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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가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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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국가산업단지(溫山國家産業團地)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과 남구 황성동 일대에 걸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다. 흔히 온산공단 또는 온산산단이라고 부르며, 비철금속 제련과 석유정제·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중화학공업이 집중되어 있다. 대표적인 입주기업으로는 고려아연S-OIL 등이 있으며, 온산항과 울산항을 통해 원료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생산된 금속과 석유제품·화학제품을 국내외로 공급하는 대한민국의 주요 임해공업단지 가운데 하나다.

1974년 비철금속 중심의 산업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지정됐으며, 이후 정유·석유화학·금속가공·화학소재 등으로 산업영역이 확대됐다. 2026년 6월 울산광역시의 개발계획 변경 고시 기준 지정면적은 25,939,303㎡(약 25.94㎢)로, 일반적인 중소규모 산업단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넓다. 다만 1970년대부터 여러 구역을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기존 기업들이 공장을 증설해왔기 때문에 특정 연도에 단지 전체가 한꺼번에 완공된 형태는 아니다.

온산국가산업단지는 울산의 또 다른 대규모 공업지역인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국가산업단지다. 울산·미포산단이 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이 결합된 복합 산업지역이라면 온산산단은 비철금속 제련과 정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원료·소재 생산기지라는 성격이 더욱 강하다. 특히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S-OIL 온산공장은 각각 대한민국 비철금속산업과 정유산업을 대표하는 생산시설이다.

쉽게 말하면 해외에서 광석과 원유를 배로 들여와 아연·구리·금·은과 휘발유·경유·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다시 전 세계로 내보내는 곳이다. 대한민국 제조업이 자동차와 반도체, 선박 같은 완제품을 생산하려면 그보다 앞서 엄청난 양의 금속과 에너지·화학소재가 필요한데, 온산은 바로 그런 기초산업을 담당하는 지역이다.

역사

산업기지 조성

온산국가산업단지가 만들어진 배경은 1970년대 대한민국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경공업과 노동집약적인 수출산업에서 벗어나 철강·비철금속·석유화학·기계·조선 같은 자본집약적 산업을 발전시키려 했고, 이를 위해 원료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생산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해안지역에 대규모 산업기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울산에서는 이미 1962년부터 울산공업센터가 개발되고 있었지만, 기존 공업지역만으로는 새롭게 계획된 제련소와 정유공장 등 대형 시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웠다.

정부는 1973년 온산 일대를 비철금속공업기지로 개발하는 방침을 정했고, 1974년 4월 1일 온산산업기지 개발구역을 지정했다. 당시 개발계획은 구리·아연·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대규모 제련시설과 관련 공장을 해안에 집중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했다. 이후 1975년 아연단지 조성공사가 시작됐고, 기업별 생산시설과 항만·도로·공업용수·전력시설이 단계적으로 건설됐다.

온산이 선정된 데에는 지리적 조건이 크게 작용했다. 동쪽으로 바다와 접해 있어 대형 선박을 통한 원료 수입이 가능했고, 인근 울산공업지구에 이미 정유·석유화학산업이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에 산업 간 연계도 기대할 수 있었다. 당시 온산은 현재처럼 공장과 저장탱크가 끝없이 이어지는 지역이 아니라 농경지와 어촌, 작은 마을이 자리한 해안지역이었다. 정부와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공장을 새로 건설할 수 있는 넓은 부지가 장점이었지만, 기존 주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살던 지역이 갑자기 산업기지로 바뀌는 일이었다.

제련소와 정유공장의 등장

온산산단의 초기 성장을 이끈 산업은 비철금속 제련이었다. 고려아연은 1974년 설립된 뒤 온산에 아연제련소를 건설했으며, 1978년 아연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납과 구리, 귀금속 및 다양한 부산물 생산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온산제련소를 복합 비철금속 생산기지로 발전시켰다. 비철금속 제련은 해외에서 들여온 광석과 정광을 고온·화학공정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항만과 대규모 전력·용수시설이 필수적이다. 온산은 이러한 시설을 한곳에 집중시키기에 적합한 입지였다.

정유산업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현재의 S-OIL은 1976년 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11월 온산 정유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1980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후 정제능력을 확대하고 윤활기유와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추가하면서 온산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발전시켰다. 초기에는 광석을 녹여 금속을 만드는 공장이 중심이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원유를 정제하고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시설까지 들어선 것이다.

이런 변화로 온산은 단순한 비철금속 전용공단이 아니라 대규모 중화학공업단지로 성장했다. 광석과 원유를 실은 선박이 항만에 들어오고, 공장에서는 수많은 배관과 설비를 통해 원료를 가공하며, 생산된 제품은 다시 선박과 화물차를 통해 국내외로 이동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어촌과 농경지가 넓게 펼쳐져 있던 온산 일대가 불과 몇십 년 만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료·소재 산업지역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국가산업단지로의 발전

온산산업기지는 1980~1990년대에 걸쳐 기존 기업의 증설과 신규 기업 입주가 계속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 1991년에는 온산국가공업단지로 관리체계가 개편됐고, 이후 현재의 온산국가산업단지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기존 제련·정유시설 주변으로 화학공업과 금속가공, 비철금속 관련 소재업체가 들어왔으며, 항만과 에너지 공급시설도 산업규모에 맞춰 확충됐다.

다만 온산산단의 역사가 공장 신축과 생산량 증가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개발 초기에는 공업시설이 기존 마을과 가까운 곳에 들어섰고, 환경오염에 대한 관리와 주민보호가 충분하지 못했다. 그 결과 1980년대에는 주민들의 건강피해와 집단이주 문제로 이어진 이른바 온산병 사건이 발생했다. 온산산단은 대한민국 중화학공업 발전의 주요 거점인 동시에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피해와 주민들의 희생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후 산업단지 관리체계와 환경규제가 강화됐고, 산업시설 주변의 토지이용과 주민 거주환경도 상당 부분 변화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기존 정유·제련시설의 고도화와 신공정 도입, 생산품목 확대가 이어졌으며, 2020년대에는 석유화학 투자와 핵심광물 생산, 자원순환 등 새로운 산업적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산업단지 구조

온산국가산업단지는 울주군 온산읍의 학남리·방도리·화산리·산암리·이진리·대정리·원산리·당월리·우봉리·강양리·덕신리와 남구 황성동 일대에 걸쳐 있다. 2026년 6월 11일 울산광역시의 개발계획 변경 고시에 따른 지정면적은 약 25.94㎢이며, 산업시설용지와 항만·도로·녹지·폐기물처리시설 등 다양한 토지이용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온산산단은 일반적인 공단처럼 작은 필지에 비슷한 크기의 공장들이 바둑판처럼 들어선 형태가 아니다. 고려아연이나 S-OIL처럼 하나의 사업장이 매우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대형 장치산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산업단지 안에는 거대한 생산설비와 저장탱크, 원료 야적장, 산업용 배관, 전용부두와 물류시설이 넓게 펼쳐져 있다. 제련소는 광석을 처리하기 위한 고온의 용해로와 정련설비를 사용하고, 정유공장은 증류탑과 반응기, 배관망을 통해 원유를 여러 석유제품으로 분리·가공한다.

공장 주변에는 원료와 생산제품을 보관하는 창고와 저장시설, 대형 화물차가 이동하는 산업도로가 이어져 있다. 실제로 온산산단을 지나가면 일반적인 제조업 공장보다 대규모 플랜트 시설이 훨씬 눈에 띈다. 공장 하나의 내부에 수많은 생산공정이 들어가 있고, 같은 기업의 사업장 안에서도 원료를 공급하거나 제품을 다음 공정으로 넘기기 위해 복잡한 배관과 물류망이 사용된다.

다만 온산산단 전체가 하나의 기업 소유인 것은 아니다. 대규모 정유·제련기업뿐 아니라 금속가공과 화학소재, 산업설비, 조선기자재, 물류·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입주해 있으며, 이들 기업은 서로 다른 원료와 제품을 생산하면서 공통의 항만·도로·전력·용수 기반시설을 활용한다.

주요 산업

비철금속 제련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산업은 비철금속 제련이다. 비철금속은 철을 제외한 금속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구리·아연·납·알루미늄·니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온산산단에서는 아연과 납, 구리 및 다양한 귀금속과 부산물 생산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기업은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1978년 아연 생산을 시작한 뒤 꾸준한 증설과 공정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대규모 비철금속 생산시설로 성장했다. 현재는 아연과 납뿐 아니라 구리, 금·은, 인듐·안티모니 등 다양한 금속을 생산하며, 여러 제련공정을 결합해 원료 속 유가금속을 최대한 회수하는 통합 생산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비철금속 제련은 단순히 광석을 불에 녹인 뒤 금속덩어리 하나를 꺼내는 작업이 아니다. 광석에는 목표로 하는 금속 외에도 여러 금속과 불순물이 섞여 있고, 어떤 원료를 어떤 공정에 투입하느냐에 따라 회수할 수 있는 제품과 경제성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연정광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금속이 포함된 중간물질이나 부산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추가 공정에서 처리하면 새로운 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런 복합 제련체계를 활용해 다양한 금속을 생산하고 있다.

아연은 철강재의 부식을 막기 위한 아연도금과 합금, 배터리 등에 사용되고, 구리는 전선과 전기모터·전자제품에 필수적이다. 은은 귀금속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전자·태양광산업에서도 사용되며, 인듐과 안티모니 같은 금속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특수소재 분야에서 중요하다. 따라서 온산의 제련산업은 전통적인 금속산업인 동시에 첨단 제조업의 기초원료를 공급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광석 들여와서 아연 만드는 공장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아연을 만들고, 남은 원료에서 다른 금속을 회수하고, 또 남은 물질을 처리하면서 최대한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복잡한 공정이다. 제련소 입장에서는 광석 안에 돈 되는 금속이 남아 있는데 그냥 버리면 그게 더 아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온산산단의 또 다른 핵심 산업은 석유정제와 석유화학이다. 대표기업인 S-OIL은 온산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을 생산하며, 윤활기유와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관련 제품도 생산한다. 온산공장은 대규모 정유시설과 저장탱크, 전용부두 및 여러 고도화 설비를 갖춘 대한민국의 주요 정유기지 가운데 하나다.

정유산업과 석유화학산업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목적이 다르다. 정유공장은 원유를 가공해 자동차와 항공기, 선박 등이 사용하는 연료를 비롯한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석유화학공장은 나프타 등의 원료를 이용해 플라스틱과 합성섬유·합성고무·각종 화학소재의 기초원료를 만든다. 같은 원유에서 출발해도 어떤 공정과 설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최종제품과 판매시장이 달라진다.

온산에서는 정유공장의 생산제품과 부산물을 석유화학공정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원유에서 휘발유와 경유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여러 원료를 활용해 화학제품까지 생산하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다만 정유업과 석유화학업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화학제품 수급상황에 영향을 받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업 안에서도 업황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정유공장의 배관과 저장탱크를 보면 일반인에게는 전부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로는 원유부터 LPG와 나프타, 휘발유·경유·항공유, 각종 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물질이 서로 다른 설비와 경로를 통해 이동한다. 기름을 한 번 끓여서 휘발유만 쭉 뽑아내는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실제 정유공정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는 셈이다.

화학소재와 관련 제조업

온산산단에는 제련과 정유 외에도 화학소재·금속가공·산업설비 등 여러 업종이 자리한다. 대규모 정유·제련시설 주변에는 원료와 부산물을 활용하는 기업이 들어설 수 있고, 설비를 정비하거나 금속제품을 가공하는 업체들도 함께 성장한다. 조선과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울산의 다른 산업지역과 연결되어 있어 이들 기업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존재한다.

중화학공업단지의 특징은 산업 간 거래가 복잡하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한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 다른 기업의 원료가 되고, 공장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다시 처리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공장마다 사용하는 생산기술은 다르지만 대규모 원료수송과 에너지 공급, 폐수·폐기물 처리 같은 기반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지역에 집적되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온산국가산단은 고려아연과 S-OIL이라는 두 기업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수많은 관련업체와 항만·물류·정비·엔지니어링 업체들이 함께 움직이는 대규모 산업생태계다.

주요 기업과 신산업

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온산국가산업단지를 대표하는 생산시설 가운데 하나다. 고려아연은 1974년 설립됐고, 1978년 온산에서 아연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납과 구리, 귀금속 및 여러 희소금속 생산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단순한 아연 제련업체에서 다양한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복합소재기업으로 성장했다.

온산제련소의 중요한 특징은 여러 금속을 통합적으로 회수하는 생산체계다. 광석 속에 포함된 목표 금속과 부산물을 각각 처리하는 공정을 결합하면서 하나의 원료에서 최대한 많은 가치를 회수하려고 한다. 이러한 공정은 생산효율뿐 아니라 전략광물 확보와 자원순환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2020년대에는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비철금속과 희소금속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온산제련소의 산업적 역할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구리와 은, 인듐·안티모니 등은 특정 전자·에너지·산업용 부품에 필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단순히 금속을 많이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는 문제도 중요해졌다.

또한 고려아연은 기존 제련사업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확대해왔다. 다만 새로운 사업이 모두 온산제련소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계열사와 다른 지역의 생산시설에서 추진되는 사업도 있으므로 고려아연 전체 사업과 온산제련소의 실제 생산품목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S-OIL

S-OIL은 온산국가산업단지의 대표적인 정유·석유화학기업이다. 1976년 회사 설립 이후 온산에 정유공장을 건설했으며, 1980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정제능력과 석유화학·윤활기유 생산시설을 확대했다. 현재 온산공장은 S-OIL의 핵심 생산거점이며,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을 위해 항만시설과 대규모 저장·수송설비를 활용하고 있다.

S-OIL은 2020년대 들어 정유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울산 온산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2023년 기공식 당시 총투자비는 약 9조 2,580억 원으로 발표됐다. 주요 시설에는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180만 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석유화학 원료 전환시설, 폴리머 생산시설 등이 포함된다.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은 정유공장에서 얻은 원료를 더 적극적으로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 정유사업에만 집중하기보다 플라스틱과 각종 화학소재의 기초원료까지 생산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려는 투자다. S-OIL은 2026년 신년사에서 프로젝트의 완공과 안정적인 가동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으며, 신규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온산산단의 석유화학 생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하면 기름을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를 팔던 회사가 그 기름에서 플라스틱 원료까지 더 많이 뽑아내기 위해 온산에 거대한 공장을 추가로 짓는 것이다. 다만 대규모 설비가 새로 들어선다고 해서 석유화학 업황까지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제품의 국제가격과 수요,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의 생산능력 등에 따라 실제 수익성은 달라질 수 있다.

온산항과 물류

온산국가산업단지가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기반시설은 온산항이다. 온산항은 울산항의 주요 항만구역 가운데 하나로, 대규모 제련·정유·화학산업에 필요한 원료와 생산제품의 해상운송을 담당한다. 비철금속 제련소에서는 해외에서 광석과 정광을 대량으로 들여와야 하고, 정유공장에서는 원유를 선박으로 수입해야 하므로 항만이 가까운 것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생산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필수조건에 가깝다.

온산의 대형 기업들은 원료와 생산제품의 특성에 맞춰 전용부두와 저장·하역시설을 활용한다. 액체화물은 배관과 저장탱크를 이용해 운송하고, 광석과 금속제품은 전용 하역장비와 창고를 사용한다. 생산제품 역시 대량으로 선적해 해외시장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온산항의 처리능력과 운송비는 기업의 생산원가와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인 소비재 공장에서는 고속도로와 택배망이 중요한 물류시설이지만 온산에서는 대형 선박과 항만, 산업용 배관이 훨씬 중요하다. 광석 수만 톤이나 원유 수십만 톤을 트럭으로 하나하나 운반하는 것보다 선박으로 대량 수송하는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산산단의 공장배치는 항만과의 거리, 전용부두 사용 가능 여부, 저장시설과 연결되는 배관·도로 등을 고려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항만 중심 구조는 온산이 울산·미포국가산단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산업단지는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울산항을 중심으로 원료와 제품, 산업용 에너지와 물류가 이동하는 광역 산업권을 형성하고 있다.

온산병과 환경문제

온산병 사건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사건이 온산병이다. 온산병은 1980년대 온산공단 주변 주민들에게서 집단적으로 나타난 건강 이상과 이를 둘러싼 환경오염 논란을 가리킨다. 당시 주민들은 전신 통증과 관절·근육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했으며, 농작물과 가축·양식어장 피해까지 함께 발생하면서 공단의 대기·수질오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온산산단 개발 초기에는 기존 마을 주변으로 제련소와 화학공장 등 여러 산업시설이 들어섰다. 공장부지에 직접 포함된 주민 일부는 이주했지만 주변 마을에는 계속 사람이 거주했기 때문에 공장과 주택이 매우 가까운 상태가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규제·감시체계가 충분하지 않았고, 주민들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배출물질, 악취 등의 영향을 일상적으로 겪었다.

1985년 온산병 문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공해피해에 대한 대규모 사회적 논쟁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건강피해와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하며 보상과 이주를 요구했고, 정부와 관련기관은 역학조사와 환경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온산병은 특정한 하나의 원인물질과 단일한 의학적 진단기준이 확정된 질병명이라기보다 당시 온산지역에서 발생한 집단 건강피해와 환경문제를 포괄하는 역사적 명칭에 가깝다. 따라서 온산병을 특정 금속 하나에 의한 중독으로 단정하거나 당시 주민들이 호소한 모든 증상의 원인이 동일하게 규명됐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온산병 사건 이후 주민들의 집단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온산공단 주변 여러 마을에서 대규모 이주가 이루어졌으며, 지역사회에서는 약 1만 3천 명이 이주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오랫동안 살아온 집과 농경지, 어업 기반을 떠나야 했고 마을 자체가 사라지거나 크게 축소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온산병 사건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해사건 가운데 하나로 기억된다. 산업화의 경제적 성과만 강조되던 시기에 공장 주변 주민들이 어떤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부담했는지를 보여줬으며, 이후 산업단지 조성과 환경규제, 주민 건강보호 문제를 논의할 때 중요한 사례로 언급되어 왔다. 공장을 세워 나라가 잘살게 됐다는 이야기와 그 공장 옆에서 살던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 바로 온산이다.

산업안전과 환경관리

온산국가산업단지는 현재도 대규모 정유·화학·제련시설이 밀집한 지역이기 때문에 환경과 산업안전 관리가 중요하다. 정유·석유화학공장에서는 인화성 가스와 액체, 고압·고온 공정 및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제련소에서는 고온의 용해로와 중금속이 포함된 원료·부산물을 처리한다. 개별 공장의 사고가 근로자뿐 아니라 주변 사업장과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업장 단위의 안전관리와 산업단지 전체의 공동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환경관리에서는 대기오염물질과 산업폐수, 폐기물·분진 관리가 주요 과제다. 제련과 정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은 종류와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공정별 저감시설과 배출기준, 상시 감시체계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온산은 과거 온산병과 주민 집단이주의 역사가 있는 지역인 만큼 환경관리 문제가 단순한 기업 운영비용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신뢰에 직접 연결된다.

2026년에도 온산국가산단의 개발계획은 계속 변경되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2026년 6월 산업단지 안에 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 산업시설용지를 폐기물처리시설용지로 변경하는 개발계획을 고시했다. 이러한 시설은 대규모 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기반시설인 동시에 입지와 운영방식에 따라 환경영향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설이기도 하다.

산업구조 전환과 확장

온산국가산업단지는 기존의 비철금속·정유·화학산업을 유지하면서도 2020년대 들어 자원순환과 전략광물,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등 새로운 산업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비철금속 제련에서는 전기자동차와 재생에너지·전자산업에 필요한 금속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으며, 정유·석유화학에서는 기존 설비의 효율화와 원료 다변화, 신공정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온산산단의 확장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울산도시공사는 온산읍 학남리 일원에 약 148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추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6,307억 원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기존 산업단지의 산업시설용지 부족을 해소하고 기업지원시설과 폐기물처리시설 등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이 확장사업은 기존 온산국가산단 25.94㎢가 이미 모두 개발됐다는 의미도 아니고, 새 확장구역이 현재 전부 준공됐다는 뜻도 아니다. 2026년 기준 울산도시공사가 공개한 계획에서는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후속 절차를 거쳐 2028~2031년 단지조성공사를 시행하는 일정이 제시되어 있다. 실제 사업면적과 일정은 인허가 및 사업 추진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2025년에는 온산읍 이진리 일대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제조공장을 조성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울산광역시가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기존 정유·제련 중심 산업지역에 해상풍력 관련 제조시설을 도입하려는 사업으로, 온산의 항만 접근성과 대형 구조물 제조·운송 여건을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2026년 현재 확정된 기존 제조업 생산실적과 향후 조성할 신산업 시설의 계획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의 차이

온산국가산업단지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울산의 양대 국가산업단지로 분류된다. 두 산단 모두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과 깊게 연결되어 있고 정유·석유화학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름을 혼동하기 쉽지만, 지정지역과 핵심업종에는 차이가 있다.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는 울산 남구·동구·북구 일대에 걸쳐 있으며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자동차·조선·정유·화학산업을 대표하는 사업장들이 자리한다. 반면 온산국가산업단지는 울주군 온산읍과 남구 황성동 일대를 중심으로 비철금속 제련과 정유·석유화학산업이 집중되어 있으며, 고려아연과 S-OIL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따라서 울산에 대규모 정유공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유시설을 울산·미포산단에 포함시키면 안 된다. SK 계열의 울산 정유시설과 S-OIL 온산공장은 각각 다른 산업단지에 속하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역시 울산·미포산단이 아니라 온산산단의 대표적인 시설이다.

다만 실제 경제활동에서는 두 산단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울산항을 이용하고 산업용수·전력·도로 등 공통 기반시설을 공유하며, 기업 사이에 원료와 제품을 거래하는 관계도 존재한다. 국가산업단지 통계에서는 각각 별도로 집계하더라도 울산의 중화학공업 전체를 설명할 때는 두 산업단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2026년 현재 온산국가산업단지는 대한민국의 주요 비철금속·정유·석유화학 생산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2026년 6월 울산광역시의 개발계획 변경 고시 기준 지정면적은 약 25.94㎢이며, 고려아연과 S-OIL을 비롯한 대규모 장치산업 기업과 관련 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1970년대부터 조성된 오래된 산업단지이지만 기업들의 생산시설 증설과 산업시설용지의 재편, 환경기반시설 확충 및 신규 산업투자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산업단지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온산산단은 두 가지 방향의 산업적 변화를 동시에 맞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정유·제련설비를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략광물과 자원순환, 해상풍력 관련 제조업 등 새로운 산업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신규 설비와 항만·물류시설, 전력·용수·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투자가 계속 필요하다.

그러나 온산의 미래를 생산량과 투자금액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온산병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중화학공업의 경제적 성과는 환경·안전관리와 지역사회 보호가 함께 이루어질 때 지속될 수 있다. 특히 이미 대규모 정유·제련시설이 밀집한 산업단지에서 신규 공장과 확장구역까지 추가되는 만큼 공정 안전과 환경영향, 주변지역의 생활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온산은 1970년대 대한민국이 해외에서 광석과 원유를 들여와 직접 금속과 석유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조성한 산업기지였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오늘날에는 단순히 원료를 많이 가공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다양한 금속과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기존의 산업시설을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핵심 생산기지이면서 동시에 그 산업화가 남긴 환경적 비용까지 함께 기억해야 하는 곳이 바로 온산국가산업단지다.

여담

  •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과 남구 황성동 일대에 걸쳐 있다.
  • 흔히 온산공단 또는 온산산단이라고 부른다.
  • 1974년 4월 1일 온산산업기지 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 처음에는 비철금속공업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 이후 정유·석유화학·금속가공 등 다양한 중화학공업으로 산업영역이 확대됐다.
  • 2026년 6월 울산광역시 고시 기준 지정면적은 25,939,303㎡다.
  •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는 별개의 국가산업단지다.
  • 대표적인 기업은 고려아연S-OIL이다.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1978년 아연 생산을 시작했다.
  • 온산제련소에서는 아연·납·구리와 다양한 귀금속 및 희소금속을 생산한다.
  • S-OIL은 1976년 온산 정유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1980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 S-OIL의 샤힌 프로젝트는 온산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추가하는 사업이다.
  • 샤힌 프로젝트의 발표 당시 투자금액은 약 9조 2,580억 원이었다.
  • 원유와 광석을 수입하고 생산제품을 수출하는 데 온산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대규모 제련·정유시설이 많아 산업용 배관과 저장탱크, 원료처리시설이 넓게 펼쳐져 있다.
  • 공장을 하나하나 보면 엄청나게 크다. 일반적인 공단에서 공장 열 개가 차지할 공간을 대형 사업장 하나가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1980년대 발생한 온산병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해사건 가운데 하나다.
  • 온산병 사건 이후 주변지역 주민들의 대규모 집단이주가 진행됐다.
  • 온산의 산업화 역사를 설명할 때 환경피해와 주민이주 문제를 빼놓으면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놓치게 된다.
  • 정유·화학·제련시설이 밀집해 있어 화재·폭발·유해화학물질 사고 예방과 환경관리가 중요하다.
  • 2026년에도 산업단지 안의 폐기물처리시설과 산업시설용지 등에 대한 개발계획 변경이 이루어지고 있다.
  • 온산읍 학남리 일원에는 약 148만㎡ 규모의 국가산단 확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 확장사업의 계획상 총사업비는 약 6,307억 원이다.
  • 2025년에는 온산읍 이진리 일원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제조공장 조성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이 승인됐다.
  • 울산의 모든 정유공장이 온산산단에 있는 것은 아니다. SK 계열의 주요 정유시설과 S-OIL 온산공장은 서로 다른 국가산단에 속한다.
  • 온산은 자동차나 선박 같은 완제품보다 그 완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금속과 에너지·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산업지역에 가깝다.
  •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보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원료·소재 생산시설들이 실제로는 수많은 제조업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곳이다.

같이 보기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