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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Jensen Huang, 黃仁勳, 황런쉰)은 1963년 2월 17일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난 미국의 기업인, 전기공학자이자 NVIDIA의 공동 창업자 겸 CEO다.
풀네임은 젠슨 황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중국어 이름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Jen-Hsun Huang이라는 이름도 쓴다.
2020년대 인공지능 붐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인 NVIDIA를 1993년부터 지금까지 직접 이끌고 있는 사람이다. 원래 그래픽카드 만들던 회사 사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전 세계 AI 회사들이 자기네 칩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픽카드 아저씨에서 AI 시대의 반도체 황제로 진화한 인간.
생애
어린 시절
1963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태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부모가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뒤 젠슨 황과 형제가 미국에 합류했는데, 처음에는 켄터키의 기숙학교에 보내졌다.
이후 가족은 오리건주에 정착했다.
젊었을 때 데니스에서 설거지와 서빙 일을 하기도 했다. 나중에 본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설거지, 테이블 정리, 웨이터를 다 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수십 년 뒤 그 데니스에서 만든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중 하나가 됐다.
학력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해 1984년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에 다녔으며 1992년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즉 그냥 경영만 하던 사업가가 아니라 반도체 회사 CEO답게 진짜 전기공학 전공자다.
엔지니어 시절
대학 졸업 후 AMD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반도체 회사인 LSI Logic으로 옮겨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설계뿐만 아니라 제품을 어떻게 팔아먹고 사업으로 만드는지도 익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993년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자기 회사를 만들기로 한다.
NVIDIA 창업
1993년 젠슨 황은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과 함께 NVIDIA를 창업했다.
세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데니스 식당에서 만나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당시 이들이 노린 시장은 PC용 3D 그래픽이었다.
지금이야 게임 하나 켜면 GPU가 당연히 돌아가지만 당시 PC 업계에서는 CPU가 거의 모든 계산을 담당했고 3D 그래픽 전용 프로세서 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젠슨 황과 공동 창업자들은 앞으로 컴퓨터 그래픽 연산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별도의 그래픽 연산 프로세서를 만드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대박이 났다.
초기 삽질
물론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다.
NVIDIA의 첫 제품 중 하나였던 NV1은 당시 업계의 주류 방식과 다른 기술을 사용했고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회사 자체가 망하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이후 전략을 수정하고 RIVA 128 등의 제품을 성공시키면서 살아남았다.
1999년에는 GeForce 256을 출시하면서 GPU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NVIDIA는 GeForce 브랜드를 중심으로 PC 그래픽카드 시장의 핵심 기업이 됐다.
GPU 제국
2000년대 들어 NVIDIA는 ATI와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피터지게 경쟁했다.
ATI는 이후 AMD에 인수되면서 결국 NVIDIA와 AMD의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PC 좀 만져본 인간이라면
지포스냐 라데온이냐
가지고 인터넷에서 싸워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젠슨 황 입장에서는 회사 하나 차렸더니 전 세계 컴덕들이 20년 넘게 자기네 제품 가지고 싸워주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CUDA
젠슨 황과 NVIDIA 역사에서 게임용 그래픽카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CUDA다.
NVIDIA는 2006년 CUDA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GPU를 단순히 화면에 게임 그래픽 띄우는 물건이 아니라 일반적인 병렬 연산에 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서로 밀기 시작했다.
GPU에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연산 유닛이 존나 많이 들어 있다.
그래픽 처리에는 당연히 좋지만 이 구조가 과학 계산이나 시뮬레이션, 그리고 훗날 딥러닝에도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
당시에는 CUDA에 그렇게 많은 돈과 인력을 쏟아붓는 것을 의아하게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NVIDIA는 계속 생태계를 키웠다.
그리고 이 장기투자가 나중에 미친 결과를 만들어낸다.
AI 시대
2010년대 들어 딥러닝 연구에서 GPU 사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2년 AlexNet이 이미지 인식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면서 GPU를 이용한 딥러닝의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았다.
문제는 이런 연산을 할 때 이미 NVIDIA GPU와 CUDA 생태계가 존나 잘 깔려 있었다는 것.
OpenAI, Google, Meta, Microsoft, Amazon 등 거의 모든 주요 AI 기업이 대규모 GPU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NVIDIA 데이터센터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2년 이후 Chat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AI 열풍이 터지자 상황은 더 정신 나가게 변했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려는 회사들이 NVIDIA의 H100 같은 데이터센터 GPU를 확보하려고 줄을 서기 시작했고 NVIDIA 제품은 한동안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옛날에는 게이머들이 그래픽카드 가격 때문에 젠슨 황을 욕했는데 이제는 세계 굴지의 기업 CEO들이 그래픽카드 달라고 줄을 서는 상황이 됐다.
경영 스타일
젠슨 황은 창업 이후 30년 넘게 NVIDIA CEO를 맡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 창업자가 회사가 커지면서 전문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넘기는 경우가 꽤 많은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특이한 사례다.
조직 구조도 일반적인 대기업과 조금 다르기로 유명하다. 많은 임원과 관리자들이 젠슨 황에게 직접 보고하는 비교적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하며, 중요한 정보가 중간 관리자들을 거치면서 희석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의나 업무에서도 긴 보고서보다 핵심 내용을 짧게 정리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회사 규모는 초거대기업이 됐는데 운영 방식은 아직도 창업자가 사방에 직접 참견하는 스타트업 냄새가 남아 있다.
가죽 재킷
젠슨 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검은색 가죽 재킷이다.
NVIDIA의 신제품 발표회나 GTC 기조연설에서 거의 항상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해 사실상 개인 유니폼이 됐다.
스티브 잡스의 검은 터틀넥, 마크 저커버그의 회색 티셔츠 같은 CEO 캐릭터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젠슨 황이 무대에 가죽 재킷 입고 나오면
아 씨발 또 그래픽카드 비싸지겠네
라고 긴장하는 컴덕들도 있다.
AI 붐 이후에는 발표 하나 할 때마다 NVIDIA 주가와 전 세계 반도체 관련주가 같이 움직이는 수준까지 가면서 이제는 가죽 재킷 아저씨가 무대에 올라와 하는 말 한마디를 월가가 받아 적고 있다.
대만과의 관계
대만 출신답게 대만 반도체 산업과의 관계도 매우 깊다.
NVIDIA는 자체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팹리스 기업이기 때문에 실제 GPU 생산의 상당 부분을 TSMC 같은 파운드리에 맡긴다.
특히 최첨단 AI GPU 생산에서 TSMC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젠슨 황 역시 대만을 자주 방문하며 현지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만에 갈 때마다 야시장이나 식당에 등장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습도 종종 나오는데, 이제 현지에서는 그냥 기업인 수준을 넘어 거의 연예인 취급을 받는다.
한국과의 관계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도 사업적으로 관계가 깊다.
AI GPU에는 대량의 HBM이 들어가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세계 주요 HBM 제조업체다.
특히 AI 시장이 폭발하면서 NVIDIA에 HBM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젠슨 황이 한국 기업 CEO들과 만났다는 뉴스가 뜨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주들이 단체로 귀를 세우는 이유다.
평가
젠슨 황의 가장 큰 업적은 NVIDIA를 단순한 그래픽카드 회사에서 범용 가속 컴퓨팅 플랫폼 기업으로 바꾼 것이다.
GPU 자체도 중요하지만 CUDA와 관련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오랫동안 구축해 경쟁사가 단순히 비슷한 성능의 칩 하나 만든다고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AI가 폭발하기 훨씬 전부터 GPU 기반 병렬 컴퓨팅에 투자했다는 점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NVIDIA의 높은 그래픽카드 가격과 독점적 시장지위 때문에 욕도 존나 먹는다.
기술 업계에서는 선구자.
주주 입장에서는 신.
컴덕 입장에서는 좋아하기에는 그래픽카드가 너무 비싼 새끼 정도의 미묘한 포지션이다.
여담
- 키는 비교적 작은 편인데 무대에서의 존재감은 상당히 크다.
- 영어 이름 Jensen은 원래 본명이 아니라 미국에서 사용하게 된 이름이다.
- 젊은 시절 데니스에서 일했으며 나중에 NVIDIA 창업 아이디어 역시 데니스에서 공동 창업자들과 논의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데니스가 등장한다.
- 1993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NVIDIA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오리건 주립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에 상당한 기부를 했다.
- 부인 로리 황과는 오리건 주립대학교 재학 시절 만났다.
- 두 자녀가 있으며 자녀들도 NVIDIA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 GTC 발표에서는 신제품을 직접 들고 나오는 일이 많다. 워낙 칩이 비싸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수십억 원어치를 한 손으로 들고 다니는 아저씨" 같은 드립도 나온다.
- 한국에서는 성인 황(黃) 때문에 그냥 황사장, 황회장, 황가놈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 NVIDIA 주가가 오를 때는 황갓, 그래픽카드 가격이 올라갈 때는 황가놈이 된다. 매우 정직한 자본주의식 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