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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viak 또는 Kiviaq.
그린란드 북서부의 이누이트 계통 주민들, 특히 이누구이트(Inughuit) 문화권에서 먹는 전통 보존식품 중 하나다.
보통 작은 바다쇠오리류인 리틀오크(little auk, Alle alle) 수백 마리를 통째로 바다표범 가죽 안에 넣고 몇 달 동안 발효시켜 만든다.
수르스트뢰밍급은 아니지만 취두부, 삭힌 홍어랑 맞다이뜰정도로 냄새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 ㄴ 정확히는 냄새지수로는 삭힌 홍어의 1/5 정도라고 함. 홍어의 위엄...
ㄴ 다만 이런 "냄새지수 몇 배" 같은 숫자는 객관적으로 표준화된 비교자료가 있는 건 아니라 인터넷 썰에 가깝다. 실제로 냄새가 강한 발효식품인 건 맞지만 수르스트뢰밍, 취두부, 홍어와 정량 비교한 공신력 있는 수치는 거의 없다.
만드는 법
대충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 똥줄태워서 바다표범을 잡는다.
- 잡은 바다표범의 내장을 꺼낸다.
- 내장을 끄집어낸 바다표범 가죽에 작은 바다쇠오리류를 수백 마리 정도 깃털도 안 뽑은 채로 그냥 쑤셔넣는다.
- 새를 쑤셔넣은 뒤 안쪽의 공기를 최대한 빼낸다.
- 안쪽 공기를 빼낸 바다표범 가죽을 실로 꿰맨다. 그리고 벌레가 꼬이지 않게 바다표범 지방을 봉합부 주변에 발라준다.
- 그런 바다표범 가죽 주머니를 돌로 눌러두거나 돌무더기 아래 묻어 몇 달 동안 발효시킨다.
인터넷에서는 "새 500마리"라고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는 바다표범 가죽 크기에 따라 다르다.
그린란드 관광청이 2020년대에 직접 기록한 시오라팔루크(Siorapaluk)의 제작 사례에서는 약 250~300마리의 작은 바다쇠오리를 한 번에 넣었다.
다른 기록에서는 300~500마리 정도를 넣는 경우도 있으므로 무조건 500마리가 정답인 것은 아니다.
ㄴ 그래도 300마리도 정상적인 요리 비주얼은 아니다.
새는 잡자마자 뜨거운 상태로 넣지 않고 몇 시간 충분히 식힌 뒤 넣는다.
가죽 속의 공기는 사람이 직접 밟아서 최대한 빼고, 바다표범의 다리 부분에 해당하는 구멍까지 새를 밀어넣은 뒤 단단하게 봉합한다.
그 후 봉합 부위에 바다표범 지방을 발라 파리가 알을 낳는 것을 막는다.
완성된 가죽 주머니는 두 사람이 들어야 할 정도로 무거워질 수 있다.
발효 기간은 지역과 제작법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6개월 이상이다.
원문처럼 무조건 7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새를 넣나
원문에는 북극뇌조, 바다쇠오리 등 여러 북극새를 넣는다고 되어 있지만 전통적인 키비악의 핵심 재료는 작은 바다쇠오리류인 little auk이다.
학명은 Alle alle.
영어권에서는 dovekie라고도 부른다.
그린란드 북서부에는 이 새가 엄청난 규모로 번식하는 군락지가 있으며,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큰 그물을 이용해 날아다니는 새를 잡았다.
깃털, 부리, 발까지 그대로 넣어 발효시킨다.
ㄴ 손질이고 뭐고 없음. 새 잡음 → 식힘 → 통째로 투입.
키비악은 이런 작은 바다쇠오리와 바다표범 가죽이라는 특정 재료와 지역 환경을 전제로 발전한 음식이라 다른 새를 아무거나 집어넣으면 위험할 수 있다.
보툴리누스균
앞에서 언급한 새는 안에 쑤셔넣으면 발효가 되는데 안그런 새를 쑤셔넣으면 보툴리누스균이 생겨서 뒤질수 있다.
실제로 2013년 그린란드 시오라팔루크에서 전통적인 작은 바다쇠오리 대신 솜털오리(eider)를 사용해 만든 키비악을 먹고 2명이 보툴리누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때문에 키비악 문서마다 "새 잘못 넣으면 죽는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솜털오리는 little auk와 달리 키비악 방식으로 발효시키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해당 음식에서 보툴리누스 독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정확히 말하면 little auk만 넣는다고 무조건 안전하고 다른 새를 넣으면 자동으로 보툴리누스균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보툴리누스균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독소를 만들 수 있는 세균이고, 북극권 해양 환경과 전통 발효식품에서 특히 Type E 보툴리누스 중독이 문제될 수 있다.
캐나다 북극권에서도 발효된 바다표범 고기와 지방을 먹고 Type E 보툴리누스 중독이 발생한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현대적인 플라스틱 봉투나 밀폐용기를 전통 방식 대신 어설프게 사용하는 것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ㄴ 인터넷에서 "옛날 방식이 더 비위생적이겠지" 생각하고 현대식으로 꽉 밀봉했다가 오히려 조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명한 덴마크계 그린란드 탐험가 크누드 라스무센도 1933년 키비악을 먹은 뒤 발생한 식중독 때문에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만 이 경우는 현대적인 검사기록이 있는 사건이 아니라 정확히 어떤 병원체가 원인이었는지는 확정하기 어렵다.
발효인가 썩은 건가
겉으로 보면 그냥 바다표범 가죽에 새 수백마리 넣고 땅에 묻어 썩힌 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명확하게 발효식품으로 취급한다.
핵심은 산소를 최대한 제거하고 낮은 북극 기온에서 오랜 시간 숙성시키는 것이다.
지역별 기온, 토양, 돌무더기, 발효 기간 등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고 한다.
학술 연구에서도 키비악을 단순히 "썩은 새"라고 부르기보다는 그린란드 북서부 이누구이트 문화의 전통 발효식품으로 다룬다.
다만 전통 발효식품이라고 해서 안전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제조 방법이 잘못되면 위에서 설명한 보툴리누스 중독 같은 사고가 날 수 있다.
먹는 방법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바다표범 가죽을 열어서 발효된 새를 꺼낸다.
- 새의 깃털과 피부를 벗겨낸다.
- 안쪽의 발효된 살과 내장 등을 먹는다.
- 부위에 따라 뼈 주변의 살이나 골수까지 먹기도 한다.
원문에 있던
새의 똥꼬를 빨아서 내장을 짜먹는다
라는 설명은 인터넷에서 키비악의 충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할 때 자주 돌아다니는 이야기다.
실제 전통적인 섭취 방식에는 새의 항문 쪽에서 내용물을 짜거나 체액을 먹는 방식이 소개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무조건 그렇게 먹는 것은 아니다.
현대 그린란드 관광청의 실제 제작·섭취 기록에서는 발효가 끝난 새를 꺼내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먹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러므로 "이누이트는 키비악 먹을 때 무조건 새 똥꼬부터 빤다"라고 생각하면 인터넷 기괴음식 리스트를 너무 열심히 본 것이다.
그리고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누이트들은 이렇게 내장을 빨아먹지 않으면 탄수화물과 비타민을 제대로 섭취할 수가 없다는 설명도 정확하지 않다.
전통적인 북극권 식생활에서 동물의 내장과 지방이 비타민과 미량영양소의 중요한 공급원이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키비악의 내장을 빨아먹는 행위가 탄수화물을 얻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이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전통 이누이트 식단 자체가 원래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았으며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에서 얻었다.
내장류는 특히 비타민 A, B군 등 여러 영양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맛
냄새 때문에 존나 괴식처럼 보이지만 현지에서는 별미 취급이다.
맛을 본 외부인들의 표현은 제각각인데 강한 치즈, 숙성육, 간, 발효 생선 같은 맛을 동시에 느낀다는 평가가 있다.
냄새가 매우 강하고 발효된 새의 지방과 내장 특유의 풍미가 있기 때문에 처음 먹는 외국인이 편하게 먹을 음식은 아니다.
반면 어려서부터 먹은 현지 사람들에게는 겨울과 명절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음식이다.
즉 한국인이 삭힌 홍어를 보면서
"이걸 왜 먹음?"
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일상식은 아니다
이누이트가 매일 아침 키비악 하나씩 까먹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현재 그린란드 북서부에서도 키비악은 일상적인 매끼 음식이라기보다는 특별한 날 먹는 전통음식에 가깝다.
결혼식, 세례식, 생일, 크리스마스 같은 겨울철 가족·공동체 행사에서 나눠 먹는 경우가 많다.
그린란드에서도 특히 북서부의 이누구이트 문화와 깊게 연결된 음식이며, 모든 그린란드 이누이트가 똑같이 키비악을 만들어 먹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현지 문화 관계자 중에도 키비악을 직접 만들면서 정작 본인은 안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ㄴ 한국에서도 김장 장인이 전부 홍어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시오라팔루크
키비악으로 특히 유명한 곳이 그린란드 북서쪽의 시오라팔루크(Siorapaluk)이다.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상주 정착지 가운데 하나이며, 카나크(Qaanaaq) 지역의 작은 마을이다.
주변에 little auk 번식지가 있어서 오래전부터 키비악을 만드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현지에서는 여름이나 봄철 새를 잡아 키비악을 만들어 두고 겨울에 열어 먹는 방식이 이어져 왔다.
2011년 BBC 다큐멘터리 《Human Planet》에도 키비악 제작과정이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인터넷의 "세계에서 가장 역겨운 음식 TOP 10" 같은 데 존나게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문화
키비악은 단순히 먹을 게 없어서 억지로 만든 괴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극권에서는 농경이 거의 불가능하고 겨울 동안 신선한 식량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에 사냥한 동물을 장기간 저장하는 기술이 생존과 직결됐다.
냉장고도 통조림도 없던 시대에 추운 기후와 동물 가죽을 이용해 식량을 보존한 결과가 키비악 같은 음식이다.
작은 바다쇠오리는 그린란드 북서부에서 엄청난 수가 번식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중요한 식량자원이기도 했다.
사냥, 바다표범 가죽 처리, 봉합, 저장 위치 선택, 발효 기간 판단까지 전부 세대별로 전해지는 전통지식에 해당한다.
그래서 현대 연구자들은 키비악을 단순한 혐오음식 리스트에 넣는 방식이 현지 문화를 지나치게 희화화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ㄴ 그래도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바다표범 안에 새 300마리 들어있는 비주얼이 충격적인 건 어쩔 수 없다.
현재
2020년대에도 그린란드 북서부에서는 실제로 키비악을 만들어 먹는다.
관광용으로 옛날 음식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라 시오라팔루크 같은 지역에서는 지금도 주민들이 little auk를 사냥해 전통 방식으로 키비악을 만들고 있다.
다만 현대 그린란드인의 식생활은 당연히 슈퍼마켓 식품, 수입 식품, 현대식 육류와 전통음식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키비악이 일반적인 주식은 아니다.
기후 변화가 little auk의 서식환경과 북극권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런 전통음식 문화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little auk 자체가 북서부 그린란드 생태계와 지역 공동체에서 상당히 중요한 새이기 때문이다.
주의
혹시 유튜브 보고
"나도 새 한 마리 닭가죽 안에 넣고 베란다에서 석 달 묵혀볼까?"
같은 생각은 하지 마라.
전통 발효법은 현지 기온, 재료, 미생물 환경, 세대를 통해 축적된 제조지식이 전제로 깔려 있다.
키비악과 비슷하게 저산소 상태에서 동물성 식품을 장기간 방치하면 보툴리누스균이 증식해 치명적인 독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
보툴리누스 독소는 매우 강력한 신경독이며 식중독이 발생하면 시야장애, 연하곤란, 근육마비, 호흡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전통 북극권 발효음식과 관련된 보툴리누스 중독 사례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여담
- 영어 표기는 Kiviak과 Kiviaq가 모두 사용된다.
- 그린란드 북서부 이누구이트 문화권의 음식이다.
- 주요 재료인 little auk는 한국어로 작은바다쇠오리, 작은바다오리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 새를 통째로 넣지만 먹을 때는 보통 피부와 깃털을 제거하고 안쪽을 먹는다.
- 발효가 제대로 된 키비악은 겨울철 축하행사에서 별미로 취급된다.
- 2013년 솜털오리를 사용한 키비악으로 2명이 보툴리누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 때문에 안전성 이야기가 자주 따라붙는다.
- 인터넷에서는 수르스트뢰밍, 취두부, 홍어와 함께 세계의 냄새나는 음식 대표주자로 자주 묶인다.
- BBC 《Human Planet》에 등장한 뒤 세계적인 괴식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