서는 범인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 법원은 살인·살인미수와 함께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을 인정했다.[6]

방화는 직접 불에 타는 피해뿐 아니라 연기흡입, 대피 과정의 추락이나 충돌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 다중이 거주하는 건물에서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다.

여담

  • 정식 법률 용어는 현주건조물 등 방화이지만 일상적으로는 현주건조물방화죄라고 많이 부른다.
  • '현주건조물'이라는 표현이 낯설어서 현존건조물방화죄와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형법 제164조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경우와 사람이 현존하는 경우를 모두 함께 규정한다.
  • 현주건조물방화죄는 미수뿐 아니라 예비·음모 단계도 처벌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화범죄 가운데 하나다.
  • 사람이 있는 건물에 불을 지른 뒤 구조 활동을 방해하거나 도망가는 피해자를 따로 공격하면 살인·상해 등 별도의 범죄가 추가될 수 있다.
  • 불을 붙인 대상이 처음에는 작은 물건이었다고 해도 불이 사람이 사는 건물로 옮겨붙는 것을 인식하고 용인했다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무거운 방화죄가 문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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