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Sandoll)은 대한민국의 폰트 디자인·타입브랜딩·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1984년 석금호가 설립한 산돌타이포그라픽스를 뿌리로 하며, 국내 최초의 전문 폰트 파운드리로 출발했다. 이후 기업 전용서체와 운영체제용 한글 글꼴, 클라우드 기반 폰트 구독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현재는 폰트 제작사라기보다 폰트 IP와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에 가까운 형태로 변하고 있다.
한국에서 컴퓨터를 오래 쓴 사람이라면 산돌이라는 회사 이름을 몰라도 산돌이 만든 글꼴은 높은 확률로 이미 봤다. 애플의 한글 시스템 글꼴로 널리 알려진 Apple SD 산돌고딕 Neo, 네이버의 나눔고딕, 현대카드의 유앤아이, 삼성전자의 기업 전용서체 삼성체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글·어도비의 CJK 오픈소스 글꼴인 본고딕 한글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2014년에는 폰트를 파일로 하나씩 사서 설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 형태로 사용하는 산돌구름을 출시했고, 2022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4년에는 오랫동안 국내 폰트업계에서 경쟁관계였던 윤디자인을 인수하면서 국내 상업용 한글 폰트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쉽게 말하면 옛날에는 글꼴 만드는 회사였고, 지금은 글꼴을 만들고 팔고 빌려주고 다른 회사 글꼴까지 플랫폼에 올리고 AI까지 붙이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역사
산돌타이포그라픽스
산돌의 시작은 1984년이다. 창업자는 석금호다.
당시 국내 인쇄·출판업계에서는 한글 서체 선택지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전문적인 디지털 폰트 산업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산돌에 따르면 석금호는 일본에서 식자용 한글을 수입해 사용하던 현실에 충격을 받고 직접 한글 글꼴을 만들기 위해 산돌타이포그라픽스를 설립했다. 이 때문에 산돌은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초의 폰트 파운드리라고 소개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포토샵이나 워드프로세서에서 폰트를 골라 쓰는 것이 너무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폰트가 소프트웨어 상품이라는 개념부터 생소했다. 한글은 영문 알파벳보다 제작 난이도도 훨씬 높다. 영문 기본 알파벳은 대문자와 소문자를 합쳐 수십 글자면 기본적인 글꼴 형태를 만들 수 있지만, 한글 완성형 글꼴은 수천 개의 음절을 디자인해야 한다.
그러니까 폰트 디자이너가 “ㄱ 하나 예쁘게 그렸으니 오늘 일 끝” 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한글의 자소가 초성·중성·종성으로 결합되면서 글자마다 균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천 글자의 크기와 무게, 자간, 곡선 형태를 일관되게 맞춰야 한다. 산돌은 이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몇 안 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법인화와 디지털 폰트
1990년대 컴퓨터와 전자출판이 확산되면서 폰트 산업도 빠르게 디지털화됐다. 산돌은 1992년 대표적인 본문용 서체 가운데 하나인 산돌 제비를 개발했고, 1995년에는 한글과컴퓨터에 서체 패키지를 공급했다.
1997년에는 주식회사 산돌커뮤니케이션으로 법인 전환했다. 이 시기부터 폰트가 인쇄소에서 사용하는 전문도구에 머물지 않고 일반 PC 사용자에게도 익숙한 상품이 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불법복제였다. 1990~2000년대에는 폰트 파일 하나 구해서 복사 → 붙여넣기 → Windows Fonts 폴더에 넣기하면 끝이었기 때문에 불법 공유가 굉장히 쉬웠다. CD 한 장에 폰트 수백 개 넣어서 친구끼리 돌려쓰는 것도 흔했다.
폰트회사 입장에서는 수천 글자 죽어라 그렸는데 인터넷 카페에서 ZIP 파일 하나로 다 퍼짐이라는 환장할 상황이었다.
이 문제는 훗날 산돌이 클라우드 기반 폰트 서비스로 전환하는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된다.
기업 전용폰트
산돌이 크게 성장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기업 전용폰트다. 기업 전용폰트는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가 자기 회사에서만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서체다. 예전 기업 브랜딩은 로고와 색상 정도만 통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 글꼴 자체도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로 보기 시작했다.
산돌은 이 시장에서 상당히 일찍 자리 잡았다.
2003년 현대카드의 전용서체 유앤아이를 개발하면서 기업 전용폰트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현대카드는 광고와 카드 디자인, 매장, 문서 등 거의 모든 접점에서 같은 서체를 사용했고, 이는 국내 기업 브랜딩에서 전용폰트의 효과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이후 산돌은 삼성전자, 네이버, 애플, KT, LG, SK텔레콤 등 여러 대기업과 전용서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로고 박을 수 없는 곳에서도 글자만 보면 우리 회사 느낌이 나게 만드는 것이 전용폰트의 목적이다. 그래서 전용폰트 제작은 단순히 예쁜 글자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 사용환경,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의 가독성, 숫자와 영문 디자인, 해외언어 지원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재 산돌은 이런 작업을 타입브랜딩이라고 부르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
맑은 고딕
2002년 산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맑은 고딕 프로젝트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맑은 고딕은 이후 Windows Vista부터 한국어 Windows의 대표적인 UI 글꼴로 자리 잡았다. 산돌은 이 프로젝트에서 한글 폰트를 화면에서 선명하게 표시하기 위한 힌팅 기술과 관련된 작업에 참여했다.
CRT 모니터 시대에서 LCD와 고해상도 화면으로 넘어가던 당시에는 폰트를 종이에 예쁘게 뽑는 것과 화면에서 9~12픽셀 크기로 안 깨지게 보이게 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특히 한글은 획이 많아 작은 크기에서 쉽게 뭉개진다.
이런 시스템 글꼴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서체 제작보다 기술적인 요구사항이 훨씬 높다.
현대카드 유앤아이
2003년 현대카드 전용서체 유앤아이를 개발했다. 국내 기업 전용폰트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현대카드는 당시부터 디자인을 브랜드 경쟁력으로 강하게 밀고 있었고, 전용 글꼴까지 일관되게 사용하는 방식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이후 대한민국 기업들이 우리도 회사 폰트 하나 만들자하기 시작하면서 전용폰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삼성체
2008년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체를 개발했다. 산돌 연혁에서는 이를 국내 최초 기업 전용폰트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현대카드 유앤아이 등 앞선 전용서체 프로젝트와의 용어 구분에 따라 설명이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삼성전자라는 초대형 기업이 공식적인 브랜드 글꼴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나눔고딕
2008년에는 네이버와 함께 나눔고딕을 개발했다. 나눔고딕은 무료로 배포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글 글꼴 가운데 하나가 됐다. 특히 웹사이트와 문서작성에서 많이 사용됐다. 당시 상업용 한글폰트 상당수가 유료였던 상황에서 대기업이 고품질 한글 글꼴을 무료 배포한 것은 꽤 큰 사건이었다.
이후 무료폰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지방자치단체·기업·공공기관들이 자체 글꼴을 무료로 공개하는 흐름도 크게 늘었다.
Apple SD 산돌고딕 Neo
2011년에는 산돌고딕 Neo 시리즈를 개발했다. 이 가운데 Apple SD 산돌고딕 Neo는 애플의 OS X와 iOS 한글 시스템 폰트로 탑재되면서 대중적으로 매우 유명해졌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회사 이름을 몰라도 매일 산돌 글꼴을 보고 살았던 셈이다.
산돌고딕 Neo는 디지털 화면에서의 가독성을 중점적으로 설계한 고딕계열 서체로,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획이 뭉개지지 않도록 글자폭과 공간을 정교하게 조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산돌이 단순한 국내 출판용 폰트업체에서 글로벌 IT기업과 시스템 폰트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본고딕
2014년 구글과 어도비가 공동으로 개발한 CJK 오픈소스 글꼴 Noto Sans CJK / Source Han Sans, 한국에서는 흔히 본고딕이라고 부르는 프로젝트에 산돌이 참여했다. 산돌은 한글 디자인을 담당했다. CJK는 Chinese, Japanese, Korean을 의미한다.
중국어·일본어·한국어는 한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글자의 구조와 사용습관은 상당히 다르다. 그래서 한 폰트 패밀리 안에서 세 언어의 디자인을 통일하면서도 각각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산돌은 대규모 다국어 글꼴 제작경험을 쌓았다.
이후 IBM Plex Sans의 한국어·중국어 작업 등 글로벌 다국어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산돌구름
산돌의 사업구조를 가장 크게 바꾼 서비스가 산돌구름이다. 2014년 출시됐다.
기존에는 폰트를 구매하면 파일을 내려받아 PC에 설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산돌구름은 이걸 구독서비스로 바꿨다.
사용자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클라우드를 통해 여러 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출시 당시에는 월 9,900원으로 수백 종의 폰트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넷플릭스나 Adobe Creative Cloud 같은 구독서비스가 너무 익숙하지만 2014년에는 국내 폰트업계에서 꽤 새로운 방식이었다.
폰트 입장에서는 특히 장점이 많았다. 기존 방식은 사용자가 폰트 파일 자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매 → 파일 복사 → 친구에게 전달 → 인터넷 업로드가 너무 쉬웠다.
산돌구름은 파일 소유보다 사용권을 중심으로 바꾸면서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줄였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폰트를 하나씩 구매하는 대신 여러 폰트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재 산돌구름은 산돌 자체 폰트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여러 국내외 폰트 회사와 독립 디자이너의 글꼴을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확대됐다.
그래서 지금 산돌의 핵심 경쟁력은 폰트를 잘 만드는 회사 뿐 아니라 폰트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데 있다.
폰트 라이선스
폰트 업계를 모르는 일반인들이 제일 헷갈리는 부분이다. “폰트 돈 주고 샀는데 왜 마음대로 못 씀?” 이라는 문제다.
폰트는 일반적인 그림파일과 조금 다르다. 폰트 파일 자체가 소프트웨어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고, 사용범위에 따라 라이선스가 별도로 나뉘기도 한다.
과거 국내 폰트업계에서는
- 문서작성
- 인쇄
- 웹
- 영상
- 방송
- 로고
- 상품
- 임베딩
등 사용처에 따라 라이선스가 복잡하게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폰트 샀음 → 디자인함 → 갑자기 이 용도는 별도 라이선스 필요함이라는 일이 생겼다.
이 복잡한 라이선스 구조는 국내 폰트업계 전체가 욕을 존나 많이 먹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산돌은 2020년 산돌구름의 폰트 라이선스 구분을 대폭 단순화하면서 일반적인 디자인 사용에서 사용범위 구분을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편했다.
다만 프로그램이나 기기에 폰트 파일 자체를 넣는 임베딩 같은 사용은 지금도 별도 계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폰트로 포스터 만드는 것과 폰트 프로그램 자체를 앱 안에 넣어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산돌고딕
산돌고딕 계열은 산돌을 대표하는 글꼴 가운데 하나다. 오랜 기간 여러 버전이 개발됐고, 2011년에는 산돌고딕 Neo 시리즈가 나왔다.
고딕체는 장식이 적고 획 굵기가 비교적 일정한 한글 서체를 의미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화면 가독성이 좋기 때문에 UI·본문·광고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된다. 문제는 고딕체가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보면 “이거나 저거나 다 똑같은 네모난 글자인데?” 라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폰트 디자이너들은
- ㅇ 크기
- ㅅ 각도
- ㅁ 내부공간
- 받침 위치
- 숫자 높이
- 영문 x-height
- 글자폭
- 자간
같은 것을 미친 듯이 조정한다.
그래서 디자이너에게 “고딕은 다 똑같지 않음?” 이라고 하면 별로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돌명조
산돌은 고딕뿐 아니라 명조계열도 꾸준히 개발해왔다. 명조체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가 있고 획 끝에 부리 모양 장식이 있는 서체다. 서양 타이포그래피의 serif 계열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책과 긴 본문에서 많이 사용돼 왔다.
산돌은 기존 명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여러 서체를 개발했고, 산돌명조 Neo 계열도 대표적인 본문용 글꼴 가운데 하나다.
고딕이 깔끔하고 현대적이라면 명조는 책 같고 좀 더 문학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실제 폰트 디자이너 앞에서 이렇게 설명하면 너무 단순하다고 욕먹을 수 있다.
코스닥 상장
산돌은 2022년 10월 2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폰트 전문기업의 증시 상장은 국내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였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폰트 회사는 글자 몇 개 만들어서 파는 조그만 디자인회사 같지만 산돌은 이미 산돌구름이라는 구독형 플랫폼과 기업 전용폰트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었다.
상장 이후에는 단순 폰트 제작을 넘어 콘텐츠 IP와 AI, 이미지·디자인 플랫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6년 현재 대표이사는 윤영호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17길 49에 있다.
윤디자인 인수
2024년 산돌은 국내 폰트업계에서 굉장히 큰 사건을 하나 터뜨렸다. 오랫동안 대표적인 경쟁업체였던 윤디자인을 인수한 것이다.
산돌은 2024년 6월 윤디자인그룹 지분 100%를 약 155억 7천만 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윤디자인은 1989년 설립된 회사로 윤고딕, 윤명조 등 유명한 서체를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폰트업체 가운데 하나였다. 1990~2000년대 디자인업계에서 산돌 vs 윤디자인은 거의 한글 상업용 폰트 양대산맥 같은 구도였다. 그런데 한쪽이 다른 쪽을 인수해버렸다.
대한민국 폰트업계 기준으로 보면 코카콜라가 펩시를 산 것까진 아니어도, 동네에서 맨날 싸우던 두 대형 빵집 중 한쪽이 다른 쪽을 먹은 수준의 사건이었다. 산돌은 윤디자인 인수를 통해 폰트 IP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윤디자인의 글꼴들도 산돌구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폰트가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상업용 폰트 시장이 한 기업집단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어쨌든 2024년 이후 국내 폰트업계 구도는 이전과 상당히 달라졌다.
AI와 신사업
2020년대 들어 산돌은 스스로를 단순한 폰트기업보다 AI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폰트 산업 역시 생성형 AI의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글꼴 하나 만들려면 디자이너가 수천 자를 거의 일일이 제작하고 보정해야 했다. AI를 이용하면 일부 글자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나머지 글자의 형태를 예측하거나, 비슷한 폰트를 검색하고, 폰트 제작과 검수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산돌은 AI 기반 폰트 검색과 제작기술을 개발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에는 산돌AI스튜디오를 산돌구름에 공개했다.
또 자회사와 함께
- 스톡 콘텐츠
- 이미지 생성
- 이미지 편집
- 폰트 이미지 검색
- AI 기반 콘텐츠 제작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 서비스로는
- 유토이미지
- 폰트폰트
- 하마
- 엔터픽스
- 폰트위키
등이 있다.
결국 산돌이 노리는 것은 폰트 파일 파는 회사에서 디자이너가 콘텐츠 만들 때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다 파는 회사로 올라가는 것이다.
산돌과 한글
산돌은 회사 역사 자체가 한글 디지털화 과정과 꽤 많이 겹친다.
1980년대에는 전문 식자와 인쇄용 글꼴을 만들었고, 1990년대에는 PC용 디지털폰트, 2000년대에는 기업 전용서체와 운영체제 글꼴, 2010년대에는 모바일·클라우드 폰트, 2020년대에는 다국어와 AI 쪽으로 이동했다.
이걸 보면 폰트 산업이 단순히 예쁜 글씨 만드는 업종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화면 해상도가 바뀌면 폰트도 바뀌고, 스마트폰이 나오면 작은 화면용 글꼴이 필요하고, 글로벌 서비스가 나오면 여러 언어가 같은 브랜드 느낌을 가져야 하고, AI가 나오면 글꼴 제작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한글은 조합형 문자이기 때문에 기술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특히 CJK 다국어 폰트 프로젝트에서는 한국어·일본어·중국어를 동시에 지원하면서도 각 언어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보이게 해야 한다.
산돌이 애플·구글·IBM 같은 글로벌 IT회사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한 이유도 한글 글꼴 제작경험이 그만큼 오래됐기 때문이다.
실적
산돌은 규모만 보면 삼성이나 네이버 같은 거대기업과 비교할 회사는 아니지만 폰트·콘텐츠 업종 특성상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199억 원, 영업이익은 약 44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 약 157억 원, 영업이익 약 28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했다.
2026년 상반기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약 80억 원, 영업이익 약 32억 원을 기록했다.
폰트 사업은 제조업처럼 원재료를 계속 사서 물건을 찍어내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한 번 만든 폰트 IP를 여러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구독하거나 라이선스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공장에서는 자동차 한 대 더 팔려면 자동차 한 대를 더 만들어야 하지만, 폰트는 사용자 한 명 늘었다고 ㅅ자를 하나 더 그릴 필요가 없다. 이게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장점이다.
물론 대신 좋은 폰트를 계속 제작하고 플랫폼 사용자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2026년 현재 산돌은 폰트 제작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플랫폼·AI·콘텐츠 IP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핵심은 여전히 산돌구름이다.
자체 산돌폰트뿐 아니라 윤디자인을 포함한 여러 폰트 제작사의 글꼴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웹폰트와 기업용 라이선스, 브랜드 전용서체 사업까지 연결한다.
2024년 윤디자인 인수 이후에는 국내 폰트시장 내 지위가 더욱 강해졌다.
한편으로는 폰트시장 자체가 무료폰트의 증가와 생성형 AI라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네이버 나눔글꼴, 구글 Noto, 각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무료 전용폰트 등 품질 좋은 무료서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가 “굳이 돈 내고 폰트 써야 함?” 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졌다.
그래서 산돌 역시 개인 사용자에게 폰트 몇 개를 파는 전통적인 사업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
결국 구독 플랫폼 + 기업 전용폰트 + 글로벌 다국어 + AI + 콘텐츠 IP 쪽으로 계속 확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담
- 1984년 설립됐다.
- 산돌은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초의 폰트 파운드리라고 소개한다.
- 창업자는 석금호다.
- 처음 이름은 산돌타이포그라픽스였다.
- 1997년 주식회사 산돌커뮤니케이션으로 법인화됐다.
- 2018년 폰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현재의 주식회사 산돌이 설립됐다.
- 2022년 10월 2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 2026년 현재 대표이사는 윤영호다.
- 본사는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에 있다.
- 산돌고딕 계열이 가장 유명하지만 명조·손글씨·디스플레이용 등 엄청나게 많은 폰트를 만든다.
- 애플의 Apple SD 산돌고딕 Neo 제작에 참여했다.
- 아이폰을 한글로 쓰는 사람들은 한동안 거의 매일 산돌 폰트를 보고 살았다.
- 네이버의 나눔고딕도 산돌이 개발했다.
- 현대카드의 유앤아이, 삼성전자의 삼성체 등 여러 기업 전용폰트를 만들었다.
- 구글·어도비의 본고딕 프로젝트에서 한글 디자인을 담당했다.
- 2014년 클라우드 폰트 서비스 산돌구름을 출시했다.
- 출시 당시 월 9,900원으로 수백 개 폰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었다.
- 2024년 윤디자인을 약 155억 7천만 원에 인수했다.
- 윤디자인은 윤고딕과 윤명조로 유명한 회사라 국내 디자인업계에서는 꽤 충격적인 인수였다.
- 윤디자인 인수 이후 윤디자인 폰트도 산돌구름에 입점했다.
- 폰트회사답게 직원 가운데 폰트 디자이너와 타이포그래피 전문가 비중이 높다.
- 일반인은 글씨를 보고 “고딕이네.” 정도에서 끝나지만 이 회사 사람들은 ㅇ 하나의 크기 차이로 회의를 할 수 있다.
- 한글 폰트는 영문 폰트보다 제작해야 할 글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 그래서 손글씨 하나 받아서 “이거 폰트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생각보다 존나 큰 프로젝트가 된다.
- 현재는 AI를 이용한 폰트 제작과 검색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 2025년 연결 매출은 약 199억 원, 영업이익은 약 44억 원이었다.
- 2026년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은 약 32억 원이었다.
-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한민국 사람이 매일 보는 화면 속 글씨 상당수에 영향을 준 기업이다.
주요 폰트 및 프로젝트
- 산돌 제비
- 산돌고딕
- 산돌고딕 Neo
- 산돌명조 Neo
- Apple SD 산돌고딕 Neo
- 현대카드 유앤아이
- 삼성체
- 네이버 나눔고딕
- KT 올레체 Neo
- Noto Sans CJK / 본고딕
- Noto Serif CJK / 본명조
- IBM Plex Sans KR
- Samyang Neo KR
- SKT2.0
- KT 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