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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하루를 희생하여 휴일 서너 개를 소환하는 현대판 연금술.
ㄴ 단, 연차가 남아 있어야 한다.
개요
징검다리 연휴는 공휴일과 주말 또는 다른 공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 있어, 해당 날짜에 휴가를 사용하거나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여러 날을 연속으로 쉴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흔히 샌드위치 연휴라고도 부르며, 사이에 끼어 있는 평일은 샌드위치 데이(Sandwich Day)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매년 새 달력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다. 보통 사람들은 달력을 보면서 약속이나 일정을 잡지만, 직장인들은 빨간 날 사이에 낀 검은 날부터 찾는다. 특히 공휴일이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걸리면 월요일 또는 금요일 하루만 쉬어도 나흘 연휴가 만들어지므로, 연차 사용의 효율이 극대화된다.
엄밀하게는 징검다리 연휴 자체가 법적으로 정해진 휴일은 아니다. 공휴일 사이에 끼어 있는 평일은 어디까지나 정상 근무일이며, 개인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거나 회사가 별도로 휴무를 정하거나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 비로소 연속된 휴일이 된다. 따라서 똑같은 달력을 보더라도 누구는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누구는 평소처럼 출근하는 일이 벌어진다.
유형
화요일 공휴일
가장 전형적인 징검다리 연휴 중 하나로, 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다. 월요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나흘을 연속으로 쉴 수 있다.
- 토요일: 주말
- 일요일: 주말
- 월요일: 연차휴가
- 화요일: 공휴일
연차 1일 → 4일 휴식
대표적으로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이 화요일에 걸리는 해에 이러한 기회가 생긴다. 평소에는 월요일이 한 주의 시작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지만, 이런 날에는 연차 하나만으로 주말을 이틀 연장할 수 있는 귀중한 존재가 된다.
목요일 공휴일
목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금요일에 연차를 사용하여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을 쉴 수 있다.
- 목요일: 공휴일
- 금요일: 연차휴가
- 토요일: 주말
- 일요일: 주말
연차 1일 → 4일 휴식
화요일 공휴일과 원리는 같지만, 심리적으로는 목요일 공휴일을 더욱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금요일 하루만 쉬면 그대로 주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요일에 정상 출근해야 하는 사람은 목요일 하루 쉬고 출근했다가 다시 이틀을 쉬어야 하는 기묘한 근무 일정을 경험하게 된다.
금요일 하루를 출근하기 위해 목요일 밤에 다시 업무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엄연한 정상 근무일이므로, 직장인의 감정과는 별개로 출근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명절과 다른 공휴일 사이
설날이나 추석처럼 여러 날에 걸친 명절 연휴와 다른 공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어 있는 경우다. 이때는 징검다리 연휴의 위력이 더욱 강력해진다. 하루나 이틀만 추가로 쉬어도 일주일 이상의 장기휴가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은 음력으로 날짜가 결정되므로 매년 양력상 요일이 달라진다. 여기에 개천절과 한글날이 가까이 있다는 점까지 맞물려,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이른바 황금연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시기로 꼽힌다.
이런 기간에는 연차를 며칠 쓰느냐에 따라 여행 일정이 크게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평범하게 명절을 보내지만, 다른 사람은 같은 달력을 이용해 열흘 가까이 출근하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대한민국의 주요 사례
2017년 추석 황금연휴
2017년은 대한민국의 징검다리 연휴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해다. 당시 추석 연휴와 개천절, 한글날이 절묘하게 이어졌고,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총 10일간의 연휴가 완성되었다.[1]
- 9월 30일(토): 주말
- 10월 1일(일): 주말
- 10월 2일(월): 임시공휴일
- 10월 3일(화): 개천절
- 10월 4일(수): 추석
- 10월 5일(목): 추석 연휴
- 10월 6일(금): 대체공휴일
- 10월 7일(토): 주말
- 10월 8일(일): 주말
- 10월 9일(월): 한글날
일반적인 주 5일제 근무자 기준으로 개인 연차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않고 열흘을 연속으로 쉴 수 있었다. 사실상 직장인에게는 명절과 여름휴가가 합쳐진 수준의 휴식이 주어진 셈이다.
물론 모든 국민이 열흘 동안 쉰 것은 아니다. 유통업, 숙박업, 음식점, 의료기관, 운송업 등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근무가 이루어졌으며, 오히려 휴일 수요가 몰리면서 더욱 바빠진 종사자들도 있었다.
2023년 추석 연휴
2023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추석 연휴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였고, 10월 1일 일요일을 지나 10월 3일 개천절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10월 2일 월요일만 정상 근무일이었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국민 휴식권 보장 등을 이유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그 결과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총 6일간의 연휴가 만들어졌다.[2]
- 9월 28일(목): 추석 연휴
- 9월 29일(금): 추석
- 9월 30일(토): 추석 연휴
- 10월 1일(일): 주말
- 10월 2일(월): 임시공휴일
- 10월 3일(화): 개천절
여기에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의 연차를 추가하면 10월 9일 한글날까지 12일간 연속으로 쉴 수 있는 일정이 가능했다. 물론 이것은 연차 사용이 가능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직장인들의 반응
연차의 가성비
징검다리 연휴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적은 연차로 긴 휴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평일에 연차 하루를 사용하면 하루를 쉬는 것으로 끝나지만, 공휴일과 주말 사이에 사용하면 여러 날의 휴식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물론 실제로 쉬는 총일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원래부터 쉬는 주말과 공휴일을 하나의 긴 휴가로 연결하는 것이므로, 정확하게는 연차 한 장으로 휴식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에 가깝다.
그래도 체감 효과는 상당하다. 하루 쉬고 다시 출근하는 것과 나흘 연속으로 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여행이나 고향 방문처럼 이동 시간이 필요한 일정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연차 눈치싸움
문제는 모두가 같은 달력을 본다는 것이다.
징검다리 연휴가 다가오면 회사에서는 누가 먼저 휴가를 신청할 것인지를 두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같은 팀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휴가를 사용하면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연차가 남아 있더라도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A: 저 다음 주 월요일 연차 쓰겠습니다.
B: 어? 저도 그날 쓰려고 했는데요?
팀장: 그날은 누군가 출근해야 하는데?
A, B: ...
팀 전체가 함께 쉬는 것이 가장 편한 해결책이지만, 현실에서는 고객 대응이나 운영 업무 등을 이유로 당직자를 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같은 팀에서도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사무실을 지키게 된다.
연휴 전후의 업무 폭탄
징검다리 연휴가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쉬는 날이 길어지는 만큼 그전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몰리거나, 복귀한 직후 밀린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금융, 물류, 제조업처럼 일정과 납기가 중요한 업무에서는 휴무일 이전에 일을 몰아서 처리해야 할 때가 있다.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근무일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직장인은 연휴를 반긴다. 어차피 일은 계속 생기지만 열흘짜리 휴가는 자주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과 자영업자의 경우
학생에게도 징검다리 연휴는 반가운 존재지만, 학교의 학사일정에 따라 휴업 여부가 달라진다. 학교가 중간에 낀 평일을 재량휴업일 등으로 정하면 학생들은 별도로 휴가를 신청할 필요 없이 연휴를 누릴 수 있다. 반면 정상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에서는 공휴일 사이 하루를 등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다만 학교가 쉬더라도 모든 교직원이 자동으로 휴무하는 것은 아니며, 재량휴업일 지정에 따라 다른 수업일이나 방학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
자영업자에게는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관광지의 음식점, 숙박업소, 유원시설 등은 긴 연휴를 대목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회사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오피스 상권에서는 손님이 줄어들 수도 있다. 공장이나 거래처가 쉬면서 납품과 결제 일정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한다.
결국 징검다리 연휴는 누군가에게는 휴식의 기회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장 바쁜 영업 기간이 될 수 있다. 직장인들이 놀러 가는 곳에는 그 직장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임시공휴일과의 관계
징검다리 연휴는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과 자주 연결된다. 휴일과 휴일 사이에 평일 하루가 끼어 있을 경우, 정부가 해당 날짜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별도의 연차 사용 없이 장기간의 연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부가 필요할 때 임시공휴일을 지정할 수 있으며, 지정 과정에는 국무회의 심의가 필요하다.[3]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이유로는 국민의 휴식권 보장, 국내 관광 활성화, 소비 진작, 명절 귀성객의 교통수요 분산 등이 제시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항상 긍정적인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휴무가 생산 및 영업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사전에 해외 거래처와 계약된 납기나 수출 일정은 국내 공휴일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장기간의 휴일이 국내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해외여행 수요 확대나 소비 시점의 이동처럼 경제적 효과를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체공휴일과의 차이
- 대체공휴일: 법령에서 정한 일정한 공휴일이 주말이나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정해진 기준에 따라 다른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제도다.
- 임시공휴일: 정부가 필요에 따라 별도로 지정하는 공휴일이다.
- 징검다리 연휴: 공휴일과 주말 사이에 근무일이 끼어 있어 휴가나 추가 휴무를 통해 연속된 휴일을 만들 수 있는 달력상의 배치를 가리킨다.
즉 징검다리 연휴 자체는 공휴일의 종류가 아니며, 대체공휴일이나 임시공휴일이 생기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연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한다.
회사가 마음대로 연차를 차감할 수 있는가?
징검다리 연휴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회사가 중간에 낀 평일을 일괄적으로 휴무시키면서 개인 연차를 차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특정한 근로일을 연차 유급휴가일로 대체할 수 있다. 따라서 회사가 징검다리 연휴에 전 직원이 쉬도록 하면서 연차를 일괄 차감하려면 법에서 정한 연차휴가 대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순히 회사의 공지나 취업규칙만으로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4]
또한 2022년부터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민간기업에도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의 유급휴일 보장이 전면 적용되었다. 따라서 법정 유급휴일인 공휴일 자체를 일반적인 연차휴가로 차감하는 것과, 공휴일 사이에 낀 정상 근로일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차휴가로 대체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5]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이나 특수한 근무형태에서는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징검다리 연휴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평일이 자동으로 유급휴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영향
징검다리 연휴가 길어지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분야는 관광업과 운송업이다. 국내 여행객이 증가할 경우 관광지의 숙박시설과 음식점, 교통수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그러나 모든 업종이 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지역은 호황을 누릴 수 있지만, 평소 직장인들의 소비에 의존하는 도심 상권은 연휴 기간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제조업에서는 생산 일정이 조정되기도 하고, 연휴 직전이나 직후에 물류가 집중되면서 운송과 유통에 부담이 생길 수도 있다.
해외여행 수요도 중요한 변수다. 국내에서 소비되었을 돈이 해외 항공권이나 숙박시설 등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연휴가 길어진다고 해서 국내 소비가 그만큼 증가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휴식의 가치를 경제적 생산성만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개인의 여가, 장기간의 노동으로부터 회복할 기회 등은 단순한 매출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담
- 직장인들은 새해 달력이 공개되면 징검다리 연휴부터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차 하루로 나흘을 쉴 수 있는 날은 일찌감치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 공휴일이 수요일에 걸리면 가장 애매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말까지 연결하려면 월요일과 화요일 또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연차를 이틀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틀을 사용하면 주말을 포함해 닷새를 연속으로 쉴 수 있다.
- 징검다리 연휴에 쉬지 못하는 사람은 출퇴근길이 평소보다 한산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근무 지역과 업종에 따라 다르다.
- 여행 수요가 특정 기간에 집중되면 항공권이나 숙박시설의 가격이 평소보다 비싸질 수 있다. 연차는 하루만 사용했는데 여행 경비는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들었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다.
- 연휴를 길게 붙여서 쉬는 사람보다 연휴 중간에 하루만 출근하는 사람이 더 피곤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몸은 이미 휴일에 적응했는데 회사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 명절 연휴가 길다고 해서 반드시 편하게 쉬는 것은 아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며, 친척 방문이나 장거리 이동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차라리 출근하는 편이 편하다는 농담도 나온다.
- 연차휴가가 부족한 신입사원이나 이미 휴가를 소진한 직장인에게는 징검다리 연휴가 그저 달력 위의 희망 고문으로 끝날 수도 있다.
같이 보기
각주
각주
- ↑ 인사혁신처, 2017년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국무회의 의결, 2017년 9월 8일.
-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2023년.
- ↑ 국가법령정보센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및 제4조.
- ↑ 고용노동부, 유급휴가 대체절차
- ↑ 고용노동부, 임시공휴일 및 민간기업 유급휴일 관련 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