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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BOSS 커피는 산토리에서 판매하는 일본의 캔커피 브랜드이다. 일본어로는 ボス라고 쓴다.
1992년 일본에서 출시되었으며, 일본 캔커피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름은 보스지만 직장 상사한테 바치는 커피는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의 든든한 동료 같은 이미지를 노린 브랜드다.
일본 편의점, 자판기, 역 매점, 회사 휴게실 같은 곳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본 여행 가면 한 번쯤은 이상한 아저씨 얼굴이 그려진 캔커피를 보게 되는데, 그게 높은 확률로 BOSS다.
쉽게 말하면 일본 노동자 감성 + 자판기 문화 + 산토리 광고력의 결정체다.
특징
BOSS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일하는 사람을 위한 커피라는 이미지다.
일본 캔커피는 단순히 커피라기보다 직장인, 운전기사, 공사장 노동자, 영업사원, 야근하는 회사원 같은 이미지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BOSS는 이 이미지를 매우 적극적으로 밀었다.
아침 출근길에 하나, 오후 졸릴 때 하나, 야근 중에 하나. 이런 식으로 일본 사회의 노동 리듬에 붙어 있는 음료다.
맛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달달한 밀크커피, 블랙커피, 카페오레, 에스프레소 계열 등 라인업이 다양하다. 일본 캔커피 특유의 진하고 단맛 나는 제품도 많고, 무가당 블랙 제품도 있다.
커피 전문점의 드립커피와 비교하면 당연히 급이 다르다. 이건 향을 음미하며 인생을 성찰하는 커피가 아니라, 출근길에 정신줄 붙잡으라고 넣는 연료다.
역사
BOSS 커피는 1992년 산토리에서 출시했다.
첫 제품은 BOSS Super Blend였다. 산토리는 이미 주류와 음료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고, BOSS를 통해 일본 캔커피 시장에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당시 일본은 자판기와 편의점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었다. 캔커피는 이 환경에 딱 맞는 상품이었다. 뜨겁게도 팔 수 있고, 차갑게도 팔 수 있고, 가격도 부담 없고, 출근길이나 쉬는 시간에 바로 마실 수 있었다.
BOSS는 이런 일본식 생활 패턴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커피를 세련된 카페 음료로만 판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 속 음료로 포지셔닝했다.
즉 BOSS는 카페 문화보다 자판기 문화에 더 가까운 커피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펴놓고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현장 뛰다가 자판기 앞에서 캔 따는 커피다.
산토리와의 관계
BOSS 커피는 산토리의 대표 음료 브랜드 중 하나다.
산토리는 위스키, 맥주, 차, 생수, 커피, 건강식품까지 별걸 다 파는 일본의 거대 식음료 기업이다. BOSS는 그중에서도 비주류 음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브랜드다.
산토리는 술로 사람을 취하게 만들고, BOSS 커피로 다시 깨우는 무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밤에는 가쿠빈 하이볼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는 BOSS 커피로 버티는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의 하루는 산토리가 양쪽에서 털어간 셈이다.
BOSS는 산토리의 광고 감각을 제대로 보여주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광고와 캐릭터, 노동자 감성, 일본 사회 풍경을 엮어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 것이 크다.
캔커피 문화
BOSS 커피를 이해하려면 일본의 캔커피 문화를 알아야 한다.
일본은 자판기가 매우 많은 나라다. 길거리, 역, 회사, 학교, 병원, 공장, 주차장, 시골길까지 자판기가 널려 있다. 그리고 그 자판기 안에 커피가 있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캔커피를 자판기에서 뽑아 손난로처럼 쥐고 마시는 문화가 있다. 이 감성은 일본 여행 가본 사람이라면 꽤 기억에 남는다. 추운 아침에 따뜻한 캔커피 하나 뽑으면 이상하게 인생이 조금 덜 비참해진다.
BOSS는 이런 문화에 제대로 올라탔다. 커피 전문점에 앉을 시간 없는 사람들, 차 안에서 마시는 사람들, 현장에서 일하다 쉬는 사람들, 회사에서 잠 깨야 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제품이었다.
즉 BOSS는 일본 자판기 문명의 커피 쪽 보스몹이다.
로고
BOSS 커피의 로고는 파이프를 문 중년 남성 얼굴이다.
이 얼굴은 브랜드의 상징이다. 처음 보면 좀 올드하고 수상해 보이는데, 계속 보다 보면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일본 편의점 냉장고에서 이 얼굴이 쳐다보고 있으면 "아 BOSS구나" 하고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로고가 세련됐다기보다는 인상이 강하다. 요즘 감성 카페 로고처럼 예쁘고 미니멀한 느낌은 아니다. 대신 캔커피라는 제품과는 잘 맞는다. 뭔가 일 끝나고 한숨 쉬며 담배 피울 것 같은 아저씨 얼굴이 커피 캔에 박혀 있는 셈이다.
브랜드명도 BOSS라서 로고와 잘 어울린다. 직장 상사 같은 이름인데, 정작 광고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동료 같은 이미지로 쓰인다.
주요 제품
BOSS 커피는 제품 종류가 많다.
대표적인 계열은 다음과 같다.
- BOSS Super Blend
- BOSS Rainbow Mountain Blend
- BOSS Black
- BOSS Cafe au Lait
- BOSS Silky Black
- Premium BOSS
- Craft BOSS
- BOSS Latte Base
- 각종 계절 한정 제품
일본 음료 회사답게 한정판과 시즌 제품도 자주 나온다. 편의점에 갈 때마다 처음 보는 BOSS가 하나씩 튀어나오는 느낌이 있다.
BOSS Black은 무가당 블랙커피 계열이고, Rainbow Mountain Blend는 BOSS의 대표 제품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Craft BOSS는 병 타입 제품으로, 기존 캔커피보다 조금 더 천천히 마시는 스타일을 노린 라인이다.
Craft BOSS
Craft BOSS는 BOSS의 병 커피 라인이다.
기존 캔커피가 짧고 굵게 마시는 음료였다면, Craft BOSS는 페트병에 담긴 커피로 더 오래 두고 마시는 스타일이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조금씩 마시기 좋다.
이 제품은 일본의 업무 방식 변화와도 연결된다. 예전에는 자판기 앞에서 캔커피를 뽑아 단숨에 마시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Craft BOSS는 책상 위에 두고 천천히 마시는 현대 직장인 감성에 맞췄다.
커피도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같이 바뀐다. 야근은 여전한데 캔에서 페트병으로 바뀐 셈이다. 축하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모르겠다.
토미 리 존스 광고
BOSS 커피를 말할 때 토미 리 존스 광고를 빼면 섭섭하다.
2006년부터 토미 리 존스는 BOSS 광고에 출연했다. 광고 속에서 그는 외계인 존스로 등장해 일본 사회를 관찰한다.
이 광고 시리즈는 일본에서 매우 유명하다. 토미 리 존스가 택시기사, 교사, 공사장 인부, 회사원, 경비원, 농부 등 별의별 직업을 체험하며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내용이다.
광고의 기본 구조는 대충 이렇다. 외계인 존스가 인간 사회, 특히 일본의 노동자 사회를 관찰한다. 사람들은 고생하고, 땀 흘리고, 실수하고, 버티고, 그래도 일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BOSS 커피가 등장한다.
이게 이상하게 웃기면서도 짠하다. 헐리우드 명배우가 일본 캔커피 광고에서 무표정한 외계인으로 택시 몰고 있으면 안 웃길 수가 없다.
일본 광고 특유의 기묘함과 산토리의 감성팔이가 결합한 성공 사례다.
광고 전략
BOSS 커피의 광고는 단순히 제품 맛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일본 사회의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회사원, 현장 노동자, 운전기사, 농부, 어부, 교사, 경찰, 편의점 직원 같은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의 고생과 일상, 어이없는 순간, 작은 위로를 BOSS 커피와 연결한다.
이 전략은 꽤 잘 먹혔다. BOSS는 그냥 카페인 음료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동료 같은 이미지가 되었다.
물론 냉정하게 보면 광고다. 회사가 노동자의 고단함을 팔아 커피를 파는 것이다. 하지만 광고라는 게 원래 인간의 피로를 예쁘게 포장해서 상품에 붙이는 기술이다.
BOSS 광고는 그걸 굉장히 잘한다. 피곤한 직장인을 위로하는 척하면서 커피를 판다. 근데 또 진짜로 피곤할 때 마시면 위로가 되는 느낌이 있어서 얄밉다.
맛
BOSS 커피의 맛은 제품마다 다르다.
달달한 캔커피 계열은 일본 캔커피 특유의 설탕과 우유 맛이 강하다. 진한 커피향보다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중심이다. 피곤할 때 당분과 카페인을 동시에 넣는 느낌이다.
블랙 제품은 깔끔하고 가볍다. 전문점 블랙커피처럼 향이 복잡하거나 산미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바로 사서 마시기 좋다.
Craft BOSS 계열은 기존 캔커피보다 더 부드럽고 오래 마시기 쉬운 편이다. 다만 커피 매니아가 마시면 "이게 무슨 스페셜티냐"라고 할 수 있다. 맞다. 스페셜티 아니다. 일하는 사람들 정신 붙잡는 음료다.
일본 직장 문화와 BOSS
BOSS 커피는 일본 직장 문화와 잘 어울린다.
일본은 장시간 노동, 출근길 지옥철, 야근, 영업, 현장직, 회식 같은 이미지가 강한 나라다. BOSS는 이 피로한 사회 풍경을 브랜드 이미지로 흡수했다.
"일하는 사람의 커피"라는 포지션은 그래서 강력하다. 누구나 피곤하고, 누구나 잠을 깨야 하고, 누구나 잠깐 쉬고 싶다. BOSS는 그 순간에 들어가는 커피다.
물론 이걸 조금 삐딱하게 보면 노동 착취 사회의 카페인 보급품이다. 사람이 쉬어야 하는데 커피를 넣고 더 일한다. 자본주의가 만든 마법의 물약이다.
그래도 자판기에서 따뜻한 BOSS 하나 뽑아 마시는 순간만큼은 조금 위로가 된다. 문제는 그 위로가 130엔짜리라는 점이다.
해외 진출
BOSS 커피는 원래 일본 내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후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Suntory BOSS Coffee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해외에서는 일본식 캔커피라는 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시장에서는 일본 자판기 문화와 편의점 커피 감성을 하나의 상품성으로 판다. "일본에서 온 캔커피"라는 이미지가 나름 먹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수입 제품으로 접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커피 시장이 이미 워낙 발달해서 BOSS가 일본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기는 어렵다. 한국인은 편의점 커피, 캔커피, RTD 커피, 카페 커피를 이미 미친 듯이 마신다. 카페인 민족이다.
한국에서의 인지도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BOSS 커피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중에 마셔본 사람들이 많다. 따뜻한 캔커피를 겨울에 뽑아 마신 기억이 있다면 BOSS를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 내에서는 조지아 커피, 레쓰비, 칸타타, 각종 편의점 PB 커피 같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BOSS가 압도적인 브랜드는 아니다.
한국에서 BOSS는 "일본 여행 가면 보이는 그 캔커피" 정도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토미 리 존스 광고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아 그 외계인 아저씨 커피"다.
산토리 브랜드로서의 의미
BOSS 커피는 산토리의 음료 사업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산토리는 위스키와 맥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비주류 음료 사업도 매우 크다. BOSS는 그중에서도 대중성과 브랜드 인지도가 강한 제품이다.
산토리는 BOSS를 통해 일본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술은 밤의 산토리라면, BOSS는 낮의 산토리다. 회사원이 아침에 BOSS를 마시고, 저녁에는 산토리 하이볼을 마시면 하루 종일 산토리에게 포위당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BOSS는 산토리의 무서운 사업 감각을 보여준다. 사람을 깨우는 것도 팔고, 취하게 하는 것도 판다. 기상부터 취침까지 지갑 털기 완벽하다.
비판
BOSS 커피도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당분이 많은 제품이 많다. 달달한 캔커피는 맛은 좋지만, 매일 여러 캔씩 마시면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피곤하다고 설탕과 카페인을 계속 때려넣으면 몸이 언젠가 항의한다.
둘째, 커피 맛 자체를 놓고 보면 전문점 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 캔커피는 편의성과 가격, 보관성, 즉시성이 장점이지, 원두의 섬세한 향을 느끼는 음료는 아니다.
셋째, 광고가 노동자의 피로를 너무 감성적으로 포장한다는 시각도 있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듯하지만, 결국 피곤한 사람에게 커피를 팔아 더 버티게 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넷째, 일본 캔커피 특유의 단맛과 인공적인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익숙한 사람에게는 추억의 맛이지만, 아닌 사람에게는 "이게 커피야 커피맛 음료야?" 싶을 수 있다.
평가
BOSS 커피는 일본 캔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엄청난 고급 커피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BOSS의 목적도 아니다. BOSS는 자판기와 편의점, 출근길과 휴식시간, 노동과 피로 사이에 자리 잡은 커피다.
브랜드 이미지도 매우 강하다. 파이프 문 아저씨 로고, 일하는 사람들의 커피라는 포지션, 토미 리 존스의 외계인 광고까지 합쳐져 일본 대중문화 속에 깊게 박혔다.
좋게 말하면 일본 노동자들의 동료 같은 커피이고, 나쁘게 말하면 노동사회에 뿌려지는 카페인 보급품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이야말로 대중문화의 진짜 얼굴이기도 하다. 고급 카페에서 마시는 핸드드립보다, 자판기 앞에서 손에 쥐는 캔커피가 어떤 시대와 사회를 더 잘 보여줄 때가 있다.
BOSS 커피는 그런 브랜드다. 대단한 철학을 담은 척하지 않아도 된다. 피곤한 아침, 따뜻한 캔 하나, 이상한 아저씨 로고. 그 정도면 자기 역할은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