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물을 욕보이게 하는 짓은 하지 맙시다.
내가 진크피, 먹는약, 바르는 스테로이드, 미제 샴푸, 약산성 샴푸, 다단계 회사 샴푸 별거 다 써봤는데 그 때만 뭔가 좋아지는 거 같지 근본적인 치료는 안 되더라.
근데 내가 평소 다니던 피부과 말고 다른 종합병원 피부과를 가봤는데 나이 한 70먹은 할배 의사가 나한테 니조랄 써봤냐고 물어보더라.
생각해보니까 니조랄은 예전에 누군가에게 니조랄 효과 없다고 말 한게 뇌리에 박혀서인지 인터넷에서 까대는 걸 봐서인지 니조랄은 무의식 중에 무시하고 있었고 실제로 비듬이 너무 많아서 심각한 상황까지 직면해도 끝까지 니조랄은 생각 안 했더라.
그래서 그 사람이 "지루성 두피염 같은데, 그 건 그냥 니조랄 쓰면 돼요" 이러더라. 근데 내가 "니조랄이요? 하하.." 이러니까 다들 비듬균이라는 개념은 사실 잘 못된 개념이고 그냥 관리 잘 못 해서 곰팡이균 같은게 서식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라고, 그럴 때는 케토코나졸을 써야 되는데 그 액을 샴푸처럼 쓸 수 있는게 니조랄이라더라.
ㄴ 표현을 조금 정확하게 하자면 비듬과 지루성 피부염에는 피부에 원래 존재하는 효모균인 말라세지아(Malassezi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완전히 외부에서 새로 감염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원래 있던 균이 피지와 피부환경 등의 영향을 받아 과도하게 증식하고 이에 피부가 염증반응을 보이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비듬균 하나만 죽이면 영구치료"라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단순하지만, 말라세지아를 억제하는 항진균제가 지루성 피부염 치료에 실제로 쓰이는 건 맞다.
그래서 내가 약국에서 처방 받아서 사야 되는 샴푸 써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으니까 "그런 거 안 써도 되고, 그냥 니조랄 쓰세요" 그러더라.
ㄴ 한국에서 판매되는 니조랄2%액은 케토코나졸 2%가 들어간 일반의약품이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름은 샴푸처럼 생겼지만 법적으로는 약용샴푸에 가까운 외용 항진균제다.[1]
내가 내성 생기면 샴푸 바꿔야 되냐고 물으니까 그 사람이 좀 진절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뭐 내성 생긴다는 사람도 있긴 있는데 그럴 때는 헤드앤숄더같은 거 쓰세요" 이러더라. 그래서 내가 약같은 건 처방 안 해주냐니까 뭔가 하는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그러면 바르는 약 처방해 줄테니까 엄청 심할 때만 쓰고 괜찮아지면 쓰지 마세요" 이러면서 에스파손 같이 생긴 거 처방해주더라. 에스파손은 아니였음.
그 때까지도 난 니조랄 못 믿겠는데 할배 의사가 존댓말 쓰니까 뭔가 조금 신뢰감 생겨서 반신반의로 구입함. 보통 틀딱 할배의사들 반말 존나 찍찍 뱉음.
거기 설명서대로 일주일에 두번, 3~5분 노래를 듣던지 빨래를 하던지 해서 대기했다가 감고 잘 말리고 하루에 한 두번 정도 에스파손 발랐다.
그렇게 2주? 정도 썼고, 그 후부터 지금까지 비듬 한개도 없음.
이게 도중에 끊으면 다시 재발한다고 주워 들었는데 할배의사가 한 말은 아니지만 그 거 무서워서 지금까지 쓰고 있긴 하다.
이건 내 생각인데 니조랄 효과 없다고 한 사람들 3~5분 안 기다리고 머리 잘 안 말리고 그래서 효과 못 본 듯.
내성 생긴다는 사람들도 효과 좀 봐서 바로 대충관리 해서 내성 생긴다고 하는 사람들인 거 같다.
나는 크게 효과 봐서 좋아하는데 만약 니조랄 안 써본 사람들 있으면 니조랄 제대로 써봐라.
개요
니조랄(Nizoral)은 항진균제인 케토코나졸(ketoconazole)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 브랜드다. 한국에서 비듬이나 지루성 두피염 이야기할 때 보통 말하는 것은 니조랄2%액으로, 케토코나졸이 1mL당 20mg 들어 있다.
효능은 말라세지아 효모균과 관련된 비듬, 지루피부염의 치료 및 재발방지와 어루러기 치료다.[2]
한국에서는 일반의약품이라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약은 아니다. 미국에서 흔히 파는 Nizoral Anti-Dandruff는 케토코나졸 1% 제품이고, 한국의 니조랄2%액은 이름 그대로 2%라 농도가 다르다.[3]
지루성 피부염은 단순히 머리를 안 감아서 생기는 병은 아니다. 피지분비, 피부장벽, 면역반응, 말라세지아 같은 여러 요소가 같이 관여한다. 특히 말라세지아가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케토코나졸 같은 항진균제가 표준적인 치료수단 중 하나로 쓰인다.
그래서 일반 샴푸, 약산성 샴푸, 향 좋은 샴푸를 계속 갈아치워도 별 효과가 없던 사람이 니조랄 같은 항진균제를 쓰고 갑자기 좋아졌다는 경험담이 나오는 것이다. 반대로 모든 비듬이 말라세지아 때문인 것도 아니므로 니조랄이 누구에게나 만능은 아니다.
사용법과 효과
한국 니조랄2%액의 공식 사용법은 비듬과 지루피부염 치료 기준 주 2회, 2~4주다. 두피와 머리카락을 적신 뒤 일반 샴푸처럼 사용하고 3~5분간 그대로 둔 다음 헹군다. 증상이 잡힌 뒤 재발방지에는 1~2주마다 1회 사용할 수 있다.[2]
3~5분이라는 것도 그냥 제조사가 사람 심심하게 만들려고 적어놓은 시간이 아니다. 약 성분이 두피에 충분히 접촉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바르자마자 일반 샴푸처럼 10초 만에 헹궈버리면 제대로 된 사용법이 아니다.
다만 머리를 잘 말리는 게 케토코나졸 자체의 약효를 결정하는 핵심조건이라는 뜻은 아니다. 두피를 계속 축축하게 두는 게 불쾌감이나 피부상태에 좋지 않을 수는 있지만, 니조랄 효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적절한 횟수와 충분한 접촉시간이다.
효과에 대한 근거도 꽤 오래됐다. 두피 지루성 피부염·비듬 환자 57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케토코나졸 2% 샴푸를 주 2회 2~4주 사용했을 때 대부분의 환자에서 좋은 반응이 나타났고, 이후 주 1회 정도 유지치료를 한 집단에서는 위약군보다 재발률도 낮았다.[4]
여기서 중요한 건 지루성 피부염은 완치 후 영원히 끝나는 감염병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나타날 수 있는 만성·재발성 피부질환에 가깝다. 니조랄을 끊었다고 "균이 내성을 얻어서 다시 생겼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원래 질환 자체가 재발한 경우가 더 흔하다.
그래서 증상이 잡힌 뒤 매일 계속 쓰는 게 아니라 공식 용법처럼 1~2주마다 한 번 정도 유지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원문에서 의사가 심할 때만 쓰라고 준 바르는 약은 정확한 제품명이 없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지루성 피부염이 심하게 붉고 가려울 때는 단기간 국소 스테로이드나 다른 항염증제를 같이 쓰기도 한다. 항진균제가 말라세지아를 억제하고,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가려움을 빠르게 줄이는 역할이라 목적이 다르다.
내성과 주의사항
케토코나졸에도 실험실 수준에서 항진균제 감수성 감소나 내성 문제가 연구되긴 하지만, 일반적인 비듬 치료에서 몇 번 니조랄 쓰다가 다시 비듬이 생겼다고 바로 내성 생김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지루성 피부염은 원래 재발하기 쉽고, 두피 피지량이나 스트레스, 계절, 피부상태 등이 변하면서 다시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니조랄이 예전만큼 안 듣는다고 느껴지면 사용법부터 확인하고, 필요하면 아연피리치온이나 셀레늄설파이드 등의 다른 성분이 들어간 비듬샴푸와 번갈아 쓰거나 피부과 진료를 받는 방법이 있다.
원문 할배의사가 "그럴 때는 헤드앤숄더 같은 거 쓰세요"라고 한 것도 아주 뜬금없는 말은 아니다. 헤드앤숄더 계열 제품 역시 비듬 관리용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별 성분은 국가와 제품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브랜드명 하나만 보고 동일한 약효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니조랄이라고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두피 자극, 가려움, 건조감, 모발이나 두피의 느낌 변화 등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도 가능하다. 눈에는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하고, 증상이 사용 후에도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지면 계속 퍼붓지 말고 진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5]
특히 비듬처럼 보이지만 두꺼운 각질이 심하게 생기거나 피가 나고 진물이 나거나 탈모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건선, 접촉성 피부염, 두부백선 등 다른 질환일 수도 있으므로 니조랄 하나로 존버하지 않는 게 좋다.
결론적으로 원문의 나는 별거 다 해봤는데 니조랄이 제일 잘 들었다는 건 충분히 가능한 경험이다. 지루성 두피염의 핵심 치료 중 하나가 실제로 케토코나졸이기 때문이다.
다만 니조랄 = 모든 비듬의 성물까지는 아니다.
니조랄이 잘 듣는 종류의 비듬에 제대로 쓰면 존나 잘 듣는 약에 가깝다.
각주
- ↑ 니조랄2%액 제품정보, 휴온스.
- ↑ 2.0 2.1 니조랄2%액 제품정보, 휴온스.
- ↑ NIZORAL ketoconazole 1% shampoo, DailyMed.
- ↑ Successful treatment and prophylaxis of scalp seborrhoeic dermatitis and dandruff with 2% ketoconazole shampoo, PubMed.
- ↑ 니조랄2%액 의약품 정보, 약학정보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