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은 서울특별시 용산구의 옛 주한미군 용산기지 부지와 주변 지역에 조성 중인 국가공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계획됐으며, 미군기지와 주변 시설을 포함한 약 300만㎡ 규모의 부지를 장기적으로 공원화하는 사업이다.[1]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 정도 크기의 땅이 통째로 공원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부터 상당히 특이하다. 문제는 이곳이 지난 100년 넘게 군사기지로 사용된 땅이라 미군기지 반환부터 토양오염 정화, 기존 시설 보존, 교통 문제, 대통령실 이전, 주택 공급까지 온갖 국가급 떡밥이 전부 한데 얽혀 있다는 점이다.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등 주변 시설도 용산공원 정비구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미군으로부터 먼저 반환받은 일부 지역은 2023년부터 용산어린이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개방돼 있다.[2]
역사
조선 시대 이전
현재 용산공원 일대는 한강과 가까운 서울 남쪽의 넓은 평지였다.
용산이라는 이름 자체는 한강변의 산세가 용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한강 수운과 군사시설이 위치한 교통 요지였다. 지금처럼 서울의 한복판이라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한강을 이용해 물자가 들어오는 중요한 지역이었다.
청일전쟁 이후
용산이 본격적인 외국군 주둔지가 된 것은 19세기 말부터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일본군이 용산 일대를 군사기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1904년 일본은 대규모 토지를 군용지로 강제 수용했다.
이후 일제강점기 동안 용산에는 일본군 제20사단 사령부와 관련 군사시설이 들어섰다. 현재 용산기지의 기본적인 공간 구조 역시 이 시기에 형성된 부분이 많다.
따라서 흔히 "미군이 70년 동안 사용한 땅"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군사기지로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역사는 훨씬 오래됐다.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을 개방하면서 120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돌아온 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2]
주한미군 용산기지
1945년 일본이 패망한 이후 일본군 시설을 미군이 접수하면서 용산에는 미군이 주둔하게 됐다.
한국전쟁 기간에는 북한군과 중국군이 일시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전쟁 이후 다시 미군기지가 됐다. 이후 용산기지는 주한미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이 위치한 주한미군의 핵심 기지로 사용됐다.
서울 한복판에 거대한 외국군 기지가 존재하면서 도시 공간이 남북으로 단절된다는 문제도 계속 제기됐다. 남산에서 한강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간 한가운데에 철조망 쳐진 군사기지가 수십 년 동안 버티고 있었으니 서울 도시계획 입장에서는 꽤 골치 아픈 존재였다.
미군기지 이전
1990년대부터 한국과 미국은 용산기지 이전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평택시의 캠프 험프리스를 확장해 주한미군 주요 시설을 이전하는 계획이 구체화됐으며, 2004년 한미 양국이 용산기지 이전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주한미군사령부를 비롯한 주요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용산기지 부지가 순차적으로 한국에 반환되기 시작했다.
다만 기지를 이삿짐 싸듯 하루 만에 전부 반환한 것이 아니라 시설별 협상과 환경조사 등이 필요해 반환 작업은 매우 느리게 진행됐다. 2020년 12월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에도 여러 차례 부분 반환이 이뤄졌으며, 2026년 현재도 일부 시설은 반환 협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3]
국가공원 계획
정부는 미군기지가 이전한 자리를 대규모 국가공원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2007년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일반 도시공원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조성·관리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추진됐다.
2011년에는 첫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이 수립됐고 이후 기지 반환 상황과 주변 개발계획 변화에 맞춰 여러 차례 변경됐다.[4]
2021년 2차 변경계획에서는 기존 약 243만㎡였던 공원 부지를 약 300만㎡로 확대했다.
추가 편입된 대표적인 시설은 다음과 같다.
이를 통해 남산에서 용산공원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녹지축을 조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1]
2024년 말 기준 용산공원 조성지구의 계획 면적은 약 300만1606㎡다. 다만 미군으로부터 아직 반환되지 않은 지역과 미 대사관 관련 시설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전체적인 조성 일정은 계속 변경되고 있다.[5]
용산어린이정원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부지 가운데 일부는 정식 용산공원 조성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시민에게 개방됐다.
2023년 5월 4일 약 30만㎡ 규모의 지역이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문을 열었다.[2]
이 지역은 과거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의 학교와 운동장 등이 있던 곳으로, 잔디마당과 어린이 야구장, 전시공간, 카페 등이 조성됐다. 이후 분수정원과 테니스장 등도 추가됐다.
용산공원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반환 부지를 임시로 활용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식 공원 조성 과정에서 현재 시설의 위치나 활용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문제
용산공원 사업에서 가장 오래되고 골치 아픈 문제 가운데 하나다.
용산기지는 수십 년 동안 군사시설로 사용됐고 주유시설, 차량정비소, 발전시설 등이 존재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확인됐다.
한미 공동 환경조사에서는 일부 반환 부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계열 물질, 비소, 아연, 납, 수은 등 각종 오염물질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6]
특히 용산어린이정원이 개방될 당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는 정화가 완료되지 않은 지역을 어린이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개방 지역에 흙을 덮고 잔디를 조성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했으며,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의 공동 환경 모니터링 결과 임시 이용에는 안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2]
다만 이는 공원 전체의 오염이 완전히 정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환되는 지역마다 다시 조사를 해야 하고, 최종 공원 조성 단계에서는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본격적인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2026년 주택 공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았다. 주거지역은 공원보다 토양환경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주택을 건설하려면 토양조사와 정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6]
조성 지연
원래 용산공원은 미군기지 이전 이후 비교적 빠르게 조성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에서는 계속 일정이 밀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군기지 반환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부지 전체가 한국 정부에 넘어와야 본격적인 조사와 설계를 할 수 있는데 일부 시설은 여전히 미군이나 미국 정부가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오염 정화, 기존 건축물 보존 여부, 주변 교통망, 대통령실 관련 시설, 미국대사관 시설 이전 등 변수가 계속 생기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첫 종합기본계획을 만든 이후 수차례 계획을 수정했으며 2026년에도 다시 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 조성계획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체 공원이 언제 완성될지는 여전히 확정하기 어렵다.[5]
기존 건축물 보존
용산기지 내부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사용했던 건물부터 미군 주둔 시기에 건설된 시설까지 상당수의 건축물이 남아 있다.
정부는 이들 건물을 전부 철거하고 잔디밭으로 만드는 대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일부 시설을 보존해 전시관이나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용산공원은 단순한 자연공원이라기보다 한국 근현대사의 군사·외교 역사를 함께 보여주는 역사문화공원 성격도 가진다.
반면 일본군과 미군 시설을 어느 정도까지 보존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역사적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주장과 식민지·외국군 시설을 과도하게 보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하면서 용산공원 계획에도 큰 변수가 생겼다.
대통령실 바로 앞에 위치한 반환 부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먼저 개방됐고, 대통령실 주변 보안과 공원 동선 등을 공원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후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가 추진되면서 다시 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용산공원 사업이 워낙 장기 사업이다 보니 정부가 바뀔 때마다 주변 여건이 하나씩 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5]
주택 공급 논란
2026년 8월에는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되면서 대규모 논란이 발생했다.
8월 1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어린이정원뿐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쟁이 시작됐다.[7]
보도가 나오자 용산공원 전체를 밀어 아파트를 짓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커졌고, 국토부는 이후 공원 전체 개발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8월 19일 국회에서 공원과 녹지 기능을 이미 상실한 일부 부지에 한해 청년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8]
후보지로는 이미 건물이 존재했던 장교숙소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 군인아파트 부지, 용산어린이정원 일부 등이 거론됐다.[6]
서울시의 반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용산공원의 본체 부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데 강하게 반대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이 수십 년 동안 계획해온 서울 도심의 핵심 녹지이며, 한번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공원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공원 외곽의 캠프 킴, 경리단 부지, 외교부 주차장 등 주변 국공유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제안했다.[9]
8월 26일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이 다시 만나 논의했으나 용산공원 본체 개발 여부에 대한 입장 차이는 완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오 시장은 대체부지로 탄천물재생센터 등을 제안했고, 김 장관은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10]
같은 날 김 장관은 정부가 추가 발표할 신규택지에 용산공원이 포함돼 있지는 않으며, 반드시 용산공원이어야 한다는 입장도 아니라고 밝혔다.[11]
따라서 2026년 8월 현재 용산공원에 주택을 실제로 짓기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여러 공급 후보지를 검토하는 단계이며, 공원 부지 활용 여부와 범위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공원 개발을 둘러싼 의견
공원 보존론
용산공원을 원래 계획대로 최대한 넓은 녹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300만㎡에 가까운 대규모 녹지를 새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근거다.
특히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도심 열섬 완화, 생태계 복원 등의 측면에서 장기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세계 주요 도시가 센트럴파크나 하이드파크 같은 대규모 도심 공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자주 언급된다.
복합개발론
반대로 땅 전체를 반드시 공원으로만 사용할 이유가 있느냐는 주장도 있다.
용산은 서울에서도 교통과 일자리가 집중된 초핵심 지역이며, 주택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미 건물이 존재하거나 녹지 기능이 낮은 일부 지역까지 모두 공원으로 묶는 것은 토지 활용 효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주택처럼 시장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을 위한 주택을 공급한다면 공익적인 목적이 있다는 논리도 있다.
결국 논쟁은 약 300만㎡ 전체를 개발할 것이냐 보존할 것이냐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기존 시설이 들어서 있던 일부 지역까지 어느 정도를 공원으로 봐야 하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주변 지역
용산공원 주변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시설들이 대거 위치한다.
향후 용산국제업무지구까지 개발되면 서울에서 가장 큰 업무·상업지구 가운데 하나와 대규모 국가공원이 바로 붙게 된다.
여담
- 흔히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비교돼 한국의 센트럴파크라는 표현이 언론에서 자주 사용된다. 다만 역사나 개발 방식이 완전히 다른 만큼 공식 명칭은 아니다.
- 계획 면적만 보면 약 300만㎡로, 센트럴 파크의 약 341만㎡와 비슷한 규모다.
- 미군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서울 시민들도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 일부 지역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시설과 미군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상당히 많이 보존돼 있다.
- 용산공원 전체가 현재 자유롭게 개방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용산어린이정원 등 반환 및 임시 개방이 완료된 일부 구역이다.
- 공원 조성사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에는 별도의 용산공원 관련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12]
같이 보기
- ↑ 1.0 1.1 용산공원 부지 300만㎡로 확대…옛 방사청 부지 등 57만㎡ 편입. 연합뉴스 (2021년 12월 27일).
- ↑ 2.0 2.1 2.2 2.3 120년 금단의 땅 ‘용산어린이정원’으로…5월 4일 개방.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3년 4월 25일).
- ↑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주요 성과. 대한민국 정부.
- ↑ 용산공원 부지 300만㎡로 확대…57만㎡ 신규 편입. 연합뉴스 (2021년 11월 24일).
- ↑ 5.0 5.1 5.2 ‘한국의 센트럴파크’ 용산공원, 내년에 조성계획 나온다. 조선비즈 (2026년 2월 12일).
- ↑ 6.0 6.1 6.2 ‘어린이정원이냐 장교숙소냐’ 선택이 먼저일까···용산공원 주택 최대 난제는. 경향신문 (2026년 8월 24일).
- ↑ 국토장관 "용산공원 전체 주택공급 검토…20일 오세훈 면담". 연합뉴스 (2026년 8월 14일).
- ↑ 국토장관 "용산공원 전체에 주택짓지 않아…녹지 상실한곳 대상". 연합뉴스 (2026년 8월 19일).
- ↑ 오세훈 "국토장관과 용산공원 평행선…인근 부지 절충안으로 제안". 연합뉴스 (2026년 8월 20일).
- ↑ 오세훈 "국토장관, 대체부지 검토하겠다 말해…의견 좁힌 느낌". 연합뉴스 (2026년 8월 26일).
- ↑ 국토장관 "신규택지에 용산 포함안돼…탄천자료 검토할 것". 연합뉴스 (2026년 8월 26일).
- ↑ 공원정책과 부서별 직원안내.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