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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Z는 캐나다의 인디 게임 개발사 폴리트론(Polytron Corporation)이 개발한 퍼즐 플랫폼 게임이다. 2012년 4월 13일 Xbox 360의 Xbox Live Arcade를 통해 처음 출시되었으며, 이후 PC, 플레이스테이션 3, 플레이스테이션 4,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iOS,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되었다.

FEZ
장르 퍼즐, 플랫폼, 어드벤처
개발 Polytron Corporation
배급 Microsoft Studios·Trapdoor 등 (플랫폼별 상이)
주요 제작자 필 피시(Phil Fish), 르노 베다르(Renaud Bédard)
음악 디재스터피스(Disasterpeace)
최초 출시 2012년 4월 13일
지원 플랫폼 Xbox 360, Windows, macOS, Linux, PS3, PS4, PS Vita, iOS, Nintendo Switch
플레이 인원 1명
공식 홈페이지 FEZ 공식 홈페이지

개요

2차원 세계에서 3차원의 존재를 알아버린 주인공이 펼치는 모험.

겉보기에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나 과거의 8비트 게임을 연상시키는 평범한 횡스크롤 플랫폼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3차원 공간을 네 방향에서 관찰하면서 길을 찾아가는 독특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화면을 좌우로 90도씩 회전시킬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발판이 하나로 이어지거나 보이지 않던 통로가 드러나는 등의 변화가 발생한다.

가령 정면에서 보기에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낭떠러지가 있다고 하자.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점프력을 높이거나 다른 발판을 찾아야겠지만, FEZ에서는 시점을 90도 돌리는 것만으로 낭떠러지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실제 공간에서는 서로 떨어져 있던 물체들이 화면에 투영된 2차원 공간에서는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FEZ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반사신경이나 조작 실력이 아니라 사물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인생도 이렇게 90도만 돌리면 해결되는 문제가 많았으면 좋겠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평화로운 분위기 때문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게임을 깊이 파고들면 암호 해독, 수학적 규칙, 기호 체계, 숨겨진 문명과 우주의 구조에 관한 수수께끼까지 등장한다. 귀여운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종이와 펜을 꺼내 들게 되는 게임이다.

개발 및 출시

개발 과정

FEZ의 개발은 2007년 무렵 시작되었다. 핵심 기획과 시각 디자인을 담당한 인물은 필 피시(Phil Fish)이며, 게임의 복잡한 3차원 공간 처리와 엔진 개발에서는 프로그래머 르노 베다르(Renaud Bédard)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필 피시는 복고풍 2D 그래픽과 3D 공간을 결합하는 게임을 구상했다. 오늘날에는 2D와 3D를 혼합한 게임이 비교적 익숙하지만, 당시 FEZ가 보여준 방식은 상당히 독창적이었다. 단순히 3D 그래픽을 2D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3차원 물체를 바라보는 방향을 바꾸는 행위 자체를 게임의 핵심 규칙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라는 것과 실제 게임을 완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시점을 바꿀 때마다 지형의 연결 관계와 플레이어의 이동 경로가 달라져야 했고, 다양한 퍼즐과 월드 구조까지 설계해야 했다. 개발 과정에서는 일정 지연과 제작진 간의 갈등도 발생했다.

원래 계획보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FEZ는 인디 게임 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개발을 시작한 뒤 정식 출시까지 약 5년이 걸렸으니, 작은 독립 개발팀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이 과정은 2012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Indie Game: The Movie》에도 등장한다. 해당 작품은 FEZ를 비롯한 여러 인디 게임의 제작 과정과 개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루었으며, 필 피시의 성격과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도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출시

FEZ는 2012년 4월 13일 Xbox 360의 Xbox Live Arcade를 통해 정식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가격은 800 마이크로소프트 포인트, 미국 달러로 약 10달러였다.[1]

Xbox 360 독점 기간이 끝난 후 2013년 5월 1일 스팀을 통해 Windows 버전이 발매되었고, 이후 macOS와 Linux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2]

2014년 3월에는 PS3, PS4 및 PS Vita 버전이 출시되었다. 해당 이식 작업에는 BlitWorks가 참여했으며, 북미와 유럽 지역의 출시일은 각각 3월 25일과 26일이었다.[3]

2017년 12월 13일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FEZ Pocket Edition》이 출시되었다. 2021년 4월 14일에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발매되면서 주요 콘솔과 PC, 모바일 기기까지 진출하게 되었다.[4][5]

줄거리

주인공 고메즈(Gomez)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살아가는 작고 하얀 생명체다. 고메즈가 사는 세계의 주민들은 자신들이 2차원 공간에서 살아간다고 믿으며, 그 너머에 다른 차원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메즈는 마을의 장로에게 부름을 받고, 신비한 붉은 모자인 페즈(Fez)를 받게 된다. 이후 거대한 황금색 정육면체인 헥사헤드론(Hexahedron)을 마주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 너머에 제3의 차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헥사헤드론이 산산조각 나고 세계의 질서가 불안정해진다. 고메즈는 흩어진 큐브들을 수집하여 세계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이 게임의 줄거리는 대사나 컷신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되는 방식이 아니다. 탐험하면서 발견하는 고대 유적, 기호, 벽화, 기록, 건축물 등을 통해 세계의 과거와 비밀을 조금씩 추론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표면적인 목적은 흩어진 큐브를 모으는 것이지만, 게임을 깊이 탐험하다 보면 고메즈가 사는 세계는 무엇인지, 과거의 문명은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차원과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모자 하나 받았다가 우주의 진리를 연구하게 된 불쌍한 주인공.~~

게임 시스템

시점 회전

FEZ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다.

게임 속 공간은 기본적으로 3차원이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화면은 2차원이다. 플레이어는 세계를 네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시점을 90도씩 회전시키면서 지형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

대표적인 활용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서로 멀리 떨어진 발판을 한 화면에서 겹치게 만들어 이동한다.
  • 다른 건물이나 지형 뒤에 숨어 있던 통로를 찾아낸다.
  • 정면에서 끊어져 보이던 사다리를 다른 각도에서 연결한다.
  • 사물의 배치 관계를 바꾸어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 특정 방향에서만 드러나는 문이나 비밀 공간을 발견한다.

예를 들어 발판 A와 발판 B가 실제로는 서로 다른 깊이에 존재하더라도, 특정 방향에서 두 발판이 이어져 보인다면 그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 다시 말해 3차원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던 일이 2차원으로 투영되는 순간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순히 숨겨진 길을 보여주는 카메라 기능이 아니라, 관찰 방향의 변화가 플레이 가능한 지형 자체를 재구성하는 규칙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공간을 기억하고 이해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같은 장소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인식되기 때문에, 길을 찾으려면 단순히 좌우로 움직이는 대신 주변 지형이 입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탐험

FEZ는 여러 지역이 연결된 비교적 자유로운 탐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을, 숲, 해안, 유적, 산업시설, 도서관 등 다양한 환경이 등장하며, 각각의 지역에는 서로 다른 분위기와 퍼즐이 준비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특정한 순서대로 모든 지역을 클리어할 필요가 없으며, 접근 가능한 곳부터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게임에는 지역 간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월드맵이 존재하지만, 지형이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특성 때문에 처음에는 지도를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다만 탐험 중에 막히는 퍼즐이 나타나더라도 반드시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가 새로운 지식이나 단서를 얻은 후 돌아와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전통적인 플랫폼 게임이 정해진 출발점에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방식이라면, FEZ는 세계 곳곳에 흩어진 비밀을 하나씩 발견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

전투와 난이도

FEZ에는 일반적인 플랫폼 게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적, 보스전, 전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등의 실수로 고메즈가 사망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 없이 가까운 위치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는 손가락을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보다는 퍼즐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른 게임에서 수십 번 죽어가며 보스를 잡는 동안 FEZ에서는 같은 방을 수십 번 회전시키며 머리를 굴리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전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게임 후반부의 숨겨진 퍼즐들은 일반적인 플랫폼 게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어려움을 제공한다.

퍼즐 및 수집 요소

황금 큐브와 안티 큐브

FEZ의 주요 수집 요소는 황금 큐브(Golden Cube)와 안티 큐브(Anti-Cube)이다.

황금 큐브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완성된 큐브를 직접 발견하거나 작은 큐브 조각인 큐브 비트(Cube Bit) 8개를 모아 획득할 수 있다.

반면 안티 큐브는 훨씬 복잡한 비밀 퍼즐을 해결해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탐험만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에 숨겨져 있거나, 기호와 암호의 의미를 해독해야 획득할 수 있다.

게임에 존재하는 황금 큐브는 총 32개, 안티 큐브 역시 32개로, 합계 64개이다. 이 가운데 종류와 관계없이 큐브 32개를 수집하면 기본적인 엔딩을 볼 수 있지만, 64개를 모두 수집하려면 훨씬 높은 수준의 탐험과 퍼즐 해결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단순히 엔딩을 보는 것과 게임의 모든 비밀을 밝혀내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암호 해독

FEZ의 퍼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요소 중 하나는 게임 세계에 존재하는 독자적인 문자와 숫자 체계다.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에서는 낯선 기호들이 나타나는데, 이것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을 가진 언어나 숫자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 퍼즐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단서를 관찰하면서 이러한 규칙을 직접 알아내도록 요구한다.

게임 속에는 테트리스 블록을 연상시키는 테트로미노 형태의 기호도 등장한다. 이 기호들은 특정한 조작 입력과 대응하며, 기호의 순서를 이해하면 숨겨진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다.

그 밖에도 QR 코드, 보물지도, 특정한 소리의 배열, 실제 시간의 흐름과 관계된 장치 등 다양한 유형의 퍼즐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규칙들을 게임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면 그것이 의미 있는 단서인지, 단순한 장식인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일부 퍼즐은 게임 화면만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메모하거나 별도의 자료를 참고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게임을 구매했는데 어느 순간 암호학 자습서를 공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뉴 게임 플러스

기본 엔딩 이후에는 뉴 게임 플러스(New Game Plus)를 통해 기존 세계를 다시 탐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점 기능이 제공되며, 처음에는 이해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웠던 퍼즐을 다시 조사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숨겨진 요소는 이러한 추가 기능을 활용하여 접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뉴 게임 플러스는 단순히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기능이라기보다는, 플레이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계를 한층 더 깊이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

그래픽과 음악

그래픽

FEZ는 고전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키는 픽셀 아트 그래픽을 사용한다. 고메즈를 비롯한 캐릭터는 작은 픽셀로 표현되어 있으며, 건물과 지형도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고풍 표현과 달리 실제 게임 세계는 입체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카메라를 회전시키면 지형의 다른 면이 드러나고, 각종 구조물의 깊이와 연결 관계도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색채 역시 FEZ의 특징이다. 밝은 하늘과 녹색 식물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지역부터 어두운 유적, 기묘한 기계시설과 우주적인 공간까지 다양한 분위기가 등장한다. 여기에 시간 변화와 환경 효과가 더해지면서 단순한 픽셀 그래픽임에도 상당히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화려한 광원 효과와 고해상도 텍스처를 경쟁적으로 내세우던 당시의 대형 게임들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한 셈이다. 실제로 FEZ는 2008년 Independent Games Festival에서 시각 예술 부문상을 수상하며 정식 출시 이전부터 주목받았다.

음악

음악은 디재스터피스(Disasterpeac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곡가 리치 브릴랜드(Rich Vreeland)가 담당했다.

전자음악과 칩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단순히 옛날 게임 음악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분위기와 탐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신비로움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Adventure》, 《Puzzle》, 《Beyond》, 《Beacon》, 《Forgotten》, 《Home》 등이 있다. 공식 사운드트랙은 2012년 4월 20일 발매되었으며, 총 2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6]

특정 음악은 게임 내부의 시간이나 환경에 따라 재생되는 부분과 구성 방식이 달라지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플레이어가 세계를 탐험하는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전투와 경쟁보다 탐험과 관찰에 집중하는 게임인 만큼, 음악 역시 긴박함을 끊임없이 강조하기보다는 차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사운드트랙만 별도로 감상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평가

FEZ는 출시 당시부터 독창적인 게임 시스템과 시각적 표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 Independent Games Festival에서는 최고상인 시머스 맥널리 대상(Seumas McNally Grand Prize)을 수상했다. 이는 인디 게임 분야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 상으로, 당시 FEZ가 얼마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7]

비평가들 역시 대체로 호평을 보냈다. Xbox 360 버전은 메타크리틱에서 89점을 기록했으며, Eurogamer를 비롯한 여러 매체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8]

특히 높게 평가받은 부분은 공간을 회전시키는 시스템과 탐험 중심의 게임 설계다. FEZ는 기존 플랫폼 게임에서 배경이나 카메라 연출에 불과했던 공간의 깊이를 직접적인 퍼즐 요소로 활용했다. 플레이어가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문제의 해답이 달라진다는 발상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또한 게임을 진행할수록 새로운 비밀이 드러나는 구조는 탐험의 재미를 크게 높였다. 눈앞에 있는 모든 지형과 기호에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에, 평범해 보이는 지역도 다시 돌아가 관찰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비판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암호 해독이나 특정한 환경 조건을 활용하는 퍼즐 가운데 일부는 단서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복잡하게 연결된 세계 구조 때문에 길을 잃기 쉽다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되었다.

특히 일반적인 진행과 숨겨진 고난도 퍼즐 사이의 난이도 차이가 크다. 처음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귀여운 플랫폼 게임처럼 시작하지만, 모든 큐브를 수집하려고 하면 상당한 인내심과 추론 능력이 요구된다. 일부 플레이어에게는 이것이 매력적인 도전이지만, 다른 플레이어에게는 불친절한 게임 설계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FEZ는 2010년대 초반 인디 게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비교적 작은 개발팀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독특한 게임 설계만으로 대형 상업 게임과 구별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논란

개발자 필 피시의 언행

FEZ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주요 개발자인 필 피시는 게임 외적인 발언과 논쟁으로도 유명해졌다.

필 피시는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성향으로 알려졌으며, 게임 산업과 다른 개발자들에 관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2012년 게임 개발자 행사에서 일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 게임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러한 발언은 게임의 다양성과 개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일반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작 FEZ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 젤다의 전설 시리즈, 테트리스 등 고전 게임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필 피시 개인의 발언과 FEZ의 작품성은 구분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FEZ는 필 피시 혼자 만든 작품이 아니라 르노 베다르를 비롯한 여러 개발자와 음악가들이 참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패치 비용 논란

2012년 Xbox 360 버전의 업데이트 과정에서는 일부 사용자의 저장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개발사 폴리트론은 여러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패치를 배포했지만, 해당 업데이트가 일부 플레이어의 저장 파일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패치가 일시적으로 철회되었다.

문제는 추가 패치를 배포하기 위한 Xbox Live Arcade의 재인증 과정이었다. 당시 폴리트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요구하는 높은 비용 때문에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개발사 측은 해당 오류의 영향을 받는 이용자가 전체의 1% 미만이라고 설명하면서, 다른 오류들을 수정한 기존 패치를 다시 배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개발사에 과도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콘솔 플랫폼의 정책이 비판받았다. 반면 저장 데이터 손상 가능성을 알면서도 패치를 재배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폴리트론과 투자사인 Trapdoor가 추가 패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비용이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협력할 의사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당시의 논란을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가 패치 비용을 강요했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 사건으로 정리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9]

이 사건은 콘솔 플랫폼의 인증 및 업데이트 정책이 독립 개발사에 어떤 부담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후속작 취소

FEZ II 발표

2013년 6월에는 후속작 《FEZ II》의 개발이 발표되었다. 전작이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지만, 발표 당시 공개된 정보는 짧은 티저 영상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발표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2013년 7월 27일, 폴리트론은 《FEZ II》의 개발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개발 취소의 배경

직접적인 계기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사건은 필 피시와 게임 평론가 마커스 비어(Marcus Beer) 사이에 벌어진 공개적인 설전이었다.

당시 마커스 비어는 게임 전문 매체 GameTrailers의 방송에서 필 피시와 《Braid》의 개발자 조너선 블로(Jonathan Blow)를 비판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 인디 게임 정책에 대한 언론의 질문과 개발자들의 대응을 둘러싼 논쟁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필 피시와 마커스 비어 사이에 거친 언쟁이 이어졌으며, 필 피시는 결국 후속작 개발을 중단하고 게임 업계에서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필 피시는 후속작 취소가 특정 인물의 발언 하나 때문만은 아니며, 오랫동안 이어진 비난과 갈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말다툼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는 어렵다.[10]

이러한 사태를 두고 반응은 엇갈렸다. 필 피시의 공격적인 언행과 감정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개발자에게 쏟아지는 지속적인 인신공격과 온라인 괴롭힘 역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어느 쪽이든 후속작을 기다리던 팬들 입장에서는 허탈한 결말이었다. 게임의 완성도와 개발자의 대중적 이미지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필 피시와 폴리트론이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필 피시는 회사와 FEZ의 지식재산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11]

이처럼 개발사를 둘러싼 여러 사건은 FEZ의 역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후속작 개발 취소 역시 인디 게임 업계의 유명한 사건으로 남았다.

여담

  • 제목인 FEZ는 주인공 고메즈가 착용하는 붉은색 모자인 페즈를 의미한다. 실제로 페즈는 원통형 또는 원뿔대 형태의 전통적인 모자로, 북아프리카와 옛 오스만 제국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 FEZ는 플레이어가 직접 세계를 회전시키는 시스템 때문에 2D 게임과 3D 게임의 경계를 활용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화면에 보이는 것은 2차원인데, 공간 자체는 3차원이라는 점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 고메즈는 외형이 단순한 흰색 캐릭터이며 표정이나 대사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붉은 모자와 특유의 움직임 덕분에 상당히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았다.
  • 일반적인 플랫폼 게임과 달리 적을 죽이거나 전투를 벌이지 않고도 게임 전체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개발자가 의도한 평화롭고 비경쟁적인 탐험 경험과 관련이 있다.
  • 게임 속에는 고전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키는 여러 요소가 등장한다. 보물상자, 파이프, 기호, 비밀 통로 등은 과거의 게임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를 FEZ만의 퍼즐 구조에 맞게 재해석했다.
  • 일부 퍼즐은 플레이어가 게임 바깥에서 메모를 하거나 정보를 정리하도록 유도한다. 모든 정보를 게임 내부 인터페이스에서 제공하는 최근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 접근 방식이다.
  • FEZ는 정식 출시되기 몇 년 전부터 인디 게임 행사에서 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시각 예술 부문상에 이어 2012년 최고상까지 수상한 이력이 있다.
  • 오랜 개발 기간과 제작자의 독특한 성격 때문에 게임 자체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Indie Game: The Movie》를 통해 FEZ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 후속작이 취소된 이후에도 원작은 여러 플랫폼으로 이식되었다. 2012년 Xbox 360으로 시작한 게임이 2021년 닌텐도 스위치로도 발매된 것을 보면 작품 자체의 생명력은 상당히 긴 편이다.

외부 링크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