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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롯데제과가 주최했던 미녀 선발대회 겸 전속모델 선발대회.

정식 명칭은 보통 미스 롯데 선발대회라고 불렸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냥 기업 광고모델 뽑는 행사처럼 보이지만, 1970~80년대에는 이게 연예계 등용문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아이돌 오디션, 인스타 셀럽 발굴, 광고모델 콘테스트, 배우 캐스팅이 한 냄비에 들어간 느낌이다.

미스코리아가 국가대표급 미인대회였다면, 미스롯데는 기업이 직접 뽑는 상업형 스타 발굴 시스템에 가까웠다. 롯데 과자, 껌, 초콜릿, 아이스크림 광고에 얼굴을 박아넣고 대중에게 노출시킨 뒤, 잘 되면 배우나 탤런트로 넘어가는 구조였다. 말하자면 롯데그룹식 연예기획사 흉내였는데, 문제는 이게 진짜로 꽤 잘 먹혔다.

배경

지금이야 연예기획사, 아이돌 연습생, 유튜브, 인스타, 틱톡,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 있지만 1970년대에는 그런 시스템이 거의 없었다. 예쁜 학생, 예쁜 회사원, 예쁜 동네 언니가 배우가 되려면 방송국 공채 탤런트, 미스코리아, 잡지 모델, CF 모델 같은 길을 타야 했다.

그 시절 기업들은 자기 제품을 팔기 위해 전속 모델을 뽑았다. 특히 제과회사와 화장품 회사가 이런 일을 많이 했다. 예쁜 여학생을 뽑아서 과자 광고에 세우면 제품도 팔리고, 모델도 뜨고, 회사 브랜드도 젊어 보이는 일석삼조였다.

미스롯데도 이런 시대 분위기에서 나온 대회다. 롯데제과는 껌,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제품을 팔아야 했고, 젊고 예쁜 얼굴이 필요했다. 그래서 미스롯데를 뽑았다. 결과적으로 이게 단순 광고모델 선발대회를 넘어 70~80년대 여배우 양성소 비슷한 위치가 됐다.

특징

미스롯데의 핵심은 예쁜 애 뽑아서 광고 찍히고, 거기서 반응 좋으면 연예계로 보내는 구조였다.

지금처럼 몇 년씩 연습생 생활하면서 춤추고 노래하고 팬덤 만들고 데뷔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냥 잡지나 신문에 공고가 나고, 예쁜 여학생들이 응모하고, 심사위원들이 보고 뽑고, 당선되면 갑자기 롯데 광고에 나온다. 그리고 어느 날 TV와 극장에 등장한다. 진짜 낭만적인 동시에 상당히 야만적인 시스템이다.

미스롯데 출신 배우들이 대거 나온 걸 보면, 당시 롯데의 스타 발굴 감각은 꽤 좋았던 편이다. 물론 미모 중심 선발이라 지금 기준으로 보면 문제적 요소도 많다. 미성년자도 많았고, 여성을 상품 광고의 얼굴로 쓰는 방식도 노골적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기준으로는 이게 자연스러운 스타 등용문이었다. 시대가 그랬다. 좋게 말하면 추억이고, 나쁘게 말하면 빻은 낭만이다.

역사

1970년대

미스롯데는 19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회 대회에서 서미경이 대상을 받으며 크게 주목받았다. 서미경은 이후 롯데제과 전속모델로 활동했고, 1970년대 청춘스타로 인기를 얻었다.

서미경은 나중에 신격호와의 관계로 더 많이 언급되게 되는데, 원래 출발점은 미스롯데 출신 청춘스타였다. 이게 참 묘하다. 처음에는 과자 광고의 얼굴로 등장했는데, 나중에는 롯데가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 인생 서사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드라마 작가도 "이건 좀 과한데?" 할 수준이다.

1978년 대회는 미스롯데 역사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때 원미경, 이미숙, 차화연, 이문희 같은 인물들이 나왔다. 이름만 봐도 그냥 미쳤다. 요즘으로 치면 한 오디션에서 훗날 톱배우 여러 명이 한꺼번에 튀어나온 셈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보물상자 열었더니 보석이 줄줄 나온 상황이다.

원미경은 1978년 미스롯데 1위로 연예계에 들어왔고, 이미숙은 당시 인기상을 받으며 데뷔 계기를 잡았다. 이후 둘은 80년대 한국 여배우판에서 서로 다른 색깔로 경쟁했다. 원미경은 화려하고 강한 스타성, 이미숙은 도회적이고 날카로운 분위기로 80년대를 갈랐다. 이 둘의 첫 접점이 미스롯데였다는 점에서 꽤 상징적이다.

1980년대

1980년대에도 미스롯데는 계속 스타를 배출했다.

1981년에는 안문숙조용원 등이 미스롯데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안문숙은 지금은 털털하고 코믹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는 미스롯데 출신이다. 지금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예? 그 안문숙이요?" 하게 된다. 근데 젊은 시절 사진 보면 납득된다. 사람은 세월이 아니라 캐릭터가 바뀌는 거다.

조용원도 1980년대 청춘스타로 주목받았다. 교통사고와 유학 등으로 활동이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미모와 분위기로 기억되는 배우다. 미스롯데가 단순히 광고모델만 뽑은 게 아니라 실제로 하이틴 스타를 건져올린 셈이다.

1984년에는 채시라가 미스롯데로 선발되었다. 채시라는 이후 초콜릿 광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배우로 성장했다. 지금은 중견 배우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는 하이틴 CF 스타였다. 당시 채시라 광고는 그냥 제품 광고가 아니라 "저 애 누구냐"를 만들던 광고였다.

1987년에는 이미연이 미스롯데로 선발되며 연예계에 들어왔다. 이미연도 이후 청춘스타로 떠올랐고,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장기 활동한 배우가 되었다. 1980년대 후반의 이미연은 말 그대로 풋풋한 하이틴 스타였다. 나중에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의 성인 역할로 나와서 다시 1988 이미지와 엮인 것도 묘하게 운명적이다.

미스롯데와 롯데 광고

미스롯데는 대회 자체보다 롯데 광고와 연결될 때 진짜 힘이 나왔다.

롯데는 가나초콜릿, 쥬시후레쉬, 부라보콘, 쭈쭈바, , 아이스크림 같은 대중적인 제품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미스롯데 출신 모델을 세우면 전국민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었다. 요즘처럼 알고리즘 타고 바이럴되는 시대가 아니라, TV 광고와 극장 광고가 대중 노출의 왕이던 시절이었다. CF 한 방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

광고 속 미스롯데들은 대개 청순하고 맑고 예쁜 이미지로 소비되었다. 제품은 과자와 초콜릿인데, 광고는 거의 청춘 멜로였다. 초콜릿 하나 먹는데 왜 그렇게 아련하고, 껌 하나 씹는데 왜 그렇게 눈빛이 그윽한지 모르겠지만, 그게 그 시절 광고 문법이었다. 지금 보면 좀 오글거리는데 또 묘하게 맛이 있다. 옛날 광고 특유의 과잉 감성 말이다.

연예계 등용문

미스롯데는 1970~80년대 연예계 등용문 중 하나였다.

당시에는 방송국 공채 탤런트가 배우 데뷔의 정석 코스였고, 미스코리아나 각종 미인대회도 주요 루트였다. 미스롯데는 그중에서도 기업 광고와 직접 연결된 루트였다는 점이 달랐다. 당선되면 곧장 롯데 광고 모델이 될 수 있었고, 광고로 얼굴을 알린 뒤 드라마와 영화로 넘어갈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서미경, 원미경, 이미숙, 차화연, 안문숙, 채시라, 이미연 등이 미스롯데와 관련된 인물로 언급된다. 이 정도면 그냥 우연이 아니다. 대회가 실제로 스타 발굴 기능을 했다고 봐야 한다.

물론 모든 미스롯데가 톱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당연하다. 대회에서 뽑혔다고 다 배우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배우가 되었다고 다 오래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몇몇 인물들이 너무 크게 성공해서 미스롯데라는 이름 자체가 스타 등용문처럼 기억되게 된 것이다.

주요 출신 인물

서미경

제1회 미스롯데 대상 출신으로 알려진 인물. 예명 서승희로 활동했고, 1970년대 청춘스타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신격호와의 사실혼 관계 및 롯데 일가 관련 이슈로 더 많이 회자되었다.

본래는 미스롯데가 배출한 초기 스타 중 하나였는데, 나중에 인생 서사가 롯데그룹사 외전처럼 흘러가버렸다. 여러모로 미스롯데라는 이름을 한국 재벌사와 연예사 양쪽에 박아넣은 인물이다.

원미경

1978년 미스롯데 1위 출신. 이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1980년대 대표 여배우로 성장했다. 이미숙, 정애리 등과 함께 80년대 드라마판을 수놓은 배우다.

원미경은 미스롯데가 단순 광고모델 선발대회가 아니라 진짜 배우를 배출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그냥 예쁜 사람을 뽑았더니 배우로도 터진 것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대박 뽑기 성공.

이미숙

1978년 미스롯데에서 인기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1980년대부터 도회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자리 잡았다.

재밌는 점은 원미경과 이미숙이 같은 대회에서 맞붙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둘 다 한국 여배우판의 큰 이름이 되었으니, 이 대회 하나만 놓고 봐도 캐스팅력이 미친 수준이었다. 지금 와서 보면 거의 드래프트 레전드 회차다.

차화연

1978년 미스롯데 출신으로 언급되는 배우. 이후 드라마 《사랑과 야망》 등으로 인기를 얻었고, 중견 배우로도 오래 활동했다.

차화연 역시 젊은 시절에는 미녀 스타였고, 나중에는 어머니 역할과 중년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 케이스다. 80년대 스타들이 시간이 지나 K-드라마 엄마 군단이 되는 흐름의 대표 인물 중 하나다.

이문희

1978년 미스롯데 출신으로 언급되는 배우. 이후 배우 김영철과 결혼했고, 한동안 연예계에서 멀어졌다.

인지도만 보면 원미경이나 이미숙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1978년 미스롯데 라인업을 말할 때 함께 언급되는 인물이다.

안문숙

1981년 미스롯데 출신. 현재는 털털하고 유쾌한 방송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젊은 시절에는 미인대회 출신답게 상당히 또렷한 미모를 가진 배우였다.

이게 안문숙의 재밌는 점이다. 사람들은 안문숙을 코믹하고 솔직한 캐릭터로 기억하는데, 출발은 미스롯데다. 한국 연예계에서 이미지가 얼마나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미스롯데에서 시작해서 예능형 캐릭터로 살아남은 것도 나름 대단한 생존 전략이다.

조용원

1981년 미스롯데와 관련해 언급되는 하이틴 스타. 이후 배우로 활동했고, 1980년대 청춘스타 이미지가 강했다.

교통사고와 유학 등으로 활동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당대에는 굉장히 주목받던 인물이었다. 조용원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아직도 아련한 청춘스타로 남아 있다.

채시라

1984년 미스롯데 출신. 이후 롯데 초콜릿 광고 등으로 유명해졌고, 드라마 배우로 크게 성장했다. 90년대에는 김희애, 하희라, 최진실 등과 함께 TV 드라마판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채시라는 미스롯데 출신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장기 커리어를 만든 대표 사례다. CF로 얼굴을 알리고, 하이틴 스타로 뜨고, 성인 배우로 넘어가고, 이후 중견 배우로 살아남았다. 스타의 생애주기를 정석적으로 탄 케이스다.

이미연

1987년 미스롯데 출신.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들어와 하이틴 스타로 주목받았고,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이미연은 청순한 외모와 강한 눈빛이 같이 있던 배우였다. 그래서 단순히 예쁜 하이틴 스타로만 끝나지 않고, 성인 배우로도 어느 정도 무게를 만들었다. 미스롯데가 80년대 후반까지도 스타 발굴력을 유지했다는 걸 보여주는 인물이다.

쇠퇴

미스롯데 같은 기업 전속모델 선발대회는 1990년대 이후 점점 힘을 잃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예계 시스템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방송국 공채 탤런트도 약해졌고, 기업 미인대회도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대신 연예기획사, 아이돌 시스템, 잡지 모델, 케이블 방송, 인터넷, SNS, 유튜브 같은 새로운 루트가 생겼다.

예전에는 기업이 예쁜 모델을 뽑아 광고에 세우면 전국민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광고 하나로 스타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SNS 팔로워, 팬덤, 알고리즘, 유튜브 클립이 더 중요하다. 시대가 바뀌면서 미스롯데 같은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그리고 미인대회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예쁜 여학생 뽑아서 모델 시킨다"가 별 문제 없이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외모지상주의, 미성년자 대상 상업화, 성 상품화 논란이 바로 붙는다. 옛날 방식 그대로 부활시키면 난리난다. 아니, 난리나는 게 정상이다.

평가

미스롯데는 한국 대중문화사에서 꽤 특이한 위치를 가진다. 단순한 미인대회도 아니고, 단순한 광고모델 선발대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식 연예기획 시스템도 아니었다. 기업이 자기 제품을 팔려고 시작한 행사였는데, 결과적으로 여러 배우를 배출한 스타 발굴 플랫폼이 되었다.

특히 서미경, 원미경, 이미숙, 차화연, 안문숙, 채시라, 이미연 같은 인물들이 미스롯데와 엮여 있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크다. 70~80년대 한국 연예계의 한쪽 문이었던 셈이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 보면 빻은 구석도 많다. 어린 여학생들을 외모로 줄 세우고, 기업 광고에 소비하고, 그걸 연예계 입문 통로로 삼았으니 곱게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시절에는 그런 방식이 실제로 스타를 만들었다. 그래서 미스롯데는 추억과 문제성이 같이 있는 제도다. 옛날 것은 다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다 쓰레기인 것도 아니다. 그냥 그 시대의 얼굴이다.

한 줄로 정리하면, 롯데가 과자 팔려고 미녀를 뽑았는데 한국 드라마판에 배우들을 공급해버린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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