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 문서를 보고 비키니 시티에 구경가면서 해파리에 쏘이거나 메롱씨티로 가지 않길 바랍니다.
따하하하하하~~!! 스펀지 부대의 완벽한 승리로군~! 사랑해요~ 으악악악악악!! 스폰지밥, 넌 해고야! 흐에! 이때를 노렸어! 탁탁탁탁탁탁
EBS에 의해 창씨개명 당했을 때 스폰지밥의 또다른 이름이다.
정확히는 한국에서 네모바지 스폰지밥을 처음 정식 방영한 쪽이 EBS였고, 2001년 7월 4일부터 《네모네모 스펀지송》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
원래 영어 이름은 SpongeBob SquarePants인데 EBS판에서는 아예 작품 제목부터 이름까지 한국식으로 마개조해서 주인공을 스펀지송이라고 불렀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 SpongeBob → 스펀지송
- Patrick → 별가
- Squidward → 깐깐징어
- Mr. Krabs → 게걸사장
- Gary → 달퐁이
등 지금 스폰지밥 이름에 익숙한 사람이 보면 거의 평행세계 수준으로 번역돼 있다.
특히 뚱이가 별가, 징징이가 깐깐징어였다는 점에서 세대차이 확인용으로도 쓸 수 있다.
EBS강점기가 끝나고 재능TV, 투니버스, 닉켈로디언 계열에서 스폰지밥 네모바지라는 이름이 널리 자리잡으면서 스폰지밥이라는 영문 직역 이름이 완전히 승리했다.
다만 정확히는 EBS판이 끝나자마자 바로 투니버스판으로 갈아탄 건 아니고, 한국에서는 재능TV판이 EBS판과 별개로 오래 방영되면서 스폰지밥이라는 이름을 퍼뜨렸다. 이후 니켈로디언 코리아와 투니버스에서도 이 계열의 번역과 성우진을 이어가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이름들이 사실상 표준이 됐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 초딩들 사이에서는 진짜로
스펀지송이 맞냐 스폰지밥이 맞냐
가지고 파벌전쟁이 일어났다.
EBS 본 놈: "스펀지송인데?"
재능TV 본 놈: "뭔 개소리야 스폰지밥인데?"
둘 다 같은 노란 해면 보고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성우
더빙은 매우 훌륭했다.
EBS판 스펀지송의 성우는 김승준이다.
셋쇼마루, 카이바 세토 같은 저음 미남캐로 유명한 그 김승준 맞다.
그래서 지금 기준으로 EBS판을 처음 보는 사람이 제일 충격먹는 부분이 스펀지밥 입에서 김승준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현재 스폰지밥 하면 거의 대부분 전태열의 하이톤 목소리를 떠올리지만, EBS 세대에게는 김승준의 스펀지송도 상당히 강하게 박혀 있다.
재능TV·니켈로디언·투니버스 계열에서는 전태열이 스폰지밥을 맡으면서 지금의 목소리가 사실상 국민 스폰지밥 목소리가 됐다.
재밌는 건 전태열도 EBS판에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EBS판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개청년, 달퐁이 등 여러 역할을 맡았다. 훗날 자기가 단역으로 출연했던 작품의 주인공을 수십 년 동안 맡게 된 셈이다.
찢어진 바지
더빙은 매우 훌륭했다. 셋쇼마루가 찢어진 바지 노래 부르는게 기가 막힌다. 그래서 유명하다.
스펀지송 하면 아직도 제일 많이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시즌1의 〈찢어진 바지〉 편이다.
원판 제목은 Ripped Pants.
스펀지송이 관심받겠답시고 계속 바지를 찢는 개그를 반복하다가 사람들이 진짜로 질려버리자 해변에서 노래를 부르는 에피소드다.
재능TV·니켈로디언판에서는 해당 노래 대부분을 원어로 두고 자막으로 처리했지만 EBS판은 노래까지 그냥 한국어로 풀더빙해버렸다.
그리고 김승준이 직접 불렀다.
덕분에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라는 부분이 인터넷 밈으로 살아남았다.
원래는 스폰지밥이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병신짓을 반성하는 노래인데 김승준 특유의 진지하고 멋있는 목소리가 붙으니까 괜히 인생 말아먹은 남자가 술 한잔 빨고 부르는 후회송처럼 들린다.
그래서 원작 에피소드는 몰라도 이 노래만 아는 사람도 꽤 많다.
EBS판
EBS는 2001년부터 시즌 1~2를 처음 방영했고 이후 시즌 3, 시즌 4와 시즌 5 일부까지 띄엄띄엄 수입해 방영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에서 스폰지밥 자체가 아직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네모네모 스펀지송 쪽이 먼저 알려졌다.
더빙 퀄리티도 상당히 좋았다.
당시 EBS답게 단순히 대사만 번역해놓은 게 아니라 캐릭터 이름, 말장난, 노래까지 꽤 적극적으로 한국화했고 성우진도 빵빵했다.
스펀지송 김승준 외에도 별가, 깐깐징어, 게걸사장 등 주요 캐릭터들의 EBS판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
특히 삽입곡을 그냥 영어로 때우지 않고 한국어로 다시 부른 경우가 많아서 노래 부분에서는 오히려 EBS판을 더 높게 치는 사람도 많다.
반면 EBS는 지상파 교육방송이라 편성과 재방송이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과는 달랐고, 새 시즌 수입도 띄엄띄엄 이루어졌다.
결국 장기간 반복편성한 재능TV판이 어린이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노출됐고, 이후 니켈로디언까지 본격적으로 밀어주면서 스펀지송이라는 이름은 서서히 옛날 이름이 됐다.
EBS판은 2009년까지 재방송된 뒤 완전히 막을 내렸다.
이름이 왜 스펀지송인가
사실 원제 SpongeBob SquarePants를 그대로 보면 Bob이 사람 이름이라 그냥 스폰지밥이라고 부르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그런데 EBS는 당시 어린이용 외화·애니메이션을 번역하면서 캐릭터 이름을 한국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현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Sponge라는 단어에서 스펀지를 가져오고, 캐릭터 이름처럼 들리도록 송을 붙여 스펀지송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SpongeBob이라는 미국인스러운 이름은 사라지고 뭔가 성이 스펀지고 이름이 송인 한국계 해면이 탄생했다.
작품 제목도 SquarePants를 그대로 번역한 네모바지가 아니라 캐릭터 형태를 강조한 네모네모를 붙여 《네모네모 스펀지송》이 됐다.
원제와 비교하면 번역이라기보다 거의 재창작에 가깝다.
현재
현재 공식 한국어 명칭은 완전히 스폰지밥으로 굳었다.
파라마운트, 니켈로디언 계열에서도 《네모바지 스폰지밥》을 사용하며 새 작품이나 극장판, 스핀오프 역시 스폰지밥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따라서 요즘 어린이에게 스펀지송이라고 하면 높은 확률로
"그게 누구예요?"
소리 듣는다.
반대로 2001~2000년대 중반 EBS를 본 세대에게는 지금도 가끔 스폰지밥보다 스펀지송이라는 이름이 먼저 튀어나온다.
결국 캐릭터는 하나인데 한국에서 공식 이름을 두 개나 갖고 있는 꽤 특이한 사례가 됐다.
스폰지밥 문서에서 스펀지송을 보면 옛날 번역명이고, 이 문서의 스펀지송은 EBS 세계선의 스폰지밥이라고 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