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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製漢語(わせいかんご)

개요

화제한어는 말 그대로 일본에서 만들어졌거나 일본에서 새로운 의미로 정착한 한자어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보통 일본제 한자어라고도 부른다.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일본 고유의 개념을 한자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한자어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특히 메이지 유신 전후 서양의 문물과 학문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기존 동아시아의 어휘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새로운 개념들을 번역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서양의 정치, 경제, 사회, 철학, 과학 등의 개념을 한자를 조합하여 번역한 단어들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거나 기존 한자어에 새로운 의미가 붙었다.

대표적으로 사회(社會), 철학(哲學), 과학(科學) 같은 말들이 근대 일본에서 서양 개념의 번역어로 정착한 사례로 유명하며, 경제(經濟)처럼 원래 중국 고전에 존재하던 한자어가 일본에서 서양의 새로운 개념에 대응하는 의미로 재정립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화제한어라고 해서 반드시 일본인이 한자를 처음 조합해서 만든 단어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곤란하다.

문화, 민족, 자유, 자본주의, 공산주의, 경제, 정치, 사회, 과학, 화학, 물리학, 철학 등 현대 한국어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근대 학술용어와 추상어가 이런 일본의 번역 작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니네가 매일 씨부리는 한자어 중에도 화제한어나 근대 일본을 거쳐 현재의 의미가 정착한 단어가 상당히 많다는 얘기다.

다만 한국어의 한자어 대부분이 화제한어다라고 싸잡아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한국에는 일본의 근대화 이전부터 중국 고전과 한문을 통해 들어와 사용되던 한자어가 존나 많았으며, 근대 번역어 역시 중국에서 먼저 만들어진 것,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 중국의 옛 단어를 일본에서 새로운 뜻으로 재활용한 것 등이 뒤섞여 있다.

동아시아로의 확산

외국 문물이나 학문을 한자로 번역하려는 시도는 당연히 일본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청나라에서도 서양 서적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용어를 만들고 있었고, 중국에서 만들어진 번역어가 일본에 영향을 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 일본이 서양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번역 작업에서도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특히 메이지 시대에 서양의 정치학, 경제학, 철학, 자연과학 등을 일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근대 한자어가 정착했다.

그리고 청일전쟁 이후에는 상황이 묘하게 뒤집혔다. 중국의 지식인과 유학생들이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서적을 대량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일본에서 사용되던 번역어들이 되려 한자 종주국인 중국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자체적으로 만든 번역어가 있었지만 일본식 번역어와 경쟁하다 밀려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영어 society에 대응하는 말로 중국과 일본에서 여러 표현이 시도되었지만 결국 일본에서 정착한 사회(社會)가 중국에서도 일반적인 표현이 되었고, philosophy를 뜻하는 철학(哲學)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근대 번역어가 중국으로 들어간 대표적인 사례다. economy의 경우도 중국에서는 여러 번역어가 경쟁했지만 일본에서 기존 한자어인 경제(經濟)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사용한 것이 동아시아의 표준적인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단어들은 이후 한국베트남 등 다른 한자문화권에도 퍼졌다. 그래서 사회를 일본에서는 샤카이(しゃかい), 중국에서는 서후이(shèhuì), 한국에서는 사회, 베트남에서는 xã hội라고 읽는 식으로 발음은 완전히 다른데 글자의 뿌리는 같은 근대 학술용어들이 생겨났다.

일제잔재?

일부 극단적인 반일들이 일제잔재라며 아주 다양한 분야에 널리 퍼져있는 이것을 청산하자는 지랄을 하기도 한다. 이걸 청산하려면 일단 니네들 일상생활부터 교육 산업 행정 등등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거의 정지 수준으로 혼란을 빚을 것이고 뭐 원어로 가르치던지 새로운 단어를 만들던지 하는것도 존나 힘들고 오래걸릴것이다.

아니 뭐 일제잔재? 일본이 강요해서, 심어놔서 그런거라는듯 얘기하는데 사실 근대 학문을 받아들이던 조선과 이후 한국의 지식인들이 일본에서 번역된 서양 학문과 서적을 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이 상당수다. 더구나 위에서 설명했듯 일본에서 사용되던 근대 한자어가 중국으로도 대량 유입되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모든 일본식 한자어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거나 일본어의 영향을 무조건 좋게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특정 단어가 식민지 행정제도를 통해 강제로 정착했는지,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근대 동아시아 전체의 공통 학술어가 된 것인지는 서로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일본에서 만들어졌으니까 일제잔재라고 해버리면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져 중국까지 건너간 사회, 과학, 철학 같은 단어들까지 전부 같은 논리로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일반적인 반일들도 일본 싫다면서 화제한어 왜씀 이러면 반박을 못한다. 써먹어보자.

종류

화제한어라고 불리는 말들은 만들어진 방식도 여러 가지다.

  • 새로운 한자 조합을 만든 경우 : 서양에서 들어온 새로운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 한자를 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든 경우다. 철학(哲學)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 기존 한자어에 새로운 뜻을 붙인 경우 : 원래 중국 고전 등에 존재하던 단어를 서양 개념의 번역어로 다시 사용한 경우다. 경제(經濟)가 대표적인데 원래는 '경세제민(經世濟民)'처럼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정치적인 의미에 가까웠으나 근대 일본에서 economy의 번역어로 사용되면서 지금의 경제라는 의미가 정착했다.
  •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정착한 경우 : 중국에서 만들어진 번역어나 기존 한자어가 일본으로 들어가 변형되고 다시 중국이나 한국으로 퍼지는 등 기원이 한쪽으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떤 단어가 화제한어인지 따질 때는 단순히 "이 단어 일본에서도 쓰는데?" 정도로 판단하면 안 된다. 한자는 애초에 중국에서 만들어져 동아시아 전체가 오랫동안 공유했던 문자였고, 근대에는 중국과 일본의 번역가들이 서로의 번역어를 참고했기 때문에 단어 하나의 족보가 중국 → 일본 → 중국 → 한국처럼 존나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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