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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대한민국의 제과회사. 현재는 크라운해태홀딩스 산하의 사업회사다.

대표 제품으로는 크라운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하임, 버터와플, 빅파이, 마이쮸, 새콤달콤, 콘칩, 참쌀, 못말리는 신짱 등이 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오리온과 함께 한국 과자판의 오래된 고인물 중 하나다. 다만 롯데나 오리온처럼 초대형 이미지가 강하다기보다는, 뭔가 옛날 동네 슈퍼 과자 진열대 한쪽을 조용히 장악한 회사 같은 느낌이 있다. 과자계의 은근한 생존왕이다.

한때는 IMF 때 부도를 맞고 휘청였지만, 살아남은 뒤에는 오히려 자기보다 더 컸던 해태제과를 인수했다. 이게 크라운제과 역사에서 제일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과자회사인데 서사가 거의 스포츠 역전승이다.

역사

영일당제과

크라운제과의 뿌리는 1947년 창립된 영일당제과다.

창업자는 윤태현이다. 광복 직후 서울 중림동에서 시작한 작은 제과점이 크라운제과의 출발점이었다. 지금처럼 대형 식품회사, 자동화 공장, 전국 유통망 이런 게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거의 가내수공업에 가까운 제빵·제과업에서 시작한 셈이다.

1956년에는 상호를 크라운제과로 바꿨다. 이름부터 뭔가 왕관이다. 과자에 왕관을 씌우겠다는 패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름 하나는 잘 지었다. 식품회사 이름은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크라운은 짧고, 발음 쉽고, 로고 만들기도 좋다.

크라운산도

1960년에는 크라운산도가 등장했다.

크라운산도는 한국 샌드형 비스킷의 원조급 제품이다. 요즘 애들한테는 그냥 할머니 집 찬장에 있는 과자 느낌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꽤 혁신적인 과자였다. 비스킷 사이에 크림을 넣었다. 지금 보면 별거 아닌데, 그 별거 아닌 구조가 수십 년을 간다.

산도는 크라운제과의 정체성 같은 제품이다. 회사 이름과 제품 이름이 거의 한 몸처럼 붙어 있다. 롯데 하면 빼빼로, 해태 하면 연양갱, 오리온 하면 초코파이라면 크라운은 산도다. 물론 죠리퐁파가 반박할 수 있다. 과자판도 은근히 내전이 많다.

법인 설립과 성장

1968년 주식회사 크라운제과가 법인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묵동공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에 들어갔다.

1972년에는 죠리퐁이 출시되었다. 죠리퐁은 크라운제과의 대표 스낵이자 한국 과자계의 기묘한 생존자다. 그냥 보면 뻥튀기 조각 같은데, 우유에 말아먹으면 갑자기 시리얼 흉내를 낸다. 시리얼 회사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 있다. 우리는 열심히 콘플레이크 만들었는데, 옆에서 죠리퐁이 우유 부어먹히고 있으니 말이다.

1976년에는 기업공개를 했다. 이 시기 크라운제과는 크라운산도와 죠리퐁을 앞세워 국내 제과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넓혀갔다.

1980~90년대

1980~90년대 크라운제과는 여러 장수 제품을 쌓았다. 쿠크다스, 하임, 버터와플, 빅파이, 콘칩, 마이쮸, 새콤달콤 같은 제품들이 크라운 브랜드를 대표하게 되었다.

크라운 과자들의 특징은 막 엄청난 스타성이 있다기보다는, 먹어보면 다 아는 맛이라는 점이다. 엄청 튀지는 않는데 오래 간다. 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버터와플 같은 제품들은 유행을 폭발시키기보다 세대 기억 속에서 살아남았다.

이게 식품회사 입장에서는 꽤 강한 무기다. 신제품 하나 대박 내는 것도 좋지만, 수십 년 동안 팔리는 제품 하나 갖고 있는 게 진짜 힘이다. 과자회사의 진짜 자산은 공장보다 사람들의 어린 시절 기억이다.

IMF와 부도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크라운제과도 큰 위기를 맞았다. 1998년 부도 처리되었고, 화의 절차에 들어갔다.

이때 크라운제과는 정말 끝장날 뻔했다. 해태그룹도 무너지고,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던 시절이다. 과자회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외환위기는 기업의 체력장을 강제로 열었다. 약한 놈은 탈락, 빚 많은 놈은 탈락, 운 나쁜 놈도 탈락이었다.

크라운제과는 법정관리와 구조조정의 시대를 버텼고, 2003년 화의에서 조기졸업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이게 꽤 중요하다. 그냥 부도난 과자회사가 아니라, 부도났다가 되살아난 과자회사다. 그래서 이후 해태제과 인수는 더 극적이었다.

해태제과 인수

2005년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식품을 인수했다.

당시 해태제과는 한때 한국 제과업계의 강자였지만, IMF 이후 외국계 컨소시엄에 넘어간 상태였다. 그런데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제과업계 4위가 2위 회사를 인수하는 그림이라 크게 주목받았다.

쉽게 말하면 작은 놈이 큰 놈을 먹은 것이다. 과자판의 다윗과 골리앗인데, 다윗이 새총 대신 은행 차입과 컨소시엄을 들고 온 버전이다. 당시에는 승자의 저주 아니냐는 우려도 컸다. 자기 몸도 방금 회복한 회사가 더 큰 회사를 삼켰으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거 소화 되냐?"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인수는 크라운제과의 운명을 바꿨다. 해태 브랜드와 제품군을 품으면서 크라운은 단숨에 제과업계 주요 축으로 올라섰다. 이후 크라운과 해태는 크라운해태라는 이름으로 묶이게 된다.

지주회사 체제

2017년 크라운제과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회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가 되었고, 식품 제조·판매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회사 크라운제과가 신설되었다. 그래서 현재의 크라운제과는 2017년 인적분할로 생긴 사업회사이고, 지주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다.

이런 구조는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좀 헷갈린다. 옛날 크라운제과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법적으로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뉜 것이다. 쉽게 말하면 "회사 이름과 껍데기를 정리해서 지배구조를 바꿨다"고 보면 된다. 한국 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는 그 흔한 패턴이다.

주요 제품

크라운산도

크라운제과의 상징 같은 제품. 국내 최초급 샌드형 비스킷으로 알려져 있다.

바삭한 비스킷 사이에 크림이 들어간 구조다. 지금 기준으로는 너무 기본적인 과자지만, 원래 기본이 오래 간다. 산도는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찬장에 있으면 하나씩 먹게 된다. 별 감흥 없이 먹다가 어느 순간 반 봉지 사라져 있다. 이런 게 장수 과자의 무서움이다.

죠리퐁

1972년 출시된 크라운제과의 대표 스낵.

밀쌀을 퍼핑한 과자에 달콤한 코팅을 한 제품이다. 그냥 먹어도 되고, 우유에 말아먹어도 된다. 사실 죠리퐁은 과자인지 시리얼인지 애매하다. 근데 그 애매함이 강점이다. 과자로 먹으면 과자고, 우유에 넣으면 아침밥 흉내를 낸다. 죠리퐁은 자기 정체성을 흐리게 해서 살아남았다.

우유에 말아먹는 순간 약간 눅눅해지는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바삭파와 눅눅파가 갈릴 수 있다. 인간은 참 사소한 걸로 파벌을 만든다.

쿠크다스

부드럽고 얇은 쿠키형 과자. 크라운제과의 고급 이미지 담당이다.

이름부터 뭔가 유럽풍이다. 실제로 먹으면 잘 부서진다. 너무 잘 부서진다. 쿠크다스는 과자라기보다 분말화 직전의 예술작품이다. 조심히 집었는데 손에서 와르르 무너질 때가 있다. 이것도 일종의 ASMR인가.

그래도 맛은 좋다. 부드럽고 달고, 커피나 차와 잘 어울린다. 그래서 선물세트에도 자주 들어가고, 사무실 간식으로도 꽤 무난하다. 고급인 척하는데 실제로는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그 절묘한 위치가 쿠크다스의 힘이다.

하임

크림이 들어간 웨이퍼 과자. 대표적으로 화이트하임, 초코하임이 있다.

하임은 길쭉한 웨이퍼 속에 크림이 들어가 있어서 먹기 편하다. 특히 얼려먹으면 맛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식감이 달라진다. 과자도 냉동실 한번 갔다 오면 갑자기 고급 디저트인 척한다. 인간이 속기 쉬운 생물이다.

버터와플

와플 모양의 얇은 버터 쿠키.

버터와플은 이름 그대로 버터 향과 바삭한 식감이 핵심이다. 커피와 궁합이 좋고, 손님 접대용 과자 이미지도 있다. 과자 접시에 버터와플 있으면 집이 약간 덜 없어 보인다. 똑같이 마트에서 산 과자인데, 모양 때문에 품격이 생긴다. 디자인의 승리다.

빅파이

작은 파이형 과자. 이름은 빅파이인데 크기는 그렇게 빅하지 않다.

이건 한국 과자계의 오래된 농담이다. 빅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먹어보면 "어디가 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출시 당시 기준으로는 빅이었을 수도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소비자의 기대치가 커졌고, 과자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게 된 것이다.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작았을 수도 있다. 판단은 각자 하자.

그래도 빅파이는 오래 살아남았다. 딸기잼 비슷한 속과 초코 코팅의 조합이 익숙하다. 이런 과자는 엄청 맛있다기보다 "아 이 맛" 하면서 먹는 제품이다.

콘칩

옥수수 스낵. 바삭하고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크라운 콘칩은 콘 스낵류에서 오래 버틴 제품이다. 감자칩이나 새우깡처럼 압도적인 대표성은 덜할지 몰라도, 옥수수 스낵으로는 자기 자리가 있다. 손에 들고 먹기 좋고, 맥주 안주로도 무난하다. 과자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무난함이 돈이 된다.

참쌀

쌀과자 브랜드. 참쌀 설병, 참쌀 선과 등이 유명하다.

참쌀은 어르신 간식 이미지가 강하다. 명절 선물세트나 집안 찬장에 있으면 이상하게 자연스럽다. 젊은 사람들은 처음엔 무시하다가 하나 먹고 "어 괜찮네" 한다. 쌀과자는 원래 그렇게 침투한다. 강렬하지 않지만 오래 간다.

마이쮸새콤달콤

츄잉캔디 계열 제품.

마이쮸는 부드럽고 과일맛이 강한 캔디로, 어린이와 학생층에게 인기가 많다. 새콤달콤은 이름 그대로 새콤하고 달콤한 츄잉캔디다. 둘 다 학교 매점, 문방구, 편의점에서 오래 살아남은 제품이다.

마이쮸는 한때 하이츄랑 비교되기도 했다. 비슷한 계열이라 어쩔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맛있으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전쟁이고, 학생 입장에서는 쉬는 시간 당 보충이다.

해태제과와 크라운해태

크라운제과를 말할 때 해태제과 인수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해태제과는 연양갱, 에이스, 맛동산, 오예스, 홈런볼, 허니버터칩 같은 제품을 가진 제과 명가였다. 그런 해태를 크라운이 인수하면서 크라운해태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후 크라운은 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하임, 마이쮸 같은 자기 제품군을 유지했고, 해태는 해태대로 강한 브랜드를 유지했다. 두 회사를 완전히 하나로 섞기보다는 각각의 브랜드를 살리는 방식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자 봉지에 크라운이 찍혀 있든 해태가 찍혀 있든 그냥 사먹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자산이 따로 존재한다.

크라운해태 체제의 장점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점이다. 크라운은 비스킷, 스낵, 캔디 쪽에서 오래된 제품이 있고, 해태는 연양갱, 오예스, 홈런볼, 맛동산, 허니버터칩 같은 강한 제품이 있다. 합치면 꽤 무섭다. 과자 진열대에서 한 회사가 차지하는 면적이 확 늘어난다.

아트경영

크라운해태는 특이하게 문화예술 후원, 특히 국악과 조각 쪽을 강조해왔다.

윤영달 회장은 과자와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아트경영을 내세웠고, 크라운해태는 국악 공연, 조각 전시, 문화예술 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과자회사가 갑자기 국악과 조각을 민다니 좀 뜬금없어 보이지만, 이게 크라운해태의 독특한 이미지가 됐다.

솔직히 과자회사 하면 보통 설탕, 밀가루, 포장지, 편의점 진열대가 떠오른다. 그런데 크라운해태는 거기에 국악과 조각을 붙였다. 이상하긴 한데 기억에는 남는다. 마케팅은 결국 기억 싸움이다. 쿠크다스 먹으면서 대금 산조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적어도 회사 이미지는 독특해졌다.

라이벌

크라운제과의 전통적인 라이벌은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였다.

다만 해태제과는 2005년 인수 이후 같은 크라운해태 체제가 되었으므로 지금은 라이벌이라기보다 한 식구다. 어제의 경쟁자가 오늘의 계열사가 된 것이다. 과자판도 결국 자본이 정리한다.

롯데제과는 껌, 초콜릿, 빼빼로, 아이스크림 쪽에서 강했고,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스낵에서 강했다. 크라운은 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하임, 마이쮸 같은 제품으로 버텼다. 시장점유율만 보면 롯데나 오리온에 비해 덜 화려한 순간도 있었지만, 크라운은 장수제품을 기반으로 꾸준히 생존했다.

한국 과자 시장은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신제품이 매년 나오지만, 결국 사람들은 익숙한 제품으로 돌아간다. 크라운제과는 그 익숙함을 잘 붙잡은 회사다. 과자계에서는 "새로움"보다 "아 이거 어릴 때 먹던 거"가 더 강할 때가 많다.

논란과 사건

IMF 부도

크라운제과는 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이건 회사 역사에서 가장 큰 위기였다. 크라운제과가 이때 무너져 사라졌다면 산도, 죠리퐁, 쿠크다스 같은 브랜드도 지금과는 다른 운명을 맞았을 것이다. 다행히 회사는 구조조정과 화의 절차를 거쳐 살아남았다.

이후 2003년 화의에서 벗어나고,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한 것은 크라운제과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이다. 부도난 회사가 몇 년 뒤 더 큰 회사를 인수한다. 이건 기업사에서 꽤 재밌는 장면이다. 물론 안에서 일한 사람들은 재밌기는커녕 피땀눈물이었겠지만, 밖에서 보면 서사가 세다.

빅파이 크기 논란 아닌 논란

크라운의 빅파이는 이름과 크기 때문에 자주 놀림을 받는다.

"빅파이인데 왜 작냐"는 말은 거의 고전 드립이다. 사실 이건 제품명과 소비자 기대 사이의 문제다. 출시 당시에는 나름 빅이었을 수도 있고, 그냥 이름이 마케팅이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아직도 이걸 기억한다는 점이다. 놀림도 브랜드 자산이다. 잊히는 것보다 낫다.

과자 가격과 용량 문제

크라운제과도 다른 제과회사들처럼 가격 인상, 용량 축소, 질소포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건 한국 과자업계 전체의 업보다. 봉지를 뜯었는데 공기가 먼저 인사하고 과자는 아래에 웅크리고 있으면 소비자는 빡친다. 회사는 파손 방지, 유통 안정성, 원재료값 상승을 말하지만, 소비자는 그냥 "과자 어디 갔냐"를 묻는다. 양쪽 말이 다 이해는 되는데, 봉지 열 때마다 허탈한 건 사실이다.

평가

크라운제과는 한국 과자 역사에서 조용하지만 꽤 중요한 회사다.

크라운산도죠리퐁으로 오래된 뿌리를 만들었고, 쿠크다스, 하임, 버터와플, 마이쮸, 새콤달콤 같은 제품으로 세대를 이어왔다. IMF 때 부도를 맞았지만 살아남았고, 이후 해태제과를 인수하면서 크라운해태 체제를 만들었다.

롯데제과처럼 거대한 재벌그룹의 출발점 이미지는 아니고, 오리온처럼 초코파이 하나로 해외까지 뚫은 이미지도 아니다. 하지만 크라운은 오래 버텼다. 산도처럼, 죠리퐁처럼, 쿠크다스처럼 조용히 계속 있었다. 이게 크라운제과의 진짜 색깔이다.

한 줄로 정리하면, IMF에서 살아남아 해태까지 먹어버린 한국 과자판의 은근한 생존왕이다.

주요 제품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