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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라 일! 노력해라 노오오력!
열심히 일해서 주인님을 기쁘게 해 드리자 새끼들아

김용균은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이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로 사망했으며, 이후 위험의 외주화,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논의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한 줄로 말하면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얼마나 싸구려로 취급했는지 온몸으로 고발한 사람이다. 본인은 그냥 일하러 갔는데, 사회는 그를 법 이름으로 기억하게 됐다. 이 정도면 나라가 사람에게 진 빚이 너무 크다.

개요

김용균은 1994년생으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는 2018년 12월 11일 새벽,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진 채 발견되었다.[1]

당시 김용균은 24세였다. 젊은 노동자 하나가 밤에 혼자 위험한 설비를 점검하다 죽었다. 이 문장만으로도 이미 한국 노동현장의 문제점이 줄줄이 딸려 나온다. 하청, 야간근무, 단독작업, 위험설비, 원청 책임, 안전조치 부실. 노동판 불행 키워드 세트메뉴다.

그의 사망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이 다시 크게 떠올랐다. 위험한 일은 하청에게 넘기고, 원청은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사고가 나면 노동자 개인의 문제처럼 처리되는 구조가 비판받았다.

사건

2018년 12월, 김용균은 충남 태안군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 점검 업무를 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그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고, 야간에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기계가 위험했다” 수준이 아니었다. 2인 1조 근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위험한 설비 점검이 하청 노동자에게 맡겨졌으며, 원청과 하청 사이에서 안전 책임이 흐려지는 구조가 있었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위험한 곳은 하청이 들어간다.
권한은 원청이 가진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안개가 된다.
노동자는 돌아오지 못한다.

이게 위험의 외주화다. 말은 어려운데 내용은 간단하다. 돈은 위로 가고, 위험은 아래로 간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책임은 갑자기 행방불명된다. 한국 산업현장의 전통 민속놀이다. 별로 자랑스럽지는 않다.

김용균법

김용균 사망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흔히 김용균법이라고 불렸다.

김용균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도급 제한, 하청의 재하청 금지, 작업중지권 보장, 보호 대상 확대, 산업재해 예방계획 구체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2]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 대상을 기존의 '근로자' 중심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대
  • 일부 유해·위험 작업의 사내도급 금지
  •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을 받은 유해·위험 작업의 재하도급 금지
  • 원청의 안전·보건조치 책임 강화
  • 대표이사의 안전·보건 계획 수립 의무 강화
  • 중대재해 발생 시 작업중지 명령 근거 강화
  • 법인에 대한 벌금 상한 상향

물론 법 이름이 김용균법이라고 해서 김용균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법은 늘 늦게 온다. 사람이 죽고, 여론이 끓고, 국회가 움직이고, 이름이 붙고, 조항이 생긴다. 한국식 법 개정 루틴이다. 패치노트가 항상 사망자 명단 뒤에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과의 관계

김용균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논의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김용균 사망 이후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3]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국회를 통과했고,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었다. 이 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김용균법 -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 원청 책임과 도급 제한을 강화한 법 개정
  • 중대재해처벌법 -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 처벌 가능성을 열어놓은 별도 법률
  • 김용균 사건 - 두 법 논의의 상징적 계기 중 하나

김용균이 법을 만든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법을 만들 수밖에 없게 만든 사건이었다. 이건 개인의 업적이라기보다 사회의 부채다.

재판

김용균 사망사고 이후 검찰은 2020년 8월 원·하청 기업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4]

그러나 2023년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인과관계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다.[5]

다른 일부 임직원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에게는 유죄가 확정되었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없었다.[6]

이 판결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현장을 지배했느냐, 개정 전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원청 대표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 하청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경영책임자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가 핵심이었다.

법원 입장에서는 법리의 문제였고, 유족과 노동계 입장에서는 책임의 문제였다. 그리고 한국 사회 입장에서는 “그럼 사람 죽어도 대체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

상징성

김용균은 한 개인이지만, 동시에 한국 노동현장의 여러 문제가 압축된 이름이 되었다.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그가 특별히 예외적인 곳에서 죽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평범한 구조 속에서 죽었기 때문이다. 위험한 일은 아래로 내려가고, 젊은 노동자는 혼자 일하고, 사고가 나면 회사는 법적 책임선을 따지고, 사회는 뒤늦게 분노한다.

이건 괴담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다. 그래서 더 무섭다.

김용균재단

김용균 사망 이후 그의 어머니 김미숙은 노동자 안전과 산재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고, 김용균재단이 만들어졌다. 김용균재단은 김용균 개인을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재해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7]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은 이후 산업재해 유가족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원래 평범한 어머니였던 사람이 아들의 죽음 이후 투사가 된 것이다. 이런 서사는 감동적이라고 소비하기 쉽지만, 사실은 사회가 한 사람에게 너무 잔인한 역할을 떠넘긴 것이다.

어머니가 투사가 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정상이다. 그런데 한국은 자꾸 유가족을 운동가로 만든다. 이게 제일 끔찍하다.

관련 표현

위험의 외주화

김용균 사건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위험한 업무를 원청 정규직이 아니라 하청 노동자에게 넘기는 구조를 말한다.

위험의 외주화는 외주 자체를 비판하는 말이 아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일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은 가능하다. 문제는 권한과 돈은 원청이 쥐고, 위험만 하청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전문성의 외주화는 경영전략일 수 있다. 위험의 외주화는 책임 회피다.

김용균법

김용균 사망 이후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가리키는 별칭이다. 원청 책임 강화와 유해·위험 작업 도급 제한이 핵심이다.

이름은 법에 붙었지만, 정작 김용균 본인은 그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한국 사회의 법은 종종 묘비명처럼 늦게 도착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법이다. 김용균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요구가 커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평가

김용균은 한국 노동사에서 상징적인 이름이 되었다. 그는 정치인이 아니었고, 노동운동 지도자도 아니었고, 법을 만든 사람도 아니었다. 그냥 일하러 간 노동자였다. 그런데 그가 돌아오지 못한 뒤, 한국 사회는 그제야 위험의 외주화와 원청 책임을 크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 점이 비극이다. 사람이 죽기 전에는 잘 안 들리던 말이, 사람이 죽은 뒤에는 구호가 된다.

김용균 사건은 한국 산업안전 제도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하청 노동자는 위험한 곳에서 일했고, 원청은 책임에서 멀어졌고, 법은 뒤늦게 움직였고, 재판은 책임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의 이름을 단 법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김용균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법 이름이 많아지는 사회보다, 법 이름이 될 사람이 안 나오는 사회가 훨씬 낫다.

관련 문서

각주

  1. 연합뉴스,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 확정…'중대재해법 필요한 이유'」, 2023.12.07,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7065153004
  2. 연합뉴스, 「원청책임·처벌 강화 '김용균법' 본회의 통과」, 2018.12.27, https://www.yna.co.kr/view/AKR20181227161251001
  3. 경향신문, 「‘중대재해처벌법’ 초석 놓은 김용균 사망 사건 오늘 대법 선고」, 2023.12.07, https://www.khan.co.kr/article/202312070806001
  4. 연합뉴스,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 확정…'중대재해법 필요한 이유'」, 2023.12.07,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7065153004
  5. 연합뉴스,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 확정…'중대재해법 필요한 이유'」, 2023.12.07,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7065153004
  6. 연합뉴스,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 확정…'중대재해법 필요한 이유'」, 2023.12.07,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7065153004
  7. 한겨레, 「'김용균재단' 세운 김미숙 대표 '사람 기리는 재단 아니다'」, 2019.10.24,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44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