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은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으로, 충북지역의 선사·고대문화부터 고려·조선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다룬다. 1987년 10월 30일 개관했으며, 2022년 상설전시를 전면 개편한 이후에는 지역사 전체를 단순히 시대순으로 나열하기보다 금속문화를 박물관의 핵심 주제로 밀고 있다.[1][2]
충북은 한반도 중앙부에 있어 예전부터 흔히 중원이라 불린 지역과 연결된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백제·신라의 세력이 계속 부딪쳤고, 고려 이후에는 청주를 중심으로 불교와 금속공예문화가 발달했다. 그래서 국립청주박물관 전시를 보면 한 국가의 수도문화가 압도적으로 나오는 국립경주박물관이나 국립공주박물관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 충북이라는 지역이 여러 세력의 경계와 교통로였던 만큼 시대별 문화가 존나 다양하게 섞여 있다.
박물관 건물 자체도 유명하다.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으며, 우암산 동쪽 기슭의 경사지형에 여러 건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한 형태다.[3] 유물 보러 갔다가 건축덕후가 건물부터 구경하는 박물관이다.
역사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지역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보존·전시하기 위해 건립됐다. 1987년 7월 20일 건물이 준공됐고 같은 해 8월 직제가 공포된 뒤 10월 30일 공식 개관했다. 개관 당시에는 4개 전시실에 878점의 유물을 전시했다.[1]
이후 청주와 충주·단양·진천·제천 등 충북 각지의 발굴조사와 국가귀속문화유산 증가에 따라 박물관 기능도 계속 확대됐다. 2004년에는 기획전시실과 대강당, 어린이박물관 등을 갖춘 청명관이 문을 열었고, 이후 전시·교육시설이 꾸준히 늘어났다.[4]
2022년에는 상설전시를 대대적으로 갈아엎었다. 기존의 선사·고대·고려·조선 식 시대별 전시에서 벗어나 금속이 사람들의 삶과 권력, 종교, 예술을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주제를 중심에 놓았다.[5]
2026년 현재는 별도의 디지털문화관 건립공사도 진행 중이다. 공사기간은 2025년 4월부터 2026년 12월까지로 안내돼 있다.[6]
전시
현재 상설전시는 크게 고고, 금속으로 변화된 삶, 미술, 금속으로 꽃피운 문화, 금관, 금속에 깃든 품격으로 구성된다.[6]
고고 전시는 금속이 등장하기 전 석기시대부터 시작한다. 구석기·신석기시대 사람들이 돌과 흙으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다가 농경과 정착생활이 확대되고, 청동기와 철기가 등장하면서 사회에 권력과 계층이 생기는 과정을 보여준다.[2]
충북은 지역적으로 삼국의 세력이 반복해서 충돌한 곳이라 고대 유물 구성이 꽤 복잡하다. 북부 충주지역에서는 고구려 문화가 확인되고, 중·남부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흔적이 함께 나타난다. 충주 고구려비 같은 유물이 충북에서 나온 이유도 이 지역이 고구려 남진과 신라의 북상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존나 중요했기 때문이다.
선사시대 자료 가운데는 단양지역에서 출토된 눈금이 새겨진 돌도 눈에 띈다. 돌 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의 눈금이 새겨져 있는데, 구석기 사람들이 숫자나 날짜, 사냥한 동물 등을 세기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7]
미술 전시는 충북의 불교문화와 금속공예가 중심이다. 청주 사뇌사·흥덕사, 충주 숭선사 등 지역 사찰에서 나온 불교용품과 금속공예품이 대거 전시된다.[8]
대표적으로 보물 청주 운천동 출토 동종이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높이 76.1cm의 동종으로, 충북지역 불교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8]
또 청주 흥덕사에서 나온 '흥덕사' 명문 쇠북과 청동발우 등도 전시한다.[8] 흥덕사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인쇄된 절로 유명하다.
그러니까 청주는 옛날부터 금속을
불상 만들고 종 만들고 밥그릇 만들고 활자까지 만들었다.
박물관이 금속문화 전문으로 방향을 잡은 게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나온 것은 아니다.
금관과 주요 소장품
현재 국립청주박물관에는 별도의 금관실이 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봉총에서 출토된 신라 금관과 금허리띠다.[9]
서봉총은 경주에 있는 신라 고분이다.
그러니까
"충북 박물관인데 왜 경주 금관이 여기 있음?"
싶을 수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이 2022년 개편 이후 금속문화 특성화를 추진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던 서봉총 금관과 금허리띠를 이곳에서 상설전시하게 된 것이다.[3]
금관은 높이 약 35cm의 신라 금관으로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나무와 사슴뿔 형태의 장식, 곡옥 등이 달려 있다.[9]
신라 금관을 보고 싶다고 반드시 경주까지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청주에서도 하나 볼 수 있다.
금속미술 전시에서는 앞서 언급한 운천동 동종 외에도 건흥 5년이 새겨진 금동광배가 중요하다. 충주 노은면에서 발견된 고구려계 금동불 관련 유물로, 충북지역까지 고구려 문화가 내려왔던 흔적을 보여준다.[8]
이런 물건들을 보고 있으면 충북 고대사의 특징이 명확해진다. 어느 한 나라 문화만 존나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 고구려·백제·신라가 계속 바뀌어 등장한다.
충북:
"누구 땅임?"
삼국:
"일단 싸워보고 결정함."
한반도 가운데라서 생긴 운명이다.
중원문화와 금속문화
국립청주박물관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크게 중원문화와 금속이다.
충북은 한반도의 중앙 내륙에 있고 남한강과 금강 수계를 통해 여러 지역이 연결된다. 그래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이동하고 물자가 교류하는 통로였으며, 삼국시대에는 세 나라가 모두 중요하게 여겼던 지역이었다.
고려시대 이후에는 불교문화가 크게 발달했다. 청주 사뇌사와 흥덕사, 충주 숭선사 같은 사찰에서 다양한 금속 불교공예품이 제작됐다.[8]
청주는 특히 한국 금속활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1377년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심체요절은 현재 남아 있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다만 진짜 직지 원본을 보려고 국립청주박물관에 가면 안 된다.
현재 현존하는 직지 하권은 프랑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다.
청주에 있는 것은 흥덕사 터와 청주고인쇄박물관이다.
프랑스가 가지고 있다.
아직도.
국립청주박물관은 직지 한 권에 집중하기보다 그 배경이 되는 충북지역의 오랜 금속문화 전체를 보여주는 역할에 가깝다.
건축
국립청주박물관은 유물만큼 건물도 유명하다.
우암산 동쪽 골짜기의 경사를 따라 전시동을 여러 층으로 나누고, 건물 사이에 계단과 마당을 배치해 산의 지형과 건축물이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건물을 그냥 거대한 네모상자로 만들지 않고 산비탈에 낮게 깔아놓은 느낌이다.
붉은 벽돌과 회색 지붕, 전통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구성 때문에 한국 현대건축 작품으로도 자주 언급된다.[10]
김수근 건축 좋아하는 사람은
"금관 보러 감."
보다
"김수근 건물 보러 감."
할 수도 있다.
둘 다 보면 된다.
박물관 주변에는 나무와 야외전시공간도 많아 날씨 좋은 날 산책하기에도 괜찮다.
관람
2026년 현재 관람시간은 평일·주말·공휴일 모두 09:00~18:00이다.[11]
정기휴관일은
- 매주 월요일
- 1월 1일
- 설날 당일
- 추석 당일
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첫 평일에 휴관한다.[6]
상설전시는 무료다.
주소는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이다.[6]
어린이박물관과 4D 시네마, 디지털대장간 같은 체험시설도 운영하며 일부 시설은 별도 예약이 필요할 수 있다.[6]
2026년에는 청명관 특별전시실에서 《빛·울림·힘 - 금속, 감각을 깨우다》 특별전도 개최하는 등 금속문화 특성화를 계속 밀고 있다.[12]
박물관:
"우리 금속박물관 아닙니다."
전시 이름:
금속으로 변화된 삶 금속으로 꽃피운 문화 금속에 깃든 품격 빛·울림·힘-금속
사실상 맞는 것 같다.
평가
국립청주박물관은 특정 고대국가 하나를 깊게 파는 박물관이라기보다 충북이라는 한반도 중앙지역의 역사와 금속문화를 연결해서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그래서 첫인상은 국립경주박물관의 금관 떼거리나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금동대향로처럼 압도적인 스타 유물이 약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 대신 전시 흐름이 꽤 독특하다.
선사시대 석기에서 시작해 청동기와 철기가 인간사회를 어떻게 바꿨는지 보여주고, 삼국시대 권력의 상징인 금관을 지나 고려 불교 금속공예까지 이어진다.
즉 충북에서 나온 유물 나열 보다는 금속이라는 기술 하나가 인간사회를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한 박물관이다.[2][8]
2022년 개편 이후 이 방향이 상당히 명확해졌다.
또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 자체가 꽤 볼 만하고, 청주 시내에서 청주고인쇄박물관, 상당산성, 청남대 같은 곳과 함께 관광일정에 넣을 수도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최소 한두 시간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다.
그리고 신라 금관도 하나 있다.
청주에서 금관 볼 줄 몰랐던 사람에게는 의외의 보너스다.
여담
- 1987년 10월 30일 개관했다.[1]
- 개관 당시 전시유물은 878점이었다.[1]
-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다.[3]
- 우암산 동쪽 기슭에 있다.
- 현재 상설전시의 핵심 주제는 금속문화다.[6]
- 상설전시에 고고 전시, 금속미술 전시, 금관실이 있다.
- 서봉총 출토 신라 금관과 금허리띠를 전시한다.[9]
- 금관은 충북 출토품이 아니라 경주 출토품이다.
- 통일신라시대 청주 운천동 동종도 대표 문화유산이다.[8]
- 흥덕사 명문 쇠북과 발우도 볼 수 있다.[8]
- 충주에서 나온 고구려계 금동광배도 있다.
- 단양에서는 눈금이 새겨진 구석기시대 돌이 발견됐다.[7]
- 충북은 고구려·백제·신라 유물이 모두 나오는 지역이다.
- 청주 흥덕사에서는 1377년 직지심체요절이 인쇄됐다.
- 하지만 현존하는 직지 원본은 프랑스에 있어서 여기에는 없다.
- 어린이박물관과 4D 시네마도 운영한다.
- 2025~2026년에는 디지털문화관을 새로 짓고 있다.[6]
- 2026년 특별전 주제도 금속이다.
- 박물관 홈페이지 메뉴에 대표 금속공예품이라는 별도 항목까지 있다.
- 여기까지 가면 그냥 금속 전문박물관이라고 불러도 별로 화 안 낼 것 같다.
- 월요일은 쉰다.[6]
- 상설전시는 무료다.
같이 보기
각주
- ↑ 1.0 1.1 1.2 1.3 국립청주박물관 - 박물관 역사.
- ↑ 2.0 2.1 2.2 국립청주박물관 - 고고, 금속으로 변화된 삶.
- ↑ 3.0 3.1 3.2 3.3 한국관광공사 - 국립청주박물관.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국립청주박물관.
- ↑ 연합뉴스 - 국립청주박물관 상설전시실 개편…"금속문화재 집중 조명", 2022-04-13.
- ↑ 6.0 6.1 6.2 6.3 6.4 6.5 6.6 6.7 국립청주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 ↑ 7.0 7.1 연합뉴스 - 구석기 눈금 돌부터 왕실의 편지까지…옛사람의 기록을 찾아서, 2024-06-24.
- ↑ 8.0 8.1 8.2 8.3 8.4 8.5 8.6 8.7 국립청주박물관 - 미술, 금속으로 꽃피운 문화.
- ↑ 9.0 9.1 9.2 국립청주박물관 - 금관, 금속에 깃든 품격.
- ↑ 충북나드리 - 국립청주박물관.
- ↑ 국립청주박물관 - 관람안내.
- ↑ 국립청주박물관 - 2026년 특별전 빛·울림·힘-금속, 감각을 깨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