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마다 지상파 및 종편 등 방송사에서는 추석 특선영화를 방영한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같은 OTT가 없었고, 비디오 대여점에 직접 가지 않는 이상 집에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명절 특선영화의 존재감이 상당히 컸다.
특히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는 방송사들이 추석 연휴 시청률을 잡기 위해 비교적 최신 흥행작이나 해외 대작의 방영권을 사서 집중적으로 편성했고, 추석 당일뿐 아니라 연휴 전후 며칠 동안 아침부터 새벽까지 영화를 줄줄이 틀어주기도 했다.
집안 어른들은 고스톱 치고 애들은 거실에 드러누워 영화보는 게 명절의 흔한 풍경이었다.
그동안 대표적인 추석 특선영화로는 '나홀로 집에' 시리즈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 등이 있었다. 최근에는 '해리포터' 시리즈, '매트릭스' 시리즈 등도 자주 방영된다.
특히 성룡 영화는 한때 명절 특선영화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폴리스 스토리》뿐 아니라 《러시아워》, 《성룡의 CIA》, 《나이스 가이》, 《엑시덴탈 스파이》 같은 작품들이 명절마다 편성되면서 명절 = 성룡 영화라는 이미지가 생길 정도였다.[1]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추석 편성표를 보면 《글래디에이터》,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터미네이터 2》, 《미션 임파서블 2》, 《쥬라기 공원》, 《소림축구》 등 당시 기준으로 꽤 굵직한 영화들이 지상파에서 한꺼번에 방영됐다.[2]
나홀로 집에는 추석할때마다 계속 방영된다. 얼마나 유명하면 그렇게 방영을 할까
다만 나 홀로 집에는 한국에서 추석뿐 아니라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도 워낙 자주 재방송된 작품이라 사실 특정 명절 전용 영화라기보다는 휴일만 되면 어디선가 나오는 영화에 더 가깝다.
반복 편성이 많았던 이유도 비교적 단순하다. 이미 흥행이 검증된 가족용 영화라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내용을 중간부터 봐도 이해하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며, 온 가족이 같이 보기에도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더빙
나름 명작 외국영화 더빙해서 나오는거 극혐이야!
ㄴ 그런데 이 더빙판을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과거 지상파에서 외화를 방영할 때는 한국어 더빙이 일반적이었고, 유명 성우들이 영화배우들의 목소리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성룡,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배우들의 한국어 목소리를 특정 성우의 목소리로 기억하는 세대도 있다.
당시에는 자막방송보다 TV 더빙판으로 해외영화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중에 원어판을 보고 오히려 배우 진짜 목소리가 어색하다고 느끼는 경우까지 있었다.
반대로 원어 연기를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배우의 실제 목소리와 뉘앙스를 전부 성우 연기로 바꿔버린다는 점 때문에 호불호가 매우 강했다.
전성기
추석 특선영화의 전성기는 대략 비디오와 지상파 TV가 가정용 영상매체의 중심이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영화 한 편을 TV에서 최초로 틀어준다는 것 자체가 꽤 큰 이벤트였고 방송사들도 경쟁적으로 흥행작을 확보했다.
당시 추석 편성표를 보면 한 방송사가 하루에 영화 두세 편씩 내보내는 일도 흔했으며, 다른 방송사와 시간대가 겹치면 어느 영화를 볼지를 가지고 가족끼리 리모컨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재 꼬추 서요?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
잠시 후 추석특선대작 ○○○이 방송됩니다
라는 예고 나오면 괜히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OTT와 VOD 서비스가 보편화된 이후에는 예전만큼 특별한 콘텐츠는 아니게 됐다.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방송사가 정해준 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을 필요 자체가 줄어들었다.
그래도 추석과 설 연휴에는 지상파와 종편에서 특선영화 편성을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극장 개봉 후 비교적 얼마 지나지 않은 한국영화를 TV 최초 공개 형식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2024년 추석에는 SBS에서 《서울의 봄》이 TV 최초 방영됐고, 2025년 설에는 KBS가 《파묘》, SBS가 《범죄도시4》 등을 편성하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OTT 시대에도 대형 흥행작을 무료 지상파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정한 수요가 남아 있는 셈이다.[3]
또 예전에는 외국영화 비중이 상당히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극장 흥행작의 비중이 많이 늘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이미 국내에서 흥행한 영화를 가져오는 편이 시청률 확보가 쉽고, 가족들이 함께 보기 좋은 코미디·액션·드라마 장르가 주로 편성된다.
특징
- 추석 당일보다는 연휴 전체에 걸쳐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 지상파뿐 아니라 종편, 케이블, EBS에서도 각자 특선영화를 편성한다.
- 과거에는 해외 블록버스터와 성룡 영화가 강세였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한국 흥행영화 비중이 크게 늘었다.
- 방송시간 때문에 극장판 일부 장면이 잘리거나 편집되는 경우가 있다.
- 중간광고가 허용된 이후에는 영화 한 편 보는데 광고까지 같이 봐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 요즘은 OTT에서 이미 본 영화가 특선영화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예전만큼 희소성은 없지만, 부모님 세대나 평소 OTT를 사용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는 여전히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