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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으로, 사실상 신라 전문 박물관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신라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특화돼 있다. 대릉원, 월성,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경주 남산 등 경주의 핵심 신라 유적지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으며, 경주 여행에서 유적지만 보고 끝내면 뭔가 퍼즐 절반만 맞춘 것 같은데 여기까지 보면 그제야 신라가 어떤 나라였는지 감이 좀 잡힌다.[1]

현재 상설전시는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별도의 특별전시관과 어린이박물관, 개방형 수장고인 신라천년보고, 옥외전시장도 운영한다.[1] 박물관 마당에는 성덕대왕신종, 고선사 터 삼층석탑을 비롯한 대형 석조문화유산까지 깔려 있다.[2]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사 전체를 존나 넓게 보여준다면, 여기는 신라 하나를 존나 깊게 파는 곳이다.

역사

국립경주박물관의 시작은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7일이다. 당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문을 열었으며, 광복 이후 일본인 사업가 등이 가지고 있던 문화재를 회수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3]

1946년에는 광복 이후 처음 실시된 고고학 발굴조사인 호우총은령총 조사에도 참여했다.[3] 즉 그냥 옛날 물건 가져다가 진열해놓은 곳이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고고학의 초창기부터 직접 발굴과 조사에 끼어든 기관이다.

현재 위치인 인왕동 부지로 옮긴 것은 1975년 7월 2일이다.[4] 그 뒤 1982년 월지관, 2002년 미술관 등이 추가되면서 지금과 비슷한 구조가 만들어졌다.[4]

처음 개관할 당시 소장품은 1,282점에 불과했지만 이후 경주와 영남지역 발굴조사가 계속되면서 소장품은 수십만 점 규모로 증가했다.[3]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땅 파면 유물 나오는 동네라 박물관 입장에서는 컨텐츠 부족 걱정을 별로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문제는 어디다 다 보관하냐다.

그래서 대형 수장시설인 신라천년보고까지 만들었다.

전시

국립경주박물관은 건물 하나에 모든 것을 욱여넣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전시관이 박물관 부지 안에 따로 배치돼 있다.

신라역사관

가장 기본적인 전시관이다.

신라가 건국된 기원전 57년부터 935년 멸망까지의 역사를 다루며, 신라의 성장과 왕권 발전, 고분문화, 황금문화 등을 보여준다.[5]

특히 신라 하면 떠오르는 금관과 금제장식이 대거 등장한다. 천마총, 황남대총,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 등 경주 대형 고분에서 나온 유물들이 핵심이다.

교과서에서

"신라는 금관을 사용했다."

한 줄 보고 넘어가는 것과 실제 금관 여러 개를 한자리에서 보는 것은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얘네 진짜 금 존나 좋아했다.

왕관뿐 아니라 허리띠, 귀걸이, 목걸이, 관장식, 신발까지 금을 붙였다.

경주가 괜히 황금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얻은 게 아니다.

신라미술관

신라의 불교문화와 미술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불상과 사리장엄구, 각종 불교공예품, 조각과 건축 관련 문화유산 등을 볼 수 있다.[5]

신라는 삼국 중 비교적 늦게 불교를 공인했지만 이후 왕실이 적극적으로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황룡사, 분황사, 불국사, 석굴암 같은 대규모 불교문화가 발달했다.

신라미술관에 가면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불상과 금속공예품을 볼 수 있다.

신라역사관이

왕들이 무덤에 얼마나 금을 처넣었나

를 보여준다면 신라미술관은

왕들이 절에는 뭘 처넣었나

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다.

물론 실제 전시는 훨씬 진지하다.

월지관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과 연못시설로, 1970년대 발굴조사에서 엄청난 양의 유물이 나왔다.

생활용품, 장신구, 건축부재, 불교 관련 물품, 목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왕족과 귀족이 실제로 생활했던 공간에서 나온 물건이라 고분 유물과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금관처럼

"왕이 죽어서 같이 묻은 것"

이 아니라

"왕궁 사람들이 실제로 쓰다가 연못에 빠뜨린 것"

이 나온다.

그래서 통일신라 왕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월지에서 나온 금동판불, 심지가위 같은 작은 생활·종교용품도 전시된다.[2]

신라천년보고

신라천년보고는 단순 전시관이라기보다는 대형 수장고다.

경상도 지역에서 발굴되는 국가귀속 문화유산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일반 관람객이 내부 일부를 볼 수 있도록 개방형 수장고 형태로 운영된다.[2]

박물관 전시실에 있는 유물은 전체 소장품 가운데 극히 일부다.

나머지는 여기 같은 수장고에서 잔다.

박물관 가서

"유물 존나 많네."

해도 실제 가진 것 중 일부만 본 것이다.

신라천년보고는 그런 박물관의 뒷창고를 어느 정도 공개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시설이다.

주요 문화유산

국립경주박물관의 가장 유명한 유물들을 꼽으면 아래와 같다.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범종 가운데 하나다. 흔히 에밀레종이라고 불리는 그 종이다. 신라 혜공왕 때 완성된 것으로, 현재 박물관 옥외 종각에 보존돼 있다.[2]

크기가 존나 크다.

높이 3m가 넘고 무게는 약 18.9톤에 이른다.

옛날 사람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주조했는지부터 신기하다.

종 표면의 비천상과 문양, 음향 모두 통일신라 금속공예의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문화재 보호를 위해 현재는 옛날처럼 관람객 앞에서 계속 종을 치지는 않는다.

천마총 금관 역시 대표 소장품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신라 금관으로, 국립경주박물관이 2023년 경주 지진 직후 실시한 긴급점검에서도 성덕대왕신종·고선사 터 삼층석탑·백률사 약사여래 등과 함께 주요 지정문화재로 언급됐다.[6]

신라 금관은 사진으로 보면 생각보다 단순해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금판과 곡옥, 작은 장식이 존나 세밀하게 붙어 있다.

기마인물형토기도 매우 유명하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국보로 말 위에 탄 신라인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토기다.[7]

그냥 장식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액체를 넣고 따르는 주전자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2차원 벽화가 많이 남지 않은 신라에서 실제 사람의 옷차림과 말 장식 등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고선사 터 삼층석탑은 박물관 뜰에 세워져 있다. 고선사터가 댐 건설로 수몰되면서 탑을 해체해 현재 장소로 옮긴 것이다. 통일신라 초기 석탑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박물관 옥외전시의 핵심이다.[2]

이외에도 백률사 약사여래, 각종 신라 금관과 금제 허리띠, 고분 출토 토기, 월지 출토품 등 교과서에서 본 물건이 존나 많이 튀어나온다.[6]

역사교과서 삽화를 현실에서 하나씩 해금하는 느낌이다.

옥외전시장

박물관 내부만 보고 나오면 은근히 많이 놓친다.

국립경주박물관 뜰에는 탑과 석불, 초석 등 약 1,400점의 석조문화유산이 전시돼 있다.[2]

대부분 경주 주변의 옛 절터와 궁궐터 등에서 옮겨온 것들이다.

성덕대왕신종과 고선사 터 삼층석탑처럼 따로 이름이 붙은 유명한 문화재도 있지만, 그냥 잔디밭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놓인 돌덩어리가 알고 보면 천년 전 신라 사찰 부재인 경우도 있다.

경주에서는 길가 돌도 함부로 발로 차면 안 된다는 드립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박물관 옥외전시장은 건물 안보다 훨씬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어서 날씨만 좋으면 꽤 좋다.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

국립경주박물관은 관광객용 전시장만 운영하는 기관이 아니다.

경주와 영남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인수하고 등록하며, 보존처리와 학술연구, 전시, 국제교류 등을 수행한다. 2026년에도 월성 출토 비편 연구, 황룡사 사리장엄구 조사, 월지 출토품 조사, 성덕대왕신종 음향조사 등 여러 연구사업이 진행되고 있다.[8]

일제강점기에 불완전하게 발굴됐던 신라 고분을 다시 조사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금령총은 1924년 일제에 의해 발굴됐는데 당시 조사가 너무 빨리 진행돼 무덤구조와 출토상황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시 발굴조사를 실시했다.[7]

즉 옛날 유물을 보관만 하는 곳이 아니라

발굴 →
분석 →
보존 →
연구 →
전시

까지 하는 연구기관이다.

관람

2026년 현재 기본 관람시간은 10:00~18:00이며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 가능하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매주 토요일 20:00까지 야간개장을 한다.[9]

상설전시와 어린이박물관, 일반 특별전의 기본 관람료는 무료다.[9]

돈 안 받는다.

이 정도 유물 보여주는데 공짜다.

국립중앙박물관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국립박물관의 존나 훌륭한 점 중 하나다.

정기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이며 전시실 정기 휴실일이 별도로 운영될 수 있으므로 여행 전에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9]

어린이박물관도 운영한다. 아이들이 신라 역사와 문화를 체험형 콘텐츠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그냥 유물 앞에 세워놓고

"이거 국보다. 봐."

하는 것보다는 애들 반응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2]

또한 1954년에 시작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라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해왔다.[1]

박물관 내부에는 신라천년서고라는 도서관도 있으며 국립경주박물관 발간자료와 신라·경주 관련 도서, 전시도록 등을 열람할 수 있다.[2]

위치

주소는 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이다.[9]

위치 선정이 존나 좋다.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월성, 첨성대, 대릉원이 있고 바로 근처에 동궁과 월지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황룡사지분황사가 있다. 남쪽에는 경주 남산이 보인다.[1]

그래서 경주 관광동선을 잡을 때

대릉원
→
첨성대
→
월성
→
국립경주박물관
→
동궁과 월지

식으로 이어서 돌아보기가 좋다.

다만 박물관 자체가 생각보다 크고 전시량도 많아서 유적지 돌아다니다 마지막에

"박물관 30분이면 보겠지."

하고 들어가면 좆된다.

금관만 보고 나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보면 몇 시간은 충분히 쓸 수 있다.

특히 역사 좋아하는 사람이면 일정에서 최소 반나절 정도 잡아도 이상하지 않다.

평가

경주를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필수코스에 가깝다.

경주는 도시 전체에 신라 유적이 널려 있지만, 유적지만 보면 초보자 입장에서는

"여기가 옛날 궁터구나."
"여기가 무덤이구나."

하고 끝나기 쉽다.

박물관에서 실제 출토유물을 같이 보면 각각의 장소가 갑자기 연결된다.

대릉원에서 본 거대한 봉분 안에 실제로 이런 금관과 장신구가 들어 있었고, 동궁과 월지의 연못에서 이런 생활용품이 나왔으며, 황룡사 같은 절에는 이런 불교미술품이 있었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신라 관련 유물의 질과 양은 압도적이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신라 명품이 많지만 경주의 강점은 유물이 나온 장소에서 몇 km 떨어지지도 않은 박물관에서 그 유물을 본다는 것이다.

천마총 갔다가 천마총 금관 보고, 월지 갔다가 월지 출토품 보는 맛이 있다.

반대로 단점이라면 전시량이 존나 많다는 것.

역사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은 처음 금관 볼 때

"와 금관!"

하다가 네 번째 금관쯤 가면

"또 금관이네."

할 수도 있다.

신라인들이 금을 너무 많이 쓴 탓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고대사를 좋아한다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등과 함께 한번쯤 가볼 가치가 매우 높은 박물관이다.

여담

  • 1945년 10월 7일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출발했다.[3]
  • 현재 위치로 이전한 것은 1975년이다.[4]
  • 박물관 자체가 경주역사유적지구 한복판에 있다.[1]
  • 성덕대왕신종이 여기 있다.
  • 흔히 에밀레종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종이다.
  • 천마총 금관도 주요 소장품이다.[6]
  • 금령총의 기마인물형토기 역시 대표적인 신라 유물이다.[7]
  • 고선사 터 삼층석탑은 원래 박물관에 있던 탑이 아니라 고선사터에서 옮겨온 것이다.
  • 옥외전시장에만 석조문화유산 약 1,400점이 있다.[2]
  • 신라천년보고는 공개형 수장고라 일반 관람객도 일부 수장공간을 볼 수 있다.[2]
  • 어린이박물관도 있다.
  • 1954년부터 어린이박물관학교를 운영해왔다.[1]
  • 기본 관람료는 무료다.[9]
  • 3~10월 토요일은 밤 8시까지 야간개장한다.[9]
  •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전시유물 보호를 위한 면진설비를 강화했다. 박물관은 현재 전시실 면진시스템이 규모 8.0 이상의 지진에도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히고 있다.[6]
  • 2023년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성덕대왕신종·천마총 금관 등 주요 유물에 피해가 없었다.[6]
  • 경주에서 뭐 하나만 볼 거면 대릉원 같은 유적지를 추천할 수도 있지만, 신라가 뭔 나라였는지 알고 싶으면 여기부터 가는 게 제일 빠르다.
  • 역사 좋아하는 놈은 1시간짜리 일정 잡지 마라. 높은 확률로 망한다.

같이 보기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