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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이라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지금 세상이 왜 이 꼬라지인지 알려면 결국 옛날 사람들이 뭔 짓을 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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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Philadelphia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이자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대도시 중 하나다. 보통 줄여서 필리(Philly)라고 부르며, 뉴욕과 워싱턴 D.C. 사이에 끼어 있어서 한국인 입장에서는 그냥 미국 동부 도시 하나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미국 역사 파고들기 시작하면 존나 자주 튀어나온다.
도시 이름 Philadelphia는 그리스어로 대충 형제애라는 뜻이라서 별명도 City of Brotherly Love인데, 막상 스포츠 경기장에서 상대팀 팬들한테 하는 짓을 보면 이름 지은 새끼가 미래를 못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역사에서는 거의 성지급 도시이며, 독립선언문이 채택된 독립기념관과 자유의 종이 여기 있다. 한때 미국 수도 역할까지 했으니 그냥 오래된 동네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질 때 회의 존나 많이 하던 곳이라고 보면 된다.
역사
1682년 윌리엄 펜이 세웠다. 펜실베이니아라는 이름 자체가 윌리엄 펜 가문에서 나온 것이고, 펜은 당시 유럽 기준으로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종교적 관용을 강조하면서 계획도시 형태로 필라델피아를 만들었다. citeturn380694search1turn380694search2
이후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국령 북아메리카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가 되었고, 미국 독립전쟁 시기에는 제1차·제2차 대륙회의가 열리며 역사책에서 이름을 도배하기 시작한다. 1776년에는 여기서 미국 독립선언이 채택되었고 1787년에는 미국 헌법을 만드는 제헌회의도 열렸다.
그러니까 미국 역사책 초반부를 대충 요약하면
| “ |
보스턴에서 싸움남 → 필라델피아에 모여서 회의함 → 또 필라델피아에서 나라 만듦 |
” |
수준이다.
1790년부터 1800년까지는 워싱턴 D.C.가 제대로 수도 역할을 하기 전 미국의 임시 수도 역할까지 했다. 그래서 독립기념관 일대에 가면 건물들이 죄다
| “ |
여기서 미국 역사상 존나 중요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
” |
라고 써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미국판 경주인데 건물들이 좀 더 멀쩡하게 남아 있는 느낌이다.
독립기념관
Independence Hall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
1776년 미국 독립선언문이 채택됐고 1787년 미국 헌법이 논의·서명된 장소로, 그냥 미국이라는 나라의 세이브포인트 같은 곳이다. 주변에는 자유의 종도 있어서 미국 역사 관광하러 왔다면 사실상 강제로 들르게 된다.
건물 자체는 생각보다 엄청 크거나 화려하지 않다. 처음 보면
| “ |
미국 독립한 데가 여기라고? |
” |
싶을 정도로 얌전하게 생겼는데, 세계사적 중요도는 건물 크기랑 아무 상관이 없다.
도시
필라델피아는 미국 동북부 대도시답게 오래된 도심과 현대적인 고층빌딩이 섞여 있으며, 델라웨어강과 스쿨킬강 사이에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뉴욕처럼 모든 게 미친 듯이 비싸고 거대한 느낌도 아니고 워싱턴처럼 정부기관 냄새만 나는 도시도 아니라, 좋게 말하면 생활감 있고 나쁘게 말하면 좀 낡고 거친 동네라는 인상이 강하다.
센터시티 쪽은 고층건물, 박물관, 대학, 식당이 몰려 있어서 상당히 번듯한데 몇 블록만 벗어나면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우도 많다. 미국 대도시 중에서도 동네별 격차가 눈에 상당히 잘 보이는 편이다.
그리고 벽화가 엄청 많다. 도시 곳곳에 대형 벽화가 붙어 있어서 그냥 오래된 벽돌도시 느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즈스테이크
필라델피아를 대표하는 음식.
얇게 썬 쇠고기를 철판에서 볶은 뒤 길쭉한 빵에 넣고 치즈를 존나게 얹어서 먹는다. 기본은 고기 + 치즈 + 양파 정도인데 치즈로 프로볼로네, 아메리칸 치즈, 또는 Cheez Whiz라는 노란 치즈소스를 사용한다.
1930년대 필라델피아 남부에서 Pat과 Harry Olivieri 형제가 만들어 팔기 시작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도시 전체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citeturn380694news64
처음 보면
| “ |
이게 그렇게 유명할 음식인가? 그냥 고기빵인데 |
” |
싶지만 고기 기름에 치즈까지 처발라놓아서 맛이 없기가 더 어렵다.
문제는 필라델피아 사람들 앞에서 어디 치즈스테이크가 제일 맛있냐고 물어보면 전쟁이 시작된다는 것.
가장 유명한 곳은 길 건너편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장사하는 Pat's King of Steaks와 Geno's Steaks인데,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간다. 다만 현지인들은 다른 집이 더 맛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 “ |
필라델피아 최고의 치즈스테이크 어디임? |
” |
이라는 질문은
| “ |
한국에서 제일 맛있는 국밥집 어디임? |
” |
이랑 비슷한 문제다.
답이 없다. 그냥 가까운 데 가서 처먹어라.
록키
필라델피아 관광의 다른 한 축.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 록키 발보아가 훈련하다가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을 뛰어올라 두 팔을 번쩍 드는 장면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 결과 지금도 관광객들이 미술관에 와서 계단 72개를 뛰어올라가 똑같이 두 팔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공식 관광 사이트에서도 거의 필라델피아 방문 통과의례 취급하고 있다. citeturn380694search3turn380694search10
원래는 미술관 계단인데 사람들에게는 그냥
록키 계단
이다.
미술관:
| “ |
저희는 세계적인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
” |
관광객:
| “ |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다 |
” |
건물 주인보다 영화가 유명해져버렸다.
계단 아래에는 아예 록키 동상까지 세워져 있다.
스포츠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도 스포츠에 미쳐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NFL의 필라델피아 이글스, MLB의 필라델피아 필리스, NBA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NHL의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가 있으며 MLS에는 필라델피아 유니언도 있다. 주요 프로스포츠팀 상당수가 사우스 필라델피아에 몰려 있다. citeturn380694search5turn380694search11
근데 팀보다 더 유명한 게 팬들이다.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하다.
팀이 못하면 상대팀보다 자기 팀부터 야유한다. 상대팀 선수가 잘하면 야유하고 심판이 이상하면 야유하고 자기 팀 선수가 실수하면 당연히 야유한다.
요약하면
| “ |
잘해라 씨발. |
” |
라는 매우 단순한 팬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냥 막장 팬덤이라고 하기에는 팀에 대한 충성심도 엄청 강해서, 잘할 때는 도시 전체가 미쳐버리는 수준으로 응원한다.
필라델피아 이글스
미식축구 팀.
필라델피아 스포츠 중에서도 특히 팬덤이 강한 편이며 NFL 시즌에는 사실상 도시 종교가 된다.
이글스가 잘하면 도시 분위기가 좋아지고 못하면 다음날 직장에서도 욕한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메이저리그 구단.
1883년부터 같은 도시와 같은 이름을 유지한 유서 깊은 구단이며, 빨간색 유니폼과 미친 팬들로 유명하다.
오클랜드 어슬래틱스가 원래 필라델피아에서 시작한 구단이라, 옛날에는 이 도시에 MLB 팀이 두 개나 있었다. 어슬래틱스가 1954년 이후 떠나면서 필리스만 남았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NBA 팀.
팀 이름인 76ers부터 1776년 미국 독립을 가리킨다.
이 도시 새끼들은 스포츠팀 이름에서도 독립전쟁을 못 놓는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NHL 아이스하키 팀.
1970년대의 거친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Broad Street Bullies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도시 이미지하고 상당히 잘 맞는다.
대학
교육도시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가 있으며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다. 이름 때문에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랑 헷갈리는 인간이 많은데 완전히 다른 학교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 = UPenn = 아이비리그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 Penn State = 다른 학교
둘 다 펜실베이니아에 있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의 분교 그런 거 아니다.
이 밖에도 템플대학교, 드렉셀대학교 등이 있어서 대학생도 상당히 많다.
도시 이미지
미국 독립의 요람이라는 존나 근엄한 이미지와 치즈 범벅 고기샌드위치 먹으면서 스포츠 경기장에서 욕하는 이미지가 동시에 존재한다.
낮:
독립기념관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움.
저녁:
치즈스테이크 처먹음.
밤:
이글스 경기 보면서 심판한테 FUCK YOU 외침.
완벽한 필라델피아 관광코스.
미국 동부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도시 중 하나인데 동시에 노동자 도시, 스포츠 도시라는 이미지도 강해서 보스턴과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다만 보스턴이 대학과 뉴잉글랜드 엘리트 이미지까지 같이 들고 있다면 필라델피아는 좀 더 거칠고 생활감 있는 도시로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범죄와 도시문제
필라델피아도 다른 미국 대도시처럼 빈곤, 마약, 치안과 지역 격차 문제가 있다.
특히 켄싱턴 일대는 마약 문제로 미국 언론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인터넷에서 길거리 약물중독자 영상만 보고 필라델피아 전체가 무슨 좀비 아포칼립스 도시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그건 과장이다.
센터시티, 대학가, 관광지, 주거지역 등은 각각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고 미국 도시답게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체감이 심하게 달라진다.
그러니까 유튜브에서
| “ |
PHILADELPHIA IS DESTROYED!!! |
” |
같은 썸네일 하나 보고 도시 전체를 판단하지 말자.
미국 인터넷은 원래 도시 하나 망했다고 선언하는 걸 좋아한다.
기타
도시 애칭은 Philly.
미국 독립과 관련된 역사유적이 엄청 많아서 미국 학생들의 수학여행 목적지로도 자주 등장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오랫동안 활동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록키 계단 말고도 실제로 상당히 큰 미술관이다. 관광객들이 계단만 뛰고 내려가서 그렇지.
미국에서 최초로 동물원, 도서관, 병원 등 별별 미국 최초 타이틀을 주장하는 시설들이 많다. 도시 역사가 오래됐으니 당연히 이런 게 많다.
미국 독립의 상징과 스포츠 훌리건 이미지가 공존하는 기묘한 곳이다.
치즈스테이크 외에도 소프트 프레첼, 로스트 포크 샌드위치, 워터 아이스 등이 지역 음식으로 유명하다. 최근 2026년 월드컵 관련 관광 안내에서도 치즈스테이크, 소프트 프레첼, 워터 아이스가 대표적인 필라델피아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citeturn380694news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