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투자한 회사의 알짜 사업을 따로 떼어 상장한다는데, 정작 나한테는 새 회사 주식을 한 주도 안 준다고?
ㄴ 회사는 그대로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손해가 없다고 한다. 주주들은 그럼 왜 내 주식은 떨어지느냐고 묻는다.
개요
중복상장(重複上場)은 일반적으로 모회사와 그 자회사가 동시에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상장되어 있는 기업이 주요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하거나 기존 자회사를 별도로 기업공개(IPO)하여,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식이 각각 시장에서 거래되는 구조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상장기업 A가 자회사 B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A의 주주는 A의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B의 경제적 가치에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B가 기업공개를 진행하여 자신의 주식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투자자들은 A와 B의 주식을 각각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구조 자체가 반드시 불법이거나 경제적으로 불합리한 것은 아니다.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시장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별도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복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주 사이에 복잡한 이해관계를 만들어낸다. 특히 모회사가 유망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는 기존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와 경제적 이익이 충분히 보호되는지에 관한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크게 확산된 대표적인 사례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화학은 2020년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여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모회사 주주들에게 자회사 주식을 직접 배정하지 않는 분할 방식과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졌다.[1]
중복상장은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국내 대기업집단에서 상장 모회사와 상장 자회사가 여러 단계로 연결되면 복잡한 지배구조와 이해상충이 발생하고, 투자자들이 모회사의 가치를 할인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2026년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상장기업 간 지분 보유 시가총액의 비율로 계산한 중복상장 비율은 대한민국이 11.2%로 미국의 0.05%, 일본의 4.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특정한 방식으로 산출한 시장 전체의 비율이며, 모든 상장기업 가운데 11.2%가 중복상장 상태라는 의미는 아니다.[2]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026년 8월 3일부터 중복상장에 대한 새로운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에서는 일정한 방식으로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확보하도록 했다.[3]
2026년 10월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면서 중복상장 논란이 다시 주목받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10월 23일 상장 전 투자유치와 기업공개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4]
중복상장에 관한 논쟁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모회사가 키운 사업을 자회사로 상장하여 자금을 조달할 때, 그 사업에 먼저 투자한 모회사 주주들의 이익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개념
모회사와 자회사
모회사(Parent Company)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여 그 회사의 경영을 지배하는 기업을 말한다.
반대로 모회사의 지배를 받는 기업은 자회사(Subsidiary)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다면 B는 A의 완전자회사다.
A가 B의 주식을 전부 보유하고 있으므로 B의 경제적 가치와 경영에 대한 지배력은 기본적으로 A에 귀속된다.
그러나 B는 별도의 법인이므로 A와 B가 완전히 같은 회사인 것은 아니다.
B에는 별도의 자산과 부채, 계약, 임직원, 이사회 등이 존재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도 독립된 주체다.
또한 모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과반수 보유하지 않더라도 의결권과 계약관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단순한 지분율뿐 아니라 실제 경영에 대한 지배력도 고려해야 한다.
상장
상장(Listing)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 등이 한국거래소와 같은 증권거래소의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업공개에서는 비상장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판매하거나 새로 발행하고, 이후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도록 한다.
기업이 상장하면 일반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 직접 매수하고 매도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은 신주를 발행하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
다만 상장 자체가 반드시 기업에 새로운 현금이 들어온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하는 신주모집과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매각하는 구주매출은 자금이 들어가는 곳이 서로 다르다.
신주모집으로 조달한 자금은 일반적으로 해당 기업에 들어가지만, 구주매출의 대금은 기존 주식을 매각한 주주에게 귀속된다.
이러한 구분은 중복상장의 경제적 효과를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하다.
모자회사 동시상장
모자회사 동시상장은 중복상장을 설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
[상장기업 A]
│
│ 지분 70%
▼
[상장기업 B]
이 경우 A와 B의 주식은 모두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만, A는 여전히 B의 주식 7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A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A가 보유한 자산과 사업, 자회사 B의 지분가치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반면 B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은 B의 사업에 직접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두 종류의 주식은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서로 겹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주주가 아니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중상장과의 차이
중복상장은 영어의 Dual Listing 또는 Cross-Listing과 혼동되기도 한다.
그러나 두 개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교차상장(Cross-Listing)은 하나의 기업이 서로 다른 국가나 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같은 기업의 주식 또는 이를 기초로 한 주식예탁증서(ADR)가 한국과 미국에서 거래되는 상황은 일반적으로 교차상장과 관련된다.
반면 중복상장은 서로 다른 법인인 모회사와 자회사가 각각 상장되는 구조를 주로 의미한다.
| 구분 | 중복상장 | 교차상장 |
|---|---|---|
| 상장 대상 | 모회사와 자회사 등 서로 다른 기업 | 동일한 기업의 주식 또는 관련 증권 |
| 법인의 수 | 복수 | 기본적으로 하나 |
| 주요 쟁점 | 모자회사 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 거래시장과 공시, 거래가격 등의 문제 |
| 대표적인 구조 |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 한 기업의 국내 주식 및 해외 ADR |
영어권에서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되는 구조는 Parent-Subsidiary Listing 또는 Listed Subsidiary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오야코 조조(親子上場, 모자상장)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발생 방식
물적분할 후 상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중복상장 방식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다.
물적분할은 기업이 특정한 사업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하면서, 새롭게 설립된 회사의 주식 전부를 기존 회사가 보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상장기업 A가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고 가정하자.
A가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면 새로운 회사 B가 설립되며, 분할 직후 A는 B의 주식 100%를 소유한다.
[물적분할 이전]
A기업 ├─ 반도체 사업 └─ 배터리 사업
↓ 물적분할
[물적분할 이후]
A기업
├─ 반도체 사업
└─ B기업 지분 100%
└─ 배터리 사업
이 단계에서는 B가 별도의 기업이 되었지만, A가 여전히 B의 지분을 전부 가지고 있다.
따라서 A 주주는 B의 주식을 직접 받지 않았지만, A가 B의 주식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배터리 사업의 경제적 가치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후 B가 상장할 때 발생할 수 있다.
B가 신주를 발행하여 외부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 A의 B에 대한 지분율은 감소한다.
또한 기존 A 주주는 B의 주식을 직접 받지 못했으므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주주권이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사업부문의 성장 이익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기존 자회사 상장
중복상장은 반드시 물적분할을 통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상장기업이 오래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자회사를 기업공개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10년 전 설립한 B의 지분 80%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B가 별도의 제품과 서비스, 고객을 확보하여 빠르게 성장하면 자본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B가 기업공개를 진행하여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A와 B가 모두 상장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경우에는 물적분할을 통해 기존 사업부문을 분리한 경우와 주주들이 경험하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특히 A 주주가 처음부터 B라는 자회사의 존재를 알고 투자했는지, B가 모회사 전체의 기업가치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26년 한국의 중복상장 제도개선 역시 물적분할 자회사와 그 밖의 자회사를 구분하여 일부 주주동의 요건을 달리 적용한다.
인수한 기업의 상장
상장기업이 다른 비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해당 기업을 상장하는 경우에도 중복상장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B를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가정하자.
이후 B의 사업을 확대하거나 추가적인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B를 별도로 상장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B가 원래부터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을 수 있다.
따라서 A가 내부 사업부문을 떼어낸 사례와는 달리, B의 독립적인 사업 역사와 외부 주주의 존재, 인수 당시의 투자 조건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2026년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사례가 이러한 문제와 관련된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기존 사업을 물적분할하여 설립한 회사가 아니라, 인텔의 낸드 및 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기업이다.
그러나 솔리다임을 별도로 상장할 경우 상장 모회사인 SK하이닉스와 자회사 계열인 솔리다임 사이에 중복상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물적분할
물적분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설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가 보유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분할 이전의 주주들은 새 회사의 주식을 직접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A 주식 100주를 보유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A가 B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B 주식이 자동으로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은 여전히 A 주식 100주를 보유하며, A가 보유한 B의 지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유지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이 특정 사업부문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별도의 자금조달이나 경영구조 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유망한 사업의 직접적인 주주가 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인적분할
인적분할은 분할된 새로운 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일정한 비율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A와 B로 인적분할한다고 가정하자.
분할 이전에 A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분할비율에 따라 분할 후의 A와 B 주식을 각각 받게 된다.
[인적분할 이전]
주주 │ ▼ A기업 ├─ 사업 1 └─ 사업 2
↓ 인적분할
[인적분할 이후]
주주
/ \
▼ ▼
A기업 B기업
사업 1 사업 2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가 분할된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인적분할을 진행한다고 해서 반드시 두 기업이 모두 상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적분할 이후에도 특정한 주주의 지분 거래나 현물출자 등을 통해 복잡한 모자회사 지배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인적분할 자체가 모든 지배구조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
| 구분 | 물적분할 | 인적분할 |
|---|---|---|
| 신설회사 주식 | 기존 회사가 보유 | 기존 회사의 주주에게 배정 |
| 기존 주주의 직접 지분 | 신설회사 주식을 자동으로 받지 않음 | 분할비율에 따라 신설회사 주식을 받음 |
| 대표적인 지배구조 | 모회사와 자회사 | 분할된 두 회사의 주주가 상당 부분 공통 |
| 주주권 행사 |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 주주권을 직접 행사하지 못함 | 각각의 회사에서 직접 주주권 행사 가능 |
| 주요 논쟁 | 지배력 유지와 주주가치 보호 | 분할비율, 사업 배분, 지배구조 재편 |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은 서로 다른 방식의 기업분할이다.
특히 물적분할 자체가 중복상장인 것은 아니다.
물적분할 후 만들어진 자회사가 비상장 상태로 남아 있다면, 모회사만 상장되어 있을 수 있다.
중복상장 논란은 해당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여 모회사와 자회사 주식이 동시에 거래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중복상장의 경제적 구조
지분 희석
중복상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지분 희석(Dilution)이다.
지분 희석은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전체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의 주식 100주를 전부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B기업이 새 주식 25주를 외부 투자자들에게 발행하면 전체 주식 수는 125주가 된다.
A의 지분율은 다음과 같이 변화한다.
신주 발행 이전: 100 / 100 = 100%
신주 발행 이후: 100 / 125 = 80%
따라서 A의 B에 대한 지분율은 100%에서 80%로 감소한다.
그러나 지분율이 20%포인트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A의 경제적 가치가 반드시 20%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
B가 신주를 발행하는 대가로 새로운 투자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존 지분율뿐 아니라 새로 들어온 자금과 그 자금이 앞으로 만들어낼 수익이다.
지분율과 기업가치
지분 희석이 반드시 주주가치 훼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기 위해 가상의 사례를 생각할 수 있다.
B기업의 기존 지분가치가 1,000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A기업은 B기업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A가 보유한 B의 지분가치는 1,000억 원이다.
이때 B기업이 새 주식을 발행하여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250억 원을 조달한다고 가정하자.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신주 발행 이후 B기업의 지분가치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기존 지분가치: 1,000억 원
신규 투자금: 250억 원
신주 발행 후 지분가치: 1,250억 원
A기업의 지분율이 80%로 감소했다면 A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1,250억 원 × 80% = 1,000억 원
즉 A의 지분율은 100%에서 80%로 감소했지만, 이론적인 지분가치는 여전히 1,000억 원이다.
이는 신주를 공정한 가치로 발행하고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는 가정에서 성립하는 계산이다.
실제로는 기업의 성장 전망과 공모가격, 자본조달 비용, 경영권, 투자자 보호 수준 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 계산은 중복상장의 경제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화된 사례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왜 논란이 발생하는가?
지분 희석이 반드시 경제적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왜 모회사 주주들은 중복상장에 반대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현재의 기업가치와 미래의 성장 이익, 주주권의 행사, 실제 주식시장의 평가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 새로운 투자자들은 앞으로 자회사가 만들어낼 이익의 일부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모회사는 신규 투자금을 확보한 자회사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지만, 미래에 발생하는 이익 가운데 모회사의 지분에 해당하는 비율은 감소할 수 있다.
물론 신규 투자금이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면 모회사 주주에게도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기존 주주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유망한 사업부문을 낮은 가격에 상장하거나, 신규 투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기존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해당 사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모회사에 투자해야 할 유인이 감소하거나, 모회사의 나머지 사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중복상장의 문제는 단순히 주식 수가 증가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을 조달하면서 기존 주주와 새로운 주주 사이에 경제적 이익과 통제권을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있다.
주요 논란
알짜 사업의 분리
중복상장에서 가장 자주 제기되는 비판은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별도로 상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제조업과 빠르게 성장하는 첨단기술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첨단기술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모회사 주식을 매수했을 수 있다.
그런데 회사가 해당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별도로 상장하면, 투자자는 원하는 사업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새로운 자회사 주식을 매수해야 할 수 있다.
물론 모회사는 여전히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처음 주식을 매수했을 때 기대했던 사업 구성과 실제 투자 대상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 자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주주들은 별도의 자회사 주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모회사 주가 하락
중복상장 논란이 발생할 때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그러나 자회사를 상장하면 모회사 주가가 반드시 하락한다는 법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는 기업 실적과 미래 성장 전망, 투자자들의 기대, 시장금리, 환율, 수급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식의 투자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모회사의 높은 기업가치가 사실상 자회사의 성장성에 의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된 뒤에는 그 사업에 직접 투자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시장이 모회사의 보유 지분을 할인하여 평가한다면 자회사의 높은 시가총액이 모회사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회사 상장 이후의 모회사 주가 변화를 분석할 때에는 시장 전체의 움직임과 기업 실적, 분할 및 상장 과정의 구체적인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직접적인 주주권의 부재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는 법적으로 서로 다른 지위를 가진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A의 주주가 B의 중요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A의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B의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B에 대한 의결권은 B의 주식을 보유한 A기업이 행사한다.
A기업의 경영진은 B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A의 일반주주는 이러한 과정을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가 간접적인 형태로 전환된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거래나 자회사의 배당정책, 추가적인 신주 발행 등의 결정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익의 귀속
자회사가 많은 이익을 내더라도 모회사 주주에게 그 이익이 반드시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B기업이 1조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가정하자.
A기업이 B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면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부분이 A 주주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그러나 B가 모든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내부에 유보하면 A기업이 실제로 수령하는 현금배당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A가 B로부터 배당을 받더라도 A의 이사회가 이를 다시 A 주주에게 배당할지, 다른 사업에 투자할지는 별도의 문제다.
따라서 자회사의 성장과 순이익이 모회사 주주에게 실제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지는 배당과 투자, 지배구조 등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배당되지 않은 이익이 사업에 재투자되어 기업가치를 높일 수도 있으므로, 배당금이 적다는 사실만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해상충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면 서로 다른 주주집단이 존재하게 된다.
모회사 주주는 모회사 전체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기를 원하며, 자회사 주주는 자회사 자체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기를 원한다.
일반적으로 두 기업의 성장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모든 의사결정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모회사가 자회사에 특정한 기술이나 자산을 이전하는 거래를 한다고 가정하자.
자산의 이전 가격이 낮다면 자회사 주주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모회사 주주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모회사가 자회사에 높은 가격으로 자산을 판매한다면 모회사 주주에게 유리하고 자회사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 상태에서는 내부거래와 이해상충을 관리하는 제도가 중요하다.
특히 지배주주가 모회사와 자회사 양쪽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소액주주 보호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기업가치의 이중계산 논란
시가총액을 단순히 합산하면 안 되는 이유
중복상장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시가총액을 단순히 더하여 기업집단의 가치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모회사의 시가총액에는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의 가치가 이미 반영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이고 B기업의 시가총액이 8조 원이라고 가정하자.
A기업이 B기업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면 A가 보유한 B의 시장가치 상당액은 다음과 같다.
8조 원 × 70% = 5.6조 원
그런데 A와 B의 시가총액을 단순히 더하면 다음과 같다.
10조 원 + 8조 원 = 18조 원
이때 18조 원을 서로 독립된 사업가치의 합계라고 해석하면 중복해서 계산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의 시가총액에는 B 지분의 경제적 가치가 일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지분의 중복을 조정하면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10조 원 + 8조 원 - 5.6조 원 = 12.4조 원
그러나 이 계산 역시 여러 가정에 따른 단순한 예시다.
모회사의 시장가치가 실제 자회사 지분의 시장가격을 얼마나 반영하는지, 자회사의 가치에 어떤 할인이나 프리미엄이 적용되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숫자를 실제 기업집단의 적정 가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회계상 매출도 두 배가 되는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었다고 해서 실제 매출과 이익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집단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에는 지배하는 자회사의 자산과 부채, 매출과 비용 등을 정해진 회계기준에 따라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집단 내부의 거래는 제거된다.
예를 들어 모회사 A가 자회사 B에 100억 원어치의 부품을 판매했다고 해서, 기업집단 전체가 외부 고객으로부터 100억 원의 추가 매출을 얻은 것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이러한 내부거래를 제거하여 기업집단 전체의 실적을 나타낸다.
따라서 중복상장 때문에 실제 사업 실적이 자동으로 이중계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다만 언론이나 투자자가 여러 상장기업의 개별 시가총액 또는 개별 실적을 단순히 합산할 경우 경제적 실체가 중복되어 표현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지배지분
연결재무제표에서는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지 않을 경우 비지배지분(Non-controlling Interests)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면 나머지 30%는 다른 주주들에게 귀속된다.
자회사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더라도 해당 이익 전체가 모회사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연결순이익과 지배기업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구조에서 실제 주주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이익을 분석할 때 중요하다.
지주회사 할인
모회사가 여러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에서는 지주회사 할인(Holding Company Discount)이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된다.
이는 모회사의 시장가치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과 다른 자산의 가치를 단순히 합한 것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할인이 발생할 수 있는 이유로는 경영구조의 복잡성과 비용, 세금, 이해상충, 배당과 자본배분에 관한 불확실성 등이 거론된다.
또한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자유롭게 매각하지 못하거나, 매각할 경우 경영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비율의 지주회사 할인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할인율은 기업의 사업 구성과 지배구조, 경영진의 자본배분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한민국의 주요 사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대한민국의 중복상장 논란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례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화학은 오랫동안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이차전지 사업 등을 운영해 왔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으로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LG화학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배터리 사업과 연결하여 평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2020년 9월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 30일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승인되었으며, 12월 1일 새로운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했다.[5]
당시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별도 상장을 추진하면서 LG화학의 기존 주주들이 직접적인 배터리 사업 지분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되었다.
2022년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약 10조 2,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당시 한국 증시에서 매우 큰 규모의 기업공개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자금을 배터리 생산시설 확대와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1]
한편 LG화학의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별도 상장된 회사의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반면, LG화학 주식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은 이후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물적분할 및 자회사 상장에 관한 소액주주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다만 LG화학의 주가 변화를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당시 배터리 산업의 경쟁 환경과 금리, 세계 금융시장 등 다른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계열사
카카오 역시 중복상장 논란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기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발전시켰으며, 이후 금융과 결제, 콘텐츠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6일, 카카오페이는 같은 해 11월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러한 계열사의 상장으로 카카오그룹은 여러 상장회사가 연결된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카카오 외에도 주요 주주가 존재하고 지분구조가 복잡하므로,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하던 회사의 사업부문을 단순히 물적분할한 사례와 동일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설립 경위와 상장 이전의 주주구성, 사업 특성이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한 기업집단의 성장 사업들이 별도로 상장되면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투자한 사업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복상장 문제와 관련된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2026년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 계열사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논란의 주요 사례로 등장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약 9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인텔의 낸드 및 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기업이다.
2021년 12월 첫 단계의 인수 완료와 함께 솔리다임이 설립되었으며, 2025년 3월 27일 나머지 인수 절차가 완료되었다.
솔리다임은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SSD와 QLC 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응하는 기업이다.
2026년에는 미국의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와 자금조달을 위한 방안으로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검토되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주주들은 솔리다임을 별도로 상장할 경우 중요한 낸드 및 SSD 사업의 가치가 기존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충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솔리다임은 이미 상장된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이므로 해외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모자회사 중복상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모회사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해외 투자자금 조달의 필요성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졌다.
2026년 10월 23일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 및 기업공개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는 당시의 자본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이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생산시설 확대와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 필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4]
따라서 2026년 10월 24일 기준 솔리다임은 미국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상태이며, 해당 사례는 실제로 이루어진 중복상장이 아니라 중복상장 논란 끝에 기업공개 검토를 중단한 사례로 분류해야 한다.
사례의 차이
| 기업 | 주요 구조 | 진행 결과 |
|---|---|---|
|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후 상장 | 2022년 자회사 상장 |
| 카카오·카카오페이 | 기존 플랫폼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확장한 뒤 상장 | 2021년 자회사 상장 |
| SK하이닉스·솔리다임 | 인텔 사업 인수 후 미국 계열사 상장 검토 | 2026년 10월 IPO 검토 중단 |
세 사례는 모두 중복상장 논쟁과 관련되어 있지만 분할 및 인수 경위와 실제 상장 여부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같은 방식으로 주주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일괄적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규제
2022년 주주보호 방안
2022년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주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일부 기업이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단기간에 자회사를 상장하면서 주주권의 변화와 주가 하락 등에 관한 논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제도가 추진되었다.
- 물적분할의 목적과 향후 상장계획에 관한 공시 강화
-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를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주주보호 노력을 확인하는 상장심사 강화
특히 상장기업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일정한 조건에 따라 회사에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도입되었다.[6]
이러한 제도개선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 이후 커진 일반주주 보호 요구와 관련이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주식매수청구권(Appraisal Right)은 일정한 중요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대한 주주가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정해진 절차에 따라 매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대한민국에서는 2022년 말 상장기업의 물적분할에 관하여 관련 제도가 도입되었다.
2022년 12월 20일에는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7]
이는 기존 주주가 자신이 반대하는 기업분할 결정 이후에도 무조건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은 기업의 모든 구조조정과 자회사 상장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권리는 아니다.
대상 거래와 주주의 반대 의사 표시, 행사 기간, 매수가격 등에 관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주주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게 되므로, 이후 기업이 성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익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는 주주에게 별도의 보호수단을 제공하는 제도이지 모든 주주가 경제적인 손실 없이 투자와 자금 회수를 동시에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는 아니다.
2025년 상장심사 강화
2022년 처음 도입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심사에서는 분할 후 5년 이내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주주보호 노력을 강화하여 확인하는 방식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분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러한 특별한 심사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2025년 7월에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5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삭제되었다.
따라서 물적분할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했다는 이유만으로 자회사 상장과 관련된 주주보호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6년 금융위원회는 중복상장 제도개선 과정에서 이러한 변경 사항을 다시 확인했다.[3]
2026년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2026년에는 중복상장에 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026년 7월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을 발표했다.
이후 의견수렴과 규정 개정 절차를 거쳐 7월 31일 최종안을 승인했고, 2026년 8월 3일부터 시행했다.
새 제도의 목적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는 관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만 원칙금지·예외허용이라는 표현이 모든 모자회사 동시상장이 법률상 무조건 금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은 정해진 요건을 충족하고 충분한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할 경우 중복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중요한 변화는 과거와 달리 모회사 이사회의 책임과 주주보호 노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이다.[2][3]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
2026년 제도개선에서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의무가 부과된다.
- 주주 영향평가: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과 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한다.
- 주주보호 방안 마련: 모회사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검토한다.
- 주주 소통 및 동의 확인: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하는 경우 주주동의를 확인한다.
-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모회사 이사회가 자회사 상장에 관한 입장을 의결하고 그 결과를 자회사에 알린다.
- 공시: 주주보호 과정과 이사회의 판단, 주주표결을 진행하지 않은 경우 그 이유 등을 공개한다.
이러한 의무의 이행 과정에서는 독립성이 확보된 특별위원회의 심의 등이 요구된다.
2026년 7월 최종안에서는 특별위원회의 독립성 요건도 강화되었다.
특히 위원장을 독립이사가 맡고 독립이사 및 관련 외부전문가의 비중을 확보하도록 하는 등 내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만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었다.
다만 구체적인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조건은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확인해야 한다.
주주동의와 3%룰
2026년 제도개선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한 주주동의다.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대해서는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반면 물적분할이 아닌 다른 형태의 중복상장에서는 주주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되, 기업의 상황과 주주보호 방안을 고려하도록 했다.
주주동의 수준을 판단할 때에는 이른바 3%룰을 준용한다.
이는 일정한 주주가 많은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해당 동의 절차에서는 3%를 초과하는 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의 최종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
- 3%를 초과하여 보유한 의결권은 3%로 제한한다.
-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하여 계산한다.
- 참여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찬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최대주주나 특정한 대형 주주가 단독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통과시키는 것을 제한하고,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3]
그러나 3%룰이 모든 주주의 지분을 실제로 3%로 줄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정한 주주동의 절차에서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일 뿐, 주식의 소유권이나 경제적 지분 자체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특별위원회
2026년의 규제에서는 모회사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독립적인 판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자회사 상장이 지배주주에게는 유리하지만 일반주주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독립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특별위원회는 자회사 상장의 목적과 기대효과, 기업가치 평가, 자금조달 조건, 주주보호 방안 등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절차는 모회사 경영진이 자회사 상장을 당연한 경영권 행사로만 생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다만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이해상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의 실질적인 독립성과 정보 접근, 검토 내용, 최종 의사결정의 합리성 등이 중요하다.
해외 상장과 규제
모회사와 자회사가 서로 다른 국가의 증권시장에 상장되는 경우에도 중복상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상장기업 A가 미국에 있는 자회사 B를 나스닥에 상장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때 B가 한국거래소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는 이유만으로 A의 일반주주 보호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2026년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은 자회사를 해외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는 경우에도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보호 관련 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다만 이는 한국의 금융당국이 미국 거래소의 상장 허가권을 직접 행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모회사에 적용되는 의무와 해외 거래소가 해당 기업의 상장을 심사하는 절차는 법적 근거와 관할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2026년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주주보호 방안
자회사 주식의 현물배당
모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주식의 일부를 기존 모회사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
이를 현물배당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의 주식 1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A가 B의 주식 일부를 A의 주주들에게 배당하면 기존 A 주주들은 B의 직접적인 주주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모회사 주주들이 자회사의 성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이 감소하므로 모회사의 지배력과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배당에 관한 회사법과 세금, 증권 규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자회사 주식의 현물배당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며, 모든 중복상장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것도 아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모회사가 자회사 상장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기존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도 있다.
예를 들어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확보했거나 자회사의 가치가 상승했다면, 이러한 이익을 모회사 일반주주에게도 돌아가게 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은 자회사의 주식을 직접 배정하는 것과 동일하지 않다.
모회사 주주의 직접적인 자회사 주주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주주환원 규모와 시점에 따라 경제적 효과도 달라진다.
또한 자사주 매입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교환
모회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자회사 주식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사업부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주식교환에는 교환비율과 기업가치 평가, 세금, 지분구조 등에 관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모회사 주식과 자회사 주식의 가치가 공정하게 평가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주식교환을 시행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소액주주가 경제적으로 보호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충분한 정보 공개
자회사 상장과 관련하여 모회사가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주주보호 수단이다.
예를 들어 기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 자회사를 상장해야 하는 이유
- 상장으로 조달할 자금의 규모와 사용 계획
- 상장 이후 모회사의 예상 지분율
-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의 비중
- 모회사 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
-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거래 및 지배구조
- 상장하지 않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자금조달 방식
이러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면 주주들은 자회사 상장이 자신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 공개만으로 실질적인 주주가치 훼손이 모두 방지되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의 중복상장
미국
미국에서는 하나의 상장기업이 여러 사업부문을 운영하면서 중요한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집단 내부의 여러 주요 사업을 각각 별도의 상장회사로 유지하는 방식은 대한민국보다 상대적으로 드물다.
일부 기업은 자회사 주식의 일부를 공개시장에 판매하는 에쿼티 카브아웃(Equity Carve-out)을 활용한다.
또한 모회사의 사업부문을 분리하여 기존 주주에게 새 회사의 주식을 직접 배정하는 스핀오프(Spin-off)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미국에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사례가 존재하므로, 미국에서는 중복상장이 완전히 금지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2026년 금융위원회 자료에서 나타난 미국의 낮은 중복상장 비율은 당시의 시장구조를 나타내는 통계로 이해해야 한다.
일본
일본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를 오야코 조조(親子上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기업지배구조와 소액주주 보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모회사가 상장 자회사의 경영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자회사 일반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보호되는지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기업지배구조와 공시제도를 강화하면서 상장 자회사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상장 자회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거나 별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6년 금융위원회의 비교자료에서 일본의 중복상장 비율은 4.0%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모든 중복상장 사례가 같은 방식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므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제도적 차이를 단순히 비율 하나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국제 비교
2026년 7월 금융위원회는 2025년 말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중복상장 관련 비율을 제시했다.
| 국가 | 비율 |
|---|---|
| 대한민국 | 11.2% |
| 미국 | 0.05% |
| 일본 | 4.0% |
| 중국 | 2.4% |
| 대만 | 2.7% |
위 비율은 금융위원회가 상장사 간 지분 보유 시가총액과 전체 시가총액을 비교하여 산출한 수치다.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중복상장 기업의 개수가 차지하는 비율과는 다른 통계이므로 구분해야 한다.[2]
중복상장의 장점
독립적인 자금조달
기업이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모회사 A가 여러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자회사 B가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 가정하자.
A가 B에 필요한 투자금을 전부 제공하려면 모회사 차원의 자금조달이나 다른 사업에 대한 투자 축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B가 직접 신주를 발행하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특정한 성장 사업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배터리 생산시설, 통신 인프라 등 많은 자본이 필요한 사업에서 이러한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기업가치의 발견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면 자회사의 사업가치를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모회사 A가 서로 다른 성격의 여러 사업을 운영한다면 투자자들은 A 전체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성장성이 높은 사업 B를 별도 상장하면 B의 매출과 이익, 성장 전망 등을 중심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회사의 가치가 시장에 더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별도 상장으로 자회사 가치가 명확해진다고 해서 그 가치가 모회사의 주가에 전부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점이 중복상장의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다.
경영의 전문성
자회사가 별도 상장기업이 되면 독립적인 이사회와 경영진, 자금조달 구조 등을 더욱 명확하게 운영할 수 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가 서로 다른 산업에서 활동한다면 전문적인 경영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회사의 경영성과가 주식시장에서 별도로 평가되므로 경영진에게 명확한 성과 기준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장 이후에도 모회사가 자회사 경영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실질적인 독립성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별도 상장이라는 법적 형식만큼 실제 경영의 독립성이 중요한 요소다.
중복상장의 단점
복잡한 지배구조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되면 기업집단의 지배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상장기업이 여러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이들 중 일부가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면 투자자들은 각 기업 사이의 경제적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또한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지배력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복잡성은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분석 비용과 불확실성을 발생시킬 수 있다.
소액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상충
중복상장 구조에서는 지배주주가 여러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주주는 자신이 직접 투자한 회사의 주식에 해당하는 권리만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상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부거래와 자산 이전, 지분 매각, 신주 발행 등 여러 의사결정에서 서로 다른 기업의 주주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 기업은 일반적인 상장기업보다 더 복잡한 주주보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기업가치 할인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어 있으면 투자자들이 모회사의 주식을 낮은 가치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모회사의 가치 대부분이 특정 자회사의 지분에 의존한다면, 투자자들은 자회사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회사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할인은 중복상장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 성과와 배당정책, 자본배분 능력, 지배구조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
오해
중복상장은 모두 불법인가?
아니다.
중복상장 자체가 모든 국가에서 금지된 불법행위인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는 2026년 8월 3일부터 관련 규제가 강화되었지만, 정해진 주주보호 및 상장심사 조건을 충족할 경우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이라는 표현을 모든 모자회사 동시상장에 대한 절대적인 금지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회사를 상장하면 모회사 가치는 반드시 줄어드는가?
그렇지는 않다.
자회사가 신주를 공정한 가격으로 발행하여 새로운 자금을 조달한다면 모회사의 지분율이 감소하더라도 보유 지분의 이론적인 가치는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신규 투자금으로 자회사의 사업이 크게 성장한다면 모회사 주주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 상장 이후의 지배력과 미래 이익 배분, 공모가격, 자금 사용 등이 불리하게 작용하면 모회사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실제 영향을 평가하려면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물적분할하면 무조건 중복상장인가?
아니다.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한 자회사가 비상장 상태로 남아 있다면 모자회사 동시상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물적분할과 중복상장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다만 물적분할이 이후 자회사 상장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소액주주 보호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될 수 있다.
주주들에게 자회사 주식을 반드시 나눠줘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물적분할에서는 자회사 주식을 기존 회사가 보유하므로 기존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주식을 자동으로 받지 않는다.
다만 인적분할에서는 분할비율에 따라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또한 기업이 별도의 현물배당이나 주식교환 등을 추진한다면 자회사 주식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 방안이 모든 중복상장에서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매출이 이중으로 계산되는가?
연결재무제표에서 기업집단 내부거래는 제거된다.
따라서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매출이나 순이익이 두 배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시가총액이나 개별 실적을 단순히 합산할 때는 경제적 가치가 중복되어 표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외에 상장하면 한국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가?
해외 상장이라고 해서 한국 모회사 주주들의 이해관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6년 제도개선에서는 자회사가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보호 관련 의무를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국내 상장심사와 외국 거래소의 상장심사는 서로 다른 절차이므로 관련 규정의 적용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평가
기업의 자금조달과 주주권 사이의 균형
중복상장의 핵심적인 논쟁은 기업의 자금조달 자유와 일반주주의 경제적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문제다.
기업은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성장하기 위해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미 해당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은 자신들의 투자에 관한 경제적 이익과 권리가 공정하게 보호되기를 기대한다.
자회사 상장이 이러한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반대로 경영진이나 지배주주가 일반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과 주주 사이의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중복상장에 대한 평가는 상장 자체의 허용 여부를 넘어 거래 조건과 주주보호 방안, 자본조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와의 관계
대한민국의 상장기업들은 오랫동안 기업가치가 해외의 비교기업보다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와 관련하여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는 기업지배구조와 배당정책, 지정학적 위험, 산업 구성, 시장의 유동성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복상장 역시 이러한 문제와 관련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여러 계열사를 동시에 통제하는 구조에서는 일반주주들이 실제로 어떤 경제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자회사의 성장으로 발생한 가치가 모회사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아오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중복상장만 없애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 성과와 주주환원, 투명한 의사결정, 공정한 자본배분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
2026년 제도개선의 의미
2026년 8월 3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중복상장 규정은 기존의 자회사 상장 관행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모회사가 자회사 상장을 결정하면서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에서는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주주들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자회사 상장을 단순히 자회사의 독립적인 경영 결정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모회사 주주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집단 전체의 의사결정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제가 실제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앞으로의 상장심사와 기업의 대응 사례를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가 정상적인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주권 보호와 기업의 성장 필요성 사이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담
- 중복상장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오해는 자회사 지분율이 줄어들면 모회사의 경제적 가치도 반드시 같은 비율로 감소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신주 발행을 통해 새로운 현금이 유입된다면 지분율 감소와 경제적 가치 변화는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 대한민국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크게 확산된 대표적인 사건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다.
-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27일 상장했으며, 약 10조 2,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모회사 LG화학의 일반주주들은 자신들이 직접 배터리 사업의 주식을 받지 못했다는 점 등에 관하여 불만을 제기했다.
- 카카오 역시 여러 계열사의 상장으로 인해 복잡한 기업집단 지배구조에 관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지배구조와 설립 경위는 서로 다르다.
- 2026년 10월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논란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10월 23일 미국 증시 상장과 상장 전 투자유치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내부의 기존 낸드 사업을 물적분할한 회사가 아니라 인텔의 낸드 및 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기업이다. 따라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 기업공개에서 신주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기존 주주가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특히 구주매출로 확보한 자금은 주식을 판매한 기존 주주에게 귀속된다.
-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되었다고 해서 실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가총액을 단순히 합산하는 경우에는 지분관계에 따른 중복을 고려해야 한다.
- 연결재무제표에서는 기업집단 내부의 거래를 제거하며, 자회사에서 발생한 이익 가운데 모회사 주주에게 귀속되지 않는 부분은 비지배지분 등으로 구분한다.
- 물적분할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신설회사 주식을 직접 받지 못하지만, 인적분할에서는 일반적으로 분할비율에 따라 주식을 배정받는다.
- 물적분할과 중복상장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해당 자회사가 상장되지 않을 수 있다.
- 2022년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 같은 해 12월에는 상장기업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 2022년에 처음 도입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특별심사는 분할 후 5년 이내의 상장을 대상으로 했지만, 2025년 7월에는 이러한 기간 제한이 삭제되었다.
- 2026년 8월 3일부터는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새로운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었다.
- 2026년의 새로운 기준에서는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관하여 모회사 주주들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다만 물적분할 이외의 다른 중복상장에서는 주주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는 방식으로 차이를 두었다.
- 해당 주주동의 기준에는 3%룰을 준용한다. 이는 특정한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동의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에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 금융위원회의 2026년 7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대한민국의 중복상장 관련 비율은 11.2%, 미국은 0.05%, 일본은 4.0%였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한 시가총액 비율로 계산한 것이며 상장기업의 개수에 대한 비율은 아니다.
- 일본에서도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를 오야코 조조라고 부르며, 이러한 구조를 둘러싼 기업지배구조 논쟁이 존재한다.
- 미국에서도 상장기업이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외부에 매각하는 에쿼티 카브아웃이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는 모자회사 동시상장이 전혀 없다고 설명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 자회사를 상장하여 새로운 투자금을 확보하면 모회사의 직접적인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신규 투자자에게 지분을 배정하는 만큼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율은 감소할 수 있다.
- 모든 기업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금조달 규모만큼이나 실제 투자 수익률과 장기적인 사업 성과를 고려해야 한다.
-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으면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러한 간접적인 지배구조가 소액주주 보호 논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 상장 자회사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 반드시 저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자본배분 능력과 지배구조, 배당정책, 사업 성장성 등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 중복상장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자회사를 상장하느냐 마느냐보다,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그 과정에서 어떤 경제적 이익과 권리를 유지하거나 잃게 되는가라는 문제다.
같이 보기
외부 링크
각주
각주
- ↑ 1.0 1.1 LG그룹,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2022년 1월 27일.
- ↑ 2.0 2.1 2.2 금융위원회,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2026년 7월 6일.
- ↑ 3.0 3.1 3.2 3.3 금융위원회, 중복상장 제도개선 방안이 2026년 8월 3일 시행됩니다, 2026년 7월 31일.
- ↑ 4.0 4.1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전격중단…"시장여건 변화", 2026년 10월 23일.
- ↑ 연합뉴스, LG화학 전지사업 분할…12월 LG에너지솔루션 출범, 2020년 10월 30일.
- ↑ 금융위원회,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방안, 2022년 9월 5일.
- ↑ 금융위원회, 상장기업 물적분할시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2022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