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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호흡곤란증후군(急性呼吸困難症候群,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은 심한 감염이나 외상, 흡인, 췌장염 등 여러 원인으로 폐에 급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폐포와 모세혈관 사이의 장벽이 손상되고, 폐 안에 액체가 차면서 심각한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증후군이다.

쉽게 말하면 폐가 갑자기 심하게 망가져 산소를 몸으로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상태다.

단순히 숨이 좀 찬 정도가 아니라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중증 질환이며, 많은 경우 기계환기나 고농도 산소치료가 필요하다.

ARDS는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종류의 중증 질환이 최종적으로 폐에 심한 염증과 손상을 일으켰을 때 나타나는 하나의 임상 증후군에 가깝다.

원인

ARDS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 폐렴
  • 패혈증
  • 위 내용물이나 음식물의 폐 흡인
  • 심한 외상
  • 대량 수혈
  • 급성 췌장염
  • 화상
  • 익수
  • 약물 과다복용
  • 일부 바이러스 감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흔한 원인은 폐렴과 패혈증이다.

예를 들어 심한 세균성 폐렴이 생기면 폐에 직접 염증이 발생하면서 ARDS로 진행할 수 있고, 패혈증처럼 온몸에 강한 염증반응이 생기면 폐 자체에 처음 감염이 없더라도 폐혈관과 폐포가 손상되어 ARDS가 생길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폐에서 시작해도 생기고, 몸 전체가 개판 나면서 폐까지 같이 망가져도 생긴다.

어떻게 폐가 망가지나

정상적인 폐에서는 폐포 안으로 들어온 산소가 매우 얇은 폐포-모세혈관 장벽을 통과해 혈액으로 들어간다.

이 구조가 매우 얇고 건조하게 유지되어야 산소교환이 잘 된다.

그런데 ARDS에서는 심한 염증 때문에 이 장벽이 손상된다.

그러면 혈관 안에 있어야 할 액체와 단백질이 폐포 쪽으로 새어나오고, 폐포 안에 물이 차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공기가 들어가야 할 공간에 물이 차는 것이다.

또 폐포 안쪽을 유지해주는 계면활성제 기능도 떨어지면서 폐포가 쉽게 무너진다.

폐가 딱딱해지고 잘 펴지지 않기 때문에 숨을 쉬는 데 훨씬 많은 힘이 필요해진다.

결국 산소를 아무리 많이 들이마셔도 폐포에서 혈액으로 산소가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는 심한 저산소증이 발생한다.

증상

ARDS는 대개 원인이 되는 중증 질환이 생긴 뒤 수시간에서 수일 안에 빠르게 진행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 심한 호흡곤란
  • 빠른 호흡
  • 산소포화도 저하
  • 청색증
  • 가슴 답답함
  • 불안 또는 의식저하
  • 저혈압

등이다.

이미 폐렴이나 패혈증 등으로 입원해 있던 환자가 갑자기 산소 요구량이 크게 증가하고 숨이 훨씬 차지기 시작하면 ARDS를 의심할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스스로 호흡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기관삽관과 기계환기가 필요해질 수 있다.

진단

ARDS는 특정 혈액검사 하나로 진단하는 질환이 아니다.

환자의 임상상태, 산소화 정도, 흉부 영상검사, 심장질환 여부 등을 종합해서 진단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기준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본다.

  • 원인이 되는 사건 발생 후 1주 이내 급성으로 증상이 시작
  • 흉부 X선이나 CT에서 양쪽 폐에 광범위한 음영이 보임
  • 심부전이나 단순한 체액과다만으로 설명되지 않음
  • 혈액의 산소화가 심하게 떨어져 있음

특히 산소화 정도는 PaO₂/FiO₂ 비율을 이용해 평가한다.

PaO₂는 동맥혈 산소분압이고 FiO₂는 환자가 들이마시는 산소농도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폐가 산소를 혈액으로 넘기는 능력이 나쁘다는 뜻이다.

중증도

전통적인 Berlin 정의에서는 PaO₂/FiO₂ 비율에 따라 ARDS를 나눴다.

  • 경증: 200 초과 300 이하
  • 중등도: 100 초과 200 이하
  • 중증: 100 이하

단, 일정 수준 이상의 양압환기 조건에서 평가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예후도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높은 산소를 공급하면 혈액 산소가 금방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ARDS에서는 산소농도를 높여도 산소분압이 충분히 올라가지 않는다.

이게 바로 폐포가 물과 염증으로 망가졌다는 뜻이다.

치료

ARDS 자체를 한 방에 고치는 약은 없다. 치료의 핵심은 원인을 치료하면서 폐가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균성 폐렴이나 패혈증이 원인이라면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고, 흡인이 원인이면 추가적인 폐손상을 막으며, 췌장염이나 외상 등 원인질환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산소공급과 호흡보조다.

기계환기

중증 ARDS에서는 기관삽관 후 기계환기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폐가 이미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인공호흡기로 너무 큰 압력이나 너무 많은 공기를 넣으면 오히려 폐를 더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ARDS에서는 저용량 환기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실제 체중이 아니라 예측체중을 기준으로 비교적 낮은 일회호흡량을 사용하고, 폐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압력을 제한한다.

이런 전략이 ARDS 환자의 사망률을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PEEP

ARDS에서는 폐포가 쉽게 무너진다.

그래서 숨을 내쉰 뒤에도 어느 정도 양압을 유지해 폐포가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하는 PEEP을 사용한다.

PEEP을 적절하게 설정하면 산소화가 좋아질 수 있다.

다만 너무 높으면 혈압이 떨어지거나 폐손상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복와위

중증 ARDS에서는 환자를 엎드린 자세로 눕히는 복와위 치료가 사용된다.

사람 폐는 누운 자세에서 등 쪽 부분이 눌리고 혈류가 한쪽으로 몰리기 쉬운데, 엎드리면 환기가 더 균등해지고 산소화가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중증 ARDS에서는 장시간 복와위를 유지하는 치료가 생존율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하면 숨 못 쉬는 환자를 뒤집어 놓는 게 실제 치료다.

처음 들으면 이상해 보이지만 효과가 꽤 확실하다.

체액 관리

폐 안에 물이 차는 질환이기 때문에 체액을 너무 많이 주는 것도 좋지 않다.

환자의 혈압과 장기관류를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수액을 줄이고 체액균형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사용된다.

ECMO

기계환기를 최대로 해도 산소화가 유지되지 않는 극심한 ARDS에서는 ECMO가 사용될 수 있다.

ECMO는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다.

폐가 거의 일을 못 하는 동안 기계가 임시로 가스교환을 대신해주는 셈이다.

다만 ECMO는 출혈, 감염, 혈전 등 합병증 위험이 크고 전문적인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모든 ARDS 환자가 ECMO를 받는 것은 아니고, 매우 중증이면서 회복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서 선택적으로 고려한다.

코로나19와 ARDS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 당시 ARDS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중증 COVID-19에서는 바이러스성 폐렴과 과도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서 ARDS로 진행하는 환자가 많았다.

특히 대유행 초기에는 중환자실과 인공호흡기가 부족해지면서 ARDS 치료 자체가 의료체계의 큰 문제로 떠올랐다.

다만 COVID-19로 인한 ARDS도 기본적인 치료원칙은 다른 원인의 ARDS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산소치료, 저용량 기계환기, 복와위, 체액관리 등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ECMO까지 사용했다.

예후

ARDS는 상당히 위험한 질환이다.

중증도와 원인, 나이, 기저질환, 다른 장기부전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전체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패혈증과 함께 발생하거나 신장·심장·간 등 다른 장기까지 동시에 망가진 경우 예후가 나쁘다.

하지만 ARDS에서 살아남았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일부 환자는 퇴원 후에도

  • 호흡곤란
  • 근력저하
  • 운동능력 감소
  • 피로감
  •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 불안
  • 우울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중환자실에서 오랫동안 기계환기를 받으면 전신 근육이 급격하게 빠지고 신경·근육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생존 이후 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심인성 폐부종과의 차이

ARDS와 비슷하게 폐에 물이 차는 대표적인 질환이 심인성 폐부종이다.

둘 다 숨이 차고 흉부 X선에서 양쪽 폐가 하얗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원리가 다르다.

심인성 폐부종은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프질하지 못해 폐혈관 압력이 올라가면서 물이 새는 것이다.

반면 ARDS는 심장이 아니라 폐포와 혈관 장벽 자체가 염증으로 손상되어 물이 새는 것이다.

그래서 ARDS 진단에서는 심부전이나 과도한 수액만으로 폐부종이 설명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폐렴과의 차이

폐렴과 ARDS는 같은 것이 아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폐조직에 감염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ARDS는 여러 원인으로 인해 양쪽 폐에 광범위한 손상이 발생하고 심한 저산소증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다만 심한 폐렴이 ARDS를 일으킬 수 있다.

폐렴 → 심하게 악화 → ARDS 가 가능하다.

하지만 패혈증, 외상, 흡인, 췌장염 등 폐렴이 아닌 원인으로도 ARDS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과거 명칭

ARDS라는 개념은 1967년 처음 명확하게 기술됐다.

당시에는 Adult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즉 성인호흡곤란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질환이 성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으로 명칭이 정리됐다.

그래서 한국어에서도 과거에는 성인호흡곤란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일반적인 표현이다.

오해

숨이 많이 차면 ARDS다?

아니다.

천식, 폐렴, 심부전, 폐색전증, 기흉 등 수많은 질환이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ARDS는 특정한 임상기준을 만족하는 급성 폐손상 증후군이다.

폐에 물이 찬 병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단순한 설명이다.

폐포와 혈관 장벽의 염증성 손상, 폐포 붕괴, 계면활성제 이상, 심한 환기-관류 불균형 등이 함께 발생한다.

산소만 많이 주면 낫는다?

아니다.

산소는 생명을 유지하는 치료지만 폐손상의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중증 ARDS에서는 산소를 매우 높게 공급해도 혈중 산소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

인공호흡기가 폐를 치료한다?

인공호흡기는 폐를 직접 치료하는 기계가 아니다.

환자가 스스로 충분히 호흡하지 못하는 동안 산소교환을 유지해 폐와 원인질환이 회복될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다.

오히려 잘못 사용하면 인공호흡기 자체가 폐손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ARDS에서는 환기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여담

  • 영어 약자는 ARDS다.
  • 중환자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패혈증과 중증 폐렴이다.
  • 심한 구토 후 위 내용물이 폐로 들어가는 흡인도 대표적인 원인이다.
  • 흉부 X선이나 CT에서 양쪽 폐에 광범위한 음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폐가 매우 딱딱해져 기계환기를 해도 잘 팽창하지 않을 수 있다.
  • 단순히 산소가 부족한 것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과 호흡노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저용량 기계환기 전략은 ARDS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환자를 엎드리는 복와위 치료가 중증 ARDS에서 실제 생존율을 개선한다.
  • 극심한 경우에는 ECMO까지 사용한다.
  • COVID-19 대유행을 계기로 일반인에게도 ARDS라는 용어가 많이 알려졌다.
  • ARDS에서 살아남은 뒤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체력과 근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지 급성호흡장애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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