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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서울특별시 종로구 경복궁 동쪽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박물관이다. 한국인의 생활문화와 풍속, 의식주, 생업, 세시풍속, 일생의례 등을 조사·수집·보존·연구하고 전시하는 곳으로, 영어 명칭은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왕이나 귀족이 쓰던 미술품, 고고학 유물, 불상 같은 것을 잔뜩 들고 있다면 이쪽은 이름 그대로 옛날 사람들이 뭘 입고, 뭘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농사짓고, 결혼하고, 장례 치르고, 명절을 보냈는가를 다룬다. 그래서 화려한 국보만 생각하고 들어가면 지게, 호미, 장독, 상여, 농기구, 혼례복 같은 물건들이 튀어나오는데, 오히려 한국인의 실제 생활사를 이해하기에는 이런 물건들이 더 직접적이다.

현재 본관은 경복궁 안에 있어서 궁궐 건물처럼 보이지만 조선시대 건물이 아니다.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 청사로 지은 현대 건축물이며, 국립중앙박물관이 다른 곳으로 이전한 뒤 1993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복궁을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웬 거대한 다층 누각 비슷한 건물이 튀어나오는데 그게 이 박물관이다.

2021년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개방형 수장고를 중심으로 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도 개관했다. 서울 본관은 경복궁 복원 사업 등의 영향으로 장기적으로 현재 자리에서 나갈 예정이며, 2031년 세종특별자치시 국립박물관단지에 신관을 열고 본관 기능을 이전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역사

국립민속박물관의 뿌리는 광복 직후까지 올라간다. 1945년 11월 8일 민속학자 송석하를 중심으로 미군정 아래 국립민족박물관이 창립되었으며, 1946년 4월 25일 서울 중구 예장동에서 문을 열었다.

다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박물관이 그대로 이어져온 것은 아니다. 6.25 전쟁 중인 1950년 12월 국립민족박물관은 국립박물관에 통합되면서 독립 기관으로서는 한동안 사라졌다.

1966년 10월 4일 문화재관리국이 경복궁 안의 수정전한국민속관을 개관하면서 다시 별도의 민속 전시기관이 생겼다. 1975년에는 경복궁 안에 있던 옛 국립현대미술관 건물로 옮겨 한국민속박물관으로 확대 개관했다.

1979년 4월 13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조직이 개편되었다. 이후 1992년 국립중앙박물관 산하에서 벗어나 문화부 직속 기관이 되었고, 1993년 2월 17일 지금 사용하는 옛 국립중앙박물관 청사로 이전했다.

연도 내용
1945년 국립민족박물관 창립
1946년 서울 예장동에서 국립민족박물관 개관
1950년 국립박물관에 통합
1966년 경복궁 수정전에 한국민속관 개관
1975년 한국민속박물관 개관
1979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국립민속박물관으로 개편
1992년 문화부 소속 독립기관으로 개편
1993년 현 경복궁 내 건물로 이전 개관
2003년 어린이박물관 개관
2021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개관
2031년 예정 세종특별자치시 신관 개관 및 본관 이전

2003년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이후 체험형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의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2021년 7월 23일에는 경기도 파주시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가 개관했다. 서울 본관의 수장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장고 자체를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개방형 수장고라는 점이 특징이다.

박물관은 2026년 기준 창립 80주년을 넘겼으며, 전통적인 한국 민속만을 연구하는 기관에서 현대 생활문화와 세계 각 지역의 민속까지 연구·수집하는 박물관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건물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건물은 생긴 것 때문에 꽤 자주 오해받는다. 위치도 경복궁 안이고 지붕도 전통 건축처럼 생겨서 무슨 궁궐 전각이나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있던 건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1972년에 건립된 옛 국립중앙박물관 청사다.

건물을 설계할 때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건축물을 한 건물 안에 종합하려 했다.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 법주사 팔상전, 금산사 미륵전, 화엄사 각황전 등의 요소를 현대식 건물에 응용했다. 그래서 어디서 본 것 같은 한국 전통건축 요소가 여러 개 붙어 있는 독특한 외관이 나왔다.

특히 가운데 솟아 있는 다층 건물이 압도적으로 눈에 띈다. 서울 관광사진에서 경복궁 뒤로 오층탑 비슷한 건물이 보인다면 상당한 확률로 이거다. 문제는 너무 눈에 띄어서 경복궁의 실제 조선시대 전각보다 존재감이 강한 경우가 있다는 것.

이 건물은 원래 1972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 사용했다.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이 당시 중앙청 건물로 이전한 뒤 내부를 개축했고, 1993년부터 국립민속박물관이 들어와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 건물이 경복궁의 원형 복원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 역시 경복궁 복원사업과 연결되어 있으며, 박물관이 이전한 뒤 현 부지를 어떻게 정비할지는 경복궁 복원 계획과 함께 다뤄지고 있다.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전시는 크게 세 전시관과 옥외전시장으로 구성된다. 과거에는 농경사회 중심의 '전통적인 한국'을 보여주는 성격이 강했지만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치면서 현대 한국인의 생활까지 범위를 넓혔다.

1전시 한국인의 오늘

한국인의 오늘은 과거의 생활문화가 오늘날의 K-컬처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전시다.

전통문화 전시라고 해서 조선시대에서 딱 끊어버리지 않고 지게, 호미, 옹기, 한지 같은 생활도구부터 오늘날의 음식문화, 취향, 대중문화와 공동체 생활까지 연결한다. 박물관에서는 이를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 하는'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한국 민속이라고 하면 보통 한복 입고 떡메 치는 그림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지금 한국인이 사는 방식도 결국 미래에는 민속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2전시 한국인의 일 년

한국인의 일 년은 19세기부터 20세기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생활을 계절 순서에 따라 보여준다.

정월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농사와 의식주, 명절, 놀이, 신앙 등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설날의 복조리와 설빔부터 봄철 농사, 여름의 모시옷과 부채, 가을 수확과 제례, 겨울 생활 등이 전시되어 있다.

과거 한국 사회가 농업을 중심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현대인보다 계절 변화가 생활 자체에 훨씬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 언제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지는 물론이고 먹는 음식과 입는 옷, 축제와 제사까지 대부분 계절과 연결되어 있었다.

전시장 후반에는 한옥의 사계절과 그 안의 생활을 보여주는 실감형 영상전시도 있다.

3전시 한국인의 일생

한국인의 일생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치는 과정과 의례를 다룬다.

출생과 백일·돌잔치, 교육, 관례와 계례, 혼례, 직업생활, 회갑과 같은 수연례, 질병과 치유, 상례, 제례 등이 주요 주제다. 조선시대의 생활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현대의 변화와 비교해 보여준다.

특히 혼례와 장례 같은 것은 지금도 기본 개념 자체는 남아 있기 때문에 옛날 풍습이 현대 생활 속에서 어떤 형태로 살아남았는지 비교하기 좋다. 돌잔치처럼 형식은 많이 달라졌는데 끈질기게 살아남은 것도 있고, 관례처럼 사실상 사라진 의례도 있다.

옥외전시장

건물 밖에도 전시물이 상당히 많다.

십이지를 형상화한 열두띠 석상, 옛날 하천의 수위를 측정했던 수표, 나락뒤주, 제주도의 돌하르방과 정주목·정낭, 장승, 효자각, 연자방아, 문인석·무인석, 물레방앗간 등이 있다.

전통가옥인 오촌댁도 이전·복원되어 있으며 내부 생활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의외로 인기 있는 곳이 70·80 추억의 거리다. 1970~1980년대 도시의 상점과 생활공간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전통문화 박물관에서 갑자기 부모님 세대 동네가 튀어나온다. 다방, 이발소, 만화방, 사진관, 잡화점 같은 근현대 생활문화도 이제 엄연히 박물관에 들어갈 정도로 오래됐다는 뜻이다.

소장품과 연구

국립민속박물관이 다루는 자료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옷, 가구, 농기구, 음식 관련 도구, 무속자료, 종교자료, 장난감, 서적, 사진, 혼례·장례용품처럼 평범한 생활용품 대부분이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2025년 말 기준 소장품은 177,827점에 달한다. 오래된 물건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을 보여줄 자료도 계속 수집하고 있어서 훗날에는 지금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물건도 민속자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지정문화유산도 소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약용의 친필 서첩인 하피첩, 신·구법천문도, 조씨삼형제초상, 경진년대통력, 상여, 정원용 유품, 변수 묘 출토유물, 조선시대 출토복식 등이 있다.

박물관 업무에서 전시만큼 중요한 것이 현장조사다. 특정 마을이나 지역에 조사팀이 들어가 주민들의 생활, 구술자료, 음식, 주거, 생업, 의례 등을 조사하고 기록한다. 2000년대 이후에는 지역별 민속문화 조사 사업을 장기간 진행해 전국 각 지역의 생활사를 책과 디지털 자료로 남겼다.

사진과 영상 등 기록자료를 보존하는 민속아카이브도 운영한다. 민속이라는 게 물건만 보존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까지 알아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록자료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온라인에서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세시풍속, 민간신앙, 민속놀이, 일생의례, 전통사회 등을 조사할 때 상당히 쓸 만한 자료가 많으며 웬만한 단어를 검색하면 설명과 사진, 참고문헌까지 줄줄이 나온다.

어린이박물관

본관에는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성인용 전시관이 유물을 보고 설명을 읽는 비중이 높다면 어린이박물관은 직접 만지고 움직이는 체험형 전시에 가깝다. 주제를 일정 기간마다 교체하며 전래동화, 도깨비, 생활문화, 놀이 등 어린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한다.

무료이지만 본관과 달리 어린이박물관은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므로 그냥 애 데리고 들이닥쳤다가 못 들어가는 일을 피하려면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2021년 7월 23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 30에 개관한 분관이다.

일반적인 박물관처럼 소장품 일부만 예쁘게 진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방형 수장고를 핵심 시설로 삼았다. 박물관 뒤편에 숨어 있던 수장고를 전시공간처럼 개방해 관람객이 대량의 소장품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물관이 가진 유물 가운데 실제 전시장에 나오는 것은 극히 일부다. 나머지는 수장고에서 몇 년, 몇십 년씩 잠자는 경우가 많은데 파주관은 아예 그 수장고를 보여주자는 발상이다.

열린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보존과학 관련 시설 등을 통해 유물이 박물관에 들어온 뒤 어떻게 등록되고 보관·보존되는지도 볼 수 있다. 서울 본관이 민속문화가 무엇인지 보여준다면 파주관은 박물관이 그 물건들을 어떻게 보관하고 관리하는지를 보여주는 성격이 강하다.

세종 이전

국립민속박물관은 2031년을 목표로 세종특별자치시로 본관을 이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예정지는 세종동 국립박물관단지 2구역으로, 부지는 약 50,815㎡, 계획 연면적은 약 23,473㎡다. 총사업비는 1,955억 원 규모로 계획됐다.

이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박물관이 차지한 땅이 원래 경복궁 영역이라 장기적인 경복궁 복원을 위해 이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에 집중된 국립 문화시설을 지역으로 분산한다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다.

2024년 건축설계공모에서는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등이 제안한 '신명나는 국립민속박물관'이 당선됐다. 거대한 단일 건물을 하나 세우기보다는 여러 기능의 건물이 모여 하나의 마을처럼 보이도록 배치하는 방식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7년 공사를 시작해 2030년까지 건축·전시공사를 진행하고 2031년 신관을 개관한다.

세종 이전 뒤에는 박물관의 범위도 더 넓어진다. 기존처럼 한국 민속만 연구하는 곳에서 한국과 세계 여러 지역의 생활문화와 민속을 함께 보여주는 세계문화박물관 성격을 강화할 예정이다.

어쨌든 1966년 한국민속관 시절부터 따지면 60년 넘게 이어져온 경복궁 생활이 끝나는 셈이라, 지금 익숙한 '경복궁 안의 국립민속박물관' 모습도 언젠가는 역사사진이 된다.

관람

서울 본관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7이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수도권 전철 3호선 경복궁역이며 경복궁 동쪽에 위치한다. 안국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다.

박물관 자체의 관람료는 무료다. 다만 경복궁을 함께 관람할 경우 경복궁 입장료는 별도다.

통상 관람시간은 3월~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3월~10월 수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야간연장개관을 한다. 입장은 폐관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1월 1일과 설날·추석 당일 등에는 휴관하며 임시 휴관일이 따로 지정될 수 있으므로 멀리서 찾아갈 경우 공식 홈페이지를 한번 확인하는 편이 좋다.

경복궁 구경하면서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도 많지만 상설전시 3개에 옥외전시장까지 제대로 보면 생각보다 볼 게 많다. 어린이박물관까지 끼면 그냥 별개의 일정으로 잡는 게 낫다.

여담

  • 경복궁 안에 있는 시설이라 국립고궁박물관과 헷갈리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궁중문화가 주제고, 국립민속박물관은 일반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주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광화문 서쪽, 국립민속박물관은 경복궁 동쪽에 있다.
  • 현재의 국립민속박물관 건물은 애초부터 민속박물관으로 만든 건물도 아니다. 원래 국립중앙박물관이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전하고 난 뒤 민속박물관이 들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근현대사 동안 워낙 자주 이사를 다녀서 서울의 문화시설 역사를 파다 보면 옛 청사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온다.
  • 박물관 앞의 독특한 다층 지붕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실제 한국의 전통 궁궐 건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1970년대 건물이다. 경복궁 근정전보다 훨씬 옛날부터 있던 탑처럼 사진에 찍혀도 속으면 안 된다.
  • 전시 특성상 이름난 국보 하나를 보러 가는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평범한 물건 여러 개를 서로 연결해서 보는 곳이다. 장독이나 호미 하나만 놓으면 그냥 할머니 집 창고 물건인데 시대·지역·사용법을 붙여 놓으면 그대로 생활사 자료가 된다.
  • 2025년 한 해 서울 본관 관람객이 약 225만 명에 달했다. 경복궁이라는 위치빨도 엄청나지만 무료인 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생활문화를 한꺼번에 보기 좋은 시설이라 관광객 비중도 높은 편이다.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