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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총 기준

개요

산토리일본의 종합 식음료 기업이다. 일본어로는 サントリー, 영어로는 Suntory.

위스키, 맥주, 와인, 청량음료, 커피, , 생수, 건강식품 등 별걸 다 판다. 그냥 술 회사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크고, 음료 회사라고 하기에는 위스키 존재감이 너무 세다.

일본 위스키의 대표주자이자, 일본 음료 광고 감성의 끝판왕 중 하나다. 한국에서야 산토리 하면 주로 야마자키, 히비키, 가쿠빈, 산토리 하이볼 같은 술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본에서는 보스 커피, 이로하스, 이에몬 같은 음료 브랜드도 매우 크다.

쉽게 말하면 일본 식음료판의 거대 문어발 기업이다. 술도 팔고, 커피도 팔고, 물도 팔고, 광고도 잘하고, 위스키 가격은 사람 열받게 만든다.

역사

산토리의 시작은 1899년이다. 창업자 도리이 신지로가 오사카에서 도리이 상점을 세운 것이 출발점이다.

초기에는 서양 술을 수입하거나 개량해서 파는 사업을 했다. 당시 일본에서 서양 술은 아직 낯선 물건이었다.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서양식 술을 만드는 것이 도리이 신지로의 목표였다.

1907년에는 아카다마 포트 와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산토리 초창기 성공의 기반이 되었다. 지금 보면 포트 와인이라고 하기엔 좀 일본식 감성이 섞인 물건이지만, 당시에는 꽤 대박이었다.

이후 도리이 신지로는 일본인에게 맞는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이게 산토리 역사의 핵심이 된다.

야마자키 증류소

1923년 산토리는 교토오사카 사이에 있는 야마자키 지역에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몰트 위스키 증류소를 세웠다. 이것이 야마자키 증류소다.

야마자키는 물과 습도, 기후, 지리 조건이 위스키 숙성에 좋다고 판단된 곳이다. 도리이 신지로는 스코틀랜드 위스키를 그대로 베끼기보다는 일본의 자연과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위스키를 만들고자 했다.

이후 야마자키 증류소는 일본 위스키의 성지 같은 곳이 되었다. 오늘날 야마자키 싱글몰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산토리는 일본 위스키 붐의 중심에 섰다.

문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가격이 미쳐버렸다는 점이다. 옛날에는 일본 여행 가면 한 병쯤 사올 수 있는 술이었는데, 지금은 구경만 해도 지갑이 쫄린다. 위스키가 성공하면 소비자는 행복해야 하는데, 현실은 리셀러와 프리미엄 때문에 소비자가 처맞는다.

제품군

산토리는 제품군이 매우 넓다.

주류 쪽에서는 위스키, 맥주, RTD, 와인, 리큐르 등을 다룬다. 비주류 쪽에서는 차, 커피, 생수, 탄산음료, 스포츠음료, 에너지음료, 건강식품까지 한다.

대표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이 정도면 그냥 일본 편의점 냉장고에 산토리가 잠복해 있다고 봐도 된다. 술 코너에도 있고, 커피 코너에도 있고, 차 코너에도 있고, 생수 코너에도 있다. 숨바꼭질을 해도 산토리가 이긴다.

위스키

산토리의 대표 이미지는 역시 위스키다.

산토리 위스키는 일본 위스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특히 야마자키, 하쿠슈, 히비키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야마자키는 산토리의 플래그십 싱글몰트다. 부드럽고 섬세하며, 일본 위스키 붐의 중심에 있다. 하쿠슈는 숲과 허브, 청량한 느낌이 강한 싱글몰트로 알려져 있다. 히비키는 블렌디드 위스키로, 병 디자인부터 일본 감성을 노골적으로 때려박은 술이다.

하지만 인기가 너무 올라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원액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폭등했다. 나이 표기가 붙은 제품은 구하기 어려워졌고, 면세점이나 술집에서도 가격이 예전 같지 않다.

일본 위스키 붐은 산토리에게는 축복이지만 소비자에게는 고통이다. 맛있다고 소문나면 가격이 오른다. 자본주의는 낭만이 없다.

가쿠빈과 하이볼

산토리 대중화의 핵심은 가쿠빈하이볼이다.

가쿠빈은 네모난 병 모양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산토리의 대중 위스키다. 고급 싱글몰트는 아니지만, 하이볼용으로 매우 유명하다.

일본 이자카야에서 산토리 하이볼은 거의 국민 술처럼 자리 잡았다.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시원하게 마시는 방식인데, 기름진 음식과 잘 맞고 도수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산토리는 이 하이볼 문화를 정말 잘 밀었다. 광고, 이자카야 영업, 캔 하이볼, 전용 서버까지 전방위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위스키는 아저씨들이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독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벗겼다.

요즘 한국에서도 하이볼 유행이 강해졌는데, 그 배경에는 일본식 이자카야 문화와 산토리 하이볼 이미지가 꽤 있다. 물론 한국 술집에서 산토리 하이볼이라고 해놓고 맛 이상하게 타는 집도 많다. 탄산 죽은 하이볼은 죄악이다.

히비키

히비키는 산토리의 대표 블렌디드 위스키다.

병 디자인이 매우 유명하다. 24절기를 상징하는 듯한 각진 병 디자인과 일본식 라벨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든다. 사실 술보다 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히비키는 여러 증류소의 원액을 블렌딩한 제품으로, 부드럽고 화려한 향이 특징이다. 일본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뜨면서 히비키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히비키 17년, 21년 같은 제품은 귀해지고 비싸졌다. 예전에는 비싸지만 그래도 사볼 수 있는 술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이 돈 주고 술을 사야 하나?"라는 철학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야마자키

야마자키는 산토리의 대표 싱글몰트 위스키다.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만들어지며, 일본 최초의 본격 위스키 증류소라는 상징성이 있다. 야마자키는 일본 위스키의 얼굴 같은 브랜드다.

세계적인 평가가 높아지면서 야마자키의 인기도 폭발했다. 그 결과 가격도 폭발했다. 특히 야마자키 12년, 18년, 25년 같은 나이 표기 제품은 위스키 수집가와 리셀러의 표적이 되었다.

술은 마시라고 만든 건데, 어느 순간 투자상품처럼 취급된다. 이럴 때마다 위스키는 인간의 욕망을 증류한 액체라는 생각이 든다.

하쿠슈

하쿠슈는 산토리의 또 다른 싱글몰트 브랜드다.

야마자키가 전통적인 일본 위스키의 대표 이미지라면, 하쿠슈는 숲, 허브, 청량함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하쿠슈 증류소가 산속 자연환경에 있다는 점도 브랜드 이미지에 크게 작용한다.

하이볼로 마셔도 인기가 많다. 특히 하쿠슈 하이볼은 산뜻한 느낌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이것도 가격이 오르고 구하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맥주

산토리는 맥주도 만든다.

대표 제품은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다. 일본 맥주 시장에서는 아사히, 기린, 삿포로가 강하지만, 산토리도 맥주 시장에서 존재감이 있다.

프리미엄 몰츠는 말 그대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맥주다. 부드러운 거품과 향, 고급스러운 광고를 밀었다. 일본 편의점이나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 맥주 회사들이 대체로 광고를 잘하지만, 산토리는 특히 브랜드 감성 포장을 잘한다. 그냥 맥주인데 광고를 보면 갑자기 인생이 품격 있어지는 기분이 든다. 물론 실제로는 퇴근 후 편의점 안주랑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음료 사업

산토리는 술만 파는 회사가 아니다. 음료 사업도 매우 크다.

대표적인 비주류 브랜드로는 BOSS 커피, 이에몬, 이로하스, CC 레몬, 산토리 우롱차 등이 있다.

BOSS 커피는 일본 캔커피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광고에 힘을 많이 쏟았고, 특히 토미 리 존스가 외계인 컨셉으로 나온 광고 시리즈가 유명하다. 일본 광고 특유의 이상한데 기억나는 감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에몬은 녹차 브랜드이고, 이로하스는 생수 브랜드다. 산토리는 술 회사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본 편의점 음료 코너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을 가진다.

이 회사는 사람을 취하게도 하고, 깨우기도 한다. 밤에는 위스키 팔고, 아침에는 캔커피 판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아름다운 선순환이다.

광고

산토리는 광고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일본 광고사에서 산토리 광고는 꽤 자주 언급된다. 술과 음료를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생활방식, 감성, 계절, 인간관계와 연결해 파는 데 능하다.

산토리 올드 광고, 위스키 광고, BOSS 커피 광고, 프리미엄 몰츠 광고 등은 일본 대중문화와도 이어진다.

산토리의 광고는 대체로 "이 술을 마시면 너도 멋진 인생을 사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수 있다"는 방향이다. 그리고 꽤 잘 먹힌다. 광고는 결국 착각을 예쁘게 포장하는 기술이다.

해외 진출

산토리는 일본 국내 기업에서 세계적인 주류·음료 기업으로 확장했다.

특히 2014년 미국의 을 인수한 것이 큰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짐 빔, 메이커스 마크 같은 버번 브랜드가 산토리 그룹에 들어왔다.

이후 빔 산토리라는 이름이 쓰였고, 2024년에는 Suntory Global Spirits로 이름이 바뀌었다. 산토리가 일본 위스키뿐 아니라 버번, 스카치, 진, 보드카, 데킬라, RTD까지 다루는 글로벌 주류 기업이 된 것이다.

일본 회사가 미국 버번의 대표 브랜드를 품게 된 것은 꽤 상징적이다. 옛날에는 서양 술을 따라 배우던 회사가, 이제는 서양 술 브랜드를 사서 굴리는 단계가 된 셈이다.

경영 철학

산토리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얏테 미나하레이다. 대충 "일단 해봐라"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창업자 도리이 신지로의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산토리의 기업 문화에서 자주 언급된다. 일본 최초의 본격 위스키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당시 기준으로는 꽤 무모한 도전이었다.

실제로 산토리는 초기 위스키 사업에서 바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위스키는 낯설었고, 처음부터 대박이 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밀어붙였고, 결국 일본 위스키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좋게 보면 도전 정신이고, 나쁘게 보면 기업 PR에 잘 포장된 창업 신화다. 그래도 결과를 만든 건 사실이다. 말만 "도전" 외치고 아무것도 못 만든 회사들과는 다르다.

문화 사업

산토리는 문화 사업에도 관여한다.

산토리 홀은 일본의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공연장 중 하나다. 또한 산토리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도 운영한다.

이런 활동은 기업 이미지 관리와도 연결된다. 술과 음료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도 후원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기업의 문화후원은 순수한 선행만은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 사회적 평판, 고급스러운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쨌든 좋은 공연장과 미술관이 남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쁠 건 없다.

물과 자연 이미지

산토리는 물과 자연 이미지를 매우 강조한다.

위스키는 물이 중요하고, 맥주와 음료도 물이 중요하다. 그래서 산토리는 "좋은 물", "자연", "숲", "장인정신" 같은 단어를 브랜드 이미지에 자주 쓴다.

야마자키, 하쿠슈 같은 위스키 브랜드도 자연환경과 강하게 연결된다. 하쿠슈는 숲속 증류소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밀고, 야마자키도 물과 기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이미지는 꽤 효과적이다. 술은 결국 물과 곡물과 시간으로 만든 것인데, 여기에 자연과 장인정신을 얹으면 소비자가 가격을 더 잘 납득하게 된다. 마케팅은 위대하다.

비판

산토리는 대기업인 만큼 비판도 있다.

먼저 위스키 가격 문제다. 일본 위스키 붐 이후 산토리의 인기 제품들은 가격이 크게 올랐다. 원액 부족과 수요 증가 때문이긴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일이다.

또 일본 위스키 전체가 한때 원액 표기와 생산지 문제로 논란을 겪었다. 일본 위스키라는 이름을 달고 실제로는 해외 원액을 섞은 제품들이 시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산토리는 대표 기업으로서 일본 위스키의 기준과 신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광고를 너무 잘해서 문제라는 농담도 있다. 산토리는 감성 포장을 매우 잘한다. 상품 자체도 좋지만, 광고와 브랜드 이미지가 가격에 크게 붙는다. 결국 소비자는 술을 마시는 건지, 광고가 만든 분위기를 마시는 건지 헷갈린다.

또 주류 회사라는 점에서 음주 문화와 건강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산토리는 무알코올 제품도 만들고 책임 음주 캠페인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술을 팔아 돈 버는 회사다.

평가

산토리는 일본 식음료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위스키에서는 일본 위스키의 역사를 만든 기업이고, 음료에서는 일본 편의점과 자판기 문화 속에 깊게 들어간 회사다. 맥주, 커피, 차, 생수, RTD, 건강식품까지 손을 뻗은 종합 기업이다.

좋게 말하면 장인정신과 마케팅, 제품 개발을 잘 결합한 회사다. 나쁘게 말하면 감성 포장과 브랜드 프리미엄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아주 세련되게 털어가는 회사다.

산토리의 진짜 무서운 점은 술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위스키로 사람을 취하게 만들고, 캔커피로 다시 깨우고, 생수로 건강한 척하게 만든다. 소비자의 하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포위하는 기업이다.

그래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야마자키, 히비키, 하쿠슈 같은 브랜드는 일본 위스키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BOSS 커피나 이에몬 같은 음료 브랜드도 일본 대중문화 속에 깊게 들어갔다.

산토리는 그냥 술 회사가 아니다. 일본식 소비문화와 광고, 식음료 산업의 거대한 덩어리다.

여담

  • 한국에서는 산토리 하면 보통 하이볼이나 위스키를 먼저 떠올린다.
  • 한국의 오리온과는 아무 관련 없다. 산토리랑 오리온 맥주도 별개다.
  • 가쿠빈은 하이볼용으로 매우 유명하다.
  • 야마자키, 히비키, 하쿠슈는 일본 위스키 프리미엄화의 대표 피해자이자 수혜자다.
  • 산토리 광고는 일본 광고사에서 자주 언급된다.
  • BOSS 커피도 산토리 브랜드다. 술 깨고 출근할 때 마시는 캔커피까지 같은 회사일 수 있다.
  •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일본 맥주 시장에서 고급 이미지로 자리 잡은 제품이다.
  • 짐 빔메이커스 마크도 산토리 그룹에 속한다.
  • 예전 빔 산토리는 2024년에 Suntory Global Spirits로 이름이 바뀌었다.
  • 산토리의 기업 구호로 자주 언급되는 말은 "얏테 미나하레"다. 대충 "일단 해봐라" 느낌이다.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