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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2004년에 개봉한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의 전쟁·역사 영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트로이 전쟁 전승을 바탕으로 했으며 브래드 피트아킬레우스, 에릭 바나헥토르, 올랜도 블룸파리스, 다이앤 크루거헬레네를 맡았다.[1]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신화는 전혀 개입하지 않은) 하는 전쟁영화.

신화 속 신들이 직접 나타나 인간을 도와주거나 방해하는 부분은 거의 통째로 삭제하고, 트로이 전쟁을 실제 고대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처럼 재해석했다. 그래서 원전에서는 아테나, 아폴론, 아프로디테 같은 신들이 여기저기 끼어들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거 없다.

신들이 없으니 아킬레우스도 사실상 초인적으로 강한 인간일 뿐이며, 불사신 설정 역시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별로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냥 고대 전쟁영화처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고있으면 남자들의 싸움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됨.

특히 헥토르와 아킬레우스가 성벽 앞에서 벌이는 일대일 결투가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힌다. 둘이 방패와 창을 사용하는 동작부터 서로의 공격을 읽는 과정까지 액션 연출이 상당히 깔끔하다.

그리고 고증도 개ㅆㅅㅌㅊ.

다만 완벽한 고증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미케네 문명과 후기 청동기시대의 무기·갑옷을 참고한 흔적은 많지만 영화적 간지를 위해 여러 시대와 지역의 디자인을 섞었다. 전쟁 자체도 신화와 전승의 영역이 많아서 애초에 "트로이 전쟁 당시 군인들은 정확히 이렇게 입었다"라고 확정할 수도 없다.

특히 원전에서 10년 동안 이어진 전쟁을 영화에서는 거의 며칠에서 몇 주짜리 초고속 전쟁처럼 압축해버렸다.

고증이라기보다는 청동기시대 느낌을 상당히 그럴싸하게 구현한 영화라고 하는 게 맞다.

등장인물

아킬레우스

브래드 피트가 연기했다.

그리스군 최강의 전사이자 사실상 인간 병기.

영화 시작하자마자 덩치 존나 큰 상대를 한 방에 보내버리면서 관객에게

아 얘가 주인공이구나

하고 설명을 끝내버린다.

원전과 마찬가지로 아가멤논을 존나 싫어하며 그리스라는 국가에 충성해서 싸우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이름이 역사에 영원히 남는 것을 원하고 명예와 영광 때문에 트로이에 간다.

영화판에서는 신들의 개입을 삭제했기 때문에 아킬레우스의 강함도 신화적 능력보다는 그냥 인간 중에서 존나 강한 것으로 묘사된다.

전투 방식도 꽤 독특하다. 뛰어들면서 상대 어깨 위로 올라가 목을 찌르는 특유의 점프 공격이 유명하다.

영화 보고 나면 운동 안 하던 남자도 헬스장 가고 싶어진다.

헥토르

에릭 바나가 연기했다.

이 영화를 보게되면 대게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는데 영잘알은 헥토르에 대해 깊은 감명을 보게되고 영알못은 아킬레우스의 남성미를 보고 헣헣 거리게된다 한다.

트로이의 왕자이자 프리아모스 왕의 장남. 파리스의 형이다.

아킬레우스가 개인의 영광을 상징한다면 헥토르는 가족과 나라에 대한 책임을 상징한다.

파리스가 남의 마누라를 데리고 오는 초대형 사고를 치자 속으로는 존나 빡쳤으면서도 결국 동생과 트로이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간다. 자기 목숨보다 아내 안드로마케와 아들, 부모, 트로이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인물이라 영화를 다시 볼수록 헥토르 쪽이 더 멋있다는 사람이 많다.

특히 파리스가 메넬라오스와 결투하다 겁먹고 자기 발밑으로 기어들어왔을 때 표정이 압권이다.

아 씨발 이 새끼를 진짜 죽여 살려

가 얼굴에 다 써있다.

결국 동생을 지키려고 메넬라오스를 죽이고 전쟁을 다시 시작시킨다.

아킬레우스와의 마지막 결투에서도 본인이 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 가족들과 작별하고 성문 밖으로 나간다.

남자들의 싸움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

파리스

올랜도 블룸이 연기했다.

이 영화 최대의 발암물질.

헬레네와 눈이 맞아서 스파르타에서 트로이까지 데리고 튀면서 국제전쟁을 시작한다.

전쟁 시작해놓고 정작 메넬라오스랑 일대일 결투하다가 털리자 형 헥토르 다리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한다.

레골라스가 활을 버리면 이렇게 된다.

그래도 후반에는 다시 활을 잡는다.

그러자 갑자기 잘 싸운다.

역시 엘프는 활을 들어야 한다.

헬레네

다이앤 크루거가 연기했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처럼 보이지만 정확히는 이미 트로이를 치고 싶어 미쳐있던 아가멤논에게 명분을 제공한 쪽에 가깝다.

파리스와 사랑에 빠져 스파르타를 떠나 트로이로 온다.

고대판 불륜 하나 때문에 수천 명이 죽었다.

물론 영화에서는 그녀 역시 메넬라오스와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묘사된다.

아가멤논

브라이언 콕스가 연기했다.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이자 이 영화의 실질적인 인간 빌런.

동생 메넬라오스의 마누라가 도망갔다는 명분을 이용해 예전부터 탐내던 트로이를 먹으려고 전쟁을 벌인다.

아킬레우스와 사이도 존나 나쁘다.

아킬레우스가 없으면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계속 시비를 건다.

회사에 꼭 이런 상사 하나 있다.

능력 있는 부하한테 열등감 느끼면서 권력으로 찍어누르다가 프로젝트 터뜨리는 인간.

프리아모스

피터 오툴이 연기했다.

트로이의 왕이자 헥토르와 파리스의 아버지.

헥토르가 죽은 뒤 혼자 그리스군 진영으로 들어가 아킬레우스에게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영화의 또 다른 명장면이다.

아킬레우스 앞에 무릎을 꿇고 자기 아들을 죽인 손에 입을 맞추며 시신을 돌려달라고 한다.

아킬레우스도 여기서 처음으로 헥토르를 단순한 적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인간이자 전사로 대한다.

액션영화 보다가 갑자기 정극 찍는다.

아킬레우스 대 헥토르

영화의 하이라이트.

헥토르가 실수로 아킬레우스의 사촌 파트로클로스를 죽이면서 빡친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성문 앞으로 혼자 찾아온다.

그리고

HECTOR!

HECTOR!

HECTOR!

하면서 헥토르 나올 때까지 고래고래 소리친다.

트로이군 수천 명이 성벽 위에 있는데 혼자 와서 왕자 나오라고 소리 지르는 미친놈.

헥토르는 가족과 작별한 뒤 나가서 아킬레우스와 싸운다.

전투 장면이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둘이 그냥 칼 휘두르면서 합 맞추는 느낌보다 방패와 창을 실제로 전투도구처럼 사용한다. 아킬레우스는 빠른 속도와 공격적인 움직임, 헥토르는 방패와 거리조절을 이용한 안정적인 전투를 보여준다.

결국 아킬레우스가 승리하고 헥토르의 시신을 전차 뒤에 묶어서 끌고 간다.

이 장면 때문에 아킬레우스가 존나 멋있다가도 갑자기 정떨어지는 사람도 많다.

이후 프리아모스가 찾아오자 아킬레우스도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닫고 시신을 돌려준다.

원작과 차이

이 영화는 《일리아스》를 그대로 영상화한 작품이 아니다.[1]

원작 요소를 대규모로 뜯어고쳐 2시간 반짜리 할리우드 전쟁영화로 압축했다.

가장 큰 차이는 신들이 삭제됐다는 점이다. 원전에서는 신들이 인간보다 더 열심히 전쟁에 개입한다. 누가 죽을 것 같으면 신이 구해주고, 누가 잘 싸우면 신이 버프 걸어주고, 서로 자기 편 인간 때문에 신들끼리 싸운다.

영화는 이걸 싹 없앴다.

또 원전에서 트로이 전쟁은 10년 동안 이어지지만 영화에서는 매우 짧은 기간에 벌어진 것처럼 나온다.

메넬라오스아가멤논의 최후도 신화 전승과 다르다. 영화에서는 메넬라오스가 헥토르에게 죽고 아가멤논은 트로이 함락 과정에서 브리세이스에게 죽지만 전승에서는 둘 다 전쟁에서 그렇게 죽지 않는다.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에 돌아갔다가 자기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에게 살해된다.

메넬라오스는 살아남아 헬레네와 함께 스파르타로 돌아간다.

영화가 둘을 그냥 트로이에서 처리해버렸다.

후속편 만들 생각 없음의 의지가 느껴진다.

고증

그리고 고증도 개ㅆㅅㅌㅊ.

라고 써있지만 위에서 말했듯 역사 고증 100점짜리 영화는 아니다.

그래도 당시 할리우드 고대 전쟁영화치고 갑옷과 방패, 무기, 도시 디자인을 전부 로마시대처럼 만들어놓는 짓은 피했고 미케네·에게해 청동기시대 미술에서 따온 디자인이 상당히 들어가 있다.

특히 방패 디자인이나 청동제 무기, 전차 등을 적극적으로 등장시켜 분위기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

반대로 영화 속 일부 투구와 갑옷은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물건을 그대로 재현했다기보다 여러 시대의 디자인을 섞은 창작물에 가깝다.

그리고 역사학적으로 트로이 전쟁 자체가 영화처럼 정확히 벌어졌는지도 알 수 없다.

현재 튀르키예 히사를르크의 트로이 유적에는 청동기시대 도시가 실제 존재했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아킬레우스와 헥토르가 진짜 싸웠는지 헬레네 때문에 그리스 연합군 천 척이 몰려왔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고증의 기준점부터 신화다.

에릭 바나와 헐크

그리고 여담으로 이 영화에서 지분이 상당했던 헥토르는 바로 이안 감독의 눈에 들어 헐크를 찍게되는데 결과는 시망 ㅠㅠ ㄴ 트로이보다 헐크가 먼저 아니냐?

맞다. 헐크가 먼저다.

에릭 바나가 브루스 배너 역으로 출연한 헐크는 2003년 개봉했고, 《트로이》는 2004년 개봉했다.[1]

그러니까 트로이의 헥토르를 보고 이안이 에릭 바나를 데려가 헐크를 찍었다는 순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헐크》를 이미 찍은 상태에서 다음 해 《트로이》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영화 평가는 헐크보다 헥토르 쪽이 압승했다.

에릭 바나는 헥토르 배역과 상당히 잘 맞아서 브래드 피트가 대놓고 주인공인데도 영화를 보고 나면 헥토르가 더 기억에 남는 사람도 많다.

감독판

극장판은 약 163분이지만 이후 Director's Cut이 공개됐다.

감독판은 약 196분으로 30분 이상 길어졌으며 전투 장면과 캐릭터 묘사가 추가되고 일부 장면의 폭력성이 강해졌다.

다만 음악 편집도 일부 변경돼 극장판의 제임스 호너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린다.

시간 있으면 감독판으로 보는 것도 괜찮다.

3시간 넘는다.

트로이 전쟁은 원래 10년 했으니 참아라.

트로이 목마

참고로 이때 사용되었던 트로이 목마는 현재 트로이 유적지가있는 터키 차낙칼레에 기증하여 차낙칼레에 가면 전시되있는 트로이 목마를 볼수있다.

이건 진짜다.

영화 촬영에 사용된 대형 목마 세트는 촬영이 끝난 뒤 2004년 튀르키예 차낙칼레에 기증됐고 현재도 차낙칼레 해안가에 전시되어 있다.

차낙칼레 시내의 대표적인 관광물 중 하나라 영화 보고 여행 가면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물론 트로이 유적지에 가도 또다른 목마가 전시되어있지만 자신이 고고학에 매료되어 돌덩이들에게 헐떡거리지 않을거면 가지 않는것을 추천한다.

트로이 유적지랑 차낙칼레는 조금 떨어져있어서 가는것도 힘들고 막상 가도 볼것이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디시인들은 그냥 차낙칼레 해변에 전시 되어있는 트로이 목마를 구경하도록하자.

정확히는 차낙칼레 시내에 있는 목마와 트로이 고고유적지에 있는 목마는 서로 다른 물건이다. 차낙칼레 해안의 것은 영화 《트로이》 촬영에 실제 사용된 소품이고, 유적지의 목마는 관광객을 위해 별도로 만든 재현물이다.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면 유적지는 당연히 갈 가치가 있다. 트로이는 한 도시가 한 번 존재하고 끝난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대의 도시층이 겹겹이 쌓인 유적이라 고고학적으로는 존나 중요한 장소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 보러 튀르키예까지 간 사람에게는 돌담만 존나 보일 수 있다.

그럴 거면 차낙칼레에서 영화 목마 보고 케밥 먹는 게 만족도가 높을 수도 있다.

평가

개봉 당시 평단 평가는 의외로 그냥저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규모 전투 장면,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결투,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고대 전쟁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브래드 피트의 아킬레우스와 에릭 바나의 헥토르가 영화의 대부분을 먹여살린다.

올랜도 블룸의 파리스도 다른 의미로 존나 기억에 남는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혼자 코끼리까지 잡던 새끼가 여기서는 형 다리 붙잡고 살려달라고 한다.

활을 들어라 레골라스.

여담

  • 감독은 《특전 U보트》, 《에어 포스 원》 등을 만든 볼프강 페테르젠이다.[1]
  • 각본은 훗날 《왕좌의 게임》 공동 제작자로 유명해진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맡았다.[1]
  • 브래드 피트는 아킬레우스 역을 위해 상당한 근육을 만들었다. 덕분에 2000년대 남자 몸짱 영화 이야기하면 아직도 이 영화 장면이 튀어나온다.
  • 헥토르를 연기한 에릭 바나는 《트로이》보다 1년 먼저 《헐크》에서 주연을 맡았다.
  • 숀 빈오디세우스 역으로 등장한다. 특이하게도 숀 빈인데 안 죽는다.
  • 더 놀라운 것은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원전에도 맞다는 점이다. 숀 빈 캐릭터치고 기적이다.
  • 트로이 목마 작전을 생각해내는 것도 오디세우스다.
  • 영화에 사용된 트로이 목마는 촬영 이후 차낙칼레에 기증되어 현재도 해안가에 전시되어 있다.
  • 미국에서는 2004년 5월 14일 개봉했다.[1]
  • AFI 기준 출연진은 브래드 피트, 에릭 바나, 올랜도 블룸, 다이앤 크루거, 브라이언 콕스 등이다.[1]
  • 영화가 신화를 대규모로 현실화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 공부용으로 보면 틀린 부분이 꽤 많다. 영화는 영화로 보고 원전은 원전으로 보자.
  • 그래도 헥토르 대 아킬레우스는 존나 멋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