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Incorporated, TI)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이다. 1930년 석유 탐사용 지구물리 서비스를 제공하던 Geophysical Service Inc.(GSI)에서 출발했으며, 1951년 현재의 Texas Instruments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1][2]
2026년 현재 TI의 핵심 사업은 아날로그 반도체와 임베디드 프로세서다. 전원관리 IC, 증폭기, ADC·DAC, 센서 인터페이스, 마이크로컨트롤러, DSP, 자동차용 프로세서, 레이더 칩 등 전자기기 내부에서 전원과 현실세계의 신호를 처리하는 수많은 칩을 만든다. 회사에 따르면 8만 종 이상의 제품으로 전 세계 10만 곳 이상의 고객을 상대하며 직원은 3만 3천 명 이상이다.[3]
일반인에게는 `TI-84` 같은 그래핑 계산기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지만 회사 전체 매출에서 계산기는 쩌리에 가깝다. 2025년 TI 매출 176억 8,200만 달러 가운데 아날로그 사업이 140억 600만 달러, 임베디드 프로세싱이 26억 9,700만 달러를 차지했고 계산기·DLP·ASIC 등을 전부 합친 기타사업 매출은 9억 7,900만 달러였다.[4] 학생들 입장에서는 계산기 회사가 반도체도 만드네지만 실제 회사 입장에서는 반도체 회사가 계산기도 아직 만든다가 맞다.
반도체 역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회사다. 1958년 TI 연구원이던 잭 킬비가 최초로 작동하는 집적회로를 만들었으며, 1967년에는 세계 최초의 휴대용 전자계산기를 개발했고, 1970~1980년대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와 DSP 기술을 발전시켰다.[5][6] 1980년대에는 DLP의 핵심인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장치까지 발명했다.[7]
반도체 역사책 펴면 여기저기 TI가 튀어나온다.
역사
시작은 석유탐사 회사였다
TI의 전신은 1930년 설립된 Geophysical Service Inc.다.[1] 현재처럼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반사탄성파를 이용해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찾는 지구물리 탐사업체였다.[2]
지하에 충격파를 보내고 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해야 했기 때문에 전자계측과 신호처리 기술이 중요했고, 이 기술적 배경이 훗날 전자·반도체 사업으로 이어졌다.
1940년대에는 잠수함 탐지와 레이더 분야에도 신호처리 기술을 적용하면서 1946년 별도의 전자장비 연구실과 제조조직을 만들었다.[1]
반도체 회사가 석유 찾다가 탄생했다는 게 뜬금없어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땅속 신호 분석하다가 전자회로 잘하게 됨 → 전자회로 직접 만듦 → 반도체 회사 됨이라는 나름 자연스러운 테크트리다.
Texas Instruments
1951년 회사 이름을 Texas Instruments Incorporated로 변경했고 기존 Geophysical Service는 자회사로 남았다.[2]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진입했으며 1954년 실리콘 트랜지스터 기술을 상용화하는 등 초기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1]
이 시기부터 회사의 중심은 지구물리 탐사장비보다 전자·반도체로 빠르게 이동했다.
잭 킬비와 집적회로
1958년 TI에 입사한 잭 킬비는 여러 전자부품을 하나의 반도체 재료 위에 만드는 아이디어를 실험했다.
1958년 9월 12일 킬비는 게르마늄 조각 위에 트랜지스터·저항·커패시터를 구현한 회로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8]
이것이 최초로 작동한 집적회로로 평가된다.
다만 현대적인 집적회로의 발명 역사는 킬비 혼자 한 줄로 끝내기에는 조금 복잡하다.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의 로버트 노이스도 1959년 독립적으로 실용적인 모놀리식 집적회로 구조를 고안했고, 산화막 위 금속배선을 사용하는 노이스의 방식은 대량생산에 훨씬 적합했다.[9]
오늘날에는 킬비와 노이스를 집적회로의 공동 발명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9]
킬비는 집적회로 발명에 대한 공로로 200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10]
한 회사 연구실에서 만든 조그만 회로가 컴퓨터·스마트폰·인터넷·AI까지 이어졌으니 TI가 반도체 역사에서 자랑질 좀 해도 되는 부분이다.
전자계산기
킬비는 집적회로 이후 휴대용 전자계산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1967년 TI 연구진은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최초의 휴대용 전자계산기 시제품 Cal-Tech을 개발했다.[6]
1972년에는 TI-2500 Datamath를 소비자용으로 출시했고, 1974년에는 삼각함수와 로그 계산이 가능한 SR-50 과학용 계산기를 내놓았다.[6]
이후 계산기는 TI의 대표적인 소비자 제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반도체 회사가 자기 칩이 얼마나 좋은지 보여주겠다고 계산기 만들었다가 수십 년 뒤 미국 학생들이 SAT 시험장에 TI-84 들고 들어가는 문화까지 만들어버렸다.
마이크로컨트롤러와 DSP
TI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마이크로컨트롤러와 DSP 분야에서도 중요한 기술을 내놓았다.
회사 연혁에 따르면 1971년 단일 칩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출시했고 1978년 음성교육 완구 Speak & Spell에는 디지털 신호처리 로직을 이용한 음성합성 기술이 적용됐다.[1]
1980년에는 상용 단일칩 DSP를 출시했고, 1982년에는 TMS32010을 출시하면서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TMS320 DSP 제품군을 만들었다.[11]
DSP는 음성·영상·통신·레이더처럼 실시간으로 많은 신호를 계산해야 하는 분야에 특화된 프로세서다.
1990~2000년대 휴대전화와 통신장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TI의 DSP 사업도 전성기를 맞았다.
DLP
1985년 TI 연구원 래리 혼벡은 이후 DLP 기술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구조 연구를 발전시켰고 1987년 현재 형태의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를 발명했다.[7]
DMD는 칩 표면에 엄청나게 작은 거울을 배열하고 각각의 거울을 움직여 빛을 제어하는 MEMS 장치다.
이 기술은 프로젝터와 디지털 영화관에 널리 사용됐으며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의 일부 상영에서 DLP Cinema가 사용됐다.[7]
반도체 회사가 칩 위에 트랜지스터 대신 거울 수백만 개를 존나 달아놓으면 화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실제로 해버린 것이다.
메모리 사업
TI는 과거 DRA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도 대규모로 생산했다.
그러나 1990년대 DRAM 시장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일본 업체 등이 가격과 설비투자로 존나게 서로 죽이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고, TI는 메모리보다 DSP와 아날로그 반도체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1998년 TI는 전 세계 메모리 사업 대부분을 마이크론에 매각했다. 거래에는 미국과 이탈리아의 생산시설, 일본·싱가포르 합작사업 지분 등이 포함됐다.[12]
당시 양사는 이 거래를 통해 마이크론은 세계적인 메모리 생산업체로 확대되고, TI는 DSP와 아날로그 반도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13]
지금 마이크론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랑 DRAM으로 싸우는 데에는 옛날 TI 메모리 공장과 사업을 먹고 체급을 키운 역사도 들어 있다.
Burr-Brown 인수
2000년 TI는 고성능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 Burr-Brown을 약 76억 달러 규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14]
Burr-Brown은 고정밀 ADC·DAC와 오디오 반도체 분야에서 유명했던 회사다.
현재도 일부 TI 오디오 제품에서 Burr-Brown Audio 브랜드가 남아 있다.[15]
오디오 씹덕들이 DAC 칩 이름 보고 Burr-Brown이라고 좋아하는데 회사 자체는 2000년에 TI 뱃속으로 들어갔다.
National Semiconductor 인수
2011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였던 내셔널 세미컨덕터를 약 65억 달러에 인수했다.[16]
내셔널의 5,000명 이상 직원과 아날로그 제품군이 TI에 합류하면서 당시 TI의 아날로그 제품 포트폴리오는 약 4만 5천 종까지 확대됐다.[16]
이 인수는 현재 TI가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압도적으로 넓은 제품목록을 갖게 된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다.
남들 회사 하나 살 때 고객 몇 명 얻으려고 하는데 TI는 아날로그 칩 카탈로그 수만 개를 통째로 먹었다.
사업
아날로그 반도체
TI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Analog다.
2025년 아날로그 부문 매출은 140억 600만 달러로 회사 전체 매출의 약 79%를 차지했다.[4]
TI는 아날로그 사업을 크게 Power와 Signal Chain으로 구분한다.[4]
전원관리
전원관리 반도체는 전압과 전류를 변환·분배·제어하는 칩이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품이 있다.
- DC-DC 컨버터
- LDO
- 배터리 관리 IC
- 충전 IC
- 게이트 드라이버
- 전원 스위치
- 절연소자
- 모터 드라이버
- LED 드라이버
전자제품에는 전원을 꽂는다고 모든 회로에 120V를 그대로 때려박는 게 아니라 각 부품이 원하는 전압과 전류로 존나 잘게 나눠줘야 한다.
스마트폰부터 전기차·공장로봇·AI 서버까지 전기 먹는 물건에는 거의 무조건 이런 칩이 들어간다.
Signal Chain
Signal Chain 제품은 현실세계의 전압·소리·온도·압력·빛 같은 아날로그 신호를 증폭하거나 측정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4]
대표적인 제품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온도센서가 만들어낸 아주 작은 전압을 증폭하고 ADC로 숫자로 바꾼 다음 MCU가 읽게 만드는 과정에 TI 칩 여러 개가 들어갈 수 있다.
CPU 하나만 보면 컴퓨터가 돌아가는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CPU 주변에 이런 이름도 없는 조그만 칩들이 수십 개씩 붙어 있다. TI는 바로 그 이름도 모르겠는데 없으면 기계가 안 켜지는 칩을 존나 많이 파는 회사다.
임베디드 프로세싱
2025년 Embedded Processing 부문 매출은 26억 9,700만 달러로 전체의 약 15%였다.[4]
주요 제품군은 다음과 같다.[4]
- 마이크로컨트롤러
- 프로세서
- 무선 연결 칩
- 레이더 프로세서
일반 PC CPU처럼 범용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보다 자동차·공장설비·가전·로봇·전력장치처럼 특정 기계를 제어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MSP430
MSP430은 TI의 대표적인 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 계열이다.
1992년 처음 등장했으며 저전력·저비용 임베디드 시스템을 겨냥해 개발됐다.[1]
배터리로 오래 동작해야 하는 센서와 계측장치 등에 널리 사용돼왔다.
C2000
C2000 계열은 실시간 제어에 특화된 마이크로컨트롤러·프로세서 제품군이다.
모터제어·인버터·전력변환·자동차 전장 등에 많이 사용된다.
전기차 모터를 제어하는 것처럼 계산 한번 늦었다고 그냥 다음 프레임에서 처리하지 뭐가 안 되는 분야에서 쓰이는 놈들이다.
Sitara
Sitara는 ARM 기반 임베디드 프로세서 계열이다.
산업자동화·로봇·HMI·통신·엣지 컴퓨팅 등에 사용된다.
mmWave 레이더
TI는 차량·산업용 밀리미터파 레이더 반도체도 생산한다.
2017년 CMOS 공정을 이용한 mmWave 센서 제품군을 출시했으며 자동차의 거리측정·사각지대 감지·실내 인원감지와 산업용 센싱 등에 활용된다.[1]
자동차 범퍼 뒤에 붙어서 앞차 거리를 재는 조그만 칩도 TI가 돈 버는 영역이다.
계산기
TI 계산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소비자용 제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계산기다.
일반 사칙연산 계산기부터 공학용 계산기, 그래핑 계산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왔다.
미국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는 TI 계산기가 특히 널리 사용된다.
TI-81
1990년 TI-81을 출시하면서 그래핑 계산기 시장에 진입했다.[6]
함수식을 입력하면 화면에 그래프를 직접 그릴 수 있어 대수학과 미적분 교육에서 널리 사용됐다.
TI-83·TI-84
이후 TI-83과 TI-84 계열이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도 TI-84 Plus 계열은 미국 학교에서 널리 사용되며 표준화시험에서도 허용되는 대표적인 그래핑 계산기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이 웬만한 슈퍼컴퓨터급 성능이 된 시대에도 학교에서는 1990년대 감성 화면 달린 계산기가 계속 살아남아 있다.
미국 학생은 미적분보다 먼저 TI-84 왜 이렇게 비싸 씨발을 배우기도 한다.
회사 전체에서는 작은 사업이다
다만 TI 전체에서 계산기 사업의 비중은 작다.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계산기는 DLP와 일부 ASIC 제품과 함께 `Other` 사업에 포함되며, 이 전체 부문의 매출이 9억 7,900만 달러였다.[4]
그러니 계산기만 보고 TI를 Casio 비슷한 회사라고 생각하면 회사 본업을 거의 반대로 이해한 것이다.
DLP
Digital Light Processing
DLP(Digital Light Processing)는 TI가 개발한 광학 반도체 기술이다.
핵심은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라는 MEMS 칩이다.
DMD 표면에는 미세한 거울이 격자형으로 배열돼 있고, 각각의 거울이 기울어지면서 빛을 렌즈 방향으로 보내거나 차단해 픽셀을 표현한다.
영화관
1990년대 후반 DLP Cinema가 실제 영화관에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통해 상업적 디지털 영화상영에 사용됐다.[7]
이후 전 세계 영화관의 필름 프로젝터가 디지털 프로젝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됐다.
DMD를 발명한 래리 혼벡은 이 공로로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과학기술상을 받았다.[7]
다른 용도
DLP는 프로젝터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분야에도 사용된다.
- 자동차 HUD
- 3D 프린터
- 산업용 광학
- 분광기
- 머신비전
- 의료기기
칩 위에 거울 박아놓은 놈이 영화관에서 시작해서 자동차랑 3D 프린터까지 들어갔다.
반도체 제조
팹리스가 아니다
TI는 칩을 설계만 하고 TSMC 같은 파운드리에 맡기는 팹리스 업체가 아니다.
직접 웨이퍼 팹을 운영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며, 설계·웨이퍼 제조·조립·테스트까지 상당 부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3]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에 15개의 제조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밝혔다.[17]
300mm 웨이퍼
TI는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에 300mm 웨이퍼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공정에서 200mm보다 300mm 웨이퍼를 사용하면 웨이퍼 한 장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어 칩당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다.
최신 CPU나 GPU처럼 2nm·3nm 선단공정을 쓰는 회사와 달리 TI가 생산하는 아날로그·임베디드 칩은 상대적으로 오래된 공정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많다.
남들은 2nm 만들겠다고 EUV 장비 붙잡고 피눈물 흘리는데 TI는 성숙공정 웨이퍼 크게 만들어서 칩을 존나 싸게 찍는 쪽으로 돈을 번다.
Richardson
텍사스 Richardson에는 RFAB1과 RFAB2 300mm 생산시설이 있다.
RFAB2는 2022년 초기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후 생산량을 확대했다.[18]
Sherman
텍사스 Sherman에는 최대 4개의 300mm 팹을 건설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첫 번째 팹인 SM1은 2025년 12월 생산을 시작했다.[17]
TI는 Sherman 단지 전체에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으며 SM1·SM2·SM3·SM4 네 개 팹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9]
완공되면 하루에 수천만 개 규모의 아날로그·임베디드 칩을 생산할 수 있다.[17]
미국 생산투자
TI는 Texas와 Utah의 제조시설에 장기적으로 6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20]
Sherman 외에도 Richardson과 Utah Lehi의 300m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20]
최첨단 AI GPU 하나가 몇만 달러씩 하는 시대지만 그 GPU가 붙어 있는 서버 전원관리칩 하나 없으면 수천만 원짜리 보드 전체가 그냥 비싼 벽돌이다. TI가 성숙공정 반도체 생산능력을 계속 존나 늘리는 이유다.
사업모델
칩 종류가 존나 많다
TI는 8만 종 이상의 제품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3]
엔비디아가 몇 개의 GPU 플랫폼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구조다.
TI의 제품 하나하나는 매출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전 세계 자동차·산업장비·가전·통신장비·의료기기 수십만 모델에 조금씩 들어간다.
하나의 제품이 망해도 회사가 좆되는 구조가 아니라 세상 모든 전자기기에 작은 칩 하나씩 몰래 박아놓고 돈 받는 구조에 가깝다.
긴 제품수명
자동차나 산업장비는 스마트폰처럼 1~2년 만에 설계를 갈아엎지 않는다.
한 번 설계에 들어간 아날로그 칩은 10년 이상 같은 제품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부품 하나 바꾸려면 회로설계와 인증을 다시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기존 칩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은 TI와 같은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에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준다.
직접판매
TI는 오랫동안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지만 자체 온라인 판매와 직접 고객관계를 강화해왔다.
제품 종류가 워낙 많고 고객도 10만 곳이 넘기 때문에 데이터시트와 평가보드·설계도구·샘플·기술지원 생태계 자체가 경쟁력이다.[3]
전자공학과 학생이 회로 하나 만들다가 구글에 `5V to 3.3V buck converter` 검색하면 높은 확률로 TI 데이터시트가 튀어나오는 이유다.
주요 시장
산업용
공장자동화·로봇·전력설비·빌딩자동화·계측장비 등 산업용 시장은 TI의 핵심 고객군이다.
모터 제어, 전원 변환, 센서, 통신, 실시간 프로세서 등 한 장비에 여러 TI 제품이 들어갈 수 있다.
자동차
현대 자동차에는 수백~수천 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TI는 전원관리·레이더·센서 인터페이스·모터제어·인포테인먼트·배터리관리·차량 네트워크 등에 다양한 부품을 공급한다.
전기차와 ADAS 확대는 TI 입장에서 자동차 한 대당 팔 수 있는 칩 개수가 늘어나는 일이다.
자동차 가격이 오르든 말든 TI는 범퍼, 배터리, 디스플레이, 모터 사이사이에 칩 하나씩 더 집어넣을 기회를 찾는다.
데이터센터
AI 데이터센터 역시 TI의 성장시장이다.
TI가 HBM이나 GPU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서버 전원공급장치·전압조절·배터리백업·센싱·인터페이스 등에 아날로그 반도체가 대량 사용된다.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TI는 산업용·데이터센터·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매출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21]
엔비디아 GPU가 금광에서 금 캐는 광부라면 TI는 광산에 전기 넣고 센서 붙이고 모터 돌리는 삽과 전선 파는 장사다.
실적
2025년
2025년 TI의 매출은 176억 8,200만 달러였다.[4]
| 부문 | 2025년 매출 | 비중 |
|---|---|---|
| Analog | 140억 600만 달러 | 약 79% |
| Embedded Processing | 26억 9,700만 달러 | 약 15% |
| Other | 9억 7,900만 달러 | 약 6% |
`Other`에는 DLP, 계산기, 일부 ASIC 제품 등이 포함된다.[4]
이 표 하나만 보면 TI가 계산기 회사라는 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먼지 바로 나온다.
2026년
2026년 2분기 매출은 54억 6,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고 순이익은 19억 8,000만 달러였다.[21]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23억 1,000만 달러였다.[21]
2026년 10월 1일 현재 가장 최근 발표된 분기실적은 2분기이며, 회사는 산업·데이터센터·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폭넓은 성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21]
마이크론과의 관계
현재 마이크론과 TI는 주력사업이 상당히 다르다.
마이크론은 DRAM·HBM·NAND를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고, TI는 아날로그·임베디드 반도체 업체다.
그런데 마이크론이 지금의 세계적인 메모리 회사로 커지는 과정에서 1998년 인수한 TI 메모리 사업이 꽤 중요한 역할을 했다.[12]
마이크론 공식 연혁도 1998년 TI의 전 세계 메모리 사업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급 메모리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고 설명한다.[22]
즉 현재 기준으로 보면
| 회사 | 핵심 사업 |
|---|---|
| Texas Instruments | 아날로그 반도체, MCU·DSP·임베디드 프로세서 |
| Micron Technology | DRAM, HBM, NAND 플래시, SSD |
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둘이 메모리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던 사이였다.
TI가 메모리 사업을 마이크론에게 팔고 아날로그에 집중했는데, 30년 뒤 보니까 둘 다 각자 분야에서 존나 크게 살아남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서로에게 상당히 괜찮은 이혼이었다.
삼성전자와 차이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는 IDM이지만 회사구조는 크게 다르다.
| 분야 | Texas Instruments | 삼성전자 |
|---|---|---|
| 아날로그 IC | 핵심 사업 | 일부 사업 |
| MCU·임베디드 | 핵심 사업 | 일부 사업 |
| DRAM | 생산하지 않음 | 세계 주요 업체 |
| NAND | 생산하지 않음 | 세계 주요 업체 |
| HBM | 생산하지 않음 | 주요 업체 |
| 파운드리 | 외부 고객 대상 주력사업 아님 | 대규모 사업 |
| 스마트폰 | 없음 | Galaxy |
| 가전 | 없음 | 대규모 사업 |
TI는 최첨단 CPU나 메모리 대신 자동차·산업·전원·센서에 들어가는 비교적 작고 수명이 긴 반도체에 집중한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는 TI 제품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집에 있는 전자제품 뜯어보면 안에서 TI 로고가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다.
여담
약자는 TI
회사 이름이 길기 때문에 거의 항상 TI라고 부른다.
반도체업계에서 TI라고 하면 별다른 설명 없이 Texas Instruments를 뜻한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가 아니다
한국어로는 흔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라고 표기하며 공식 한국어 홈페이지도 이 표현을 사용한다.[1]
영어 `Instruments`는 복수형이지만 회사 고유명사의 한국어 표기는 반드시 영어 문법대로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Instruments인데 계측기 회사는 아니다
회사 이름만 직역하면 `텍사스 계측기`쯤 된다.
실제로 전신이 지구물리 탐사용 계측기와 전자장비를 만들었으니 이름 자체에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현재 오실로스코프나 멀티미터를 주력으로 파는 계측기업은 아니다.
회사 이름 보고 TI 오실로스코프 하나 주세요 하지 말자. 텍트로닉스나 키사이트 찾아가야 한다.
잭 킬비
TI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연 잭 킬비다.
1958년 집적회로를 개발했고 휴대용 계산기 연구도 이끌었으며 200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현재 TI 본사에는 킬비의 이름을 딴 연구조직 Kilby Labs도 있다.[1]
DLP도 TI 거다
영화관이나 프로젝터에서 `DLP` 로고를 본 적 있다면 그 기술도 TI에서 나왔다.
프로젝터 회사가 TI에서 DMD 칩을 사서 자기 광학계와 영상처리 장치에 넣는 방식이다.
계산기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했던 놈이 영화관 스크린 뒤에서도 돈 벌고 있었다.
TI 칩 이름은 처음 보면 암호문이다
TI 부품번호는 TPS5430, LM358, SN74HC595, MSP430, TMS320 같은 형태가 흔하다.
계열과 기능에 따라 나름 규칙은 있지만 처음 전자공학 공부하는 사람 눈에는 그냥 랜덤 영숫자다.
전자공학과 학생은 회로이론보다 먼저 LM358이랑 TL072가 대체 뭐가 다른 새끼인지 데이터시트 40페이지를 읽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
74 시리즈
TI는 디지털 논리회로의 고전인 7400 시리즈 제품도 여전히 판매한다.
AND·OR·NOT·플립플롭·시프트레지스터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단순한 논리 IC들이다.
CPU가 수백억 개 트랜지스터를 때려박는 시대에도 AND 게이트 몇 개만 필요한 회로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고대유물 같은 칩도 계속 팔린다.
반도체에서는 새 기술만 돈이 되는 게 아니다. 1970년대부터 팔던 칩을 2026년에도 계속 찍어내면서 돈 받는 장사가 진짜 무섭다.
선단공정 경쟁과는 조금 다르다
TI를 인텔·TSMC·삼성 파운드리처럼 몇 nm 공정을 쓰는지로만 평가하면 회사의 핵심을 놓치기 쉽다.
아날로그 반도체에서는 전압을 얼마나 정확하게 다루는지, 전력손실과 노이즈가 얼마나 작은지, 고온·고전압에서 얼마나 안정적인지, 고객이 얼마나 오랫동안 같은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공정이 무조건 작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AP는 3nm가 자랑인데 자동차 전원칩에 3nm 박겠다고 하면 엔지니어가 왜 씨발?부터 물어볼 가능성이 높다.
주요 연혁
| 연도 | 내용 |
|---|---|
| 1930 | Geophysical Service Inc. 설립 |
| 1946 | 전자장비 연구·제조조직 설립 |
| 1951 | Texas Instruments로 사명 변경 |
| 1958 | 잭 킬비가 최초로 작동하는 집적회로 개발 |
| 1967 | 휴대용 전자계산기 개발 |
| 1971 | 단일칩 마이크로컨트롤러 출시 |
| 1980 | 상용 단일칩 DSP 출시 |
| 1982 | TMS320 DSP 계열 시작 |
| 1987 | DLP의 핵심인 DMD 발명 |
| 1990 | TI-81 그래핑 계산기 출시 |
| 1998 | 메모리 사업을 마이크론에 매각 |
| 2000 | Burr-Brown 인수 |
| 2011 | National Semiconductor 인수 |
| 2022 | Richardson RFAB2 초기 생산 시작 |
| 2025 | Sherman SM1 300mm 팹 생산 시작 |
주요 제품군
| 분야 | 대표 제품·기술 |
|---|---|
| 전원관리 | DC-DC, LDO, 배터리관리, 드라이버 |
| Signal Chain | Op Amp, ADC, DAC, 센서 인터페이스 |
| MCU | MSP430, C2000 등 |
| 프로세서 | Sitara, Jacinto 등 |
| DSP | TMS320 계열 |
| 레이더 | mmWave 센서 |
| 디스플레이 | DLP, DMD |
| 교육 | TI 그래핑·공학용 계산기 |
주요 용어
| 용어 | 설명 |
|---|---|
| Texas Instruments | 미국의 아날로그·임베디드 반도체 기업. |
| TI | Texas Instruments의 일반적인 약칭. |
| TXN | 나스닥 종목코드. |
| GSI | TI의 전신인 Geophysical Service Inc. |
| Jack Kilby | TI에서 최초의 작동 가능한 집적회로를 만든 엔지니어. |
| Analog | TI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반도체 사업. |
| TMS320 | TI의 대표적인 DSP 제품군. |
| MSP430 | TI의 저전력 MCU 계열. |
| DLP | TI가 개발한 디지털 광처리 기술. |
| DMD | DLP의 핵심인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소자. |
검색할 때
관련 자료를 찾을 때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exas Instruments, TI semiconductor, Texas Instruments analog, TI DSP, Texas Instruments Jack Kilby, TI calculator, TI DLP, Texas Instruments 300mm fab, Texas Instruments Micron memory business 등의 검색어를 함께 사용하면 좋다. `TI`만 검색하면 다른 약어가 존나 많이 튀어나오므로 반도체 자료를 찾을 때는 `Texas Instruments` 또는 제품번호를 같이 검색하는 것이 낫다.
같이 보기
외부 링크
- Texas Instruments 공식 홈페이지
- Texas Instruments 한국 홈페이지
- Texas Instruments - About TI
- Texas Instruments Investor Relations
- TI Education Technology
- Texas Instruments - Manufacturing
- Texas Instruments - Sherman 300mm Fab
- Texas Instruments - Jack Kilby와 집적회로
-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Texas Instruments - TI 기업 정보 및 역사
- ↑ 2.0 2.1 2.2 Texas Instruments Investor Relations - Frequently Asked Questions
- ↑ 3.0 3.1 3.2 3.3 Texas Instruments - About TI
-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Texas Instruments - 2025 Annual Report
- ↑ Texas Instruments - The chip that changed the world
- ↑ 6.0 6.1 6.2 6.3 6.4 Texas Instruments Education - Calculator Timeline
- ↑ 7.0 7.1 7.2 7.3 7.4 Texas Instruments - Larry Hornbeck and DLP
- ↑ Computer History Museum - All Semiconductor Solid Circuit
- ↑ 9.0 9.1 Computer History Museum - Practical Monolithic Integrated Circuit
- ↑ Nobel Prize - History of the Integrated Circuit
- ↑ Texas Instruments - TMS320 DSP Family Overview
- ↑ 12.0 12.1 12.2 Texas Instruments - Micron Completes Acquisition of TI's Memory Business
- ↑ Texas Instruments - Micron to Purchase Memory Business of Texas Instruments
- ↑ 14.0 14.1 Texas Instruments - TI to Acquire Burr-Brown
- ↑ Texas Instruments - Burr-Brown Audio
- ↑ 16.0 16.1 16.2 Texas Instruments - National Semiconductor Acquisition
- ↑ 17.0 17.1 17.2 17.3 Texas Instruments - Sherman SM1 Production
- ↑ Texas Instruments - U.S. Manufacturing Expansion
- ↑ Texas Instruments - Sherman 300mm Wafer Fabs
- ↑ 20.0 20.1 Texas Instruments - U.S. Manufacturing Investment
- ↑ 21.0 21.1 21.2 21.3 Texas Instruments - Q2 2026 Results
- ↑ Micron - Company Time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