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어떨 때는 혜자가 될 수도 있고 어떨 때는 창렬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개요
K-239 천무는 대한민국 육군과 대한민국 해병대이 운용하는 국산 차륜형 다연장로켓 체계다. 일명 천무. 노후화된 K-136 구룡을 대체하고 기존 M270 MLRS와 함께 군단급 장거리 화력을 담당하기 위해 개발됐다.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3년 개발을 완료했고 2014년 초도생산을 거쳐 2015년부터 실전배치됐다. 개발사업 자체도 당시 국내 방산업체가 주도한 최초의 체계개발 사업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구룡 후계자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거리 유도탄까지 쏘고 해외에서 HIMARS와 경쟁하는 물건으로 진화했다. 구룡 할배 은퇴시키려고 만들었더니 집안의 수출효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특이한 점은 당시 두산DST가 개발한 8륜구동 차대에 모듈식 발사대를 올린 구조라는 것이다. 전용 군용차량에 로켓포드를 얹은 형태라 궤도식 M270 MLRS보다 도로 기동과 유지비 측면에서 유리하면서도 한 발사차량에 로켓 포드 2개를 탑재한다. 차대 선정 과정에서는 기존 국산 군용트럭 계열도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 천무용 8×8 차대가 채택됐다.
군단급 화력체계 중에서는 발사차량 자체 가격이 비교적 싼 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알려진 발사대체계 단가는 대략 30억 원대였는데 장거리 다연장로켓 발사차량 치고는 정말 드럽게 싼거다. 물론 이런 무기들은 차값보다 유도탄을 계속 쏟아붓는 순간부터 진짜 돈이 증발하기 시작한다. 특히 정밀유도탄과 장거리 전술탄까지 들어가면 발사대 가격만 보고 "와 가성비 개쩌네" 했다가 탄약 구매계약서 보고 국방부 회계담당자가 쓰러진다.
개발
K-136 구룡은 북한군의 방사포에 대응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운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거리와 정밀도, 사격통제 능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게다가 북한은 계속 더 큰 방사포를 만들어대는데 언제까지 1970년대 기술 기반의 구룡을 우려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2009년 약 1,300억 원 규모로 차세대 다연장로켓 개발사업이 시작됐고 2013년 개발이 완료됐다. 기존 구룡보다 사거리를 늘리는 것은 물론 M270 MLRS에서 사용하던 일부 계열 탄약과 새로운 국산 유도탄을 하나의 발사체계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모듈식으로 설계됐다.
2014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2015년 육군에 본격 배치됐으며 이후 서북도서에도 배치됐다. 덕분에 구룡이 담당하던 단순 면적제압뿐 아니라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나 후방 핵심시설 등을 보다 먼 거리에서 정밀타격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특징
발사대
천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발사대 위에 규격화된 로켓 포드 2개를 올리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포드 안에 탄약이 통째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탄종을 바꾸겠다고 발사관 하나하나에서 로켓을 뽑았다 끼우는 미친 짓을 할 필요가 없다.
각 포드에는 탄종에 따라 다수의 소형 로켓 또는 소수의 대형 유도탄을 넣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포드를 양쪽에 하나씩 탑재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 발사차량이 임무에 따라 서로 다른 탄약을 운용할 수 있다.
자동장전방식은 M270 MLRS와 비슷하게 발사대 자체의 장전장치를 이용해 로켓 포드를 들어올려 장착하는 방식이다. 애당초 니미랄에스의 장점을 국내 사정에 맞춰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진 놈인데 포드식 신속장전이 안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이새끼랑 같은 계열 차대를 사용한 K239T 탄약운반차량도 존재한다. 탄약운반차가 예비 로켓 포드를 가져오면 발사차가 이를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다. 일일이 로켓을 발사관에 처박아야 했던 구룡보다 재장전시간이 크게 단축돼서 한 번 쏘고 나서 적의 대포병사격을 맞기 전에 자리 털고 튀기가 훨씬 쉬워졌다. 현대 포병전에서는 쏘는 것도 중요하지만 쏜 자리에서 얼마나 빨리 사라지느냐가 목숨값이라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굉장히 중요한 차이다.
차량에는 장갑화된 승무원실이 있으며 운전수·사수·차장 등 3명이 탑승한다. 도로 최고속도는 약 80km/h급으로 알려져 있고 전투중량은 약 31톤이다.
탄약
초기 천무의 대표적인 탄약체계는 구룡 계열 130mm급 로켓, M270 MLRS 계열과 연계되는 227/230mm급 무유도로켓, 그리고 천무용 239mm 유도로켓이다.
239mm 유도로켓은 GPS/INS 유도방식을 사용하며 사거리는 약 80km급이다. 한 포드에 6발, 발사차 한 대에 포드 2개를 실으면 최대 12발을 장전할 수 있다. 그냥 먼 데다가 많이 쏘는 기존 방사포에서 먼 데 있는 목표물을 찍어서 때리는 정밀유도 다연장으로 넘어가는 핵심 탄약이 이것이다.
이후 천무 계열은 더 큰 장거리 유도탄까지 운용하도록 확장됐다. 수출형에는 200km 안팎의 중거리급 탄과 약 290km급 CTM-290 전술유도탄도 제시되고 있다. 결국 개발 초기에는 구룡 후계자였던 놈이 이제는 발사대 하나로 수십 km짜리 로켓부터 300km에 가까운 장거리 유도탄까지 골라 쏘는 물건이 됐다.
이런 다구경·다탄종 구조가 천무의 수출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구매국 입장에서는 발사대부터 새로 갈아엎지 않고 탄약 종류에 따라 단거리 면적제압과 장거리 정밀타격을 한 체계에서 처리할 수 있다.
HIMARS와 비교
수출시장에서는 미국의 M142 HIMARS와 가장 많이 비교된다. 둘 다 트럭형 고기동 다연장로켓이고 정밀유도탄 및 장거리 탄약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할이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구조는 꽤 다르다. HIMARS가 기본적으로 로켓 포드 1개를 탑재하는 반면 천무는 2개를 탑재한다. 때문에 탄종에 따라 한 번에 싣고 다닐 수 있는 탄약량이 많고 서로 다른 포드를 조합할 수도 있다. 반대로 HIMARS는 미군과 NATO권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탄약·군수체계와의 호환성이 장점이다.
그래서 천무가 HIMARS의 완벽한 상위호환 같은 인터넷 국뽕식 설명은 걸러듣는 게 좋다. 실제로 폴란드는 HIMARS와 천무 기반 Homar-K를 둘 다 도입했고 크로아티아 역시 HIMARS와 천무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실사용 국가들은 둘 중 하나가 존재하면 다른 하나가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장거리 화력체계를 급하게 늘리는 과정에서 미국산 장비의 긴 납기와 생산능력이 문제가 되자 천무가 빠른 납기, 가격 경쟁력, 현지생산 및 기술협력 조건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한국군용 구룡 대체품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NATO 국가들이 줄 서서 주문하는 물건이 됐다.
수출
천무의 진짜 인생역전은 수출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중동에 소수 수출된 국산 다연장 정도였는데 2022년 폴란드가 대량 도입하면서 갑자기 K-방산 대표상품 중 하나가 됐다.
아랍에미리트
처음 해외에 팔렸을 당시에는 계약 조건 때문에 고객 국가가 공개되지 않아 "중동의 모 국가"라고만 알려졌다. 정황상 아랍에미리트라는 추측이 많았고 이후 UAE 운용 사실이 공개되면서 확인됐다.
즉 과거에 이 문서에 적혀 있던 "이새끼가 알라신의 몽둥이가 돼서 다에시 새끼들을 참교육해주길 바래보자"라는 드립은 고객 국가조차 공개되지 않았던 시절에 나온 것이다. 몇 년 지나고 보니 진짜 중동 여러 나라로 퍼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군 역시 천무를 도입했다. 2022년에는 사우디 육군이 운용하는 천무가 공개되면서 존재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그 전까지 UAE가 사실상 유일하게 알려진 해외 운용국이었던 만큼 천무의 중동 시장 확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폴란드
하지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어떨 때는 혜자가 될 수도 있고 어떨 때는 창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천무 수출사의 최종보스급 계약.
2022년 폴란드는 천무를 기반으로 한 현지형 다연장로켓 Homar-K를 대규모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체결된 기본계약은 수백 대 규모였고 이후 실행계약을 통해 218개 발사모듈에 이어 72개가 추가되면서 전체 사업은 약 290개 발사모듈 규모로 확대됐다.
Homar-K는 그냥 한국군 천무에 폴란드 국기 스티커 붙이고 보내는 물건은 아니다. 폴란드산 Jelcz 8×8 차대에 천무 발사모듈을 얹고 폴란드 WB그룹의 TOPAZ 전투관리·사격통제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현지화됐다.
여기에 더해 폴란드는 천무용 239mm CGR-080 유도로켓까지 자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이 합작체계를 구축했고 2025년 말에는 약 40억 달러 규모의 현지생산 유도로켓 계약까지 체결됐다. 이제는 천무를 한국에서 사 오는 수준을 넘어 유럽에서 천무 탄약을 찍어내는 생산기지까지 만드는 중이다.
폴란드가 원래 미국에 HIMARS 수백 대를 요구했지만 원하는 일정에 전부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천무 도입을 병행한 것도 유명하다. 결과적으로 폴란드군에는 미국산 HIMARS와 한국계 Homar-K가 함께 깔리게 됐다.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는 2025년 12월 천무 6대를 계약하면서 폴란드에 이어 유럽의 천무 운용국 대열에 들어갔다. 계약에는 발사대뿐 아니라 80km급 CGR-080, 중거리 탄종, 290km급 CTM-290 등 여러 종류의 유도탄과 교육·운용지원이 포함됐다.
그런데 한 번 써보기도 전에 더 사기로 했는지 2026년 5월 3대를 추가 주문했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의 계약 물량은 총 9대로 늘었다. 나라 크기를 생각하면 300km 가까이 날아가는 로켓포 9대가 결코 귀여운 숫자는 아니다.
노르웨이
2026년에는 노르웨이가 천무 16대와 유도탄 패키지를 약 9억2,200만 달러 규모로 계약했다. 노르웨이는 이미 K9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던 국가라 한국산 지상화력체계와의 관계를 천무까지 확대한 셈이다.
특히 노르웨이 사업에서도 빠른 납기와 현지 운용환경에 맞춘 체계 통합이 강점으로 거론됐다. 이 계약으로 천무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 이어 북유럽까지 진출했다.
크로아티아
2026년 9월 10일, 크로아티아 국방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 18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4억1천만 유로, 한화 약 6,400억 원으로 발사대 18대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유도탄, 탄약운반차량, 지휘통제차량, 교육과 군수지원 등이 포함된다.[1]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폴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에 이어 천무를 선택한 네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 특히 크로아티아형 천무에는 폴란드 WB그룹의 TOPAZ 전투관리체계가 통합될 예정이라 폴란드에서 시작한 천무의 현지화 생태계가 다른 유럽 고객에게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웃기는 건 크로아티아가 이미 미국산 M142 HIMARS 8대도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인터넷에서 맨날 벌어지는 천무 VS 하이마스 누가 더 셈? 싸움과 달리 크로아티아군의 대답은 둘 다 사면 되는데?가 되어버렸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짧은 납기, 가격, 공급 가능성, 산업협력 가능성 등을 천무 선택의 이유로 언급했다. 예전에는 한국이 서방 무기 따라잡겠다고 개발하던 처지였는데 이제는 NATO 국가가 미국제와 같이 놓고 가격이랑 납기 비교해서 한국제를 사는 시대가 됐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운용국
여담
초창기에는 중동의 모 국가에 팔려나갔는데 사간 나라에서 수출국명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을 붙여 어느 국가인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정황상 아랍에미리트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후 실제 UAE로 밝혀졌다.
그 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운용 모습이 확인됐고 2022년부터는 폴란드가 정신 나간 숫자로 질러버리면서 천무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한국군이 구룡 대신 쓰는 국산 MLRS" 정도였다면 이제는 K9, K2와 함께 해외 방산뉴스에 수시로 튀어나오는 대표적인 K-방산 품목이 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장거리 정밀화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유럽 수요가 급증했다. 폴란드에 이어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크로아티아까지 들어오면서 한국의 북한 방사포 대응용 무기였던 물건이 러시아를 바라보는 NATO 동부·북부 회원국들의 장거리 화력으로 팔려나가는 상당히 기묘한 인생을 살고 있다.
가격과 납기가 수출 경쟁력으로 자주 언급된다. 미국제 무기 주문하고 몇 년씩 번호표 들고 기다리느니 지금 생산라인 돌아가는 한국제를 사서 빨리 전력화하겠다는 국가들이 생긴 것이다. 물론 무기라는 게 쿠팡 로켓배송은 아니지만 방산시장에서 몇 년 일찍 받는다는 건 농담이 아니라 전쟁계획 자체를 바꿀 정도로 큰 차이다.
그리고 이름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천무가 뭔가 무협지 기술 이름인 줄 알기도 한다. 실제 생긴 것도 뒤에 네모난 로켓포드 두 덩어리를 얹고 있어서 상당히 직관적이다. 저 네모난 데서 존나 많이 나갑니다라고 설명하면 대충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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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anwha Aerospace to supply Chunmoo MRLS to Croatia」, 2026년 9월.