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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각본가(脚本家, Screenwriter, Scriptwriter)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영상 작품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각본을 집필하는 사람이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관계, 사건의 전개, 대사, 장면 등을 설계하여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쉽게 말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누가 누구를 죽이고, 누구와 연애하고, 어떤 개고생을 하다가 마지막에 어떻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걸 그대로 촬영할지는 감독과 제작진의 손에 달려 있다.

영화감독이 각본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역할이라면 각본가는 영상으로 구현할 이야기를 만드는 역할에 가깝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직종이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에게는 감독이나 배우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영화가 성공하면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가 칭찬받지만, 정작 영화의 이야기를 만든 각본가가 누구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이야기가 개판이면 각본가가 욕을 먹는다.

특히 영화가 재미없을 때 흔히 나오는 각본을 발로 썼냐는 비판은 바로 이 직업을 향한 것이다. 물론 실제로 각본이 문제인지, 감독이 각본을 잘못 구현했는지, 아니면 제작사가 멀쩡한 이야기를 뜯어고쳐 놓았는지는 관객들이 알기 어렵다.

또한 모든 각본가가 처음부터 이야기를 직접 창작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소설, 만화, 웹툰, 게임 등을 영상화하기 위해 각색을 담당하기도 하며, 다른 각본가가 작성한 대본을 수정하는 업무를 맡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드라마 각본가를 흔히 드라마 작가라고 부르며, 영화를 전문적으로 집필하는 사람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라고도 부른다.

하는 일

이야기 구상

각본가의 첫 번째 업무는 작품의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등장인물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갈등을 겪는지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는 단순히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영화 한 편이나 드라마 여러 회차에 걸쳐 유지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발전시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이 투명해진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고 치자. 이것만으로는 아직 영화가 아니다. 그 사람이 왜 투명해졌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까지 구상해야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인비저블맨처럼 투명인간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 수도 있고, 할로우 맨처럼 투명화 기술이 인간의 도덕성과 권력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룰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느냐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만 던져 놓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 하나만 있다고 작품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인물 설정

좋은 각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에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각본가는 인물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고, 무엇을 원하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설정한다. 또한 다른 인물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결정한다.

이러한 설정은 인물의 행동과 대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겁이 많고 소심한 인물이 갑자기 수십 명의 적을 혼자 때려눕히기 시작한다면 관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 인물이 갑자기 용감해진 이유나 이전부터 숨겨 온 능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면 훌륭한 캐릭터의 성장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등장인물의 성격과 능력이 시시각각 달라진다면 각본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인터넷에서 흔히 말하는 캐릭터 붕괴나 캐붕 역시 이러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

대사 작성

각본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대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다. 인물의 성격과 감정, 인간관계, 작품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같은 의미라도 등장인물의 성격에 따라 표현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화가 난 상황에서도 점잖은 인물은 "당신의 행동에 실망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성격이 거친 인물은 "이 개새끼야, 지금 장난하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둘 다 화가 났다는 사실은 같지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인물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인상적인 대사 하나가 작품 전체를 대표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대사가 지나치게 설명적이면 오히려 작품의 몰입감을 해칠 수 있다. 인물들이 실제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줄거리를 설명하기 위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대화하지 않는데 영화 속 사람들만 친절하게 세계관 설명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장면 구성

각본가는 이야기를 여러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구성한다.

각 장면에는 등장인물과 장소, 사건의 진행, 대사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객들이 등장인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각 장면이 전체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장면이라도 작품 전체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삭제하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별다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평범한 장면이라도 인물의 성격이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각본가는 이러한 장면들의 배치와 길이,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조절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각본 수정

각본은 한 번 작성했다고 그대로 촬영되는 경우가 드물다.

감독과 제작자, 투자사 등의 검토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수정될 수 있으며, 촬영이 시작된 이후에도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수정 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이야기의 전개가 지나치게 느리거나 복잡한 경우
  •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동기에 설득력이 부족한 경우
  • 제작비 문제로 특정 장면을 촬영하기 어려운 경우
  • 배우의 일정이나 촬영 장소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 제작사나 투자사가 이야기의 방향을 변경하려는 경우
  • 촬영 과정에서 더 효과적인 연출 방법이 발견된 경우
  • 시사회 등의 반응을 고려해 작품을 수정하는 경우

물론 각본가 입장에서는 자신이 며칠씩 고민해서 작성한 장면을 제작자가 한마디로 삭제하라고 하면 열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는 혼자 만드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정과 타협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수정이 지나치게 반복되는 경우다.

처음에는 멀쩡했던 이야기가 감독과 제작자, 투자사들의 요구를 하나씩 반영하다 보면 처음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다 같이 의견을 냈는데 정작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각본의 구성

로그라인

로그라인(Logline)은 작품의 핵심적인 이야기를 한두 문장 정도로 압축한 설명이다.

주인공이 누구이며,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간략하게 나타낸다.

예를 들어 《쏘우》의 기본적인 설정을 로그라인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낡은 화장실에 갇힌 두 남자가 자신의 생존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정체불명의 범인이 제시하는 게임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실제 작품의 공식 로그라인이 아니라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예시다.

로그라인은 작품의 핵심적인 매력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작자나 투자자에게 기획을 설명할 때도 유용하다.

시놉시스

시놉시스(Synopsis)는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한 문서다.

로그라인보다 자세하게 등장인물과 사건의 전개를 설명하며, 작품에 따라 결말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제작자와 투자자들이 작품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한다.

트리트먼트

트리트먼트(Treatment)는 시놉시스보다 상세하게 이야기를 전개한 문서로, 각본을 작성하기 전 단계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주요 장면과 사건의 흐름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만, 완성된 각본처럼 모든 장면의 대사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

작품의 규모와 제작 방식에 따라 트리트먼트의 형식과 분량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시나리오

시나리오(Scenario) 또는 스크린플레이(Screenplay)는 실제 영상 제작을 위해 작성된 각본이다.

일반적으로 장면의 장소와 시간, 등장인물의 행동, 대사 등을 포함한다.

미국식 영화 각본에서는 장면을 구분하기 위해 `INT.`(실내)와 `EXT.`(실외) 등의 표기를 사용하며, 장면의 장소와 시간대를 함께 기재하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1]

소설과 달리 각본은 화면과 소리로 구현할 수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작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는 등장인물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복잡한 감정에 빠져들었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각본에서는 그러한 감정을 관객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물론 각본에도 인물의 감정이나 의도를 설명하는 문장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실제 촬영과 연기를 통해 구현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촬영대본

촬영대본(Shooting script)은 실제 촬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된 각본이다.

제작 환경에 따라 장면 번호와 촬영 관련 정보가 추가되며, 수정 사항을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가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모든 영화가 동일한 형식의 촬영대본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이나 제작진이 각본을 기반으로 별도의 스토리보드나 콘티를 작성하기도 한다.

각본의 종류

오리지널 각본

다른 작품을 직접적인 원작으로 삼지 않고 새롭게 창작한 각본을 의미한다.

기생충, 펄프 픽션, 겟 아웃 등이 대표적인 오리지널 영화 각본의 사례다.

물론 오리지널이라고 해서 다른 작품이나 현실의 사건에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문화와 역사, 개인적인 경험 등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원작을 각색한 작품인지, 독립적인 이야기를 창작한 작품인지의 차이다.

각색 각본

기존에 존재하는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의 형식에 맞게 재구성한 각본이다.

소설, 만화, 웹툰, 연극, 게임 등이 원작으로 사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올드보이》 등이 있다.

각색은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작업이 아니다.

소설에서 수십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는 심리 묘사를 영화에서는 짧은 장면이나 대사로 표현해야 할 수도 있으며, 원작의 사건이나 등장인물을 삭제하거나 통합할 수도 있다.

특히 장편 소설을 두 시간 정도의 영화로 만들려면 상당한 내용이 생략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작 팬들이다.

원작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던 장면이 삭제되면 화를 내고, 내용을 바꾸면 원작을 훼손했다고 화를 내고,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면 영화가 지루하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물론 원작의 핵심적인 주제나 인물의 성격까지 무시해 버리면 실제로 각색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원작을 그대로 복사해서도 안 되고, 마음대로 뜯어고쳐서도 안 되는 상당히 골치 아픈 작업이다.

리메이크 및 속편 각본

기존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제작하는 리메이크 작품이나 속편의 각본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리메이크는 기존 작품의 기본 설정을 활용하면서 시대적 배경이나 등장인물, 사건의 전개 등을 변경할 수 있다.

속편은 기존 작품과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장기간 이어지는 프랜차이즈에서는 이미 설정된 세계관과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후속작에서 기존 설정을 무시하거나 등장인물의 성격을 지나치게 바꾸면 팬들의 비판을 받기 쉽다.

~~전작에서 죽은 사람이 다음 작품에서 멀쩡하게 돌아오는 것도 이 바닥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다른 직종과의 차이

직종 주요 역할
각본가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와 장면, 대사 등을 작성한다.
영화감독 각본을 영상으로 구현하고 연출을 총괄한다.
영화 제작자 작품의 기획과 자금 조달, 계약, 제작 전반을 관리한다.
소설가 소설이라는 문학 형식으로 이야기를 창작한다.
극작가 연극 등 무대 공연을 위한 희곡을 집필한다.
방송작가 드라마, 예능, 교양 등 방송 프로그램의 대본과 구성을 작성한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 게임의 세계관과 이야기, 퀘스트, 대사 등을 설계한다.

영화감독과의 차이

각본가와 감독의 가장 큰 차이는 이야기를 작성하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각본가는 등장인물과 사건을 설계하지만, 감독은 실제 배우와 촬영진을 이끌고 이를 영화로 완성한다.

그러나 두 역할이 반드시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봉준호, 박찬욱, 크리스토퍼 놀란, 쿠엔틴 타란티노 등은 자신의 작품에서 감독과 각본가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거나 공동 각본가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감독이 다른 사람이 작성한 각본을 받아 연출하는 경우도 흔하다.

각본가가 작성한 이야기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감독이 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 완성된 영화의 평가가 나빠질 수 있다.

반대로 평범한 각본이라도 뛰어난 연출과 연기, 음악, 편집 등을 통해 좋은 영화로 완성될 수도 있다.

다만 감독과 각본가 사이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각본가는 자신이 작성한 대사를 반드시 사용하기를 원하지만 감독은 배우의 즉흥적인 연기가 더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는 감독이 특정 장면의 결말을 변경하면서 각본가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영화는 최종적으로 촬영과 편집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감독이 강한 창작적 권한을 가진 제작 환경에서는 각본가의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소설가와의 차이

각본가와 소설가는 모두 이야기를 창작하지만 결과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르다.

소설가는 문장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물의 내면이나 주변 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으며, 이야기의 분량과 구성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반면 각본가는 영상과 소리로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 이야기를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 전체가 실패로 가득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런 문장 하나를 그대로 화면에 보여줄 수 없다.

각본가는 인물의 표정과 행동, 대사, 회상 장면 등을 활용해 이러한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반드시 영화 각본도 잘 쓰는 것은 아니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송작가와의 차이

방송작가는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등 방송 프로그램의 대본과 구성을 작성하는 사람을 폭넓게 가리키는 표현이다.

따라서 드라마 각본가는 방송작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모든 방송작가가 극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작가는 출연자의 대사를 전부 미리 작성하기보다는 프로그램의 구성과 진행 순서, 촬영에 필요한 자료 등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드라마 작가는 등장인물과 사건의 전개, 대사 등을 집필하기 때문에 영화 각본가와 업무의 성격이 상당히 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드라마 작가의 영향력이 강한 제작 환경이 형성되어 왔으며, 일부 유명 작가들은 감독이나 배우 못지않은 대중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각본가

영화 각본가

대한민국 영화계에서는 각본가와 감독의 역할을 한 사람이 함께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영화로 만들려는 감독들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부터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봉준호는 《기생충》에서 한진원과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했으며, 박찬욱은 여러 작품에서 정서경과 공동 각본 작업을 진행했다.

이창동 역시 자신의 영화에서 직접 각본을 집필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반면 영화감독이 아닌 전문 각본가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영화의 제작 규모와 계약에 따라 한 명의 각본가가 작품을 완성하기도 하고, 여러 각본가가 각본 개발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특히 상업영화에서는 최초의 각본을 작성한 사람과 최종 촬영대본을 완성한 사람이 다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각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수정이 이루어진다.

드라마 작가

대한민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은 미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유명 작가 한 명이 작품의 전체적인 기획과 주요 대본 집필을 주도하는 방식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김은숙, 김은희, 박지은, 노희경, 박해영, 임상춘 등이 있다.

이러한 작가들은 작품의 흥행과 인기에 따라 매우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도 한다.

특히 김은숙은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더 글로리》 등으로 유명하다.

김은희는 《싸인》, 《시그널》, 《킹덤》, 《악귀》 등을 집필하며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명성을 쌓았다.

다만 유명 작가가 작품의 중심을 맡는다고 해서 대본 집필에 필요한 모든 자료 조사와 수정 작업을 혼자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보조작가나 자료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미국의 드라마 제작에서는 여러 작가가 함께 이야기를 구상하고 회차별 각본을 작성하는 작가실(Writers' room) 방식이 널리 사용된다.

한국에서도 공동 집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미국의 모든 드라마가 반드시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되는 것도 아니다.

쪽대본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쪽대본이다.

쪽대본은 촬영 일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완성된 회차 대본 대신 일부 장면의 대본이 조금씩 전달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정상적인 제작 환경이라면 배우와 제작진이 대본을 미리 검토하고 촬영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쪽대본이 발생하면 배우가 촬영 직전에 대사를 전달받거나, 제작진이 다음 장면의 내용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무리한 제작 일정과 방송 편성, 대본 집필 지연, 제작 과정의 변경 등 여러 요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무조건 작가 혼자 게을러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촬영 직전까지 대본이 완성되지 않는 상황이 정상적인 것도 아니다.

배우는 자기가 다음 장면에서 죽는지도 모르고 촬영장에 나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사전제작 방식이 확대되면서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쪽대본 문제를 줄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촬영 일정과 대본 집필의 조율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할리우드의 각본가

작가조합

미국에서는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이 각본가들의 노동조건과 권익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작가조합은 서부와 동부의 두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화와 방송, 스트리밍 분야의 작가들이 활동한다.

미국작가조합은 제작사들과의 단체협약을 통해 일정한 범위의 각본 작업에 대한 최소 보수와 노동조건 등을 규정한다.

또한 작품에 참여한 각본가들의 기여도를 검토하여 공식 크레디트를 결정하는 절차도 마련하고 있다.[2]

이러한 제도는 여러 각본가가 한 작품의 집필과 수정에 참여하는 할리우드 제작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크레디트

할리우드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 각본가의 이름 앞에 다음과 같은 표현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표기 의미
Story by 이야기의 기본적인 구성과 원안 등에 기여한 작가
Screenplay by 실제 영화 각본의 집필에 기여한 작가
Written by 원안과 각본 양쪽의 집필 공로를 인정받은 작가
Screen Story by 기존 원작 등을 출발점으로 삼아 실질적으로 새로운 영화 이야기를 창작한 경우 등에 사용되는 표기
Adaptation by 일정한 조건에서 각색 작업의 공로를 인정하는 예외적인 표기

미국작가조합의 규정에서는 이러한 표기들을 구분하고 있으며, 어떤 각본가에게 크레디트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준을 두고 있다.[2]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각본을 작성했더라도 반드시 영화의 공식 각본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러 사람이 각본을 수정한 경우 최종 작품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작성한 대사의 줄 수나 문서의 분량으로 기여도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의 구성과 인물의 성격, 새로운 장면, 대사 등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즉, 영화의 절반을 다시 썼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공식 크레디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의 작품을 고쳐주기는 했는데 정작 자기 이름은 영화에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직업이다.

각본 수정 전문 작가

할리우드에서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각본을 수정하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각본가들도 있다.

이러한 작업은 기존 이야기를 보완하거나 대사를 다듬고, 등장인물의 성격과 관계를 조정하는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때로는 작품의 기본적인 설정만 남기고 각본을 대폭 다시 작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정 작업에 참여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의 공식 각본 크레디트를 받는 것은 아니다.

특히 크레디트에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각본 수정 작업을 비공식적으로 스크립트 닥터링(Script doctor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스크립트 닥터'가 모든 제작 환경에서 공식적으로 구분되는 별도의 직종인 것은 아니다.

작가 파업

미국에서는 각본가들의 노동조건과 보수 문제를 둘러싸고 대규모 파업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7~2008년과 2023년의 미국작가조합 파업이 있다.

특히 2023년 파업에서는 OTT 서비스의 확대에 따른 보상 문제와 작가 고용조건,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 등이 주요 쟁점으로 등장했다.

2023년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는 생성형 AI가 작성한 내용을 미국작가조합 협약상 각본가의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으며, AI가 생성한 자료를 이용해 작가의 크레디트나 권리를 불리하게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마련되었다.[3]

2026년 단체협약에서는 이러한 보호조항을 유지하면서 작가의 저작물을 상업적 생성형 AI의 학습을 위해 라이선스하는 경우 조합에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되었다.[4]

쉽게 말해 제작사 입장에서는 AI를 이용해 각본 제작비를 줄이고 싶을 수 있지만, 각본가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자리와 창작물이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다.

물론 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반드시 금지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는 계약과 적용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유명 각본가

대한민국

  • 김은숙: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더 글로리》 등으로 유명한 드라마 작가다.
  • 김은희: 《싸인》, 《시그널》, 《킹덤》, 《악귀》 등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 박지은: 《내조의 여왕》,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눈물의 여왕》 등을 집필했다.
  • 노희경: 《그들이 사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우리들의 블루스》 등으로 유명하다.
  • 박해영: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으로 유명하다.
  • 임상춘: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폭싹 속았수다》 등을 집필했다.
  • 송재정: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W》,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으로 알려져 있다.
  • 정서경: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에서 박찬욱과 공동 각본 작업을 했으며,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각본도 집필했다.
  • 한진원: 봉준호와 함께 《기생충》의 각본을 집필하여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 봉준호: 영화감독으로 유명하지만 자신의 작품에서 각본 집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박찬욱: 영화감독이자 각본가로서 자신의 작품에서 각본 작업을 병행해 왔다.

해외

  • 빌리 와일더: 《선셋 대로》,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의 감독이자 각본가로 활동했다.
  • 로버트 타운: 《차이나타운》의 각본으로 유명하다.
  • 윌리엄 골드먼: 《내일을 향해 쏴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등의 각본을 집필했다.
  • 노라 에프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의 각본으로 유명하며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 찰리 코프먼: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이터널 선샤인》 등의 각본을 집필했다.
  • 에런 소킨: 《어 퓨 굿 맨》,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 등의 각본으로 유명하다.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자 각본가로, 독특한 대사와 비선형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유명하다.
  • 크리스토퍼 놀란: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의 각본을 직접 집필하거나 공동 집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제임스 카메론: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2》, 《타이타닉》, 《아바타》 등에서 감독과 각본가로 활동했다.
  • 리 위넬: 《쏘우》와 《인시디어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하며, 이후 《업그레이드》와 《인비저블맨》 등을 직접 연출했다.
  • 코엔 형제: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의 각본과 감독을 함께 담당했다.
  •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감독이면서 자신이 연출하는 작품의 각본과 이야기 구성에도 깊이 관여한다.

각본가가 되는 방법

각본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특정 대학을 졸업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관련 학과에서 교육을 받거나 각본 작성 과정을 수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독학으로 각본을 작성하면서 경력을 쌓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영화와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 및 각본 작성 방법을 공부한다.
  2. 단편영화나 장편영화의 각본을 직접 작성한다.
  3. 기존 작품을 분석하고 여러 차례 각본을 수정한다.
  4. 공모전이나 제작사, 독립영화 프로젝트 등에 작품을 제출한다.
  5. 제작 기회를 확보하거나 전문 각본가로 계약을 체결한다.
  6. 실제 제작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는다.

그러나 각본을 작성했다고 반드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제작사나 투자자가 작품의 상업성을 낮게 평가할 수도 있고, 이미 비슷한 작품이 제작되고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제작이 결정된 이후에도 예산과 캐스팅, 투자 문제 등으로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각본가에게는 글쓰기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제작 관계자들과 협업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특히 전문적인 경력을 쌓기 전에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소설가는 책이라도 출판할 수 있지만, 각본가는 영화가 제작되지 않으면 자기 작품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물론 각본 자체를 출판하거나 온라인으로 공개할 수도 있지만, 각본가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성과는 영상 작품으로 제작되는 것이다.

어려움

불안정한 수입

각본가는 일반적인 회사원처럼 매월 일정한 급여를 받는 경우만 있는 직업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 계약에 따라 보수를 받거나 프로젝트 단위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들은 높은 계약금을 받을 수 있지만, 모든 각본가가 그러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인 각본가들은 여러 작품을 작성하고도 제작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으며,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작품이 제작되지 않거나 계약이 중단되면 예상했던 수입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실제 보수와 계약 조건은 국가와 제작 환경, 경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창작의 고통

각본가에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등장한 수많은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에는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사건을 전개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면 관객들이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로 너무 단순하게 만들면 뻔한 이야기라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장편영화에서는 이야기의 시작과 중간, 결말을 모두 일관된 구조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작은 존나 재밌게 썼는데 결말을 어떻게 내야 할지 몰라서 작가 자신도 멘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제작진과의 갈등

각본가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실제 영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감독과 제작자, 배우 등 여러 관계자들과 협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창작적 견해가 충돌할 수 있다.

감독은 특정 장면을 삭제하고 싶어 할 수 있고, 배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수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며, 제작사는 관객들의 반응을 고려해 결말을 바꾸기를 원할 수도 있다.

각본가는 이러한 요구를 검토하면서 작품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요구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감독은 주인공을 죽이라고 하고 제작자는 살리라고 하며, 배우는 자기 캐릭터의 비중을 늘려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구를 전부 받아들이면 이야기의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물론 실제 제작 과정에서 의견 조율과 수정은 필수적이며, 각본가의 최초 구상이 언제나 최선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각본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표절 논란

각본가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 중 하나가 표절이다.

인물과 사건, 이야기의 전개 등이 기존 작품과 지나치게 비슷하다면 표절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유사한 설정이나 장르적 관습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표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형사가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이야기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수많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기본적인 설정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표현과 이야기 구성 등에서 기존 작품의 보호받는 창작적 요소를 부당하게 이용했는지 여부다.

물론 법적인 표절 여부와 별개로 관객들이 지나치게 비슷하다고 느끼면 작품의 독창성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평가

각본은 영화와 드라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아무리 뛰어난 배우와 감독, 촬영진이 참여하더라도 이야기의 기본적인 구조가 부실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제작비가 많지 않더라도 흥미로운 설정과 설득력 있는 인물, 잘 구성된 이야기가 있다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쏘우》처럼 비교적 단순한 공간과 설정을 활용한 저예산 영화가 각본의 아이디어와 반전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다만 각본이 좋다고 반드시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각본뿐 아니라 연출과 연기, 촬영, 편집, 음악 등 여러 요소가 결합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각본가의 능력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반전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대사가 얼마나 멋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물과 사건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관객들이 작품의 결말을 납득할 수 있는지,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설정들이 일관되게 유지되는지가 중요하다.

여담

  • 일반 관객들은 감독이나 배우의 이름은 쉽게 기억하지만 각본가의 이름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작품의 이야기를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으면 굳이 각본가를 찾아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 반대로 대한민국의 드라마에서는 유명 작가의 이름이 작품의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김은숙이나 김은희 같은 작가들은 새로운 작품을 집필한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된다.
  • 각본가와 감독이 동일한 인물인 경우 영화의 이야기와 연출을 함께 책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신의 각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 영화의 각본은 소설처럼 독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문학 작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실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 문서이기도 하다.
  • 각본가는 자기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 온갖 불행을 안겨주는 사람이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하고, 가족을 잃게 하고, 살인범에게 쫓기게 만들고, 심지어 인류를 멸망시키기도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허구의 인물들이라서 다행이다.
  • 리 위넬은 《쏘우》의 각본을 집필했을 뿐 아니라 직접 영화에 출연해 아담 스탠하이트를 연기했다. 자기가 쓴 각본에서 자기가 직접 쇠사슬에 묶여 고생한 셈이다.
  •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독특한 대사와 긴 대화 장면으로 유명하다. 별것 아닌 주제로 등장인물들이 한참 동안 떠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한 대화가 오히려 영화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 크리스토퍼 놀란은 복잡한 시간 구조와 이야기 구성으로 유명하다. 《메멘토》와 《인셉션》, 《테넷》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복잡한 구조가 반드시 좋은 각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무조건 관객들의 지능이 낮은 것도 아니다.
  • 영화 각본에서 사용되는 대사는 실제 일상적인 대화보다 훨씬 압축되고 극적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현실의 대화에는 별 의미 없는 말과 반복이 많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그대로 재현하면 전개가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반대로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멋있는 대사만 남발하면 모든 등장인물이 작가 한 사람의 말투로 대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과 각색상을 별도로 시상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작성한 각색 각본과 오리지널 각본을 구분하는 것이다.[5]
  • 각본이 훌륭한 영화는 여러 번 보더라도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별 의미 없어 보이던 장면이나 대사가 결말을 알고 나면 중요한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 반대로 각본이 허술한 작품에서는 앞부분에 등장한 중요한 설정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라지거나, 등장인물이 갑자기 멍청해져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조금만 정상적으로 행동하면 이야기가 바로 끝나버리는 작품은 각본의 설득력에 대한 비판을 받기 쉽다.
  • 각본가가 작품을 집필하는 데 몇 년을 소비하더라도 관객들은 영화 한 편을 두 시간 정도 보고 평가한다. 그러니 몇 년 동안 고생해서 쓴 각본을 보고 스토리 존나 뻔하네라는 한 줄 평이 달리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
  • 결국 각본가에게 중요한 것은 문장을 아름답게 쓰는 능력만이 아니라 관객들이 끝까지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아무리 문학적인 표현이 훌륭하더라도 실제 영상으로 구현하기 어렵거나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다면 좋은 각본이라고 평가받기 어렵다.

관련 문서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